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포토뉴스] 역사 반성 빠진 한·일 정상회담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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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4-05-27 00:44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열린 26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활동가들이 대통령실 인근에서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교육, 억제만으론 못 줄여방과후 학교 수준별 강좌 등공교육이 사교육 흡수해야
학교 학원화·시장화 반론도
적어도 학교 방과후 수업에선 선행학습을 하게 해야 합니다.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국가교육위원회 대입개편특위 위원)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사교육정책연구센터 정책 포럼에 참석해 선행학습이 학원에선 가능하고 학교에선 불가능한 현행법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의 현황과 효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강 대표는 교육제도나 입시제도 개선으론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사교육을 억제하는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일정 정도 흡수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방학 때라도 선행학습을 공교육에서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4년 만들어진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현재 학교에선 선행학습을 할 수 없다. 반면 학원은 선행학습 광고만 금지돼 있고 선행학습은 가능하다. 현재 방과후 학교는 주로 체육, 미술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강 대표는 방과후 학교에서 수준별 강좌를 진행하고 각 학교의 유명 교사를 초빙하는 방식까지 제안했다. 그는 2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난이도를 상·중·하로 나눠 지역의 경쟁력 있는 교사를 방과후 학교로 모시고, 학교에 따라 과목별 방과후 학교를 특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학교가 ‘사설 학원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상위권 대학 진학이나 다수가 선호하는 직업을 갖고 싶은 욕망은 제어하기 어렵다며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게 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원식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우선 기존에도 EBS 강화 등의 정책을 통해 사교육 수요 흡수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대표는 학교별 기출문제 공개와 중간·기말고사 시험 해설 제공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학생들이 ‘시험 정보’를 찾아 학원을 가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시험에 담긴 지문의 저작권이 문제라면 학생들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라도 공개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시험 문제 풀이나 해설지를 제공하지 않는 관행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발제자로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기존 실증연구 결과 ‘사교육의 성적 향상 효과는 크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교육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사교육 의존도가 줄지 않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교육은 사실 상위권 대학의 프리미엄, 노동시장 문제 등과 맞물려 있는데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교육 수요 억제책만으론 사교육을 줄이기 어렵다고 했다.
또, 그녀가 죽었다. 20대 남성 최모씨는 지난 5월6일,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했다. 그렇게 한 명의 여성이 남성에게 또 죽은 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U+모바일tv엔 LG U+의 스튜디오 X+U와 MBC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가 공개되었다. 이은해, 엄인숙 등 여성들이 저지른 유명 강력범죄 사건 다섯 가지를 소개하는 시리즈로, 공개된 첫 에피소드에서는 고유정 사건을 다뤘다. 여성의 죽음에 대한 소식과 죽이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 이 간극엔 회피하기 어려운 모순적 긴장이 존재한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발표한 ‘2023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138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교제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한 해에 이토록 많은 여성이 이토록 많은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나라에서 여성이 살해한 일부 사건을 그러모아 ‘그녀’라고 특정해 호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재현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방영을 앞두고 진행한 제작진 서면 인터뷰에서 인정했듯 첫 보도자료가 나가고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럼에도 성별을 떠나서 어떤 피해자라도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혹은 그 범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앞으로 좀 더 디테일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는 게 제작진의 변이다. 그리고 지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0일, U+모바일tv에 선 공개된 고유정 에피소드 1화가 MBC를 통해 공개됐다. 보고난 솔직한 심정은,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물건이 심지어 지상파를 통해 방영됐다는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녀가 죽였다>는 2019년 방영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아내의 비밀과 거짓말-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 편에 자극적인 디테일만 가득 덧붙인 수준이다. 가령 <그알>에선 고유정이 전남편 살해 후 김포의 한 마트에서 방진복 등을 구입하다가 덧신을 서비스로 받고 미소 지은 것을 강조하고 방영 후 언론 역시 이를 충격적이라 보도했다. 마찬가지로 <그녀가 죽였다>에선 유족 법률대리인을 통해 살인 이후에 고유정이 펜션 주인에게 ‘감사합니당’, 아들에게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 애교 섞인 말투를 썼다는 디테일을 추가한다. 분명 고유정은 공감 능력이나 도덕 감정이 부족한 악인이자 끔찍한 범죄자이며 조금이라도 이해나 연민을 구할 구석은 없다. 다만 이미 엽기적 과정과 범죄자 신상이 다 공개된 된 사건을 5년이 지난 현재 다시 소환해 그저 이러저런 사소한 디테일을 덧붙여 소름끼치는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구체화하는 것이 대체 이 사건을 새로이 이해하고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어떤 기여를 할지 조금도 알 수 없을 뿐이다.
