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주인공’ 하려는 게 아니다. 운동장 밖에만 머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06-22 20:52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그림 같은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가르는 주인공을 응원만 하다가 내가 그 주인공이 되는 체험, 그건 ‘여성이라서···’라는 고정관념과 속박을 깨뜨리는 가장 극적인 경험이긴 해요. 다만 제 경우 그게 다는 아닙니다. 오히려 ‘공만 쫓지 않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지난 19일 경향신문과 만난 노해원씨(35)는 ‘요즘 여성들 사이에 축구 붐이 이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여성 축구클럽 ‘반반FC’의 주장이다. 이 클럽에는 농사를 배우러 귀촌한 20대 학생도 있고, 자녀를 2~3명씩 둔 40~50대 주부들도 있다. 공통점은 대부분 이전까지 축구를 해 본 적 없는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노씨 역시 마찬가지다. 노씨는 자신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최근 <시골, 여자, 축구>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클럽의 시작은 2021년 동네 학교 방과후교실 체육 선생님의 제안이었다. ‘여성들끼리 축구를 해보자’는 제안은 노씨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예전부터 ‘토트넘’, ‘손흥민’의 팬이었어요. 고교 때는 축구팀의 매니저를 해 상도 탔습니다. 다만 제게 축구는 ‘뛰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었어요
‘보는 축구’가 아닌 ‘뛰는 축구’를 할 용기를 얻은 건 주변의 언니들 덕이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언니도 뛰더라고요.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이들은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주말마다 동네 중학교 운동장에 모였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단 2개뿐인 가로등 불빛 아래 땀을 흘렸다. 그리고 가진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과의 첫 친선 경기. 경기 결과는 ‘0 대 13’ 대패였다. 그러나 경기가 반복될수록 점수 차는 좁혀졌고, 공식대회에도 2번이나 출전했다.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뛰었어요. 난생처음 ‘쌈닭 같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창피하지 않았어요.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후련함이 좋았어요. 예전의 저는 남의 시선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숨기기 바빴거든요.
그는 자신의 한계뿐 아니라 사회적 한계도 뛰어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슬램덩크>나 <마지막 승부>에서 여성은 선수가 아닌 매니저, 남자 주인공을 응원하는 여자친구 역할이에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회자된 여성들은 심지어 응원 자체가 아닌 ‘외모와 복장’ 때문이었고요, 축구를 시작한 뒤에야 고교 때 제가 ‘선수가 아닌 매니저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게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그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자 축구를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 우리는 공만 쫓아 우르르 몰려다녔어요. 골을 넣는 것, 내가 넣는 것이 지상 목표였죠. 그러다 차츰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는 법을 배워나갔습니다. 축구에는 공격수뿐 아니라 미드필더나 윙이 필요해요. 수비수의 경우 공이 자신에게 오지 않을수록 팀에겐 좋죠. 내가 골을 넣는 게 아닌, 다른 이가 넣도록 도와주는 ‘어시스트’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입니다.
그는 더 이상 운동장 밖에만 머물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공만 쫓아다니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들은 남성들을 제치고 ‘주연’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운동장에 들어설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거나 포기하는 게 싫을 뿐입니다. 일단 운동장에 들어서면 돋보이길 바라기보단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충실합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학생이든 ‘애 엄마’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헌할 기회와 보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게 축구를 하며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에요.
국제사회 고립 속 우군 확보미국 견제하며 제재 무력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양측 관계를 군사동맹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측의 ‘확실한 우군’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 등 서방과 대치 중이고, 북한은 한·미·일 등의 압박으로 체제 안정을 위협받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북·러 조약 내용을 보면, ‘유사시 지체없이 군사적 원조 제공’ 조항이 담겼다. 또 방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마련 등 각종 군사협력을 시사하는 내용과 국제사회 각종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조약을 통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을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탄약 등 군수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양측은 그간 비밀리에 무기를 거래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본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러시아 또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서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5월 자국산 일부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나토의 지원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것에 대비해 러시아가 북한에서 무기를 지원받을 명분을 확보하고 공개적으로 받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확실한 체제 안정을 꾀할 목적으로 조약 체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의 확장억제와 한·미·일의 군사협력 강화는 모두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 정지하면서 접경지역 군사훈련도 재개할 계획이다. 북한은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 약속을 통해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든든한 뒷배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건 북·러의 공통된 목적이기도 하다.
북한은 각종 군사기술 지원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근 발사에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도 러시아의 도움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 전투기와 방공망 성능 개량, 핵잠수함 관련 기술 이전 등이 북한이 원하는 지원들이다.
