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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2024 경향포럼][대담 전문]힐러리 클린턴 “분열로 퇴보하는 세상, 함께 더 나아지는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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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07-01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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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경향포럼>에서 ‘모든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소수자를 배제하고 인권을 침해하려는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뜻이다. 특히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며 편 가르기에 나서는 일부 정치인의 행태를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세상을 바꾸는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제현주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와 대담하며 민주주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법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를 구분하고 타인을 희생시키는 대신 함께 더 나아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다양성을 토대로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사전녹화한 대담은 제 대표가 질문하고 클린턴 전 장관이 답하는 형태로 30여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현주 = 사회 전반에 양극화와 갈등이 확산한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다수 국가는 제도상으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일상에선 반민주적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일상에서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클린턴 = 다양한 사회·경제·정치적 요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이나 미국에선 시민에게 어떤 결과물을 보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민주주의가 큰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 지도자와 정부 관계자는 민주주의가 시민을 위한 제도라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권력과 부를 가진 이들을 위한 게 아니라, 계층과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사회의 모든 시민을 위한 제도라는 것을 말이다. 또 기술의 시대에서 소셜 미디어는 다양한 기회를 가져다줬지만, 동시에 분열과 소외를 불러왔다. 사람들은 현실 세계보다 화면, 핸드폰, 노트북에 더 오래 머물기 시작했다. 점점 서로 분리된다. 의견이 같은 사람의 말만 듣곤 한다. 현실 세계로 나가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의 부상은 신뢰와 진실에 대한 믿음도 약화했다. 그런데 민주주의에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 시민들 간에, 또 시민들과 리더들 간에 신뢰가 필수다. 그리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사실을 토대로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약화됐다.
제현주 = 최근 사회 갈등은 포용 자체에 반발하는 양상으로 펼쳐진다. 페미니즘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여성혐오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었다면, 최근엔 여성혐오에 맞서는 움직임 자체에 대한 혐오와 공격으로 나타난다. 인종, 장애, 성적 지향의 문제도 비슷하다. 미국에선 일부 주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워온 정치인으로서 이런 흐름은 어떻게 보나.
클린턴 = 혐오와 분열이 거세지는 양상이 매우 우려스럽다. 일부는 정치인이 촉발한 지점도 있다고 본다.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비난하고, 모욕해서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정치인 말이다. 이런 행태를 본 일부 시민은 이들처럼 행동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노골적으로 편견과 차별, 편향을 드러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일부 정치인이 사회 구성원을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여성혐오나 성소수자 차별도 문제지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두려움을 만들고 혐오를 조장하며 ‘우리 대 그들’ 구도를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법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더 나아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로를 구분하고 타인을 희생시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대신 말이다. 조금 더 넓은 마음을 갖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며 서로에게 배우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바라건대 이 주제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이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또 리더들이 더 이상 분열은 싫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한 데 모으자는 의지를 다지기를 희망한다.
제현주 = 전 세계가 자국중심주의에 몰입하고, 정치가 양극화하는 배경에는 SNS 알고리즘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나 가치, 이성은 도외시한 채 비논리적이고 자극적인 SNS에 매달리는 세태를 어떻게 평가하나. SNS가 공론의 장 역할을 하는 민주주의 발전의 도구로 거듭날 방법은 없을까.
클린턴 = 처음에 소셜 미디어는 훌륭한 연결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기술의 힘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사람들은 서로 공감하며 배울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이보다 더 큰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해지자. 소셜 미디어는 무기화됐다. 세계 곳곳에서 말이다. 정부가 (시민을) 감시할 때, (누군가) 특정 집단을 배척하려 할 때 소셜 미디어가 활용된다. 그러면서 부정적 성향, 두려움, 혐오에 보상이 따르는 알고리즘이 탄생헀다. 알고리즘이 전하는 부정적 정보를 꾸준히 소비하다 보면 시민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테크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소셜 미디어 사용자의 취약성을 이용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에 중독될수록 시민은 더 많은 부정적 정보, 음모론, 그리고 광고에 노출된다. 테크 기업은 사용자의 정보와 데이터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번다. 전 세계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일에는 큰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고 본다. 특히 우려되는 건 젊은 세대다. 이미 여러 연구 결과가 있듯 젊은 세대는 소셜 미디어에 취약하다. 불안감, 우울감 등 소셜 미디어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젊은 세대에게 점점 더 많이 나타난다. 이건 단순히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양극화, 분열, 혐오, 두려움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테크 기업은 젊은 세대의 이런 취약성을 이용해 소셜 미디어에 중독시킨다. 우리는 일종의 큰 실험을 거쳐온 것이라 본다. 민주주의가 그 대가를 치렀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큰 대가를 치른 것이다. 우리의 사고방식, 관계를 맺는 방식, 진실과 사실 및 거짓을 구별하는 능력 등을 통제하고 있는 테크 기업의 고삐를 죄는 일이 해법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젊은 세대를 비롯한 시민을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제현주 = 협업,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인 포용은 인간이 구현하는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이며 도구다. 그런데 최근엔 협업 보다는 대립, 포용보다는 배척으로 생존의 동력을 구하는 것 같다. 협업과 포용에 대한 필요성을 어떻게 다시 강조할 수 있을까.
