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형사전문변호사 [여적]국제형사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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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48회 작성일 26-07-19 01:27본문
수원형사전문변호사 2002년 7월 상설 사법기구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출범했다. 집단살해·반인도·전쟁·침략 등 중대하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개별 국가의 국내법으로 응징되지 않는 인물을 국제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정의를 구현할 기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대표적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3년 3월,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 혐의로 2024년 11월 각각 발부된 ‘국제 수배자’인 셈이다. 이들은 ICC 123개 회원국을 방문하면 체포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외교적 부담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그동안 ICC 유죄 판결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반군 지도자 등 10건 미만이라 실효성에 한계도 있다.
미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ICC를 무력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ICC의 재판 관할권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ICC 관계자의 미국 입국 금지 등 제재를 확대하고, 특히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제공받는 동맹국들이 ICC를 탈퇴하도록 촉구해 기구를 사실상 해체시키겠다고 한다. 한국도 미국의 탈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CC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8월과 12월 ICC 소속 판검사 6명을 미국과 이스라엘 주권을 침해했다며 제재하기도 했다. 그런데 ICC 무력화를 선언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정부 인사들이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의도로 해석한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여학교를 폭격해 175명이 숨진 사건, 카리브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일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터다.
미국은 14일까지 사흘 연속 이란을 공습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를 기해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도 재개한다. 미국·이란 전쟁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이전으로 돌아가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는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 시점에서 ICC 무력화를 발표한 것일까. 불안하다.
국방부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3주기를 앞두고 지난해 채상병 특별검사팀이 기소하거나 비위 사실을 통보한 군 법무관들에 대해 이달 중 징계 요구 심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대상자에는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오는 8월 징계 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이들에 대한 징계 요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8일 경향신문 취재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채상병 특검으로부터 기소되거나 비위 통보를 받은 군 법무관들에 대해 이달 중 징계 요구를 결정하는 심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심사에 따라 대상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징계 절차가 시작된다.
대상에는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김동혁 전 검찰단장이 포함됐다. 김 전 단장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다. 김 전 단장은 지난 1월13일 국방부로부터 기소휴직 처분을 받았다. 이에 현재는 보직 없이 군인 신분을 유지한 채로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전 단장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2일 만료된다. 국방부는 징계 시효 전까지 김 전 단장에 대한 징계 요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징계 시효가 만료되기 전에 군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가 접수되면 시효가 정지된다. 이 경우 최종 징계 처분은 시효 만료 이후에도 가능하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특검에서 비위 사실을 통보한 군 법무관들의 징계 시효도 오는 8월 잇따라 만료된다. 2023년 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현 국방부 조사본부 직무대리·준장)에 대한 수사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았던 양모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28일이다. 마찬가지로 수사 외압 관여 혐의를 받은 이모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총괄장교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14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국방부의 징계 요구 결정도 시효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2023년 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를 받는 염모 군검사와 김모 군검사에 대한 징계 착수도 이달 중 검토 전망이다. 두 군검사는 지난달 12일 1심 법원에서 허위공문서작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방부는 지난달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1심 무죄 선고 등 법원 판단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채 상병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이 상대적으로 지연된 배경은 12·3 내란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가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란 연루 사안을 처리한 이후 순차적으로 채 상병 사건 관련 징계를 진행해오고 있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일까지 총 9명의 군 관계자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소속 장교 4명은 2023년 8월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관련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국방부 괴문서’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이었던 김모 소장은 해임 처분을 받았고, 정책기획과장이던 박모 대령은 정직 2개월, 실무자였던 최모·박모 당시 중령급 장교들은 각각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큰비가 왔을 때도 물에 잠겼어요. 안전할 리가 있을까요.”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시목리 시목2지하차도를 두고 한 주민이 푸념하듯 말했다. 이 주민은 “큰비가 올 때마다 시목리 일대 농경지가 잠기곤 한다. 지하차도도 종종 침수된다”며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목2지하차도 입구엔 ‘위험, 침수우려도로’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 지하차도는 금강 지류인 외천천과 불과 300여m 떨어져 있다. 지하차도에는 진입로를 차단하는 차단시설이 양쪽에 모두 마련돼 있지만, 내부에 물이 차올라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돕는 시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고를 예방할 안전시설 확충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15일 미호강 부실 공사로 제방이 터지면서 400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에 범람한 하천수가 빠른 속도로 유입돼 발생했다. 당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는 오송 참사를 계기로 두 차례에 걸쳐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강화했다. 자연배수가 어려운 U자형 지하차도 중 하천에서 500m 이내에 있거나 침수위험지구에 속한 지하차도를 대상으로 진입 차단시설 설치를 2024년 의무화했다. 지난해 3월에는 고립 상황에 대비해 침수위험이 큰 지하차도 중 폐쇄구간이 50m 이상인 곳에 비상 탈출 사다리 등 대피 유도 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을 추가했다.
