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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이중잣대’…이란과 달리 사우디 핵은 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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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7-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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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자력 협정 최종 승인우라늄 자체 농축 우회로 허용핵심 기술 이전 않기로 했지만UAE 등 중동 도미노 확산 우려NYT “부시·오바마보다 후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 협력 협정을 최종 승인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사우디 원전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중국·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게 됐지만,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중동지역 핵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미국과 사우디 간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에 최종 서명했다. 양국 에너지장관도 협정에 서명했으며 22일 공식 발표한다.
이 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근거한 이른바 ‘123협정’이다. 미국 기업이 사우디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핵 인프라 개발을 주도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협정은 30년간 유효하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AP1000 원전 수출과 핵 인프라 구축 사업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원전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원유를 수출로 돌려 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가장 큰 논란은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다. 협정에 따르면 양국이 공동 연구를 통해 경제성과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미국 기업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할 수 있다. 다만 핵심 농축 기술은 이전하지 않는 ‘블랙박스’ 방식을 적용해 사우디가 관련 기술을 직접 확보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은 이를 통해 핵연료의 군사적 전용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반대할 경우 사우디는 10년 동안 다른 국가와도 자체 농축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온 핵비확산 원칙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동 연구 결과에 따라 사우디가 자국 내에서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미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맺은 협정보다 완화된 것이다. UAE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가입과 자국 내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포기를 약속해 ‘핵비확산의 골드 스탠더드’로 불렸다.
미국이 원자력 협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한 사례는 일본·프랑스·독일·영국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정에서 농축·재처리 포기 조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사전 동의 없이 농축·재처리를 할 수 없다.
이번 합의는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의 협상 기조와도 차이를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와 원전 협력을 추진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를 제외한 채 협상을 마무리했다.
핵확산 우려도 적지 않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사우디도 핵무기를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현재까지 IAEA 추가의정서 가입도 거부하고 있다. 헨리 소콜스키 미국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 소장은 WSJ에 “사우디가 우라늄 농축을 허용받으면 UAE와 튀르키예, 이집트도 같은 권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의 핵 협정에서 조건을 완화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행정부는 미국이 사우디 핵 프로그램을 직접 관리·감시하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부시·오바마 행정부가 유지해온 핵비확산 원칙에서 후퇴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이란엔 핵 프로그램 축소를 요구하면서 사우디에는 민간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사실상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민간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동 지역의 역학 구도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우라늄 농축을 문제 삼아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수출을 위해 중동 비핵화 ‘안전핀’을 스스로 뽑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에너지부는 22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성명을 통해 “사우디와 ‘123 협정’으로 알려진 평화적 원자력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이번 협정이 미국의 원자력 수출 확대, 고임금 일자리 창출, 미·사우디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체결했던 원자력 협정과 달리 사우디에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포기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기술이어서 국제 사회의 철저한 감시를 받아야 하지만, 미국은 사우디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가입 의무도 요구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국제 사회의 압박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IAEA에 모두 가입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스라엘과 이란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핵무기 확보 방안을 모색해 왔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018년과 2023년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이란이 핵을 가지면 우리도 뒤따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중동 지역의 핵확산을 우려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 영구 포기’ 등 엄격한 조건을 요구해왔던 미국의 태도가 급선회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전 수출 정책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행정명령을 통해 “2029년 1월까지 최소 20개의 새로운 ‘123 협정’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며 적극적인 ‘원전 세일’에 나섰다. 미국은 이후 태국, 엘살바도르, 말레이시아, 바레인, 에콰도르 등과 123 협정을 체결했거나 협의 중이다.
아울러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약화한 사우디와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우라늄 농축 권한을 ‘당근’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그간 어떠한 비확산 제약 조건도 내 걸지 않는 중국의 원전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원전 계약은 건설, 유지, 원자로 폐쇄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100년 결혼’에 비유된다. 만약 사우디가 미국의 까다로운 요구에 반발해 중국과 원전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는 그렇지 않아도 이란 전쟁으로 흔들리고 있는 미국의 중동 영향력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란 전문인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사우디가 이란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심한 불만을 품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이 이번에 한발 양보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사실상 핵보유국’인 이스라엘과 파키스탄, 핵무기 임계점에 가까운 이란 등이 얽혀있는 중동의 안보 지형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 우려한다. 역내 강국인 튀르키예, 이집트 등의 핵무장 욕구를 자극해 ‘핵 도미노’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미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리처드 네퓨 선임연구원은 “이번 협정은 다른 나라들이 악용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이 시리아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폭격했던 것을 이제 미국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의 중동 담당인 로즈메리 켈라닉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우디에 농축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며, 특히 이란과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에는 더욱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자극해서 핵무기 개발을 부추기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브래드 셔먼 미 연방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내가 보기에 이란과 사우디의 유일한 차이는 사우디와의 거래로 웨스팅하우스가 막대한 돈을 벌게 되는데, 이란은 미국 기업들에 그런 이익을 준 적이 없다는 것뿐”이라면서, 상업적 이해관계가 핵 비확산 원칙보다 우선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미 의회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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