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잃을 위기에도 ‘기후위기’ 해법 찾는 발전노동자들···국내 첫 ‘협동조합’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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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6-07-16 04:46본문
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태양광 발전사업과 유지·관리 등을 직접 수행하는 협동조합을 발전소 노동자들이 설립한 것은 처음이다.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지난 3일 충남 홍성 충남공감마루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정관 제정과 임원 선출 등을 의결하며 공식 출범했다고 13일 밝혔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도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첫 사례다. 국내에는 노동자 협동조합이 500여 개 있지만, 대부분 직원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협동조합 설립은 충남지역 발전사 협력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기폭제가 됐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 밀집지역으로, 전국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 60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8기가 보령·태안·당진·서천에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태안화력 1호기가 폐쇄됐다.
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최성균 이사장(61)은 보령·당진·서천 발전소 등에서 33년간 일한 현장 노동자다. 최 이사장은 “잇단 발전소 폐쇄로 비정규직 노동자들 생계 대책을 찾기 어려웠다”며 “노동자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을 마련하려고 여러 곳을 다녔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며 “발전소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태양광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과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설립됐다. 정관에는 ‘정의로운 전환’과 함께 ‘자연배당’ 개념도 담았다. 사업 수익 일부를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에 환원해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 보전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협동조합은 우선 태양광발전소 시공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발전설비를 운영해 온 노동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태양광 시공 역량을 확보하고,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기술 지원을 받아 지역에서 추진될 햇빛소득마을 조성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후 보령 남포면과 주교면 일대 500㎾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공공태양광 사업과 발전소 유지관리·안전관리 용역, 풍력 및 열공급 설비 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오는 9월에는 국회에서 정의로운 정책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충남 ‘정의로운전환 발전지구’ 지정 운동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재 협동조합에는 발전소 노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합 측은 최근 출자 모집을 시작한 이후 개인 조합원이 50~60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발전사 정규직은 다른 발전소로 이동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지역을 떠나야 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만으로 당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사업을 키워 석탄발전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산업의 주체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며 “시민이 주도했던 햇빛발전 운동을 이제는 발전노동자들이 함께 이어가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다음주 월요일(13일)도 영업을 하는 걸로 돼 있는데, 정확히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11일 찾은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의 한 직원은 빈 카트들을 옮기느라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12일) 전날인 이날이 홈플러스의 마지막 영업일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던 터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 공급이 불안정해지며 매대 곳곳이 비어 매장을 찾는 손님이 급감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다시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 홈플러스가 최근 전 품목 50% 이상 할인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며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홈플러스가 사실상 재고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이날 홈플러스 본사가 있는 강서점도 계산대에 긴 줄이 이어졌다. 이곳은 지난 5월 전체 104개 매장 중 37곳이 휴점한 뒤 지난달 폐점을 결정한 와중에도 살아남은 67곳 중 한 곳이다.
손님들은 텅빈 매대 사이에 아직 남아있던 냉동피자, 얼음, 파스타면 등을 뭉텅이로 집어 카트에 담았다.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다. 침구류, 양말·속옷 등 의류, 슬리퍼, 화장품 등 매대 앞에도 사람이 많이 모였다. 완구류만 카트가 넘치도록 담은 남성도 있었다. 한 중년부부는 “가전도 반값이네”라며 전자제품들을 둘러봤다. 매장 내 안경점에도 할인에 몰려든 사람들로 복잡했다.
인력이 부족해서인지 매장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분유와 기저귀는 빈 박스와 뒤섞여있었고, 사람들이 집었다가 아무 데나 내려놓은 상품이 곳곳에 있었다. 출입구에선 도난방지 경보가 여러 차례 울렸지만 신경 쓰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상품 공급이 끊기고 상당수 직원이 퇴직·휴직을 하며 일터를 떠났다. 이대로라면 매장 문을 열더라도 정상적인 영업은 어려워 보였다. 다른 일부 매장은 전기요금 미납으로 이미 단전이 예고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인 ‘매직배송’도 중단했다.
