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모든 원내정당 참여한 법안 나왔다···“지자체장 결선투표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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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4-08-25 11:50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여야 원내 모든 정당에서 1명 이상의 의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한 법안이 발의됐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결선투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으로, 대표발의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향후 대선에도 이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인위적인 단일화 없이도 소수당이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당 의원들이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천 원내대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자체장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선거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에는 김석기·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거대 양당뿐 아니라 원내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야6당(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의원들이 1명 이상씩 참여했다. 총 발의자는 11명이다.
개정안은 광역·기초 지자체장 선거에 결선투표를 도입해 총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한 자만 선출되도록 하고, 만약 어느 누구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 2위 득표자를 두고 재투표해 당선자를 최종 결정하도록 한다. 천 원내대표안은 본선거일 7일 후에 결선투표를 하도록 규정했다.
천 원내대표는 현행 선거제도가 단순다수대표제로 총투표수의 절반 이하로 당선자가 결정될 경우 사표가 과다하게 발생해 민주적 대표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점을 개정안 발의 이유로 밝혔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래 광역단체장 당선자 중 절반 이하 득표자는 총 24명이다.
천 원내대표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다수 국가는 대통령 선출 시 결선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이 개헌 사항이라는 의견이 헌법학계와 국회입법조사처 등 관계 전문가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천 의원은 명백한 법률사항인 지자체장 선거에 먼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운용 결과를 개헌 논의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 가능한 방안이라며 추후 대통령 선거에까지 결선투표제 도입을 통해 정치개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AMD가 6조원을 넘게 들여 서버 제조업체를 사들인다. 서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엔지니어 1000여명을 데려오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도 올해만 스타트업 4곳을 인수하는 등 거침없는 ‘기업 쇼핑’에 한창이다. 귀한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억~수조원을 들여 회사를 통째로 구매하는 ‘빅딜’이 잦아지고 있다.
AMD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서버 제조업체 ZT시스템스를 49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ZT시스템스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서버 컴퓨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연간 약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의 매출을 낸다.
그러나 AMD는 서버 컴퓨터를 파는 데는 관심이 없다. 원하는 건 오직 ZT시스템스의 전문 엔지니어 1000여명이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AMD는 ZT시스템스의 서버 제조사업은 분리 매각할 계획이다.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MI300 시리즈’를 앞세워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에 칩을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AMD는 그 적임자로 서버에 대한 지식을 갖춘 ZT시스템스 엔지니어들을 택한 것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ZT시스템스 인수를 통해 고객사들이 AMD의 AI 인프라를 보다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MD는 지난달 핀란드 AI 스타트업 ‘사일로AI’도 6억6500만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했다. 유럽 최대 민간 AI 연구소인 사일로AI에는 박사 학위를 보유한 125명을 포함해 총 300명의 AI 전문가가 소속돼 있다.
엔비디아도 올해 4건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과 5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런AI’와 ‘데시’를 각각 7억·3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브레브데브’와 ‘쇼어라인’을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GPU 판매가 대부분인 수익 모델을 개편하려 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DGX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AI 인프라에 대한 접근을 돕고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슈퍼컴퓨터 서비스다.
잇단 스타트업 인수도 그 연장선에 있다. 브레브데브는 클라우드에서 AI 모델을 구축하는 플랫폼을, 쇼어라인은 데이터센터 내 문제를 수정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런AI는 클라우드에서 컴퓨팅 자원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데시는 AI 모델을 구축·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모델 전반을 다룰 줄 아는 개발자는 손에 꼽는다. 이에 자금력이 충분한 빅테크들은 필요 인력을 보유한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방식을 쓴다. 이 같은 M&A를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인 ‘애크하이어(acqhire)’라고 부른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I 인재 유치에 대한 치열한 경쟁 때문에 애크하이어는 흔한 전략이 됐다고 평가했다.
