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80억대 전세사기 ‘강서구 빌라왕’ 배후, 징역 8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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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4-04-27 15:00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수백채의 전세사기를 벌인 이른바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씨(38)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바지 임대인’, 이른바 ‘빌라왕’을 여러 명 두고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주택을 사들였다. 이런 방식으로 임차인 3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8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는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빌라왕 중 한 명은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씨다. 신씨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모두 신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주택의 실질적 매매가격이 자신들이 지급한 임대차 보증금보다 낮고, 거래에 개입한 분양대행업자와 중개업자 등이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2심도 피고인과 공범들은 리베이트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했다며 2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긴 했지만, 형이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인정하고 신씨의 형을 확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전제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3파전으로 압축됐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제주항공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유로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 주관사인 UBS가 진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던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3사만 참여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본입찰 직후 실사 결과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을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단거리 여객 노선 위주인 자사 기존 사업과 장거리 화물사업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기존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검토했으나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보다는 차세대 항공기 구매 도입 등 기단 현대화와 사업 다각화 등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력 후보였던 제주항공이 빠지면서 인수전은 3파전으로 좁혀지게 됐다. 이번 인수의 관건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과 후보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3사가 써낸 인수 희망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3000억~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합치면 1조원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 등 총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1조60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수에 성공하는 항공사는 단숨에 대한항공에 이어 업계 2위 항공화물 사업자로 떠오르게 된다. 다만 화물사업의 핵심인 화주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불확실성도 크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화물기 대다수가 노후화돼 앞으로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코로나19 특수 이후 항공운임도 내려가는 추세다.
인수전에 참여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모두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인수 후보들은 사모펀드·재무적투자자(FI) 등과 손을 잡고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하는 만큼 후보들이 대한항공과 유럽 노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는지도 관건이다.
화물사업 매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과제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하고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합병 마무리를 위해 이번 매각은 꼭 성사돼야 하는 처지라 최종 가격 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UBS는 LCC 3사가 제출한 인수 희망금액과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활한 인수를 위해 2개 항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매수자는 올해 상반기 중 확정되며, 매각 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된 후다.
한국 경제가 환율·유가·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는 ‘3고’에 갇혀 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세, 중동·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의 전쟁, 기후변화에 따른 먹거리 공급 불안 등 대외 변수가 녹록지 않다. 그나마 반도체 수출이 좋아 성장률 수치는 높아졌지만, 서민과 취약계층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22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과 함께 ‘3고 위기, 한국 경제 어디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의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에만 집착하다가는 내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통령을 필두로 경제관료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두고는 의견을 달리했다. 류 교수는 한시라도 빨리 추경 편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 센터장과 주 실장은 하반기를 기다려보자는 쪽이었다. 다음은 대담 전문.
-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자면.
김학균 센터장(이하 김학균) = 올해 성장률 수치가 개선되긴 했지만 생활에서 느껴지는 건 전혀 없다. 지난 10년간 내수가 구조적으로 좋지 않다는 건 변수가 아니라 상수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잘나가는 건 다행이지만 낙수효과는 매우 약해졌다.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했다. 유연하게 정부가 재정정책을 쓸 필요가 있다. 경기 사이클로 보면 작년에 금리를 낮췄어야 하는데 미국보다 한국 금리가 낮으니까 그것도 못하는 상황이다.
주원 실장(이하 주원) = 3고는 외부 요인이다. 어느 정부가 들어왔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전임 정부 때 재정 부채가 컸으니 방향을 반대로 갈 수 있다. 재정건전성이 중요하지만 내수 회복이 잘 안되면 유연하게 재정기조를 바꿨어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 내수가 안 좋다면 통화정책도 미국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을 할 법한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그런 말은 없다. 산업구조가 변하는 과정 속에서 신기술 투자는 못하고 있다.
류덕현 교수(이하 류덕현) = 통화정책은 제약 조건이 있고 운신의 폭이 좁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재정정책이다. 그런데 재정건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 경기 하강이 예견됐다. 지난해 추경을 했어야 한다. 국가 채무 수준 50%를 넘지 않겠다는 기조가 있다 보니 더 제약이 됐다. 지금까지 위기 시점을 돌아보면 성장기여도에서 민간부문보다 정부가 더 높았는데 지난해 1~2분기는 반대였다. 지금까지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요인이다.
- 유가가 오르고 물가도 오른다.