최대 관심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원할 것인지다. 북한은 핵능력을 고도화해 왔지만 핵탄두 소형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등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러시아가 핵 능력 고도화 기술까지 전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이 밖에도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출구로 러시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조약에 노골적으로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데서 의도는 분명히 확인된다.
그러나 북·러의 관계 격상을 계기로 한·미·일이 군사협력 수위를 더 끌어올리면서 대치가 격화할 수 있다.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 또한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북·러의 고립은 오히려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으로선 당장 중국의 지지를 받아내는 것도 숙제다. 이번 회담은 중국이 북·러와 멀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겠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경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양측 협력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저출생 대책으로 발표된 육아휴직급여 확대의 재원 확보 방안을 놓고 재정 당국이 고심중이다.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기금의 실적립금이 적자 상태라,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는 ‘허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 및 급여체계 재설계안에 따르면 기존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늘어난다. 현행 1800만원인 연지급액 상한도 2310만원으로 높아진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이 반영되면 내년도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1조6964억원이던 육아휴직급여 지급액 예산을 올해 1조9869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육아휴직 기간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어나고, 육아휴직급여를 회사 복귀 후 순차적으로 지급하는 사후지급금 제도가 폐지되는 것도 급여액 지출을 늘리는 요소다.
문제는 늘어난 급여 지급액을 어떻게 충당할 지다.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8000억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온 예수금(10조3000억원)을 빼면 실적립금은 약 2조5000억원 적자다. 당장 지출을 늘리기에는 재정 여력이 빠듯하다.
재정당국은 아직 재원 마련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육아휴직급여 지원을 위한 일반회계전입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고용보험기금에 일반회계전입금 명목으로 연간 4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전체 육아휴직 급여액 예산 대비 20%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육아휴직급여를 위한 별도 기금 편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원 예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텐데,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들어 4월까지 64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적자 폭은 19조2000억원 커졌다. 여당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제한한다는 입장이라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쭉 감세 기조인 탓에 당장 재원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재원 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면 ‘땜빵식’ 처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탓에 정부 발표가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이 노·사가 낸 세금으로 구성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없는 육아휴직 급여 확대는 제 살 깎아먹기라며 과거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이 문제가 될 때도 기재부가 재정을 투입한다 해놓고 보험료율만 올린 적이 있어 이번 발표도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지난 19일 경향신문과 만난 노해원씨(35)는 ‘요즘 여성들 사이에 축구 붐이 이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여성 축구클럽 ‘반반FC’의 주장이다. 이 클럽에는 농사를 배우러 귀촌한 20대 학생도 있고, 자녀를 2~3명씩 둔 40~50대 주부들도 있다. 공통점은 대부분 이전까지 축구를 해 본 적 없는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노씨 역시 마찬가지다. 노씨는 자신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최근 <시골, 여자, 축구>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클럽의 시작은 2021년 동네 학교 방과후교실 체육 선생님의 제안이었다. ‘여성들끼리 축구를 해보자’는 제안은 노씨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예전부터 ‘토트넘’, ‘손흥민’의 팬이었어요. 고교 때는 축구팀의 매니저를 해 상도 탔습니다. 다만 제게 축구는 ‘뛰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었어요
‘보는 축구’가 아닌 ‘뛰는 축구’를 할 용기를 얻은 건 주변의 언니들 덕이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언니도 뛰더라고요.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이들은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주말마다 동네 중학교 운동장에 모였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단 2개뿐인 가로등 불빛 아래 땀을 흘렸다. 그리고 가진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과의 첫 친선 경기. 경기 결과는 ‘0 대 13’ 대패였다. 그러나 경기가 반복될수록 점수 차는 좁혀졌고, 공식대회에도 2번이나 출전했다.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뛰었어요. 난생처음 ‘쌈닭 같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창피하지 않았어요.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후련함이 좋았어요. 예전의 저는 남의 시선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숨기기 바빴거든요.
그는 자신의 한계뿐 아니라 사회적 한계도 뛰어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슬램덩크>나 <마지막 승부>에서 여성은 선수가 아닌 매니저, 남자 주인공을 응원하는 여자친구 역할이에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회자된 여성들은 심지어 응원 자체가 아닌 ‘외모와 복장’ 때문이었고요, 축구를 시작한 뒤에야 고교 때 제가 ‘선수가 아닌 매니저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게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그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자 축구를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 우리는 공만 쫓아 우르르 몰려다녔어요. 골을 넣는 것, 내가 넣는 것이 지상 목표였죠. 그러다 차츰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는 법을 배워나갔습니다. 축구에는 공격수뿐 아니라 미드필더나 윙이 필요해요. 수비수의 경우 공이 자신에게 오지 않을수록 팀에겐 좋죠. 내가 골을 넣는 게 아닌, 다른 이가 넣도록 도와주는 ‘어시스트’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입니다.
