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고미숙의 명심탐구]백수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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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08-21 20:12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내가 40년 전 꿈꾸었던 세 가지경제자립·지적성장·사회적 연결모두 다 원하는 건 배부른 소리?
여전히 ‘뼈빠지게’ 일하는 우리묻자, 노동해방은 어디에 있는지
#1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이 어려웠다. 대기업, 언론사같이 ‘잘나가는’ 직종을 원한 것도 아니었다. 책도 읽고 저자들도 만날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출판계를 지망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간신히 꽤 규모 있는 출판사에 들어갔다. 경제적 자립은 가능했으나 업무가 너무 지루하고 따분했다. 결국 8개월 만에 ‘때려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2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회사에 들어갔다. 20대에 연봉 5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청춘이었다. 문제는 회사가 잘될수록, 능력을 인정받을수록 야근이 잦았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출구를 찾고자 인문학 공부를 시작했고 글쓰기를 하면서 마침내 내면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죽고 싶어요! 결국 청년은 퇴사했다.
#1의 청년은 40년 전의 ‘나’다. #2의 청년은 현재 남산강학원에서 활동하는 30대 학인이다. 40년 전의 ‘내’가 원했던 건 세 가지 - 경제적 자립과 지적 성장, 사회적 연결망 - 였다. 요컨대, 돈과 공부와 사람. 출판사라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현장은 영 딴판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뒤의 두 가지는 해소되었지만, 이번엔 돈이 문제였다. 각종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가 되면 세 가지가 두루 해결될 거라 기대했지만 교수직 진입에 실패했다. 대졸백수에서 박사실업자가 된 것. 바야흐로 삶 전체를 ‘리셋’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선택한 경로가 ‘수유연구실’이라는 지식인 공동체였다. 일단 지적,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경제를 해결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때의 선택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그때 돈만 좇아갔다면(그런 길이 있을 리도 없지만), 지금쯤 깊은 공허와 소외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하여, #2의 청년이 죽고 싶다고 울먹였을 때 나는 그 먹먹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1의 청년과 #2의 청년 사이엔 40여년의 시간이 가로놓여 있다. 그사이에 산업기술은 눈부시게 도약했고, 우리나라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마침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삶의 패턴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청년들에게 주어진 경로는 ‘자립과 성장과 연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그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방황하게 되면? 백수가 된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그냥 쉬는’ 대졸 청년들(15~29세) 4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그냥 쉰다’는 건 취업을 못했지만 취업을 위해 애쓰지도 않는, 즉 ‘자발적 백수’라는 뜻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여러 ‘썰’이 난무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서’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 논평인 듯하다. 그럼 ‘양질의 일자리’란 대체 무엇일까? 고액연봉과 복지혜택? 하지만 #2의 청년이 말해주듯 그런 직종은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한다. 일종의 ‘극한 직업’이다. 거기에서 ‘성장과 관계망’의 확대는 요원하다. 이 말이 좀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재미와 의미’로 바꿔도 좋다. 누구든 돈도 벌면서 보람도 느끼는, 즉 경제활동을 통해 인간적 성숙과 사회적 공감의 확장이 가능한 그런 직장을 원하지 않을까? 그런 직장이 어디 있냐고? 당연히 거의 없다. 왜냐하면, 지금껏 산업 시스템이 그런 일자리를 비전으로 삼은 적이 없으니까. 이 어려운 시대에 배부른 소리 한다고? 그럼 묻고 싶다. 언제쯤이면 그런 노동의 형식이 가능해지는지를. 거기에 답할 수 없다면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백수가 되어 길 위를 떠돌게 될 것이다.
‘거짓말’의 정치경제학
출산율과 독서율의 ‘기묘한’ 평행이론
바보야, 문제는 ‘인복’이라니까!
당연하지 않은가? 디지털 문명은 바야흐로 ‘노동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왜 이런 시대에 산업화, 민주화 세대처럼 ‘뼈빠지게’ 일하고 ‘죽도록’ 돈을 벌어야 하는가? 돈을 위해 삶을 소외시킨 채 뭔 영광을 보겠다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성공과 부를 거머쥔 이들, 소위 상류층이 얼마나 공허와 불통,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그럼에도 왜 여전히 청년세대를 그 ‘뻔하고 서글픈’ 길로 내모는가?
지금이야말로 내가 40년 전 꿈꾸었던 세 가지 - 자립과 성장과 연결 - 를 위한 다양한 모색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활동을 창안하고, 마침내 ‘노동이라는 굴레’ 자체로부터 벗어나는 삶의 형식, 이를테면 1980년대에 목놓아 외친 ‘노동해방’의 21세기적 비전은 바로 거기에 있을 터, 단언컨대 이런 비전은 ‘자발적 백수들’로부터 나올 것이다. 고로 백수는 미래다!