규제를 피하려고 기업 인수대금에 준하는 목돈을 쥐여주고 사람만 빼오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최근 각각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와 ‘어뎁트’ 직원들을 대거 채용해 자사 연구팀에 배치했다.
미국·영국 경쟁당국은 ‘사실상 인수’나 다름없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행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128204;[낙태죄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①]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때, 환영받으며 태어나기 위해
#128204;[낙태죄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②] 임신중지를 잘 받아야 정말 임신하고 싶을 때 잘 할 수 있다고 너네 정부에 이야기해봐
현재 스웨덴에서는 50년 된 임신중지법에 대한 개정 요구가 누적돼 정부 직속 조사위원회인 국립보건복지위원회 임신중지법 특별조사위원회가 임신중지법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 청취를 하고 있다.[1] 이 위원회를 주도하는 잉가-메이 안데르손을 만나 임신중지법의 역사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저는 간호사로 시작해 조산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병원에서 일하다가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여성아동건강과에서 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국립보건복지위원회 성·재생산 건강 분과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현재는 정부의 임신중지법 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웨덴의 현장들을 보면서, 참 부러웠는데요(웃음), 스웨덴은 현재의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임신중지법 특별조사위원회는 어떤 연유로 꾸려지게 되었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현재 저와 함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세 명의 변호사가 특별조사관으로 임명되어 일하고 있어요. 우리의 임무 중 하나는 먼저 유산유도제의 사용과 사후관리에 관한 연구입니다. 현재 임신 12주 이내 약을 이용해서 임신중지를 하는 경우, 첫 번째 약(미페프리스톤)을 병원에서 복용하고 이후 미소프로스톨을 집에서 복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이번 연구에서는 미페프리스톤도 집에서 복용하게 해도 될지,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시행하면 좋을지, 이렇게 홈처방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를 바꾼다면 사후관리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 중 하나입니다.
또 현재 임신중지 약물은 의사에 의해서만 처방이 가능한데 조산사에게도 약 처방을 허용하는 것이 가능할지, 그렇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제안할 예정이고요. 이렇게 제도 변화 흐름 속에서 환자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추적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위원회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임신중지법을 어떻게 현대화할지를 제안해야 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1975년에 임신중지법이 도입되었을 때 임신중지는 병원이나 기타 의료 시설에서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수술이었지만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전체 임신중지의 90%가 약으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 중 대부분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러한 의학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반영해서 법안의 문구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제안하는 일까지가 이번 조사의 과제입니다.
-임신중지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에 어떤 사회정치적인 동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임상 현장에서의 의료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인가요, 아니면 여성 운동 쪽이나 정치인들이 이런 논의를 먼저 시작한 것인가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제일 중요해요. 스웨덴 산부인과의사회나 조산사협회에서 꾸준한 문제제기와 요청이 계속 있었어요. 이 법은 50년이나 되었거든요. 그때는 유산유도제가 없었을 때였죠. 1992년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도입되었는데, 이후 진료 대기시간과 수술까지 대기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에 따라 임신중지를 받는 평균 주수가 점차 계속 줄어들면서 더 이른 시기에 임신중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사실 임신중지는 스웨덴 사회에서 (미국처럼) 정치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는 영역은 아니예요. 좌우를 떠나서 임신중지권에 대한 옹호는 공통적이에요. 예를 들어 기독민주당의 경우, 소수정당일 때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임신 기간을 18주에서 12주로 낮추자고 주장했지만, 연정을 통해 여당이 되고 나서는 공개적으로 그런 주장은 못하죠.[2] 사실 지금 이번 (전향적) 조사를 주재한 보건부장관 제이콥 포스메드(Jakob Forssmed)도 기독민주당 출신입니다. 또 2021년 우파인 온건당이 발의[3]한 4가지 제안(미페프리스톤 홈처방, 조산사의 임신중지시술 자격 부여, 대기시간 단축, 연구비 증액)에 대해 모든 당에서 찬성을 해서 지금의 조사에 이르게 된 것이거든요.