<그녀가 죽였다> 제작진이 자사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랑한 단독 보도의 역할이 의심스러운 건 그래서다. 1화에선 고유정의 자필 메모와 범행 후 사건 현장을 찍은 고유정의 사진이 단독으로 공개되었다. ‘신상공개 가만 안 둔다’ 같은 메모로부터 그의 뻔뻔함을, 현장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긴 것으로부터 전문가가 지적한 완전범죄가 가능할 것이라는 과도한 자존감에서 비롯된 범행의 퇴행을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고유정의 죄의식 부재는 수없이 반복해 소개됐고, 계획범죄에 대한 그의 과신과 태연함 역시 고유정의 사이코패시함을 방증하는 단골 소재였다. 제작진은 여성 범죄의 특이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고 여자인가 남자인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여성 범죄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지만, 단독 보도를 통해 여성 범죄의 맥락을 이해할 새로운 통찰이나 사회적 원인을 밝혀내기보단 반복되어 소비되는 고유정의 캐릭터와 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증폭할 뿐이다. 여성 범죄의 남성 범죄에 비해서 계획적이고 잔혹한 면을 강조하지만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에 대한 사례들을 연구한 <이웃집 살인마>에선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배우자보다 작고 약하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면 방어하기가 어렵고 그 결과 학대받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배우자가 취했을 때나 자고 있을 때처럼 취약해졌을 때 살인하느라 정당방위 적용이 어려워지는 부조리에 대해 말한다. 여성 범죄에서의 계획범죄와 고의성을 고유정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같은 악랄함으로 환원하는 건 외려 제작진이 강조한 연구의 디테일을 왜곡한다. 앞으로 <그녀가 죽였다>가 단독 공개할 엄인숙의 사진, 이은해 사건 피해자가 계곡으로 다이빙하기 전 찍힌 동영상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문이다. 물론 엄인숙이 미인이라는 것이, 이은해 사건에서 범행 직전의 순간을 직접 확인한다는 것이 어떤 악의 심원에 다가간 기분을 줄 수는 있다. 그리고 이런 기분이야말로 제작진이 여성 범죄에 대한 연구로부터 시청자를 괴리시킨다. 더 자극적이고 은밀한 디테일을 알게 되어 사건의 본질에 접근했다는 잘못된 감각.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범죄자 목소리 재현이라는 연출 방식은 상당히 역겨워진다.
고유정이 피해자인 전남편과 함께 찍은 생일 축하 홈비디오로 시작되는 <그녀가 죽였다> 1화는 그가 아이에게 자신을 지칭한 엄마는이라는 말소리를 반복 재생하며 AI로 학습시킨 뒤 고유정의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재현한다. 고유정이고 서른일곱입니다. 피의자 신문조서에서의 발언이다. 이어 말한다. 저는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었습니다. 의견서에 있던 문구다. 이 도입부는 <그녀가 죽였다>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마치 범죄자가 사건에 대해 진술하는 걸 듣는 듯한 경험은 너무 직접적이라 소름끼친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이나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 현장을 누비는 기자 혹은 PD는 사건을 매개하는 전달자의 존재를 가시화한다. 반면 내레이션을 AI가 재현하는 고유정 진술로 대체한 <그녀가 죽였다>는 마치 매개와 해석을 거치지 않고 범죄에 대한 사실을 그대로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준다. 하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문서를 더해 마치 고유정의 자기소개처럼 구성한 AI 목소리가 그러하듯, 그것은 사실의 조각을 이어붙인 재구성이다. 마찬가지로 고유정의 범죄 증거들과 범행을 부인하는 그의 목소리를 교차 편집해 그의 뻔뻔함을 강조하는 것 역시 제작진의 선택이자 재구성이다. 재구성과 편집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과연 이런 구성이 사건 이해와 연구에 어떤 도움을 줄지도 알 수 없거니와, 가공되지 않은 사건의 실재를 제공하는 척하며 사건의 팩트들로부터 여성 범죄의 특수성을 해석하고 매개해야 할 제작진의 책무를 교묘히 지워버리는 사기를 치는 게 문제다.
