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서울서만 44개 축제…지하철 증차 등 안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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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05-07 06:45본문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서 100여개의 문화 행사가 열리면서 서울시가 인파 밀집에 대비해 지하철 혼잡·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한다고 1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어린이날 연휴를 전후로 여러 행사가 준비 중으로 5월 한 달간 예정된 축제는 총 44개다.
2일 월드컵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는 곤충·꽃 생태체험과 어린이 그림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나는 꽃’ 행사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한성백제박물관·서울시립미술관 등 시내 관람 시설 9곳에서는 3일 오후 어린이 가족극·북토크 등으로 구성된 ‘서울 문화의 밤- 어린이날 특별행사’가 개최된다. 어린이날 당일인 5일 서울 시내 박물관·미술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 행사도 열린다.
노들섬에서는 주말인 4∼5일 국내 유일 서커스 전문 축제(서울서커스페스티벌)를 만나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서울광장에 마련된 ‘책읽는 서울광장’은 거대한 동화마을로 꾸며져 서울시 캐릭터인 ‘해치의 마법마을’ 팝업 스토어가 생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오는 4~6일 ‘서울어린이대공원 GO! 페스티벌’을 열어 육군 56사단 군악대·리틀엔젤스공연부터 어린이 치어리딩, 태권도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서울숲에서는 오는 18일까지 ‘봄봄 서울숲 축제’를 개최한다.
어린이날 관련 행사와 세부 내용은 서울시·서울의 공원 홈페이지 또는 서울문화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 예약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3월(12건)과 4월(14건) 이어 이달까지 축제가 잇따르면서 축제 참여 인파가 약 965만명에 달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한다. 이에 따라 봄철 지역축제 특별대책기간을 설정하고 서울교통공사 등 4개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도시철도 혼잡·안전 관리에도 나섰다.
지하철 1∼9호선을 관리·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대규모 축제에 맞춰 혼잡·안전관리 대상 지하철역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1일 서울 전역에서 시작된 ‘서울페스타 2024’와 5일부터 잠수교와 반포 한강공원 일대에서 준비되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뚝섬한강공원에서 16일 개막되는 마련되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등이 주요 대상 행사다.
혼잡 노선에는 지하철 전동차를 추가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역사에는 계단과 출입구 등에 대한 공간을 확장하고 승강장·대합실과 같은 대기공간과 이동·환승통로에 대한 구조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잠실역은 개찰구(개집표기)를 늘렸고 사당역은 환승계단 높낮이를 바꿨다. 천호역도 환승계단을 개선했다.
또 승객의 동선을 분리해 밀집되지 않도록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안전관리 요원을 늘릴 방침이다.
창피한 기억이 있다. 내가 열 살 언저리였던 때, 어느 공터에 있는 트럭에서 ‘어름’을 팔고 있었다. 지나가던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트럭 쪽으로 돌아가 주인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어름은 틀렸어요. 얼음이라고 써야 맞아요. 아저씨는 웃으면서 자기가 몰랐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덕분에 나는 조금 간질간질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집에 도착했다. ‘어름’이 예전에는 맞는 표기였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조금 겸허함을 배웠다. 어린이를 대하는 방법도 약간은 배운 듯하다.
이때 배운 겸허함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SF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되었다. SF의 특징은 낯선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는 단어가 낯선 방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독자는 어렸을 때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나처럼 ‘내가 아는데, 이거 틀렸어. 내가 맞아’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다. 낯섦은 소설의 배경이 비현실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존 스칼지의 소설 <무너지는 제국>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플로우 붕괴만 아니었다면, 반란도 성공했을 것이다.
독자는 ‘플로우 붕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맥락상 ‘플로우’는 붕괴할 수도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형체가 고정된 물체여야 한다. 그런데 영어 ‘flow’는 흐름을 뜻하는 일반명사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흐름은 형체가 없다. <무너지는 제국>에서 지시하는 대상은 독자가 알지 못하는 무엇임이 분명하다. 이와 유사하게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와일드 시드>의 첫 문장은 이렇다. 도로는 자신의 종자 마을 한 곳을 수습하러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자신의, 종자, 마을이라는 단어는 모두 친숙하지만 우리는 이런 식으로 단어를 조합하지 않는다. SF 독서는 모르는 단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당신도 해리 포터를 쓸 수 있다>라는 SF 및 판타지 작법서에서(원제는 훨씬 무난하고 심심하다) 올슨 스콧 카드는 숙련된 SF 독자가 어떻게 소설을 읽는지 설명한다. ‘플로우’나 ‘종자 마을’을 만나도 숙련자는 당황하지 않는다. 그게 무엇인지 작가가 뒤에서 알려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독자가 뜻을 알고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낯선 단어를 통해 소설 속 세계에 독자가 조금씩 진입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SF 장르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된 퍼즐이고 게임이다.