대기만성이라는 말로 저를 표현하고 싶어요. 저를 보고 힘을 내시면 좋겠어요.
30대 나이에 전성기를 연 늦깎이 골퍼 배소현(31·사진)이 치열한 연장전 끝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두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다.
배소현은 18일 경기 안산 대부도 더 헤븐CC(파72·668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 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고 4타를 줄여 황유민, 서어진과 공동선두(합계 15언더파 201타로)로 마친 뒤 서어진과 맞붙은 3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고 승리했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거머쥔 그는 시즌 상금 8위(5억1477만원), 대상 6위로 올라섰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7번째 시즌, 통산 154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던 배소현은 그후 3개월 만에 우승을 더해 30대에 첫승과 멀티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첫날 1언더파를 쳐 컷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2라운드에서 코스 신기록(10언더파 62타)을 쓰며 공동선두로 솟구친 배소현은 이날 10번홀까지 4타를 줄인 서어진에 2타 차로 끌려갔으나 12번홀(파3),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황유민과 3명이 공동선두로 마쳤다.
정규라운드 18번홀(파5)에서 투 온에 성공하고도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실패해 연장전으로 끌려갔지만 우승을 놓치진 않았다. 배소현은 황유민이 먼저 탈락한 1차 연장전과 서어진과 둘이 벌인 2·3차 연장전에서 모두 버디를 잡고 승리했다.
배소현은 공식 인터뷰에서 하반기 목표인 2승을 생각보다 빨리 이뤄 기쁘고, 메이저대회 우승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30대 선수가 롱런하려면 비거리가 나가야 한다는 이시우 코치님 말씀에 장타 연습을 신경 쓰고 있고, 지난겨울 전지훈련 때 부족했던 쇼트게임과 퍼트를 많이 보완한 게 2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비교적 늦게 기량을 활짝 꽃피우고 있는 그는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진 않아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조금씩 과정을 얻어나가는 저를 보시고, 골프뿐 아니라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힘을 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교제 폭력 등 주요 현안을 다루는 정부 부처가 정책 결정과 관련한 회의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돼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부처는 주요 회의가 아니다라거나 약식 정리도 회의록이라는 논리로 법을 회피하고 있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 등 주요 정책 현안을 다루는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의 회의록을 남기지 않거나 참석자의 발언이 담긴 형태의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배분하는 대학별 의대 정원배정위원회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입장을 지난 5월부터 고수하고 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난 16일 국회 청문회에서 배정심사위 회의 (참고)자료는 파기했고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회의 결과를 회차별로 정리해 회의 결과 보고서로 정리한 자료가 있다고 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17조는 주요 정책 또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회의의 경우 회의록,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도록 한다. 교육부는 정원배정위가 ‘주요 회의가 아니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의대 증원 규모는 복지부에서 정했고, 교육부의 정원배정위는 주요 정책 결정이 아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는 취지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국회에서 배정위는 법정기구가 아니고 장관의 자문을 위한 임의 기구라고 했다.
정원배정위는 지난 3월15일 첫 회의를 연 뒤 닷새 만에 32개 대학의 의대 정원 배분을 완료해 발표했다. 회의는 세 차례 진행됐다. 의료계 측 대리인단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장관 등을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여가부도 장관이 주재하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록 대신 ‘개최 결과 보고’ 자료만 공개하고 있다. 위원만 28명인 여폭방지위는 여성폭력방지 정책, 제도개선, 사업 분석 등 여성 정책 전반을 다룬다.
이날까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여폭방지위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지만 여가부는 개최 결과 보고 자료만 제출했다. 결과 보고 자료만 봐서는 각 참석자가 어떤 의견을 피력하고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여가부의 개최 결과 보고 자료에는 심의 안건과 ‘스토킹 사각지대 입법 공백 보완 필요’ ‘사이버 공간에서 성적 괴롭힘과 언어적인 성폭력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검토 필요’ 정도의 내용만 주요 의견에 담겼다.
여가부는 회의 일시, 참여 인원, 주요 안건 등을 두루 담아 정리한 것도 회의록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2024년 기록물관리 지침’과 배치된다. 국가기록원 지침은 회의록에 안건별 발언자 이름과 주요 발언 내용, 결정 사항, 표결 내용까지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기준 통합돌봄추진단, 장애인자립추진단 등 22개 TF를 운영했는데 국회에 22개 TF 회의록은 없다고 보고했다.