그만큼 국민과 대중들이 현재의 임신중지 권리와 제도,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고 지지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이번 조사도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 가이드를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고요. 행정부가 주도한 이번 조사 이후에도 입법부가 실질적으로 개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죠.
-현재 스웨덴은 임신 18주까지는 여성의 요청에 의한 임신중지가 가능하고, 22주 이후에는 금지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 계획에 이러한 주수 제한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까요. 합법적인 임신중지 기간을 더 넓힌다든지, 좁힌다든지 논의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잉가-메이 안데르손 = 현재 18~22주 사이의 임신중지는 국립보건복지위원회 내에 있는 위원회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가능해요. 위원회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 열립니다. 임신중지 요청을 한 여성의 주치의와 상담사가 자료를 위원회에 보내면, 저를 포함해서 상담사, 산부인과 의사, 변호사,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검토하게 됩니다. 시일이 급한 경우에는 임시위원회가 열리기도 하고요. 스웨덴에서는 1년에 3만8000건 정도의 임신중지가 시행되는데 18~22주 사이의 임신중지 건수는 400건 정도입니다. 이 시기 임신중지 요청의 경우 대부분은 태아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랬을 경우 위원회에서 요청이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개인적인 경험상 여성은 임신중지를 원하지 않는데 가족이나 파트너가 원하는 경우 위원회에서 안 된다라고 이야기 주길 원해서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궁극적으로 이 여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현재의 임신중지 제도와 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의 만족도가 높기에,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극단적으로 이 법을 개정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물론 개별적으로는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지만) 현재의 주수라던지, 위원회 승인 같은 법의 골격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임신중지를 둘러싼 논의를 할 때는 주로 임신중지의 건수나 임신중지율이 부각됩니다. 임신중지가 줄어들 것이냐 늘어날 것이냐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이면엔 결국 임신중지를 출산율 증감에 대한 영향으로 연결시키는 생각이 있는거죠. 스웨덴에서는 임신중지의 건수나 임신중지율 같은 지표들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도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목표는 ‘원치 않은 임신을 줄이는 것’이에요. 원치 않은 임신과 그로 인한 원치 않은 출산, 원치 않은 임신중지를 줄이는 것이 목표지, 임신중지를 못 하게 해서 출산을 늘린다? 그런 것은 상상도 해 보지 못했어요.
스웨덴 임신중지 통계를 보면, 지속적으로 청소년 임신중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조사 결과 결론은 각 지역의 유스클리닉과 조산사들이 청소년 피임, 특히 장기지속이 가능하고 피임 성공률이 높은 ‘장기 가역적 피임법’(LARC·long acting reversible contraceltion) 처방을 많이 하면서 임신중지가 줄어드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거예요. 자궁내장치나 임플라논 등을 말합니다. 임신중지를 시행하는 의료인이 임신중지 후 케어를 어떻게 할지, 피임 상담이 왜 중요한지 생각하고 그러한 서비스들을 제공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인 것이죠. 임신중지만 따로 떼서 특별취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의 연속성 그리고 여성의 일생에서의 성과 재생산 건강의 연속성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현재 스웨덴의 임신중지 통계 등록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사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모든 의학 분야에서 국가 수준 통계를 잘 모으고 활용하는데, 임신중지에 있어서만 익명으로 통계를 모으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었어요. 익명 통계로는 임신중지 진료의 결과와 장기적인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고 자료의 활용도도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동의합니다. 현재 통계 등록 방식은 임신중지 제공자가 여성의 나이, 임신중지 시기, 약물로 시행했는지 수술로 진행했는지 등의 기본 자료만 국립보건복지위원회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어요. 일체의 개인정보가 남지 않고 다른 의료 기록과 연동되지 않죠. 그러다보니 임신중지 이후 장기적인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방법이 얼마나 안전한지, 향후 피임이나 임신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등 중요한 질문들에 대답할 수 없어요. 