류덕현 = 우리나라는 물가가 낮은 국가에 속했는데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어섰다. 생필품과 식료품이 오르니 서민들이 어렵다. 단기적으로 물가를 관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수급 관리는 정부가 실패한 면이 있다. 유통 면에서는 적극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주원 = 물가는 기대 심리다. 사회적 분위기를 잡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생필품 일부의 부가가치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해주는 파격도 생각해보자. 세수는 감소하겠지만 물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은 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김학균 =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이 물가를 연착륙시킨 적이 없다. 경제가 망가지면서 그 대가로 물가가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은 연착륙시키려고 하는 조치다. 대파와 같은 식료품보다 우리는 주거비 항목 부담이 크다. 실제 수치로는 주거비 항목이 미국에 비해 과소계산돼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안 잡히지만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 환율은 달러당 1400원대를 찍고 내려와 1370~1380원을 오가고 있다.
김학균 =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문제 때문에 원화가 약한 게 아니라 강달러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다. 고환율로 인한 플러스마이너스 효과가 있지만 1~2년을 놓고 보면 마이너스 효과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
주원 = 1300원대가 뉴노멀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그 상태가 오래가긴 하겠지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국 경제가 3~4년 사이에 크게 바뀐 건 없다. 1200원대로 내려가야 한다.
류덕현 = 어떤 상황이 교과서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 ‘뉴노멀’이라고 이야기한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우리도 따라 내리면 환율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
- 고금리로 내수 부진이 크다. 금리는 언제쯤 내려야 할까.
김학균 = 결정적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금리는 내수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부채가 많은 상황이다. 부동산 문제는 감수해야 한다. 아무런 비용 지불 없이 (안정화가) 가능할 수는 없다.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쪽에서 위험신호가 온다면 한은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주원 = 국민계정 기준으로 올해 성장률이 나빠지는 분기가 있을 것이다. 그땐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소비나 투자가 버티고 있지만 둘 다 마이너스가 온다면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덕현 = 미국과 금리가 벌어진 지 꽤 오래됐다. 역사상 가장 큰 금리 차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데 우리가 내릴 것인가. 재정당국은 통화당국을, 통화당국은 재정당국을 서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이 9월 안에 내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정당국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
- 총선 패배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동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평가된다. 경제수장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류덕현 = 경제부처 장관들이 전면에 안 보인다. 3고 문제 등 대내외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책임자가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나타나야 한다. 경제부처 장관과 타 부처 장관들이 모여서 민생 텐트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목표는.
주원 = 내수에 신경 써야 한다. 정부는 연초부터 수출이 좋다고 말하지만 반도체를 빼면 수출도 마이너스다. 수출이 좋은 게 아니라 반도체 수출만 좋은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심각하다. 철강, 2차전지, 자동차 대부분 마이너스다. 수출 경기 하나만 보고 있는데 수출 회복세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 내수가 받쳐줘야 하고, 재정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신경 써줄 주체는 정부뿐이다. 수출이 좋아진다는 데 너무 무게를 싣지 않는 게 좋다.
- 야당에서 추경 편성을 제안했는데.
주원 = 아직은 섣부르다. 돈을 풀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국회도 정리되어야 한다. 원 구성 마치고 한국 경제 흐름을 봐야 한다. 다들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하반기 전망이 생각보다 나빠질 수 있다.
김학균 = 관성적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건 좋지 않다. 재정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하나하나의 결단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류덕현 = 추경 해야 한다. 정책적 여유를 가질 여지가 없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는 게 재정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적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점수를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국회 원 구성 하고 나면 8월이 넘어간다. 빨리해야 한다.
- 재정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나.
류덕현 = 전 국민 재난지원금 말고 중위소득 계층 50%까지 줄 수도 있다. 광범위하게 서민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취약계층 복지지출을 두껍게 해야 한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취약계층 지원은 1조원 내외밖에 안 된다. 과감한 정책 시도도 필요하다. ‘1만원 무제한’ 교통 패스 같은 아이디어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가 채무 50% 넘으면 나라 망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국민 삶을 우선시해야 한다.
- 장기적으로 저성장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주원 =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데 못 따라가고 있다. 예전에는 ‘빠른 추격자’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조차 못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찾아야 한다.
김학균 =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일본도 하다 하다 안 되니 관치로 들어간 것이다. 예전 잣대로 가능하지 않은 세상이다. 거대담론으로 바꾸려고 하면 해결책이 있을까 싶다. 약간은 미시적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경제부처에 조언을 한다면.
