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총선 5%p 차 얘기? 정신 못 차려”···한동훈 도서관서 지지자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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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05-14 12:42본문
유승민 전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론이 고정 지지층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의 요청으로 5년 만에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한 전 위원장은 독서하는 모습이 지지자들에게 화제가 됐다. 4·10 총선 후 친윤석열계 중심의 당 운영에 실망한 보수층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한 카페에서 팬클럽 ‘유심초’ 회원들과 5년 만에 미니 토크콘서트 형식의 모임을 했다. 유 전 의원은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지자들과 토크콘서트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지지자들이 그동안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하자고 그랬는데 좀 조심스러워서 안 하다가 몇 년 만에 했다며 지지자들은 주로 출마하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출마한다고 진짜 당이 변화하겠느냐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지지자들에게는) ‘결심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이유는 총선 패배 이후에도 당이 변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당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지 않나라며 당원 100%라는 것도 진짜 말이 안 되고, 역선택 방지도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표까지 얻어올 생각을 해야지 무슨 역선택 방지를 해서 우리끼리 울타리를 치면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지역구 총득표율로는 민주당과 5%포인트(P)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가 조금만 잘하면 이긴다거나 보수 결집을 더 하면 이긴다는 말들이 진짜 위험한, 정신 못 차리는 이야기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총선 참패 이유에 대해 (보수의) 아성이 옛날만 못한 거 아니냐 그래서 우리가 5%(P)의 선을 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을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모습이 지지자들에게 포착됐다.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편한 차림으로 김보영의 SF소설 ‘종의 기원담’, ‘역병의 바다’ 등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믹 커넥션’을 비롯해 책 ‘비트코인 슈퍼 사이클’ 등도 쌓아뒀다.
한 전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늦추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의 출마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온라인 팬카페에서도 당원 가입을 인증하며 향후 전당대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총선 참패 전후 친윤 중심 당 운영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답답하다며 조목조목 비판하는 등 반윤 행보를 이어왔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후 윤 대통령의 오찬을 거절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는 여론조사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8~9일 이틀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후보별 적합도는 유 전 의원이 28%, 한 전 위원장이 26%를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이 9%, 안철수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7% 순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적합도가 48%, 원 전 장관 13%, 나 당선인 11%, 유 전 의원 9%, 안 의원 6%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무작위 추출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쓰레기 더미만 보이던 주택가빌라 담장에 모란꽃이, 건물 사이에 흰 백일홍이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활짝누군가 공 들여 돌본 흔적아직 인류애가 있구나 느끼게 해나도 현관에 화분을 내놓아볼까
오늘은 어디로 가지?
매일 똑같은 동네에서 똑같은 고민을 한다. 어디로 갈지는 내 맘이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나를 힐끔 본다. ‘저 처자는 벌건 대낮에 일도 안 하나’ 하는 눈빛이다. ‘나는 프리랜서라고요!’ 속으로 항변해 봤자 소용없다. 한낮에 ‘추리닝’을 입고 어디 뭐 재밌는 거 없나 휘적휘적 돌아다니는 모습이 누가 봐도 100% 동네 백수다.
오르막길을 올라 동네 뒷산 입구 쪽으로 가본다. 이곳에는 5층짜리 나지막한 빌라들이 여러 동 있다. 빨간 벽돌을 쓴 것을 보니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것 같다. 담장에 걸린 알록달록한 빨래, 개똥을 버리지 말라는 분노의 경고문을 눈으로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응?
뭔가 대단한 붉은 것이 시야에 살짝 스쳤다. 지나가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획 돌렸다. 이럴 수가. 모란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모란이다.
홀린 듯이 가까이 가보았다. 빌라와 빌라 사이의 작은 공간, 한 평도 안 될 공간에 모란이, 아니 모란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나, 둘, 셋…. 만개한 모란이 족히 40송이도 넘는다. 모란은 운현궁에서 본 것보다 크다. 158㎝인 내 키를 훌쩍 뛰어넘는다. 보통 모란은 기껏해야 80㎝ 정도의 나지막한 것만 봤는데 이건 내가 모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란이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압도적이다. 자주색에 가까운 붉은색의 모란 꽃잎은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운 윤기가 흐른다. 가운데 펼쳐진 노란 수술은 마치 왕족이나 달았을 법한 화려한 브로치 같다. 그리고 누가 모란이 향기 없는 꽃이라고 했나? 바람이 불 때마다 진하고 시원한 향기가 코에 가득 들어온다. 나는 벌써 10분 동안 이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모란을 이 동네 사람만 봐도 되나? 관광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옆을 보니 말려 있는 긴 호스가 보인다. 물이 가득 담긴 대야도 보이는데 아마 빗물일 것이다. (정원사들의 말에 따르면 식물에 제일 좋은 물은 빗물이라고.) 모란나무 아랫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가 제법 굵고 단단하다. 멋지게 가지치기가 되어 있고, 지지대로 단단히 묶어 수형을 잘 살렸다. 운현궁 모란나무 못지않게 사랑과 관리를 받는 녀석인 것 같다. 모란은 정말 잠시 핀다고 한다. 일주일도 채 꽃을 못 본다고 하는데 그 잠깐을 위해 누군가는 1년간 공을 들였다. 자기만 보려고 울타리를 치지도 않았다.