클린턴 = 문명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협력을 배우고 공동의 목적을 달성했다. 불을 붙이거나 사냥을 하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일처럼 말이다. 그러나 현 시대에는 갈등에 집중한다. 걱정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다양성을 갖춘 집단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린다. 다양한 경험과 관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모여 논의하면 당연히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줄인다는 건 곧 배제를 뜻한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일하고 살아가며, 소통을 한정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없으며 그저 정체하게 된다. 현실 세계는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벽이 세우려고 한다. 자신과 다른 이가 같이 있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안식처를 찾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려면 (다양성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낸) 사례를 꾸준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 미국이 역사적으로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이민자의 나라라는 것이다. 거대한 다원주의 국가였기에 긍정적 에너지가 풍부하다. 시민들이 열심히 일해 경제 규모를 키우고 훌륭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엔 다양성을 원치 않는 세력에 의해 (이런 시도가) 공격당하고 있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매우 근시안적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많은 시민이 하나 되어 함께할 때 더 강해질 수 있다. 포용을 강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제현주 = 미국 대통령 중 백인 남성이 아닌 사례는 버락 오바마가 유일했다. 역대 국무장관은 본인을 포함해 여성이 세 명이었고 흑인도 있었다. 소수자가 조직을 이끌면 어떤 장점이 있나.
클린턴 = 젊은 세대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있다. 기회가 열려 있으니 열심히 목표하는 바에 헌신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말이다. 미국엔 실제로 훌륭한 젊은 리더들이 있다. 메릴랜드주의 주지사는 젊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웨스 무어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선출된 의원들을 보면 상당히 다양하다. 아마 이들 모두가 바라는 건 성과를 토대로 평가받는 일일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말처럼 인격으로 평가받는 일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갖고, 성별이나 인종에 따라 평가절하되거나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후보가 나올 것이고 이들은 자신의 경력과 아이디어, 성과로 평가받을 것이다. 앞으로도 미국의 강점을 반영한 리더들이 탄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제현주 = 그런 맥락에서 미국에선 언제쯤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나.
클린턴 = 글쎄. 2016년 대선 때로 예상했었는데 그렇게 되진 않았다(웃음). 가능하다면 생전에 꼭 보고 싶다. 혹은 돕고 싶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알다시피 대통령 선거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정당이 아니라 국민이 후보를 선택하기 때문에 (후보) 스스로 입지를 다져야 한다. 여성 후보들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경쟁의 장에 입장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자격을 증명하고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바라건대, 아니 확신컨대 다음 선거인 2028년엔 여성 후보가 있을 것이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여성이기도 하다.
제현주 =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이중잣대(double standard)’ 문제를 여러번 지적했다. ‘여성들은 똑똑하게 자립해야 하는 반면 아무도 언짢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잣대 말이다. 이런 잣대를 어떻게 극복해왔나. 여성들에게 조언해준다면.
클린턴 = 공인으로서 여성은 평가받고 비난받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든 말이다. 여성이 어떻게 여겨지는지는 일종의 방정식 같다. 예컨대 야심있는 남성은 긍정적으로 다뤄진다. ‘그 사람 야심 있고 일을 참 열심히 해. 앞으로 정말 잘 될거야’란 식이다. 야심있는 여성의 경우엔 다르다. 좀 걱정스럽단 인식과 함께 손사레가 뒤따른다. 이처럼 이중잣대가 존재한다. ‘그 사람 좀 그래.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너무 야심만만해. 너무 억세’ 같은 반응이 나오는데 여성이 어떻게 편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공적인 자리에 나설 수 있을까. 조용하고 세심하고 온순한 여성에겐 ‘너무 약해, 더 세게 나가야지’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관리직을 맡고, 권력을 가질 수 있겠냐는 식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완전히 묶인 상태가 된다. 대응책은 단순하다. 자기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그냥 원래 모습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 말투를 사용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입지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면 된다. 깊은 인상을 주려면 고정된 여성 이미지로 이미 형성된 틀에 자신을 맞추면 안 된다. 많은 여성이 이런 노력을 하다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무슨 행동을 하든 비난이 따르니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 말이다. 항상 젊은 여성 정치인들에게 조언하는 말이 있다. 원래 너의 모습대로 행동하고 준비해라. 어떤 이유로든 비난받을 것을 대비해라. 그리고 나가서 최선을 다해라. 그거면 충분하다.