몇 건인지 통계만 내는 것은 의미를 가지지 못하죠. 이런 의료 정보들과 통합되는 것은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해요.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임신중지를 특별취급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의료 서비스들과 같은 일반적인 의료정보로 취급해야 임신중지를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도 조산사 제도가 있고 간호사 직역이 있지만, 한국의 의료 제도는 꽤 수직적이고 위계적이라 조산사나 간호사의 역할이 한정적이에요. 조산사는 정상분만 과정을 조력하는 역할, 간호사는 간호에 국한되어 있죠. 반면 스웨덴은 조산사가 여성 건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산전 진찰, 정상분만 진행, 피임약 처방과 상담, 자궁경부암 검사, 임신중지 후 추적 검사, 유스클리닉이나 성매개감염 클리닉에서 성매개감염 검사와 처방까지. 어떻게 이런 직무 역할 분담이 가능했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스웨덴 조산사들은 성과 재생산 건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습이 되기까지 오랜 역사가 있었습니다. 1930년대에 처음으로 임신과 출산, 분만을 의료화하면서 재생산 건강 체계가 시작(1938년에 여성에게 산전진찰을 무료 제공)되었어요. 그 당시 목표는 영아사망률 감소와 태어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확보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영아 백신 프로그램도 이때 시작되었고요.
1955년에는 모자보건 시스템에 2차 개혁이 있었는데, 이때부터는 여성에게 좀더 초점을 두기 시작했어요. 산전진찰을 얼마나, 어떻게 받아야 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지, 산모사망률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하면서 지금의 이원화된 시스템이 고안되었습니다. 건강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조산사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되고, 건강 문제가 있거나 임신 관련 문제가 생긴 경우 산부인과 의사가 보도록 이원화됐어요. 현재는 스웨덴 전역에서 성과 재생산건강 진료의 80%가 조산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조산사들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정상 임신의 산전 진찰과 출산, 산후조리 과정을 관리합니다. 피임약 처방, 자궁내장치 및 임플라논 삽입도 수행합니다.
1975년에 임신중지법이 개정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당시의 임신중지는 수술적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안전한 임신중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의사가 병원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고, 동시에 원치않은 임신을 줄이기 위해 피임을 강조하기 시작했죠. 건강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관장하는 조산사는 (특별한 금기가 있거나 건강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건강한 여성의 피임 역시 도울 수 있어요. 조산사가 피임약을 처방하는게 이 무렵부터 가능해졌죠. 이런 식으로 역할과 책임을 더해가면서 교육도 더 세분화되고 길어졌어요.[4]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여성의 건강을 가운데 두고, 전문가들 간의 역할 분담과 리더십을 장려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과정을 거치면서 여성들의 성·재생산 건강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확대되었습니다. 다른 과 의사 진료를 보려면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하지만 임신이나 임신중지 진료를 보는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아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모성사망률이나 영아사망률 지표도 개선되었어요. 여성들의 경험도 물론 개선되었습니다.
-실제 스웨덴 1차 의료에서의 대기 시간, 공감 부족에 대한 의견들은 들었지만 성·재생산 건강 영역에서는 그런 불만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조산사들이 성·재생산 건강의 1차 관문을 훌륭하게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사보고서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잉가-메이 안데르손 = 네, 2025년 2월에 최종보고서가 나옵니다. 입법까지 진행되면 공유해드릴게요. 그런데 한국은 참 어떻다고요?
▼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erynies4@gmail.com
[1]
[2] 2022년 총선에서 우파연합(온건당, 스웨덴민주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은 중도좌파연합(사회민주당, 좌파당, 녹색당, 중도당)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 집권여당이 되었다. 이후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을 제외한 세 당이 연정을 꾸려 정부내각을 꾸려나가고 있다.
[3]
[4] 스웨덴에서 조산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학사 학위(3년과정)와 간호사 면허 시험 통과에 더해, 18개월의 조산사교육과정(이는 석사 학위에 해당한다)과 조산사 시험 통과, 6개월간의 임상실습이 필요하다.