김학균 = 경제대책으로 한 방은 없다. 예전처럼 고성장을 할 수는 없다. 소소한 디테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주원 = 정부가 너무 방어적으로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확신이 서면 밀어붙여야 된다. 대외적 충격이 많지만 공격적인 경제정책도 필요하다. 주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하면 성과도 없고 국민들도 정부가 뭐 하는지 모른다. 너무 겁내지 말고 틀을 벗어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류덕현 = 올 초 민생토론회도 그렇고 정부 정책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오는 게 많다. 기존 세제 기류와 다른 것들도 나온다. 원칙에 맞는 정책을 구상하고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 기획재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나가야 한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씨(38)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신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바지 임대인’, 이른바 ‘빌라왕’을 여러 명 두고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주택을 사들였다. 이런 방식으로 임차인 3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8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는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빌라왕 중 한 명은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씨다. 신씨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 모두 신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주택의 실질적 매매가격이 자신들이 지급한 임대차 보증금보다 낮고, 거래에 개입한 분양대행업자와 중개업자 등이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2심도 피고인과 공범들은 리베이트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했다며 2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긴 했지만, 형이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인정하고 신씨의 형을 확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 전제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3파전으로 압축됐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제주항공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유로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각 주관사인 UBS가 진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던 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3사만 참여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본입찰 직후 실사 결과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을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단거리 여객 노선 위주인 자사 기존 사업과 장거리 화물사업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후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기존 여객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검토했으나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보다는 차세대 항공기 구매 도입 등 기단 현대화와 사업 다각화 등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력 후보였던 제주항공이 빠지면서 인수전은 3파전으로 좁혀지게 됐다. 이번 인수의 관건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과 후보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3사가 써낸 인수 희망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3000억~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합치면 1조원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 등 총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1조60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수에 성공하는 항공사는 단숨에 대한항공에 이어 업계 2위 항공화물 사업자로 떠오르게 된다. 다만 화물사업의 핵심인 화주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불확실성도 크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화물기 대다수가 노후화돼 앞으로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코로나19 특수 이후 항공운임도 내려가는 추세다.
인수전에 참여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모두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인수 후보들은 사모펀드·재무적투자자(FI) 등과 손을 잡고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하는 만큼 후보들이 대한항공과 유럽 노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는지도 관건이다.
화물사업 매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과제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하고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합병 마무리를 위해 이번 매각은 꼭 성사돼야 하는 처지라 최종 가격 협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UBS는 LCC 3사가 제출한 인수 희망금액과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활한 인수를 위해 2개 항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매수자는 올해 상반기 중 확정되며, 매각 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된 후다.
한국 경제가 환율·유가·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는 ‘3고’에 갇혀 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세, 중동·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의 전쟁, 기후변화에 따른 먹거리 공급 불안 등 대외 변수가 녹록지 않다. 그나마 반도체 수출이 좋아 성장률 수치는 높아졌지만, 서민과 취약계층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22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과 함께 ‘3고 위기, 한국 경제 어디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의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에만 집착하다가는 내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통령을 필두로 경제관료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두고는 의견을 달리했다. 류 교수는 한시라도 빨리 추경 편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 센터장과 주 실장은 하반기를 기다려보자는 쪽이었다. 다음은 대담 전문.
-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자면.
김학균 센터장(이하 김학균) = 올해 성장률 수치가 개선되긴 했지만 생활에서 느껴지는 건 전혀 없다. 지난 10년간 내수가 구조적으로 좋지 않다는 건 변수가 아니라 상수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잘나가는 건 다행이지만 낙수효과는 매우 약해졌다.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했다. 유연하게 정부가 재정정책을 쓸 필요가 있다. 경기 사이클로 보면 작년에 금리를 낮췄어야 하는데 미국보다 한국 금리가 낮으니까 그것도 못하는 상황이다.
주원 실장(이하 주원) = 3고는 외부 요인이다. 어느 정부가 들어왔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전임 정부 때 재정 부채가 컸으니 방향을 반대로 갈 수 있다. 재정건전성이 중요하지만 내수 회복이 잘 안되면 유연하게 재정기조를 바꿨어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 내수가 안 좋다면 통화정책도 미국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을 할 법한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그런 말은 없다. 산업구조가 변하는 과정 속에서 신기술 투자는 못하고 있다.
류덕현 교수(이하 류덕현) = 통화정책은 제약 조건이 있고 운신의 폭이 좁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재정정책이다. 그런데 재정건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 경기 하강이 예견됐다. 지난해 추경을 했어야 한다. 국가 채무 수준 50%를 넘지 않겠다는 기조가 있다 보니 더 제약이 됐다. 지금까지 위기 시점을 돌아보면 성장기여도에서 민간부문보다 정부가 더 높았는데 지난해 1~2분기는 반대였다. 지금까지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요인이다.
- 유가가 오르고 물가도 오른다.