이번엔 언덕 아래로 내려가 본다. 한참을 내려가 지하철역으로 가는 골목에 또 모란이 보인다. 아까 본 압도적인 모란과 달리 쓰레기가 잔뜩 쌓인 골목길 철창 너머 낡은 플라스틱 통에 피어 있다. 주변 환경은 아름답지 않지만, 모란의 자태를 보면 황송하다. 그냥 봐도 되는 걸까? 무릎이라도 꿇고 봐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하는 것은 아닌가?
동네를 관찰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어디에 무슨 화단이 있는지 빠삭해졌다. 새절역 근처의 한 교회 앞에는 아치로 만든 장미화단이 있다. 여름엔 풍선꽈리도 열린다. 그 근처 어느 왕의 이름을 딴 부동산 앞에는 벼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 새로 도색을 한 나홀로 아파트와 붉은 벽돌의 빌라 사이에는 하얀 백일홍이 피는 한 평짜리 정원이 있다. 이 모든 곳은 관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땅 한 뙈기를 내버려 두지 못해 가꾸는 것이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민간정원? 셀프화단? 주민 자율화단? 갑자기 ‘이타적 화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사는 새절역과 응암역 사이는 빌라로 빼곡히 차 있다. 예전에는 주택이 많았던 곳인데 점차 다세대와 빌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빌, ○○맨션, ○○하우스, ○○빌리지, ○○빌라, ○○주택, ○○파크맨션…. 빌라촌은 삭막하다. 빌라 입구에 심어진 나무는 십중팔구 말라 죽어 있고, 그게 아니면 모가지가 싹둑 가지치기 되어 있기 일쑤다. 간신히 살아남아 있는 나무 밑에 담배꽁초가 수북한 걸 보면 인류애가 사라진다. 좁은 골목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고 집 앞마다 먹다 남긴 배달 용기며 부서진 가구 같은 쓰레기가 대충 버려져 있다.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S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빌라 앞은 다르다. 이 동네에서 가장 대단한 화단이 그곳에 있다. 식물 한 가지만 빼곡하게 심는다든지 일렬로 팬지나 꽃양배추 같은 것을 배치하는 흔한 관공서표 화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2m가 넘는 새하얀 산수국 나무와 싱싱한 동백나무, 그보다는 작지만 제법 큰 철쭉나무와 단풍나무가 가운데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가운데 화단은 완벽한 색상의 균형을 이룬다. 중간 부분은 장미와 수국과 철쭉이, 아랫부분엔 샐비어, 매발톱꽃 등 작은 꽃들이 자리한다. 화단의 빈 곳은 족두리꽃과 접시꽃, 남천이 메꾸고 있다. 화단에 심어진 꽃 종류만 해도 족히 30가지가 넘는다. 봄에서 가을까지 번갈아 가며 꽃을 피운다. 시들시들한 꽃은 하나도 없다. 다들 완벽히 케어받은 상태다. 매일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상태는 절대 될 수 없다.
궁금해서 인터넷 지도로 거리뷰를 찾아보았다. 2010년 중반까지도 이곳은 주택이었다. 그러다 2013년 후반 빌라 분양이 시작되었다. 이때는 건설사에서 대충 만들어놓은 허접한 철쭉 화단이 있었다. 그것도 반쯤 말라 죽어 있다. 그러다 2017년의 거리뷰를 보니 내가 아는 그 화단이 시작되고 있다. 3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대체 누가 허접한 화단을 보다 못해 팔을 걷어붙인 걸까? 2017년 거리뷰에서 보이는 철쭉, 접시꽃, 장미, 산수국은 지금은 두 배 이상 커졌다.