제현주 = 자서전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보면 인권 챕터에 미완성 과업이라는 부제목을 붙였다. 여성, 성소수자, 이민자 등 소수자 인권에 대한 문제에 늘 목소리를 내왔는데 국무장관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설로 성소수자의 권리를 강조한 제네바 팔레 데 나시옹 연설을 꼽기도 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는 어떻게 연관 되어있나.
클린턴 = 인권은 민주주의의 절대적인 전제 조건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치를 따르고 인간을 존중한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 누가 됐든, 어디 출신이든, 누구를 사랑하든 말이다. 독재 정권보다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런 가치가 지켜질 확률이 훨씬 높다. 개인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데 민주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장애인이나 여성, 성소수자 등 소수자 집단에게 특히 그렇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늘 인권 유린을 예방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이를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그런데 세상이 퇴보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 여성이나 성 소수자 인권이 약화된다. 아프리카에선 동성애를 불법화해 사형 선고를 내린다. 미국에선 재생산 권리를 중심으로 여권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유산한 임산부를 처벌하는 잔인한 법은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 이런 세상에선 더 많은 사람들이 여성, 성소수자 인권 및 개인의 권리 보호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념·정치·종교·경제적으로 강력한 세력이 세상을 뒷걸음질치도록 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경계를 늦추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제현주 = 2008년 6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완주한 후 패배를 인정하면서 이번에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뜨리진 못했지만, 1800만개의 금이 갔다고 밝혔다. 여전히 여성들은 온갖 종류의 유리천장에 직면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 이후 이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줄곧 29개국 중 꼴찌였다. 당신에게 ‘유리천장’이란 어떤 의미인가. 한국 사회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클린턴 = 유리천장을 떠올려보면 위를 봤을 때 투명하니까 기회가 보이는 것 같다. 열심히 일하는 여성은 노력하면 유리 너머 보이는 기회를 잡고 커리어상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대다수는 더 높은 성취를 이뤄내도 유리천장 넘너로 가지 못한다. 짧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빅테크 기업 세일즈포스 얘기다.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는 기업이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곤 하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 들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다. 세일즈포스는 진보적이며 열려있고 다양성이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경험과 교육 수준이 동일한 남녀 직원이 입사 후 동일한 직책을 맡았는데도 3~4년쯤 후 남성 직원이 앞선 상태란 걸 발견했다. 마크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여성 직원은 어떤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무시받은 경험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하고자 했던 여성은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사람’으로 평가되는 반면, 같은 직책의 남성이 비슷하게 행동했을 땐 오히려 보상이 주어졌다.
마크는 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후 매니저에게 스스로 질문을 하도록 지시했다. ‘잠깐, 혹시 내가 결정을 내리는 데 암묵적 편견이 있는 건 아닐까? 어떻게 하면 더 투명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이 질문을 우리는 회사 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해야한다. 여성을 끌어내리고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숨겨진 방해물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 육아, 돌봄 등에서 여성에게 지워지는 책임은 대부분 불균형적으로 많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다수 젊은 남성이 여성을 열외로 제쳐두기를 원하기도 한다. 몇 없는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다보니 여성하고까지 경쟁을 하고 싶진 않은 것이다. 대학 입시, 일자리, 공직 출마 등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주제를 두고 사회에서 더 열심히 대화해야 한다. 젊은 남성 뿐 아니라 여성까지 모두 설득해야 한다. 여성을 경쟁에서 배제하고 열외로 밀어내지 않고, 어떤 일자리든 최적의 사람이 고용되기를 바라야 한다고 말이다.
기린홀딩스, 파나소닉, 라인 야후 등 RE100 캠페인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에너지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클라이밋그룹 등 일본의 RE100 선언 기업들은 지난 25일 일본 정부에 재생에너지 정책제안서를 제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제7차 에너지기본계획 논의를 시작했는데,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제안서를 보면 기업들은 일본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현재의 3배인 363GW(기가와트)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최대 18조1000억엔(약 157조479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비화석 인증서의 발급·추적 및 인증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직접거래 제도인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의 접근성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정책 제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기린 홀딩스, 라인 야후, 파나소닉, 소니, 후지 필름, 세콤 등 총 88개다. 제안에 앞서 지난 24일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린 홀딩스의 후지카와 히로시 수석 임원은 온실가스 순 배출 넷제로를 위해 전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일본의 관계사인 LY코퍼레이션(라인 야후)의 니시다 슈이치 수석총괄책임자도 (권고안이)재생에너지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RE100 가입 기업들이 일본에서 전력을 얻기 매우 어려운 상태로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발간된 ‘2023 RE100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국가 중 두 번째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이 어려운 나라다. 2022년 기준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2.6%에 불과하다. RE100 달성 여부가 시장에서 더 중요해지는 반면, 달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기업들이 정부에 목소리를 낸 것이다.