의사라는 직업과 ‘더티 워크’
진보의 얼굴
장애인, 경비원, 외국인, 노인
반면 SF에 익숙하지 않은 비숙련자는 모르는 말이 나오면 당황한다.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비숙련자는 독자가 알거나 적어도 알 수 있는 단어로 소설이 서술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종종 SF를 ‘어렵다’ ‘작가가 글을 이상하게 쓴다’고 느낀다. 자신이 모르는 법칙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대하는 방법을 습득하려면 더 많은 SF를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겸허함은 SF로 다듬어졌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낯선 표현이라도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 내가 모르는 맥락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 생소한 사고방식이라도 어림잡아 이해해보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의 모습을 추론하는 것. 그리하여 타인의 세상을 (설령 그것이 허구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내가 SF에서 배운 방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 거냐 하는 것은 업계에 남아 있는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이)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있다. 이런 롤러코스터 현상은 앞으로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국에서 경쟁적으로 반도체 설비투자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추세를 두고선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설비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회장은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것은 시스템이 안돼 있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배터리 업황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 변화 등이 퇴조하고, 경제적으로 더 효과가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트렌드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일어나 배터리와 소재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선거를 하다 보면 증폭된 메시지를 누군가는 내는데 거기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미국과 대화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나 장기적으로 같이 협력해야 할 문제들을 잘 끌고 가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수출도 해야 하고 경제협력을 많이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중국은 중요한 고객이고, 중요한 판매처이자 협력처다.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결과에 대해선 원래도 여소야대였기 때문에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저성장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과거에서 해왔던 기조대로 계속하면 대한민국은 괜찮은 겁니까?’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져봐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어 여태까지 했던 방법론으로는 커다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방법론을 조금 더 시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SK그룹은 현재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그룹 내 사업을 점검하고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에서는 어린이날 연휴를 전후로 여러 행사가 준비 중으로 5월 한 달간 예정된 축제는 총 44개다.
2일 월드컵공원 유아숲체험원에서는 곤충·꽃 생태체험과 어린이 그림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나는 꽃’ 행사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한성백제박물관·서울시립미술관 등 시내 관람 시설 9곳에서는 3일 오후 어린이 가족극·북토크 등으로 구성된 ‘서울 문화의 밤- 어린이날 특별행사’가 개최된다. 어린이날 당일인 5일 서울 시내 박물관·미술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 행사도 열린다.
노들섬에서는 주말인 4∼5일 국내 유일 서커스 전문 축제(서울서커스페스티벌)를 만나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서울광장에 마련된 ‘책읽는 서울광장’은 거대한 동화마을로 꾸며져 서울시 캐릭터인 ‘해치의 마법마을’ 팝업 스토어가 생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오는 4~6일 ‘서울어린이대공원 GO! 페스티벌’을 열어 육군 56사단 군악대·리틀엔젤스공연부터 어린이 치어리딩, 태권도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서울숲에서는 오는 18일까지 ‘봄봄 서울숲 축제’를 개최한다.
어린이날 관련 행사와 세부 내용은 서울시·서울의 공원 홈페이지 또는 서울문화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전 예약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3월(12건)과 4월(14건) 이어 이달까지 축제가 잇따르면서 축제 참여 인파가 약 965만명에 달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한다. 이에 따라 봄철 지역축제 특별대책기간을 설정하고 서울교통공사 등 4개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도시철도 혼잡·안전 관리에도 나섰다.
지하철 1∼9호선을 관리·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대규모 축제에 맞춰 혼잡·안전관리 대상 지하철역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1일 서울 전역에서 시작된 ‘서울페스타 2024’와 5일부터 잠수교와 반포 한강공원 일대에서 준비되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뚝섬한강공원에서 16일 개막되는 마련되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등이 주요 대상 행사다.