천 원내대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자체장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선거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에는 김석기·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거대 양당뿐 아니라 원내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야6당(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의원들이 1명 이상씩 참여했다. 총 발의자는 11명이다.
개정안은 광역·기초 지자체장 선거에 결선투표를 도입해 총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한 자만 선출되도록 하고, 만약 어느 누구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 2위 득표자를 두고 재투표해 당선자를 최종 결정하도록 한다. 천 원내대표안은 본선거일 7일 후에 결선투표를 하도록 규정했다.
천 원내대표는 현행 선거제도가 단순다수대표제로 총투표수의 절반 이하로 당선자가 결정될 경우 사표가 과다하게 발생해 민주적 대표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점을 개정안 발의 이유로 밝혔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래 광역단체장 당선자 중 절반 이하 득표자는 총 24명이다.
천 원내대표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다수 국가는 대통령 선출 시 결선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이 개헌 사항이라는 의견이 헌법학계와 국회입법조사처 등 관계 전문가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천 의원은 명백한 법률사항인 지자체장 선거에 먼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운용 결과를 개헌 논의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 가능한 방안이라며 추후 대통령 선거에까지 결선투표제 도입을 통해 정치개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AMD가 6조원을 넘게 들여 서버 제조업체를 사들인다. 서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엔지니어 1000여명을 데려오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도 올해만 스타트업 4곳을 인수하는 등 거침없는 ‘기업 쇼핑’에 한창이다. 귀한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억~수조원을 들여 회사를 통째로 구매하는 ‘빅딜’이 잦아지고 있다.
AMD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서버 제조업체 ZT시스템스를 49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ZT시스템스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서버 컴퓨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연간 약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의 매출을 낸다.
그러나 AMD는 서버 컴퓨터를 파는 데는 관심이 없다. 원하는 건 오직 ZT시스템스의 전문 엔지니어 1000여명이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AMD는 ZT시스템스의 서버 제조사업은 분리 매각할 계획이다.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MI300 시리즈’를 앞세워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에 칩을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AMD는 그 적임자로 서버에 대한 지식을 갖춘 ZT시스템스 엔지니어들을 택한 것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ZT시스템스 인수를 통해 고객사들이 AMD의 AI 인프라를 보다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MD는 지난달 핀란드 AI 스타트업 ‘사일로AI’도 6억6500만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했다. 유럽 최대 민간 AI 연구소인 사일로AI에는 박사 학위를 보유한 125명을 포함해 총 300명의 AI 전문가가 소속돼 있다.
엔비디아도 올해 4건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과 5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런AI’와 ‘데시’를 각각 7억·3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브레브데브’와 ‘쇼어라인’을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GPU 판매가 대부분인 수익 모델을 개편하려 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DGX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AI 인프라에 대한 접근을 돕고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슈퍼컴퓨터 서비스다.
잇단 스타트업 인수도 그 연장선에 있다. 브레브데브는 클라우드에서 AI 모델을 구축하는 플랫폼을, 쇼어라인은 데이터센터 내 문제를 수정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런AI는 클라우드에서 컴퓨팅 자원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데시는 AI 모델을 구축·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모델 전반을 다룰 줄 아는 개발자는 손에 꼽는다. 이에 자금력이 충분한 빅테크들은 필요 인력을 보유한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방식을 쓴다. 이 같은 M&A를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인 ‘애크하이어(acqhire)’라고 부른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I 인재 유치에 대한 치열한 경쟁 때문에 애크하이어는 흔한 전략이 됐다고 평가했다.
규제를 피하려고 기업 인수대금에 준하는 목돈을 쥐여주고 사람만 빼오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최근 각각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와 ‘어뎁트’ 직원들을 대거 채용해 자사 연구팀에 배치했다.