S빌 화단이 있어 이 길을 지날 용기가 난다. 누군가가 뱉은 가래침과 반쯤 남은 채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 찢어진 과자봉지와 그걸 먹겠다고 달려드는 새까만 비둘기들을 볼 때 나는 이 화단을 생각한다. 조금만 더 가면 S빌 화단 나오니까 참고 가자. 그리고 S빌 화단에 도착하면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마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시달리다 휴게소에 들른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군가가 온 정성을 다해 만들어놓은 최고의 아름다움을 공짜로 눈에 담고, 마음에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내 바로 옆으로 스쳐 가도 오늘은 화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의 비좁은 틈에 꽃을 기른다. 먹을 수도 없고 돈이 되지도 않는 꽃을 정성스레 기른다. 혼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게 공유하기까지 한다. 나는 그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그 계절의 꽃을 볼 수 있다. 누군가가 마음을 쏟은 화단을 보면 ‘아, 세상에 아직 이렇게 이타적인 사람들이 있다니’ 하며 이 사회에 대한 믿음마저 샘솟는다. (오버라고? 진짜다.)
한때 지자체들이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골목 중간중간 화분을 놔두곤 했다. 화분이 있으면 사람들이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 기대했다. 퍽이나. 사람들은 화분에 담배꽁초를 눌러 끄고, 먹다 남은 커피를 버렸다. 곧 화분까지 쓰레기통이 되어버렸다. 화분만 덜렁 놔두고 관리를 하지 않으니 유지될 리가 없다. 그런데 아주 적은 확률로 성공한 곳도 있다. 그 앞에 사는 사람이 직접 돌본 곳이다. 꽃이 죽으면 새로 심고, 꽁초를 버리면 하나하나 치우면서 자신만의 화단으로 만들었다. 이런 화단은 쓰레기가 범접하지 못할 아우라를 내뿜는다. 쓰레기를 들고 갔다가도 화단의 기세에 밀려 ‘죄송합니다’ 하고 물러날지도 모른다.
(4)꽃피는 봄이 오면…나는 꽃구경하는 ‘사람’을 본다
(3)‘처음 간 식당’에서 범상치 않은 메뉴를 맛보다
(2)골목의 경고문에서 목소리를 훔쳐 듣다
한참 동안 동네의 이타적 화단을 돌아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는데 건물 앞에 활짝 핀 노란 꽃 화분이 있다. 아래엔 메모도 붙어 있다. 꽃이 피었어요. 같이 보고 싶어 잠시 여기에 둡니다. 천사가 다녀갔나? ‘같이 보고 싶어서’라는 말이 머리를 때린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집 안으로 들어와 베란다에 놓인 수국 화분을 본다. 종로꽃시장에서 사 온 지 한 달째 파란색 수국이 피어 있다. 내일은 나도 현관에 화분을 내려놓아 볼까?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한 카페에서 팬클럽 ‘유심초’ 회원들과 5년 만에 미니 토크콘서트 형식의 모임을 했다. 유 전 의원은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지자들과 토크콘서트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지지자들이 그동안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하자고 그랬는데 좀 조심스러워서 안 하다가 몇 년 만에 했다며 지지자들은 주로 출마하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출마한다고 진짜 당이 변화하겠느냐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지지자들에게는) ‘결심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이유는 총선 패배 이후에도 당이 변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당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지 않나라며 당원 100%라는 것도 진짜 말이 안 되고, 역선택 방지도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표까지 얻어올 생각을 해야지 무슨 역선택 방지를 해서 우리끼리 울타리를 치면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지역구 총득표율로는 민주당과 5%포인트(P)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가 조금만 잘하면 이긴다거나 보수 결집을 더 하면 이긴다는 말들이 진짜 위험한, 정신 못 차리는 이야기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총선 참패 이유에 대해 (보수의) 아성이 옛날만 못한 거 아니냐 그래서 우리가 5%(P)의 선을 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을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모습이 지지자들에게 포착됐다.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낀 채 편한 차림으로 김보영의 SF소설 ‘종의 기원담’, ‘역병의 바다’ 등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코스믹 커넥션’을 비롯해 책 ‘비트코인 슈퍼 사이클’ 등도 쌓아뒀다.
한 전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늦추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의 출마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온라인 팬카페에서도 당원 가입을 인증하며 향후 전당대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총선 참패 전후 친윤 중심 당 운영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답답하다며 조목조목 비판하는 등 반윤 행보를 이어왔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후 윤 대통령의 오찬을 거절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는 여론조사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8~9일 이틀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후보별 적합도는 유 전 의원이 28%, 한 전 위원장이 26%를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이 9%, 안철수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7% 순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적합도가 48%, 원 전 장관 13%, 나 당선인 11%, 유 전 의원 9%, 안 의원 6%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무작위 추출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쓰레기 더미만 보이던 주택가빌라 담장에 모란꽃이, 건물 사이에 흰 백일홍이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활짝누군가 공 들여 돌본 흔적아직 인류애가 있구나 느끼게 해나도 현관에 화분을 내놓아볼까
오늘은 어디로 가지?