혼잡 노선에는 지하철 전동차를 추가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역사에는 계단과 출입구 등에 대한 공간을 확장하고 승강장·대합실과 같은 대기공간과 이동·환승통로에 대한 구조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잠실역은 개찰구(개집표기)를 늘렸고 사당역은 환승계단 높낮이를 바꿨다. 천호역도 환승계단을 개선했다.
또 승객의 동선을 분리해 밀집되지 않도록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안전관리 요원을 늘릴 방침이다.
창피한 기억이 있다. 내가 열 살 언저리였던 때, 어느 공터에 있는 트럭에서 ‘어름’을 팔고 있었다. 지나가던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트럭 쪽으로 돌아가 주인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어름은 틀렸어요. 얼음이라고 써야 맞아요. 아저씨는 웃으면서 자기가 몰랐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덕분에 나는 조금 간질간질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집에 도착했다. ‘어름’이 예전에는 맞는 표기였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조금 겸허함을 배웠다. 어린이를 대하는 방법도 약간은 배운 듯하다.
이때 배운 겸허함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SF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되었다. SF의 특징은 낯선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는 단어가 낯선 방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독자는 어렸을 때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나처럼 ‘내가 아는데, 이거 틀렸어. 내가 맞아’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다. 낯섦은 소설의 배경이 비현실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존 스칼지의 소설 <무너지는 제국>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플로우 붕괴만 아니었다면, 반란도 성공했을 것이다.
독자는 ‘플로우 붕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맥락상 ‘플로우’는 붕괴할 수도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형체가 고정된 물체여야 한다. 그런데 영어 ‘flow’는 흐름을 뜻하는 일반명사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흐름은 형체가 없다. <무너지는 제국>에서 지시하는 대상은 독자가 알지 못하는 무엇임이 분명하다. 이와 유사하게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와일드 시드>의 첫 문장은 이렇다. 도로는 자신의 종자 마을 한 곳을 수습하러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자신의, 종자, 마을이라는 단어는 모두 친숙하지만 우리는 이런 식으로 단어를 조합하지 않는다. SF 독서는 모르는 단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당신도 해리 포터를 쓸 수 있다>라는 SF 및 판타지 작법서에서(원제는 훨씬 무난하고 심심하다) 올슨 스콧 카드는 숙련된 SF 독자가 어떻게 소설을 읽는지 설명한다. ‘플로우’나 ‘종자 마을’을 만나도 숙련자는 당황하지 않는다. 그게 무엇인지 작가가 뒤에서 알려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독자가 뜻을 알고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낯선 단어를 통해 소설 속 세계에 독자가 조금씩 진입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SF 장르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된 퍼즐이고 게임이다.
의사라는 직업과 ‘더티 워크’
진보의 얼굴
장애인, 경비원, 외국인, 노인
반면 SF에 익숙하지 않은 비숙련자는 모르는 말이 나오면 당황한다.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비숙련자는 독자가 알거나 적어도 알 수 있는 단어로 소설이 서술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종종 SF를 ‘어렵다’ ‘작가가 글을 이상하게 쓴다’고 느낀다. 자신이 모르는 법칙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대하는 방법을 습득하려면 더 많은 SF를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겸허함은 SF로 다듬어졌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낯선 표현이라도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 내가 모르는 맥락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 생소한 사고방식이라도 어림잡아 이해해보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의 모습을 추론하는 것. 그리하여 타인의 세상을 (설령 그것이 허구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내가 SF에서 배운 방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 거냐 하는 것은 업계에 남아 있는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이)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있다. 이런 롤러코스터 현상은 앞으로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국에서 경쟁적으로 반도체 설비투자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추세를 두고선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설비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회장은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것은 시스템이 안돼 있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배터리 업황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 변화 등이 퇴조하고, 경제적으로 더 효과가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트렌드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일어나 배터리와 소재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선거를 하다 보면 증폭된 메시지를 누군가는 내는데 거기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미국과 대화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나 장기적으로 같이 협력해야 할 문제들을 잘 끌고 가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수출도 해야 하고 경제협력을 많이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중국은 중요한 고객이고, 중요한 판매처이자 협력처다.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결과에 대해선 원래도 여소야대였기 때문에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저성장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과거에서 해왔던 기조대로 계속하면 대한민국은 괜찮은 겁니까?’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져봐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어 여태까지 했던 방법론으로는 커다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방법론을 조금 더 시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SK그룹은 현재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그룹 내 사업을 점검하고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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