강서점 내 임대매장은 몇 달 만에 몰린 손님에 잠시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그 옆으로 이미 폐업한 식당 등의 모습이 여럿 보였다. 한 의류매장은 ‘7월15일까지만 영업한다’는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놨다. 매장 밖에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운영 정상화를 호소하며 ‘홈플러스를 망가뜨린 MBK를 처벌하라’ ‘이재명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은 팻말이 땡볕 아래 가로수에 매달려 있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길은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최소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가능성을 법원에 밝히는 방법뿐이다. 이것 없이는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을 지원하면 이 중 1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는 것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한 1000억원 대출 외에 추가 지원은 절대 불가하다고 맞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와 MBK는 홈플러스가 청산돼도 크게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정부 또한 사태를 사실상 관망하면서 홈플러스가 되살아날 거란 희망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메리츠의 경우 담보로 잡고 있는 60여개 점포를 처분해 원리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홈플러스 직영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 등 약 2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납품업체, 입점업체, 전자단기사채 투자자 등은 납품대금, 보증금, 투자금 등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최후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오는 15일 MBK 본사와 청와대 앞에서 ‘홈플러스 살리기 국민대회’를 각각 연다. 오는 14일엔 김광일 MBK 부회장과 면담한다. 홈플러스지부는 정부가 홈플러스 파산 뒤 수천억원을 투입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부족한 10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회사가 무너진 뒤 국민 혈세로 뒤처리할 게 아니라 지금 무너지지 않게 살리는 것이 정부의 진짜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세입 여건과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10%를 넘은 것은 2009년(10.6%) 이후 처음이다.
박 장관은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 역대 최대 수준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무지출을 포함한 모든 재정사업을 성역 없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확보된 재원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고, 세수 증가분은 별도 기금인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중장기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내년 국세수입은 5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제시된 국세수입 전망치(415조4000억원) 대비 85조원이 웃도는 규모다. 장기 추세를 웃도는 세수 증가분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세대 지원, 미래 성장동력 확충, 지방 투자, 인재 육성 등 4대 중점 분야에 투입한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는 재정운용 패러다임의 전환이자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할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며,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 등으로 세수 결손이 발생하거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해 재정 여력을 적기에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정투자를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우선 배분하고, 지방 주도 성장과 양극화 구조 개선을 위한 ‘모두의 성장’, 국민 안전과 평화 기반 구축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도 제시했다. 정부는 2026~2027년 총지출 증가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한 뒤 2028년부터는 증가 폭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관리재정수지를 기존 계획보다 개선해 2030년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계획보다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지난 3일 충남 홍성 충남공감마루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정관 제정과 임원 선출 등을 의결하며 공식 출범했다고 13일 밝혔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도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첫 사례다. 국내에는 노동자 협동조합이 500여 개 있지만, 대부분 직원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협동조합 설립은 충남지역 발전사 협력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기폭제가 됐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 최대 석탄화력발전 밀집지역으로, 전국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 60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8기가 보령·태안·당진·서천에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태안화력 1호기가 폐쇄됐다.
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최성균 이사장(61)은 보령·당진·서천 발전소 등에서 33년간 일한 현장 노동자다. 최 이사장은 “잇단 발전소 폐쇄로 비정규직 노동자들 생계 대책을 찾기 어려웠다”며 “노동자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을 마련하려고 여러 곳을 다녔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며 “발전소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태양광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생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과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설립됐다. 정관에는 ‘정의로운 전환’과 함께 ‘자연배당’ 개념도 담았다. 사업 수익 일부를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에 환원해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 보전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협동조합은 우선 태양광발전소 시공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발전설비를 운영해 온 노동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태양광 시공 역량을 확보하고,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기술 지원을 받아 지역에서 추진될 햇빛소득마을 조성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후 보령 남포면과 주교면 일대 500㎾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공공태양광 사업과 발전소 유지관리·안전관리 용역, 풍력 및 열공급 설비 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오는 9월에는 국회에서 정의로운 정책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충남 ‘정의로운전환 발전지구’ 지정 운동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재 협동조합에는 발전소 노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합 측은 최근 출자 모집을 시작한 이후 개인 조합원이 50~60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발전사 정규직은 다른 발전소로 이동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지역을 떠나야 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만으로 당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사업을 키워 석탄발전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산업의 주체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며 “시민이 주도했던 햇빛발전 운동을 이제는 발전노동자들이 함께 이어가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다음주 월요일(13일)도 영업을 하는 걸로 돼 있는데, 정확히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11일 찾은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의 한 직원은 빈 카트들을 옮기느라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12일) 전날인 이날이 홈플러스의 마지막 영업일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던 터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 공급이 불안정해지며 매대 곳곳이 비어 매장을 찾는 손님이 급감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다시 손님이 몰려들고 있다. 홈플러스가 최근 전 품목 50% 이상 할인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며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홈플러스가 사실상 재고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이날 홈플러스 본사가 있는 강서점도 계산대에 긴 줄이 이어졌다. 이곳은 지난 5월 전체 104개 매장 중 37곳이 휴점한 뒤 지난달 폐점을 결정한 와중에도 살아남은 67곳 중 한 곳이다.