같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7.4%로 일본보다도 열악하다. 지난달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에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21.6%에 불과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글로벌 탄소 규제를 앞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클라이밋 그룹의 샘 키민스 이사는 지난달 서울 중구에서 열린 아시아 재생에너지 성장 포럼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에 RE100 합류를 요청하던 초기에는 ‘올바른 행동이긴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얘기가 돌아왔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 가격이 싸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RE100에 합류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진보적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시대에 세계적인 현상으로 고착된 불평등 심화가 상당 부분 부자들의 불로소득 증가에 따른 귀결이라는 주장이 더는 어색하지 않다. 타인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창조한 가치로부터 이자, 배당, 임대료, 자본이득 등의 명목으로 ‘추출’(뽑아냄)해 취하는 소득이 불로소득이다. 그 추출의 과정에서는 대개 공급이 제한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나 통제권이 활용되므로 불로소득은 또한 현대적 개념으로 확장된 ‘지대’에 해당한다.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적지 않은 곤궁이 그 지대의 과도함에 수반된 고비용 구조로부터 연유한다는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한국 물가수준 특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식료품 가격과 주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도 따지고 보면 핵심 원인은 지대에 있다. 유통마진이나 집값, 땅값이 독과점 도매상이나 건물주가 누리는 지대인 탓이다. 그들이 더 많은 지대를 누린다고 농산물 생산이 늘어날 리 없고 주거의 질이 나아질 리 없다. 그들이 더 누릴수록 생산자는 원가가 오르고 노동자는 임금이 묶이고 소비자는 생계비 부담이 커질 따름이다.
지대에 눌린 한국 도시가구의 생활물가 구조에서 전통적으로 생계비 부담을 덜어준 요소는 상대적으로 낮게 매겨진 공공요금과 저렴한 서비스 물가였다. 저렴한 서비스 물가는 서비스업의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이어진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작년 9월 발표한 2021년 국제비교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업 중에서도 유통·운수·음식숙박업은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이 OECD 대비 65%에 불과해 비교대상 36개국 가운데 31위였다. 장시간 노동 탓에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더 낮다. 우리 사회가 사람의 품이 드는 서비스에 대해 가치를 인색하게 평가하는 까닭에 낮게 계산되는 것이다.
서비스 노동에 대한 저평가와 지대 부담은 또한 한국 자영업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작년 연말 공개된 2022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는 경영 애로 요인(복수응답)으로 임차료가 14%가 나왔고 이자를 포함한 부채상환은 10%가 나왔다. 과당경쟁, 상권 쇠퇴, 원재료비와 같은 시장 요인 다음으로 줄곧 지대 부담이 꼽혀온 셈이다. 한편 최저임금은 2022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경영 애로 요인으로 답하지 않았다. 2019년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82%였다.
다시 최저임금의 계절이다. 한국통계학회가 제시한 작년 비혼 단신 노동자 월 실태생계비 246만원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6%만 적용해도 2024년 생계비는 252만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저임금은 206만원밖에 안 된다. 그렇게 사회적 생존권을 공식적으로 부정당한 노동자들은 비유컨대 음식이 내려오는 영화 <플랫폼> 속 수직 감옥의 맨 아래층에 위치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자본 축적 과정에서 유리된 ‘과잉인구’가 되어 임차료, 가맹수수료, 이자와 온갖 금융비용, 온라인플랫폼 수수료 등 지대의 추출 대상으로 내몰리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수직 감옥 속 위치는 어쩌면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바로 위층일 듯하다.
금투세·종부세·상속세의 세 박자
애덤 스미스가 한국에 온다면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언제부턴가 한국사회는 최저임금 문제를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다루어왔다. 지대를 탐하는 이들과 대자본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볼모로 삼아 최저임금의 제도 취지를 무력화하고 인상 폭을 최소화하느라 혈안이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자영업자한테서 불로소득을 조금이라도 더 뽑아낼 수 있고 하청 중소기업을 조금이라도 더 쥐어짤 수 있어서일까. 그러나 지대 혁파 없이 과연 한국의 서비스업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그러고도 영세자영업자들이 제 노력의 정당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함께 수탈당하는 아래층 노동자들과의 연대 없이 불로소득을 제한하는 근본적인 사회 개혁에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현실의 수직 감옥은 영락없이 지금 우리가 사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인데 말이다.
일찍이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지대 향유 계급이 사회적으로 기생충 같은 존재여서 산업의 번영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그들을 경제적으로 ‘안락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세기가 낳은 위대한 경제학자의 그러한 인식은 오늘도 여전히 진실의 단면을 포착한다. 정부가 불평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가운데 부자들의 속임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는 그 순간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앤드루 세이어 책의 경고만큼 말이다. 2025년 최저임금 투쟁이 불로소득 자본주의에 맞서는 사회 대개혁의 시작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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