미국·영국 경쟁당국은 ‘사실상 인수’나 다름없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행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128204;[낙태죄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①]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때, 환영받으며 태어나기 위해
#128204;[낙태죄폐지, 다음을 상상하다②] 임신중지를 잘 받아야 정말 임신하고 싶을 때 잘 할 수 있다고 너네 정부에 이야기해봐
현재 스웨덴에서는 50년 된 임신중지법에 대한 개정 요구가 누적돼 정부 직속 조사위원회인 국립보건복지위원회 임신중지법 특별조사위원회가 임신중지법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 청취를 하고 있다.[1] 이 위원회를 주도하는 잉가-메이 안데르손을 만나 임신중지법의 역사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저는 간호사로 시작해 조산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병원에서 일하다가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여성아동건강과에서 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국립보건복지위원회 성·재생산 건강 분과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현재는 정부의 임신중지법 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웨덴의 현장들을 보면서, 참 부러웠는데요(웃음), 스웨덴은 현재의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임신중지법 특별조사위원회는 어떤 연유로 꾸려지게 되었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현재 저와 함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세 명의 변호사가 특별조사관으로 임명되어 일하고 있어요. 우리의 임무 중 하나는 먼저 유산유도제의 사용과 사후관리에 관한 연구입니다. 현재 임신 12주 이내 약을 이용해서 임신중지를 하는 경우, 첫 번째 약(미페프리스톤)을 병원에서 복용하고 이후 미소프로스톨을 집에서 복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이번 연구에서는 미페프리스톤도 집에서 복용하게 해도 될지,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시행하면 좋을지, 이렇게 홈처방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를 바꾼다면 사후관리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저희의 임무 중 하나입니다.
또 현재 임신중지 약물은 의사에 의해서만 처방이 가능한데 조산사에게도 약 처방을 허용하는 것이 가능할지, 그렇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제안할 예정이고요. 이렇게 제도 변화 흐름 속에서 환자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추적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위원회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임신중지법을 어떻게 현대화할지를 제안해야 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1975년에 임신중지법이 도입되었을 때 임신중지는 병원이나 기타 의료 시설에서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수술이었지만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전체 임신중지의 90%가 약으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 중 대부분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러한 의학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반영해서 법안의 문구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제안하는 일까지가 이번 조사의 과제입니다.
-임신중지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에 어떤 사회정치적인 동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임상 현장에서의 의료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인가요, 아니면 여성 운동 쪽이나 정치인들이 이런 논의를 먼저 시작한 것인가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제일 중요해요. 스웨덴 산부인과의사회나 조산사협회에서 꾸준한 문제제기와 요청이 계속 있었어요. 이 법은 50년이나 되었거든요. 그때는 유산유도제가 없었을 때였죠. 1992년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도입되었는데, 이후 진료 대기시간과 수술까지 대기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에 따라 임신중지를 받는 평균 주수가 점차 계속 줄어들면서 더 이른 시기에 임신중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사실 임신중지는 스웨덴 사회에서 (미국처럼) 정치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는 영역은 아니예요. 좌우를 떠나서 임신중지권에 대한 옹호는 공통적이에요. 예를 들어 기독민주당의 경우, 소수정당일 때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임신 기간을 18주에서 12주로 낮추자고 주장했지만, 연정을 통해 여당이 되고 나서는 공개적으로 그런 주장은 못하죠.[2] 사실 지금 이번 (전향적) 조사를 주재한 보건부장관 제이콥 포스메드(Jakob Forssmed)도 기독민주당 출신입니다. 또 2021년 우파인 온건당이 발의[3]한 4가지 제안(미페프리스톤 홈처방, 조산사의 임신중지시술 자격 부여, 대기시간 단축, 연구비 증액)에 대해 모든 당에서 찬성을 해서 지금의 조사에 이르게 된 것이거든요.
그만큼 국민과 대중들이 현재의 임신중지 권리와 제도,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고 지지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이번 조사도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 가이드를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고요. 행정부가 주도한 이번 조사 이후에도 입법부가 실질적으로 개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죠.