류덕현 = 우리나라는 물가가 낮은 국가에 속했는데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어섰다. 생필품과 식료품이 오르니 서민들이 어렵다. 단기적으로 물가를 관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수급 관리는 정부가 실패한 면이 있다. 유통 면에서는 적극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주원 = 물가는 기대 심리다. 사회적 분위기를 잡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생필품 일부의 부가가치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해주는 파격도 생각해보자. 세수는 감소하겠지만 물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은 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김학균 =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이 물가를 연착륙시킨 적이 없다. 경제가 망가지면서 그 대가로 물가가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정책은 연착륙시키려고 하는 조치다. 대파와 같은 식료품보다 우리는 주거비 항목 부담이 크다. 실제 수치로는 주거비 항목이 미국에 비해 과소계산돼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안 잡히지만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 환율은 달러당 1400원대를 찍고 내려와 1370~1380원을 오가고 있다.
김학균 = 2008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문제 때문에 원화가 약한 게 아니라 강달러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다. 고환율로 인한 플러스마이너스 효과가 있지만 1~2년을 놓고 보면 마이너스 효과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
주원 = 1300원대가 뉴노멀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그 상태가 오래가긴 하겠지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국 경제가 3~4년 사이에 크게 바뀐 건 없다. 1200원대로 내려가야 한다.
류덕현 = 어떤 상황이 교과서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 ‘뉴노멀’이라고 이야기한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우리도 따라 내리면 환율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
- 고금리로 내수 부진이 크다. 금리는 언제쯤 내려야 할까.
김학균 = 결정적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금리는 내수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부채가 많은 상황이다. 부동산 문제는 감수해야 한다. 아무런 비용 지불 없이 (안정화가) 가능할 수는 없다.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쪽에서 위험신호가 온다면 한은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주원 = 국민계정 기준으로 올해 성장률이 나빠지는 분기가 있을 것이다. 그땐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소비나 투자가 버티고 있지만 둘 다 마이너스가 온다면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덕현 = 미국과 금리가 벌어진 지 꽤 오래됐다. 역사상 가장 큰 금리 차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데 우리가 내릴 것인가. 재정당국은 통화당국을, 통화당국은 재정당국을 서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이 9월 안에 내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정당국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
- 총선 패배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 동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평가된다. 경제수장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류덕현 = 경제부처 장관들이 전면에 안 보인다. 3고 문제 등 대내외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책임자가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나타나야 한다. 경제부처 장관과 타 부처 장관들이 모여서 민생 텐트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목표는.
주원 = 내수에 신경 써야 한다. 정부는 연초부터 수출이 좋다고 말하지만 반도체를 빼면 수출도 마이너스다. 수출이 좋은 게 아니라 반도체 수출만 좋은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심각하다. 철강, 2차전지, 자동차 대부분 마이너스다. 수출 경기 하나만 보고 있는데 수출 회복세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 내수가 받쳐줘야 하고, 재정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신경 써줄 주체는 정부뿐이다. 수출이 좋아진다는 데 너무 무게를 싣지 않는 게 좋다.
- 야당에서 추경 편성을 제안했는데.
주원 = 아직은 섣부르다. 돈을 풀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국회도 정리되어야 한다. 원 구성 마치고 한국 경제 흐름을 봐야 한다. 다들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하반기 전망이 생각보다 나빠질 수 있다.
김학균 = 관성적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건 좋지 않다. 재정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하나하나의 결단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류덕현 = 추경 해야 한다. 정책적 여유를 가질 여지가 없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는 게 재정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적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점수를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국회 원 구성 하고 나면 8월이 넘어간다. 빨리해야 한다.
- 재정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나.
류덕현 = 전 국민 재난지원금 말고 중위소득 계층 50%까지 줄 수도 있다. 광범위하게 서민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취약계층 복지지출을 두껍게 해야 한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취약계층 지원은 1조원 내외밖에 안 된다. 과감한 정책 시도도 필요하다. ‘1만원 무제한’ 교통 패스 같은 아이디어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가 채무 50% 넘으면 나라 망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국민 삶을 우선시해야 한다.
- 장기적으로 저성장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주원 =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데 못 따라가고 있다. 예전에는 ‘빠른 추격자’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그조차 못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찾아야 한다.
김학균 =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일본도 하다 하다 안 되니 관치로 들어간 것이다. 예전 잣대로 가능하지 않은 세상이다. 거대담론으로 바꾸려고 하면 해결책이 있을까 싶다. 약간은 미시적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경제부처에 조언을 한다면.
김학균 = 경제대책으로 한 방은 없다. 예전처럼 고성장을 할 수는 없다. 소소한 디테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주원 = 정부가 너무 방어적으로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확신이 서면 밀어붙여야 된다. 대외적 충격이 많지만 공격적인 경제정책도 필요하다. 주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하면 성과도 없고 국민들도 정부가 뭐 하는지 모른다. 너무 겁내지 말고 틀을 벗어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류덕현 = 올 초 민생토론회도 그렇고 정부 정책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오는 게 많다. 기존 세제 기류와 다른 것들도 나온다. 원칙에 맞는 정책을 구상하고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 기획재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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