이쯤 되면 제작진이 주장한 선한 의도가 실패했다기보다는 그냥 사후적으로 덧붙인 변명이나 거짓말 혹은 자기기만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굳이 여성 범죄를 따로 다룬 이유를 말하면서 동시에 성별을 떠나서 봐달라는 당부부터 모순적이었다. 그토록 수많은 남성 범죄들 사이에서 고유정과 이은해의 이름이 안 좋은 의미로 상징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부터 이미 성별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이다. <그녀가 죽였다>에선 엄마로서 아이가 있던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제주도 지역사회의 민심을 다뤘다. 그 분노를 이해 못할 건 아니지만, 2021년 동거녀의 20개월 된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해 살해한 계부의 사건에 대해선 고유정처럼 가해자 이름이 알려지지도, 어떻게 아빠로서 그럴 수 있느냐는 비난이 따르지도 않았다. 모성의 배반에 유독 공분의 가중치가 붙는 것이 성별과 무관한 일일 수 있을까. <그알>에서 남성들이 저질러온 수많은 흉악범죄를 소개했으면서도 유독 고유정 사건이 가장 충격적이었다던 진행자 김상중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그녀가 죽였다> 말미 피해자의 사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폐쇄회로(CC)TV 장면에 대해 담당 형사는 저런 여자가 있구나, 세상 참 무섭다고 했고 제작진은 이 문구를 자막으로도 강조했다. 김상중이 느꼈던 충격도 그것 아니었을까. 저런 ‘여자’가 있다는 것. 수많은 남성 범죄자는 성별과 무관한 범죄자 일반이지만, 여성 범죄자는 저런 ‘여자’이자 천륜을 어긴 엄마로서 충격과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들이 끔찍한 악인이란 것과 별개로 고유정과 이은해라는 이름이 수많은 남성을 제치고 악마성의 상징적 기호가 되는 과정은 성별을 떠날 수 없으며 실은 그것이 <그녀가 죽였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이름 모를 그녀들의 죽음엔 한없이 익숙해지면서.
▼ 위근우 칼럼니스트
사교육, 억제만으론 못 줄여방과후 학교 수준별 강좌 등공교육이 사교육 흡수해야
학교 학원화·시장화 반론도
적어도 학교 방과후 수업에선 선행학습을 하게 해야 합니다.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국가교육위원회 대입개편특위 위원)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사교육정책연구센터 정책 포럼에 참석해 선행학습이 학원에선 가능하고 학교에선 불가능한 현행법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의 현황과 효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강 대표는 교육제도나 입시제도 개선으론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사교육을 억제하는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일정 정도 흡수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방학 때라도 선행학습을 공교육에서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4년 만들어진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현재 학교에선 선행학습을 할 수 없다. 반면 학원은 선행학습 광고만 금지돼 있고 선행학습은 가능하다. 현재 방과후 학교는 주로 체육, 미술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강 대표는 방과후 학교에서 수준별 강좌를 진행하고 각 학교의 유명 교사를 초빙하는 방식까지 제안했다. 그는 2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난이도를 상·중·하로 나눠 지역의 경쟁력 있는 교사를 방과후 학교로 모시고, 학교에 따라 과목별 방과후 학교를 특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학교가 ‘사설 학원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상위권 대학 진학이나 다수가 선호하는 직업을 갖고 싶은 욕망은 제어하기 어렵다며 공교육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게 하는 방향이 더 낫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원식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우선 기존에도 EBS 강화 등의 정책을 통해 사교육 수요 흡수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방과후 학교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대표는 학교별 기출문제 공개와 중간·기말고사 시험 해설 제공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학생들이 ‘시험 정보’를 찾아 학원을 가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시험에 담긴 지문의 저작권이 문제라면 학생들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라도 공개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시험 문제 풀이나 해설지를 제공하지 않는 관행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발제자로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기존 실증연구 결과 ‘사교육의 성적 향상 효과는 크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교육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사교육 의존도가 줄지 않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교육은 사실 상위권 대학의 프리미엄, 노동시장 문제 등과 맞물려 있는데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교육 수요 억제책만으론 사교육을 줄이기 어렵다고 했다.