손님들은 텅빈 매대 사이에 아직 남아있던 냉동피자, 얼음, 파스타면 등을 뭉텅이로 집어 카트에 담았다.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다. 침구류, 양말·속옷 등 의류, 슬리퍼, 화장품 등 매대 앞에도 사람이 많이 모였다. 완구류만 카트가 넘치도록 담은 남성도 있었다. 한 중년부부는 “가전도 반값이네”라며 전자제품들을 둘러봤다. 매장 내 안경점에도 할인에 몰려든 사람들로 복잡했다.
인력이 부족해서인지 매장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분유와 기저귀는 빈 박스와 뒤섞여있었고, 사람들이 집었다가 아무 데나 내려놓은 상품이 곳곳에 있었다. 출입구에선 도난방지 경보가 여러 차례 울렸지만 신경 쓰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상품 공급이 끊기고 상당수 직원이 퇴직·휴직을 하며 일터를 떠났다. 이대로라면 매장 문을 열더라도 정상적인 영업은 어려워 보였다. 다른 일부 매장은 전기요금 미납으로 이미 단전이 예고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인 ‘매직배송’도 중단했다.
강서점 내 임대매장은 몇 달 만에 몰린 손님에 잠시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그 옆으로 이미 폐업한 식당 등의 모습이 여럿 보였다. 한 의류매장은 ‘7월15일까지만 영업한다’는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놨다. 매장 밖에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운영 정상화를 호소하며 ‘홈플러스를 망가뜨린 MBK를 처벌하라’ ‘이재명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은 팻말이 땡볕 아래 가로수에 매달려 있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길은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최소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가능성을 법원에 밝히는 방법뿐이다. 이것 없이는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을 지원하면 이 중 1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는 것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한 1000억원 대출 외에 추가 지원은 절대 불가하다고 맞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와 MBK는 홈플러스가 청산돼도 크게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정부 또한 사태를 사실상 관망하면서 홈플러스가 되살아날 거란 희망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메리츠의 경우 담보로 잡고 있는 60여개 점포를 처분해 원리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홈플러스 직영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 등 약 2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납품업체, 입점업체, 전자단기사채 투자자 등은 납품대금, 보증금, 투자금 등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최후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오는 15일 MBK 본사와 청와대 앞에서 ‘홈플러스 살리기 국민대회’를 각각 연다. 오는 14일엔 김광일 MBK 부회장과 면담한다. 홈플러스지부는 정부가 홈플러스 파산 뒤 수천억원을 투입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부족한 10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회사가 무너진 뒤 국민 혈세로 뒤처리할 게 아니라 지금 무너지지 않게 살리는 것이 정부의 진짜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세입 여건과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10%를 넘은 것은 2009년(10.6%) 이후 처음이다.
박 장관은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 역대 최대 수준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무지출을 포함한 모든 재정사업을 성역 없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확보된 재원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고, 세수 증가분은 별도 기금인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중장기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내년 국세수입은 5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제시된 국세수입 전망치(415조4000억원) 대비 85조원이 웃도는 규모다. 장기 추세를 웃도는 세수 증가분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세대 지원, 미래 성장동력 확충, 지방 투자, 인재 육성 등 4대 중점 분야에 투입한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는 재정운용 패러다임의 전환이자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할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며,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 등으로 세수 결손이 발생하거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해 재정 여력을 적기에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정투자를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우선 배분하고, 지방 주도 성장과 양극화 구조 개선을 위한 ‘모두의 성장’, 국민 안전과 평화 기반 구축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5년간 재정운용 방향도 제시했다. 정부는 2026~2027년 총지출 증가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한 뒤 2028년부터는 증가 폭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관리재정수지를 기존 계획보다 개선해 2030년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계획보다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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