매일 똑같은 동네에서 똑같은 고민을 한다. 어디로 갈지는 내 맘이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나를 힐끔 본다. ‘저 처자는 벌건 대낮에 일도 안 하나’ 하는 눈빛이다. ‘나는 프리랜서라고요!’ 속으로 항변해 봤자 소용없다. 한낮에 ‘추리닝’을 입고 어디 뭐 재밌는 거 없나 휘적휘적 돌아다니는 모습이 누가 봐도 100% 동네 백수다.
오르막길을 올라 동네 뒷산 입구 쪽으로 가본다. 이곳에는 5층짜리 나지막한 빌라들이 여러 동 있다. 빨간 벽돌을 쓴 것을 보니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것 같다. 담장에 걸린 알록달록한 빨래, 개똥을 버리지 말라는 분노의 경고문을 눈으로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응?
뭔가 대단한 붉은 것이 시야에 살짝 스쳤다. 지나가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획 돌렸다. 이럴 수가. 모란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모란이다.
홀린 듯이 가까이 가보았다. 빌라와 빌라 사이의 작은 공간, 한 평도 안 될 공간에 모란이, 아니 모란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나, 둘, 셋…. 만개한 모란이 족히 40송이도 넘는다. 모란은 운현궁에서 본 것보다 크다. 158㎝인 내 키를 훌쩍 뛰어넘는다. 보통 모란은 기껏해야 80㎝ 정도의 나지막한 것만 봤는데 이건 내가 모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란이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압도적이다. 자주색에 가까운 붉은색의 모란 꽃잎은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운 윤기가 흐른다. 가운데 펼쳐진 노란 수술은 마치 왕족이나 달았을 법한 화려한 브로치 같다. 그리고 누가 모란이 향기 없는 꽃이라고 했나? 바람이 불 때마다 진하고 시원한 향기가 코에 가득 들어온다. 나는 벌써 10분 동안 이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모란을 이 동네 사람만 봐도 되나? 관광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옆을 보니 말려 있는 긴 호스가 보인다. 물이 가득 담긴 대야도 보이는데 아마 빗물일 것이다. (정원사들의 말에 따르면 식물에 제일 좋은 물은 빗물이라고.) 모란나무 아랫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가 제법 굵고 단단하다. 멋지게 가지치기가 되어 있고, 지지대로 단단히 묶어 수형을 잘 살렸다. 운현궁 모란나무 못지않게 사랑과 관리를 받는 녀석인 것 같다. 모란은 정말 잠시 핀다고 한다. 일주일도 채 꽃을 못 본다고 하는데 그 잠깐을 위해 누군가는 1년간 공을 들였다. 자기만 보려고 울타리를 치지도 않았다.
이번엔 언덕 아래로 내려가 본다. 한참을 내려가 지하철역으로 가는 골목에 또 모란이 보인다. 아까 본 압도적인 모란과 달리 쓰레기가 잔뜩 쌓인 골목길 철창 너머 낡은 플라스틱 통에 피어 있다. 주변 환경은 아름답지 않지만, 모란의 자태를 보면 황송하다. 그냥 봐도 되는 걸까? 무릎이라도 꿇고 봐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하는 것은 아닌가?
동네를 관찰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어디에 무슨 화단이 있는지 빠삭해졌다. 새절역 근처의 한 교회 앞에는 아치로 만든 장미화단이 있다. 여름엔 풍선꽈리도 열린다. 그 근처 어느 왕의 이름을 딴 부동산 앞에는 벼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 새로 도색을 한 나홀로 아파트와 붉은 벽돌의 빌라 사이에는 하얀 백일홍이 피는 한 평짜리 정원이 있다. 이 모든 곳은 관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땅 한 뙈기를 내버려 두지 못해 가꾸는 것이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민간정원? 셀프화단? 주민 자율화단? 갑자기 ‘이타적 화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사는 새절역과 응암역 사이는 빌라로 빼곡히 차 있다. 예전에는 주택이 많았던 곳인데 점차 다세대와 빌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빌, ○○맨션, ○○하우스, ○○빌리지, ○○빌라, ○○주택, ○○파크맨션…. 빌라촌은 삭막하다. 빌라 입구에 심어진 나무는 십중팔구 말라 죽어 있고, 그게 아니면 모가지가 싹둑 가지치기 되어 있기 일쑤다. 간신히 살아남아 있는 나무 밑에 담배꽁초가 수북한 걸 보면 인류애가 사라진다. 좁은 골목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고 집 앞마다 먹다 남긴 배달 용기며 부서진 가구 같은 쓰레기가 대충 버려져 있다.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S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빌라 앞은 다르다. 이 동네에서 가장 대단한 화단이 그곳에 있다. 식물 한 가지만 빼곡하게 심는다든지 일렬로 팬지나 꽃양배추 같은 것을 배치하는 흔한 관공서표 화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2m가 넘는 새하얀 산수국 나무와 싱싱한 동백나무, 그보다는 작지만 제법 큰 철쭉나무와 단풍나무가 가운데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가운데 화단은 완벽한 색상의 균형을 이룬다. 중간 부분은 장미와 수국과 철쭉이, 아랫부분엔 샐비어, 매발톱꽃 등 작은 꽃들이 자리한다. 화단의 빈 곳은 족두리꽃과 접시꽃, 남천이 메꾸고 있다. 화단에 심어진 꽃 종류만 해도 족히 30가지가 넘는다. 봄에서 가을까지 번갈아 가며 꽃을 피운다. 시들시들한 꽃은 하나도 없다. 다들 완벽히 케어받은 상태다. 매일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상태는 절대 될 수 없다.