또, 그녀가 죽었다. 20대 남성 최모씨는 지난 5월6일,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했다. 그렇게 한 명의 여성이 남성에게 또 죽은 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U+모바일tv엔 LG U+의 스튜디오 X+U와 MBC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가 공개되었다. 이은해, 엄인숙 등 여성들이 저지른 유명 강력범죄 사건 다섯 가지를 소개하는 시리즈로, 공개된 첫 에피소드에서는 고유정 사건을 다뤘다. 여성의 죽음에 대한 소식과 죽이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 이 간극엔 회피하기 어려운 모순적 긴장이 존재한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발표한 ‘2023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138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교제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한 해에 이토록 많은 여성이 이토록 많은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나라에서 여성이 살해한 일부 사건을 그러모아 ‘그녀’라고 특정해 호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재현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방영을 앞두고 진행한 제작진 서면 인터뷰에서 인정했듯 첫 보도자료가 나가고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럼에도 성별을 떠나서 어떤 피해자라도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혹은 그 범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앞으로 좀 더 디테일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는 게 제작진의 변이다. 그리고 지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0일, U+모바일tv에 선 공개된 고유정 에피소드 1화가 MBC를 통해 공개됐다. 보고난 솔직한 심정은,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물건이 심지어 지상파를 통해 방영됐다는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녀가 죽였다>는 2019년 방영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아내의 비밀과 거짓말-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 편에 자극적인 디테일만 가득 덧붙인 수준이다. 가령 <그알>에선 고유정이 전남편 살해 후 김포의 한 마트에서 방진복 등을 구입하다가 덧신을 서비스로 받고 미소 지은 것을 강조하고 방영 후 언론 역시 이를 충격적이라 보도했다. 마찬가지로 <그녀가 죽였다>에선 유족 법률대리인을 통해 살인 이후에 고유정이 펜션 주인에게 ‘감사합니당’, 아들에게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 애교 섞인 말투를 썼다는 디테일을 추가한다. 분명 고유정은 공감 능력이나 도덕 감정이 부족한 악인이자 끔찍한 범죄자이며 조금이라도 이해나 연민을 구할 구석은 없다. 다만 이미 엽기적 과정과 범죄자 신상이 다 공개된 된 사건을 5년이 지난 현재 다시 소환해 그저 이러저런 사소한 디테일을 덧붙여 소름끼치는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구체화하는 것이 대체 이 사건을 새로이 이해하고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어떤 기여를 할지 조금도 알 수 없을 뿐이다.
<그녀가 죽였다> 제작진이 자사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랑한 단독 보도의 역할이 의심스러운 건 그래서다. 1화에선 고유정의 자필 메모와 범행 후 사건 현장을 찍은 고유정의 사진이 단독으로 공개되었다. ‘신상공개 가만 안 둔다’ 같은 메모로부터 그의 뻔뻔함을, 현장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긴 것으로부터 전문가가 지적한 완전범죄가 가능할 것이라는 과도한 자존감에서 비롯된 범행의 퇴행을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고유정의 죄의식 부재는 수없이 반복해 소개됐고, 계획범죄에 대한 그의 과신과 태연함 역시 고유정의 사이코패시함을 방증하는 단골 소재였다. 제작진은 여성 범죄의 특이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고 여자인가 남자인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여성 범죄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지만, 단독 보도를 통해 여성 범죄의 맥락을 이해할 새로운 통찰이나 사회적 원인을 밝혀내기보단 반복되어 소비되는 고유정의 캐릭터와 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증폭할 뿐이다. 여성 범죄의 남성 범죄에 비해서 계획적이고 잔혹한 면을 강조하지만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에 대한 사례들을 연구한 <이웃집 살인마>에선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배우자보다 작고 약하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면 방어하기가 어렵고 그 결과 학대받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배우자가 취했을 때나 자고 있을 때처럼 취약해졌을 때 살인하느라 정당방위 적용이 어려워지는 부조리에 대해 말한다. 여성 범죄에서의 계획범죄와 고의성을 고유정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같은 악랄함으로 환원하는 건 외려 제작진이 강조한 연구의 디테일을 왜곡한다. 앞으로 <그녀가 죽였다>가 단독 공개할 엄인숙의 사진, 이은해 사건 피해자가 계곡으로 다이빙하기 전 찍힌 동영상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문이다. 물론 엄인숙이 미인이라는 것이, 이은해 사건에서 범행 직전의 순간을 직접 확인한다는 것이 어떤 악의 심원에 다가간 기분을 줄 수는 있다. 그리고 이런 기분이야말로 제작진이 여성 범죄에 대한 연구로부터 시청자를 괴리시킨다. 더 자극적이고 은밀한 디테일을 알게 되어 사건의 본질에 접근했다는 잘못된 감각.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범죄자 목소리 재현이라는 연출 방식은 상당히 역겨워진다.
