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노란리본 다는 사람들 “힘들어도 떠올려야죠, 반복돼선 안되는 참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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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4-19 04:06본문
서울 마포구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고영환씨(43)는 노란 리본이 자신에겐 등대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각자 추모하는 이들에게 서로의 존재를 보여준다는 의미다. 고씨는 참사 이후 자신의 가방과 서점 입구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추모의 의미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리본을 유지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됐다. 2016년 한 노인이 서점에 붙은 노란 리본을 지팡이로 치면서 “저런 걸 왜 붙여뒀냐”고 항의했다. “지겹다”고 말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부담을 느낀 고씨는 2019년부터는 가방에서 리본을 떼기도 했다. 고씨는 “리본을 달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든다”고 했다.
그런 고씨에게 용기를 준 건 노란 리본을 단 다른 시민들이었다. 고씨는 이달에만 노란 리본을 단 시민 3명을 만났다. 그는 “수많은 대중 속 한 줄기 빛처럼 리본이 보였다”며 “나는 가방에 달지 못하고 있는데,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 우연히 서점 앞을 지나가며 노란 리본을 보게 되면 같이 추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망원역에서 만난 허성광씨(62)는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시민들을 보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진다”며 “그들도 안전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발전하길 원할 것이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고 했다. 허씨는 “참사를 반복해서 겪다 보니 어른인데도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든다”며 “그래도 리본을 달고 다니는 이유는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고 우리 사회가 희생자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 지하철 서대문역 앞에서 만난 이가은씨(21)는 12년 전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참사 당시 이씨는 부모님이 뉴스를 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지만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그러던 이씨가 세월호 참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건 고등학생 때다. SNS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나 과거 영상을 보게 됐다. 단원고 학생들이 부모에게 남겼던 마지막 메시지도 봤다. 이씨는 “희생자들이 정말 어린 나이에 죽었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학 입학 후 광화문에서 유가족이 나눠 준 노란 리본을 받았다. 이후 리본을 늘 가방에 달고 다녔다. 그는 “유가족에게 약속을 지키는 중”이라고 했다.
서울 시내버스에서 만난 이지윤씨(20)는 참사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는 “희생당한 학생의 나이가 돼 참사의 의미를 알게 됐고, 그 나이를 넘어서면서 어른들의 욕심으로 너무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했다는 무게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2년 전 참사 10주기 때는 관련 뉴스와 영상을 보면서 학교 기숙사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고등학교에서 노란 리본을 친구들과 공동구매로 샀다. 가방은 바뀌었지만 노란 리본은 지난 5년간 바뀌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만난 윤예진씨(22)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갔다가 세월호 참사 11주기 집회에도 가게 됐다. 윤씨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참사를 알고는 있었지만, 사회 문제에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탄핵 광장에 가면서 장애인·성소수자 등 다양한 문제에 관심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윤씨는 “리본을 달고 다니지 않더라도 그 참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큰 참사는 함께 기억해야 반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참사를 막기 위해 계속 함께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조관용씨(63)도 윤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노란 리본을 받았다. 조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사가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며 “12년이 지나는 동안 유가족들이 위로받지 못해 집회에서 노란 리본을 나눠주는 모습을 봤을 때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조씨는 “세월호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에서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모습을 계속 보게 됐다”며 “책임을 미루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점을 새기기 위해 리본을 달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만난 조한준씨(62)는 노란 리본을 ‘어른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어른들이 제대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반성의 의미에서 2년 전부터 계속 리본을 달고 다닌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저마다 ‘리본의 무게’를 견디며 살고 있었다.
여민희씨(53)는 지난 1월 조끼에 달고 있던 세월호 배지를 보고 한 노인이 “그걸 왜 달고 있냐”며 욕하는 일을 겪었다. 여씨는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더니 노인의 일행이 정중히 사과했다”며 “세월호 참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공동체로써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그분께 꼭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만난 서지우양(18)은 초등학교에 진학 후 생존 수영을 배우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서양은 이후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았다. 서양은 정치적인 성향을 얘기하면서 자신에게 “왜 리본을 달고 다니느냐”고 말하는 어른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서양은 “추모의 의미로 달고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당황스러웠다”며 “어디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든 간에 참사를 추모하는 게 먼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대학생 권순원씨(27)는 2018년 대학 신입생 때 학생회 활동을 하며 노란 리본을 나눠준 적이 있다. 노란 리본을 나눠주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했다. 권씨는 “당시는 그래도 우호적이었지만, 지금은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면 욕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권씨는 “고향에 가면 친구들이 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지 묻는다”며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어서도 있지만, 비웃음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은 “길거리에서 노란 리본을 만난다면 참사를 한 번씩만 떠올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지윤씨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 게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참사라는 사회적 무게를 기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순원씨는 “이태원 참사 등 참사가 반복되고 있고, 여전히 생명보다 행정적·경제적 효율성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려달라”고 말했다.
여민희씨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그만해도 되지 않냐’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유가족이 이제 괜찮다고 할 때까지 옆에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게 함께하는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에서 만난 조문영씨(51)는 “시민들 사이에 적대가 점점 커지면서, 유가족·생존자의 ‘권리 요구’를 혐오 표현으로 폄하하는 일이 느는 것 같다”며 “유가족이 권리를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저항해온 과정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도 노란 리본의 의미가 전달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가은씨는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은, 온라인과 실제 현실은 다르다고 정정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시민·유가족들이 ‘악플’(악성댓글)이 전체 여론이 아니란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문영씨는 “유가족이 여학생 가방에 세월호 리본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감동적이라고 느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노란 배지 하나, 포털 댓글 하나가 유가족에겐 정말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날 취재 결과, 정부는 최근 이란 측에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한국 선박 26척의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도 이란에서 진행한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에서 이들 선박 정보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은 26척이고 선원은 173명이다.
정 특사는 지난 주말부터 이란에 체류하고 있다. 그는 이란 측 고위 인사들과 접촉해 중동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 선박과 선원, 교민 등의 안전과 모든 선박의 통항 문제를 주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이란 측에 얼마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라며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의 안전과 통항 관련 유관국들과 소통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선박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면, 향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가능할 때를 대비한 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선박의 통항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은 전날 밤부터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작전을 개시했고, 이란은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우리 선박 통항과 선원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피해를 본 이란 등 중동 지역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동 피해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 요청을 감안해 ‘글로벌 책임강국’을 지향하는 우리 정부는 동 지역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인도적 지원은 호르무즈 통항 문제 등을 협의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남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12주기인 16일 도교육청 교육연수원 내 ‘세월호 기억의 벽’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인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이날 추모 메시지를 냈다.
경남도교육청 추모식은 ‘국민 안전의 날’을 맞아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추모식에는 박종훈 교육감과 박주용 부교육감, 본청 국·과장, 교육연수원장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도교육청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를 ‘2026년 경남교육 안전주간’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 기간 도교육청 본청과 각급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 중심의 안전 교육과 점검을 시행하며 학교 내 안전 문화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전으로 이어진 우리 공동체가 아이들의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경수 후보는 이날 추모 메시지를 냈다. 박 지사는 “세월호 교훈을 바탕삼아 도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겠다”“세월호 참사는 안전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것을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열두 번째 4월 16일,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을 가슴에 새기면서 유가족분들의 오랜 아픔에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남은 우리가 희생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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