그러나 현장의 변화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진입차단시설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전국 지하차도 564곳 중 59곳이 아직도 미설치 상태다. 특히 침수 시 시민들이 내벽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대피 유도 시설은 설치 대상 지하차도 92곳 중 51곳(55.4%)에만 설치됐다. 대전 동산지하차도·대전역지하차도, 충남 천안 나들목지하차도·천안지하도, 전남광주 순천 향매지하차도 등 5곳은 진입차단시설과 대피 유도 시설 모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송참사가 발생한 충북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도내 대피 유도 시설 설치대상 지하차도 중 15곳 중 7곳이 시설 설치를 마쳤지만, 현도면 일대 시목1·시목2·양지 지하차도 3곳을 포함한 나머지 8곳은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현도면 일대 지하차도는 하천과 불과 200~300m 거리다.
충북도 관계자는 “물이 지하차도에 일정 높이로 차오르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제센터 등에서 원격으로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이 고립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집중 설치하는 것”이라며 “대피시설은 다소 시급성이 떨어지다보니 예산 확보 우선순위에서 밀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으로 전국 지하차도 대부분이 치명적인 위험에 놓여있는 만큼 기계식 차단 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장치를 이중삼중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길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2024년 발표한 ‘전국 지하차도 침수위험 분류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974개 지하차도 중 79.2%에 달하는 771곳이 침수 위험 인자를 1개 이상 가진 위험군(A~C등급)으로 분류됐다.
특히 하천 범람지도 편입 여부, 과거 침수 이력, 2003년 이전 준공 여부 등을 3가지 위험 인자를 모두 가진 최고 위험 등급 ‘A등급’(145곳)은 서울에만 80곳이 몰려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하차도는 침수 발생 시 짧은 시간 내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지하차도를 포함한 지하공간은 침수에 위험한 만큼 예방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역시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했다고 해도 기계적 고장이나 원격 제어 신호 오류 등으로 차단기가 제때 내려오지 않을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며 “고립 시 자력 탈출을 돕는 비상 탈출 사다리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대표적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3년 3월,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 혐의로 2024년 11월 각각 발부된 ‘국제 수배자’인 셈이다. 이들은 ICC 123개 회원국을 방문하면 체포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외교적 부담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그동안 ICC 유죄 판결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반군 지도자 등 10건 미만이라 실효성에 한계도 있다.
미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ICC를 무력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ICC의 재판 관할권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ICC 관계자의 미국 입국 금지 등 제재를 확대하고, 특히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제공받는 동맹국들이 ICC를 탈퇴하도록 촉구해 기구를 사실상 해체시키겠다고 한다. 한국도 미국의 탈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CC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8월과 12월 ICC 소속 판검사 6명을 미국과 이스라엘 주권을 침해했다며 제재하기도 했다. 그런데 ICC 무력화를 선언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정부 인사들이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의도로 해석한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여학교를 폭격해 175명이 숨진 사건, 카리브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일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터다.
미국은 14일까지 사흘 연속 이란을 공습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를 기해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도 재개한다. 미국·이란 전쟁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이전으로 돌아가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는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 시점에서 ICC 무력화를 발표한 것일까. 불안하다.
국방부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3주기를 앞두고 지난해 채상병 특별검사팀이 기소하거나 비위 사실을 통보한 군 법무관들에 대해 이달 중 징계 요구 심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대상자에는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오는 8월 징계 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이들에 대한 징계 요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18일 경향신문 취재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채상병 특검으로부터 기소되거나 비위 통보를 받은 군 법무관들에 대해 이달 중 징계 요구를 결정하는 심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심사에 따라 대상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징계 절차가 시작된다.