고유정이 피해자인 전남편과 함께 찍은 생일 축하 홈비디오로 시작되는 <그녀가 죽였다> 1화는 그가 아이에게 자신을 지칭한 엄마는이라는 말소리를 반복 재생하며 AI로 학습시킨 뒤 고유정의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재현한다. 고유정이고 서른일곱입니다. 피의자 신문조서에서의 발언이다. 이어 말한다. 저는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었습니다. 의견서에 있던 문구다. 이 도입부는 <그녀가 죽였다>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마치 범죄자가 사건에 대해 진술하는 걸 듣는 듯한 경험은 너무 직접적이라 소름끼친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이나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 현장을 누비는 기자 혹은 PD는 사건을 매개하는 전달자의 존재를 가시화한다. 반면 내레이션을 AI가 재현하는 고유정 진술로 대체한 <그녀가 죽였다>는 마치 매개와 해석을 거치지 않고 범죄에 대한 사실을 그대로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준다. 하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문서를 더해 마치 고유정의 자기소개처럼 구성한 AI 목소리가 그러하듯, 그것은 사실의 조각을 이어붙인 재구성이다. 마찬가지로 고유정의 범죄 증거들과 범행을 부인하는 그의 목소리를 교차 편집해 그의 뻔뻔함을 강조하는 것 역시 제작진의 선택이자 재구성이다. 재구성과 편집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과연 이런 구성이 사건 이해와 연구에 어떤 도움을 줄지도 알 수 없거니와, 가공되지 않은 사건의 실재를 제공하는 척하며 사건의 팩트들로부터 여성 범죄의 특수성을 해석하고 매개해야 할 제작진의 책무를 교묘히 지워버리는 사기를 치는 게 문제다.
이쯤 되면 제작진이 주장한 선한 의도가 실패했다기보다는 그냥 사후적으로 덧붙인 변명이나 거짓말 혹은 자기기만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굳이 여성 범죄를 따로 다룬 이유를 말하면서 동시에 성별을 떠나서 봐달라는 당부부터 모순적이었다. 그토록 수많은 남성 범죄들 사이에서 고유정과 이은해의 이름이 안 좋은 의미로 상징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부터 이미 성별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이다. <그녀가 죽였다>에선 엄마로서 아이가 있던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제주도 지역사회의 민심을 다뤘다. 그 분노를 이해 못할 건 아니지만, 2021년 동거녀의 20개월 된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해 살해한 계부의 사건에 대해선 고유정처럼 가해자 이름이 알려지지도, 어떻게 아빠로서 그럴 수 있느냐는 비난이 따르지도 않았다. 모성의 배반에 유독 공분의 가중치가 붙는 것이 성별과 무관한 일일 수 있을까. <그알>에서 남성들이 저질러온 수많은 흉악범죄를 소개했으면서도 유독 고유정 사건이 가장 충격적이었다던 진행자 김상중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그녀가 죽였다> 말미 피해자의 사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폐쇄회로(CC)TV 장면에 대해 담당 형사는 저런 여자가 있구나, 세상 참 무섭다고 했고 제작진은 이 문구를 자막으로도 강조했다. 김상중이 느꼈던 충격도 그것 아니었을까. 저런 ‘여자’가 있다는 것. 수많은 남성 범죄자는 성별과 무관한 범죄자 일반이지만, 여성 범죄자는 저런 ‘여자’이자 천륜을 어긴 엄마로서 충격과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들이 끔찍한 악인이란 것과 별개로 고유정과 이은해라는 이름이 수많은 남성을 제치고 악마성의 상징적 기호가 되는 과정은 성별을 떠날 수 없으며 실은 그것이 <그녀가 죽였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이름 모를 그녀들의 죽음엔 한없이 익숙해지면서.
▼ 위근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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