-현재 스웨덴은 임신 18주까지는 여성의 요청에 의한 임신중지가 가능하고, 22주 이후에는 금지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 계획에 이러한 주수 제한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까요. 합법적인 임신중지 기간을 더 넓힌다든지, 좁힌다든지 논의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잉가-메이 안데르손 = 현재 18~22주 사이의 임신중지는 국립보건복지위원회 내에 있는 위원회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가능해요. 위원회는 매주 금요일 오전에 열립니다. 임신중지 요청을 한 여성의 주치의와 상담사가 자료를 위원회에 보내면, 저를 포함해서 상담사, 산부인과 의사, 변호사,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검토하게 됩니다. 시일이 급한 경우에는 임시위원회가 열리기도 하고요. 스웨덴에서는 1년에 3만8000건 정도의 임신중지가 시행되는데 18~22주 사이의 임신중지 건수는 400건 정도입니다. 이 시기 임신중지 요청의 경우 대부분은 태아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랬을 경우 위원회에서 요청이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개인적인 경험상 여성은 임신중지를 원하지 않는데 가족이나 파트너가 원하는 경우 위원회에서 안 된다라고 이야기 주길 원해서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궁극적으로 이 여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현재의 임신중지 제도와 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의 만족도가 높기에,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극단적으로 이 법을 개정하고 싶어하지는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물론 개별적으로는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지만) 현재의 주수라던지, 위원회 승인 같은 법의 골격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임신중지를 둘러싼 논의를 할 때는 주로 임신중지의 건수나 임신중지율이 부각됩니다. 임신중지가 줄어들 것이냐 늘어날 것이냐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이면엔 결국 임신중지를 출산율 증감에 대한 영향으로 연결시키는 생각이 있는거죠. 스웨덴에서는 임신중지의 건수나 임신중지율 같은 지표들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도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목표는 ‘원치 않은 임신을 줄이는 것’이에요. 원치 않은 임신과 그로 인한 원치 않은 출산, 원치 않은 임신중지를 줄이는 것이 목표지, 임신중지를 못 하게 해서 출산을 늘린다? 그런 것은 상상도 해 보지 못했어요.
스웨덴 임신중지 통계를 보면, 지속적으로 청소년 임신중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조사 결과 결론은 각 지역의 유스클리닉과 조산사들이 청소년 피임, 특히 장기지속이 가능하고 피임 성공률이 높은 ‘장기 가역적 피임법’(LARC·long acting reversible contraceltion) 처방을 많이 하면서 임신중지가 줄어드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거예요. 자궁내장치나 임플라논 등을 말합니다. 임신중지를 시행하는 의료인이 임신중지 후 케어를 어떻게 할지, 피임 상담이 왜 중요한지 생각하고 그러한 서비스들을 제공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인 것이죠. 임신중지만 따로 떼서 특별취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의 연속성 그리고 여성의 일생에서의 성과 재생산 건강의 연속성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현재 스웨덴의 임신중지 통계 등록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사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모든 의학 분야에서 국가 수준 통계를 잘 모으고 활용하는데, 임신중지에 있어서만 익명으로 통계를 모으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었어요. 익명 통계로는 임신중지 진료의 결과와 장기적인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고 자료의 활용도도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동의합니다. 현재 통계 등록 방식은 임신중지 제공자가 여성의 나이, 임신중지 시기, 약물로 시행했는지 수술로 진행했는지 등의 기본 자료만 국립보건복지위원회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어요. 일체의 개인정보가 남지 않고 다른 의료 기록과 연동되지 않죠. 그러다보니 임신중지 이후 장기적인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방법이 얼마나 안전한지, 향후 피임이나 임신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등 중요한 질문들에 대답할 수 없어요. 몇 건인지 통계만 내는 것은 의미를 가지지 못하죠. 이런 의료 정보들과 통합되는 것은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해요.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임신중지를 특별취급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의료 서비스들과 같은 일반적인 의료정보로 취급해야 임신중지를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도 조산사 제도가 있고 간호사 직역이 있지만, 한국의 의료 제도는 꽤 수직적이고 위계적이라 조산사나 간호사의 역할이 한정적이에요. 조산사는 정상분만 과정을 조력하는 역할, 간호사는 간호에 국한되어 있죠. 반면 스웨덴은 조산사가 여성 건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산전 진찰, 정상분만 진행, 피임약 처방과 상담, 자궁경부암 검사, 임신중지 후 추적 검사, 유스클리닉이나 성매개감염 클리닉에서 성매개감염 검사와 처방까지. 어떻게 이런 직무 역할 분담이 가능했나요?