그는 더 이상 운동장 밖에만 머물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공만 쫓아다니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들은 남성들을 제치고 ‘주연’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운동장에 들어설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거나 포기하는 게 싫을 뿐입니다. 일단 운동장에 들어서면 돋보이길 바라기보단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충실합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학생이든 ‘애 엄마’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헌할 기회와 보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게 축구를 하며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에요.
국제사회 고립 속 우군 확보미국 견제하며 제재 무력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양측 관계를 군사동맹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측의 ‘확실한 우군’ 확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 등 서방과 대치 중이고, 북한은 한·미·일 등의 압박으로 체제 안정을 위협받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북·러 조약 내용을 보면, ‘유사시 지체없이 군사적 원조 제공’ 조항이 담겼다. 또 방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마련 등 각종 군사협력을 시사하는 내용과 국제사회 각종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조약을 통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을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탄약 등 군수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양측은 그간 비밀리에 무기를 거래한 것으로 국제사회는 본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러시아 또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서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5월 자국산 일부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나토의 지원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것에 대비해 러시아가 북한에서 무기를 지원받을 명분을 확보하고 공개적으로 받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확실한 체제 안정을 꾀할 목적으로 조약 체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의 확장억제와 한·미·일의 군사협력 강화는 모두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면 정지하면서 접경지역 군사훈련도 재개할 계획이다. 북한은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 약속을 통해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든든한 뒷배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건 북·러의 공통된 목적이기도 하다.
북한은 각종 군사기술 지원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근 발사에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도 러시아의 도움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 전투기와 방공망 성능 개량, 핵잠수함 관련 기술 이전 등이 북한이 원하는 지원들이다.
최대 관심사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원할 것인지다. 북한은 핵능력을 고도화해 왔지만 핵탄두 소형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등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러시아가 핵 능력 고도화 기술까지 전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이 밖에도 유엔의 대북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출구로 러시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조약에 노골적으로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데서 의도는 분명히 확인된다.
그러나 북·러의 관계 격상을 계기로 한·미·일이 군사협력 수위를 더 끌어올리면서 대치가 격화할 수 있다.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 또한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북·러의 고립은 오히려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으로선 당장 중국의 지지를 받아내는 것도 숙제다. 이번 회담은 중국이 북·러와 멀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겠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경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양측 협력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저출생 대책으로 발표된 육아휴직급여 확대의 재원 확보 방안을 놓고 재정 당국이 고심중이다.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기금의 실적립금이 적자 상태라,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는 ‘허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 및 급여체계 재설계안에 따르면 기존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늘어난다. 현행 1800만원인 연지급액 상한도 2310만원으로 높아진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이 반영되면 내년도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육아휴직급여 지급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1조6964억원이던 육아휴직급여 지급액 예산을 올해 1조9869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육아휴직 기간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어나고, 육아휴직급여를 회사 복귀 후 순차적으로 지급하는 사후지급금 제도가 폐지되는 것도 급여액 지출을 늘리는 요소다.
문제는 늘어난 급여 지급액을 어떻게 충당할 지다.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8000억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온 예수금(10조3000억원)을 빼면 실적립금은 약 2조5000억원 적자다. 당장 지출을 늘리기에는 재정 여력이 빠듯하다.
재정당국은 아직 재원 마련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육아휴직급여 지원을 위한 일반회계전입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고용보험기금에 일반회계전입금 명목으로 연간 4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전체 육아휴직 급여액 예산 대비 20%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육아휴직급여를 위한 별도 기금 편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원 예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텐데,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들어 4월까지 64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적자 폭은 19조2000억원 커졌다. 여당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제한한다는 입장이라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쭉 감세 기조인 탓에 당장 재원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재원 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면 ‘땜빵식’ 처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탓에 정부 발표가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이 노·사가 낸 세금으로 구성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없는 육아휴직 급여 확대는 제 살 깎아먹기라며 과거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이 문제가 될 때도 기재부가 재정을 투입한다 해놓고 보험료율만 올린 적이 있어 이번 발표도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