궁금해서 인터넷 지도로 거리뷰를 찾아보았다. 2010년 중반까지도 이곳은 주택이었다. 그러다 2013년 후반 빌라 분양이 시작되었다. 이때는 건설사에서 대충 만들어놓은 허접한 철쭉 화단이 있었다. 그것도 반쯤 말라 죽어 있다. 그러다 2017년의 거리뷰를 보니 내가 아는 그 화단이 시작되고 있다. 3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대체 누가 허접한 화단을 보다 못해 팔을 걷어붙인 걸까? 2017년 거리뷰에서 보이는 철쭉, 접시꽃, 장미, 산수국은 지금은 두 배 이상 커졌다.
S빌 화단이 있어 이 길을 지날 용기가 난다. 누군가가 뱉은 가래침과 반쯤 남은 채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 찢어진 과자봉지와 그걸 먹겠다고 달려드는 새까만 비둘기들을 볼 때 나는 이 화단을 생각한다. 조금만 더 가면 S빌 화단 나오니까 참고 가자. 그리고 S빌 화단에 도착하면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마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시달리다 휴게소에 들른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군가가 온 정성을 다해 만들어놓은 최고의 아름다움을 공짜로 눈에 담고, 마음에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내 바로 옆으로 스쳐 가도 오늘은 화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의 비좁은 틈에 꽃을 기른다. 먹을 수도 없고 돈이 되지도 않는 꽃을 정성스레 기른다. 혼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게 공유하기까지 한다. 나는 그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그 계절의 꽃을 볼 수 있다. 누군가가 마음을 쏟은 화단을 보면 ‘아, 세상에 아직 이렇게 이타적인 사람들이 있다니’ 하며 이 사회에 대한 믿음마저 샘솟는다. (오버라고? 진짜다.)
한때 지자체들이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골목 중간중간 화분을 놔두곤 했다. 화분이 있으면 사람들이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 기대했다. 퍽이나. 사람들은 화분에 담배꽁초를 눌러 끄고, 먹다 남은 커피를 버렸다. 곧 화분까지 쓰레기통이 되어버렸다. 화분만 덜렁 놔두고 관리를 하지 않으니 유지될 리가 없다. 그런데 아주 적은 확률로 성공한 곳도 있다. 그 앞에 사는 사람이 직접 돌본 곳이다. 꽃이 죽으면 새로 심고, 꽁초를 버리면 하나하나 치우면서 자신만의 화단으로 만들었다. 이런 화단은 쓰레기가 범접하지 못할 아우라를 내뿜는다. 쓰레기를 들고 갔다가도 화단의 기세에 밀려 ‘죄송합니다’ 하고 물러날지도 모른다.
(4)꽃피는 봄이 오면…나는 꽃구경하는 ‘사람’을 본다
(3)‘처음 간 식당’에서 범상치 않은 메뉴를 맛보다
(2)골목의 경고문에서 목소리를 훔쳐 듣다
한참 동안 동네의 이타적 화단을 돌아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는데 건물 앞에 활짝 핀 노란 꽃 화분이 있다. 아래엔 메모도 붙어 있다. 꽃이 피었어요. 같이 보고 싶어 잠시 여기에 둡니다. 천사가 다녀갔나? ‘같이 보고 싶어서’라는 말이 머리를 때린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집 안으로 들어와 베란다에 놓인 수국 화분을 본다. 종로꽃시장에서 사 온 지 한 달째 파란색 수국이 피어 있다. 내일은 나도 현관에 화분을 내려놓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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