잉가-메이 안데르손 = 스웨덴 조산사들은 성과 재생산 건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습이 되기까지 오랜 역사가 있었습니다. 1930년대에 처음으로 임신과 출산, 분만을 의료화하면서 재생산 건강 체계가 시작(1938년에 여성에게 산전진찰을 무료 제공)되었어요. 그 당시 목표는 영아사망률 감소와 태어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확보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영아 백신 프로그램도 이때 시작되었고요.
1955년에는 모자보건 시스템에 2차 개혁이 있었는데, 이때부터는 여성에게 좀더 초점을 두기 시작했어요. 산전진찰을 얼마나, 어떻게 받아야 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지, 산모사망률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하면서 지금의 이원화된 시스템이 고안되었습니다. 건강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조산사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되고, 건강 문제가 있거나 임신 관련 문제가 생긴 경우 산부인과 의사가 보도록 이원화됐어요. 현재는 스웨덴 전역에서 성과 재생산건강 진료의 80%가 조산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조산사들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정상 임신의 산전 진찰과 출산, 산후조리 과정을 관리합니다. 피임약 처방, 자궁내장치 및 임플라논 삽입도 수행합니다.
1975년에 임신중지법이 개정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당시의 임신중지는 수술적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에 안전한 임신중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의사가 병원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고, 동시에 원치않은 임신을 줄이기 위해 피임을 강조하기 시작했죠. 건강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관장하는 조산사는 (특별한 금기가 있거나 건강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건강한 여성의 피임 역시 도울 수 있어요. 조산사가 피임약을 처방하는게 이 무렵부터 가능해졌죠. 이런 식으로 역할과 책임을 더해가면서 교육도 더 세분화되고 길어졌어요.[4]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여성의 건강을 가운데 두고, 전문가들 간의 역할 분담과 리더십을 장려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과정을 거치면서 여성들의 성·재생산 건강에 대한 접근성이 굉장히 확대되었습니다. 다른 과 의사 진료를 보려면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하지만 임신이나 임신중지 진료를 보는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아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모성사망률이나 영아사망률 지표도 개선되었어요. 여성들의 경험도 물론 개선되었습니다.
-실제 스웨덴 1차 의료에서의 대기 시간, 공감 부족에 대한 의견들은 들었지만 성·재생산 건강 영역에서는 그런 불만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조산사들이 성·재생산 건강의 1차 관문을 훌륭하게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사보고서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잉가-메이 안데르손 = 네, 2025년 2월에 최종보고서가 나옵니다. 입법까지 진행되면 공유해드릴게요. 그런데 한국은 참 어떻다고요?
▼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erynies4@gmail.com
[1]
[2] 2022년 총선에서 우파연합(온건당, 스웨덴민주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은 중도좌파연합(사회민주당, 좌파당, 녹색당, 중도당)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 집권여당이 되었다. 이후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을 제외한 세 당이 연정을 꾸려 정부내각을 꾸려나가고 있다.
[3]
[4] 스웨덴에서 조산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학사 학위(3년과정)와 간호사 면허 시험 통과에 더해, 18개월의 조산사교육과정(이는 석사 학위에 해당한다)과 조산사 시험 통과, 6개월간의 임상실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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