대상에는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김동혁 전 검찰단장이 포함됐다. 김 전 단장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다. 김 전 단장은 지난 1월13일 국방부로부터 기소휴직 처분을 받았다. 이에 현재는 보직 없이 군인 신분을 유지한 채로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전 단장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2일 만료된다. 국방부는 징계 시효 전까지 김 전 단장에 대한 징계 요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징계 시효가 만료되기 전에 군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 요구가 접수되면 시효가 정지된다. 이 경우 최종 징계 처분은 시효 만료 이후에도 가능하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특검에서 비위 사실을 통보한 군 법무관들의 징계 시효도 오는 8월 잇따라 만료된다. 2023년 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현 국방부 조사본부 직무대리·준장)에 대한 수사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았던 양모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28일이다. 마찬가지로 수사 외압 관여 혐의를 받은 이모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총괄장교의 징계 시효는 오는 8월14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국방부의 징계 요구 결정도 시효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2023년 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를 받는 염모 군검사와 김모 군검사에 대한 징계 착수도 이달 중 검토 전망이다. 두 군검사는 지난달 12일 1심 법원에서 허위공문서작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방부는 지난달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1심 무죄 선고 등 법원 판단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채 상병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이 상대적으로 지연된 배경은 12·3 내란 연루자들에 대한 징계가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란 연루 사안을 처리한 이후 순차적으로 채 상병 사건 관련 징계를 진행해오고 있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일까지 총 9명의 군 관계자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소속 장교 4명은 2023년 8월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관련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국방부 괴문서’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이었던 김모 소장은 해임 처분을 받았고, 정책기획과장이던 박모 대령은 정직 2개월, 실무자였던 최모·박모 당시 중령급 장교들은 각각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큰비가 왔을 때도 물에 잠겼어요. 안전할 리가 있을까요.”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시목리 시목2지하차도를 두고 한 주민이 푸념하듯 말했다. 이 주민은 “큰비가 올 때마다 시목리 일대 농경지가 잠기곤 한다. 지하차도도 종종 침수된다”며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목2지하차도 입구엔 ‘위험, 침수우려도로’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 지하차도는 금강 지류인 외천천과 불과 300여m 떨어져 있다. 지하차도에는 진입로를 차단하는 차단시설이 양쪽에 모두 마련돼 있지만, 내부에 물이 차올라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돕는 시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고를 예방할 안전시설 확충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15일 미호강 부실 공사로 제방이 터지면서 400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에 범람한 하천수가 빠른 속도로 유입돼 발생했다. 당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는 오송 참사를 계기로 두 차례에 걸쳐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강화했다. 자연배수가 어려운 U자형 지하차도 중 하천에서 500m 이내에 있거나 침수위험지구에 속한 지하차도를 대상으로 진입 차단시설 설치를 2024년 의무화했다. 지난해 3월에는 고립 상황에 대비해 침수위험이 큰 지하차도 중 폐쇄구간이 50m 이상인 곳에 비상 탈출 사다리 등 대피 유도 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을 추가했다.
그러나 현장의 변화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진입차단시설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전국 지하차도 564곳 중 59곳이 아직도 미설치 상태다. 특히 침수 시 시민들이 내벽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대피 유도 시설은 설치 대상 지하차도 92곳 중 51곳(55.4%)에만 설치됐다. 대전 동산지하차도·대전역지하차도, 충남 천안 나들목지하차도·천안지하도, 전남광주 순천 향매지하차도 등 5곳은 진입차단시설과 대피 유도 시설 모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송참사가 발생한 충북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도내 대피 유도 시설 설치대상 지하차도 중 15곳 중 7곳이 시설 설치를 마쳤지만, 현도면 일대 시목1·시목2·양지 지하차도 3곳을 포함한 나머지 8곳은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현도면 일대 지하차도는 하천과 불과 200~300m 거리다.
충북도 관계자는 “물이 지하차도에 일정 높이로 차오르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제센터 등에서 원격으로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이 고립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집중 설치하는 것”이라며 “대피시설은 다소 시급성이 떨어지다보니 예산 확보 우선순위에서 밀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으로 전국 지하차도 대부분이 치명적인 위험에 놓여있는 만큼 기계식 차단 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장치를 이중삼중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길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2024년 발표한 ‘전국 지하차도 침수위험 분류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974개 지하차도 중 79.2%에 달하는 771곳이 침수 위험 인자를 1개 이상 가진 위험군(A~C등급)으로 분류됐다.
특히 하천 범람지도 편입 여부, 과거 침수 이력, 2003년 이전 준공 여부 등을 3가지 위험 인자를 모두 가진 최고 위험 등급 ‘A등급’(145곳)은 서울에만 80곳이 몰려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하차도는 침수 발생 시 짧은 시간 내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지하차도를 포함한 지하공간은 침수에 위험한 만큼 예방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역시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했다고 해도 기계적 고장이나 원격 제어 신호 오류 등으로 차단기가 제때 내려오지 않을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며 “고립 시 자력 탈출을 돕는 비상 탈출 사다리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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