정부의 회의록 부실 작성 및 비공개 관행이 정책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위원회와 TF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명분쌓기용에 그치기 쉽다는 것이다. 정책 과정의 불투명성을 키울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의 책임을 줄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정부가 회의록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수록 형식적 회의였다는 의구심을 키우게 한다며 공무원은 원래 자기 보호를 위해 회의록을 남기려 하는데, 윗선의 책임을 덜기 위해 회의록 부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여전히 ‘뼈빠지게’ 일하는 우리묻자, 노동해방은 어디에 있는지
#1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이 어려웠다. 대기업, 언론사같이 ‘잘나가는’ 직종을 원한 것도 아니었다. 책도 읽고 저자들도 만날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출판계를 지망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간신히 꽤 규모 있는 출판사에 들어갔다. 경제적 자립은 가능했으나 업무가 너무 지루하고 따분했다. 결국 8개월 만에 ‘때려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2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회사에 들어갔다. 20대에 연봉 5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청춘이었다. 문제는 회사가 잘될수록, 능력을 인정받을수록 야근이 잦았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출구를 찾고자 인문학 공부를 시작했고 글쓰기를 하면서 마침내 내면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죽고 싶어요! 결국 청년은 퇴사했다.
#1의 청년은 40년 전의 ‘나’다. #2의 청년은 현재 남산강학원에서 활동하는 30대 학인이다. 40년 전의 ‘내’가 원했던 건 세 가지 - 경제적 자립과 지적 성장, 사회적 연결망 - 였다. 요컨대, 돈과 공부와 사람. 출판사라면 가능할 줄 알았는데, 현장은 영 딴판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뒤의 두 가지는 해소되었지만, 이번엔 돈이 문제였다. 각종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가 되면 세 가지가 두루 해결될 거라 기대했지만 교수직 진입에 실패했다. 대졸백수에서 박사실업자가 된 것. 바야흐로 삶 전체를 ‘리셋’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선택한 경로가 ‘수유연구실’이라는 지식인 공동체였다. 일단 지적,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경제를 해결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때의 선택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그때 돈만 좇아갔다면(그런 길이 있을 리도 없지만), 지금쯤 깊은 공허와 소외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하여, #2의 청년이 죽고 싶다고 울먹였을 때 나는 그 먹먹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1의 청년과 #2의 청년 사이엔 40여년의 시간이 가로놓여 있다. 그사이에 산업기술은 눈부시게 도약했고, 우리나라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마침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삶의 패턴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청년들에게 주어진 경로는 ‘자립과 성장과 연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그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방황하게 되면? 백수가 된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그냥 쉬는’ 대졸 청년들(15~29세) 4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그냥 쉰다’는 건 취업을 못했지만 취업을 위해 애쓰지도 않는, 즉 ‘자발적 백수’라는 뜻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여러 ‘썰’이 난무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서’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 논평인 듯하다. 그럼 ‘양질의 일자리’란 대체 무엇일까? 고액연봉과 복지혜택? 하지만 #2의 청년이 말해주듯 그런 직종은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한다. 일종의 ‘극한 직업’이다. 거기에서 ‘성장과 관계망’의 확대는 요원하다. 이 말이 좀 추상적으로 느껴진다면 ‘재미와 의미’로 바꿔도 좋다. 누구든 돈도 벌면서 보람도 느끼는, 즉 경제활동을 통해 인간적 성숙과 사회적 공감의 확장이 가능한 그런 직장을 원하지 않을까? 그런 직장이 어디 있냐고? 당연히 거의 없다. 왜냐하면, 지금껏 산업 시스템이 그런 일자리를 비전으로 삼은 적이 없으니까. 이 어려운 시대에 배부른 소리 한다고? 그럼 묻고 싶다. 언제쯤이면 그런 노동의 형식이 가능해지는지를. 거기에 답할 수 없다면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백수가 되어 길 위를 떠돌게 될 것이다.
‘거짓말’의 정치경제학
출산율과 독서율의 ‘기묘한’ 평행이론
바보야, 문제는 ‘인복’이라니까!
당연하지 않은가? 디지털 문명은 바야흐로 ‘노동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왜 이런 시대에 산업화, 민주화 세대처럼 ‘뼈빠지게’ 일하고 ‘죽도록’ 돈을 벌어야 하는가? 돈을 위해 삶을 소외시킨 채 뭔 영광을 보겠다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성공과 부를 거머쥔 이들, 소위 상류층이 얼마나 공허와 불통,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그럼에도 왜 여전히 청년세대를 그 ‘뻔하고 서글픈’ 길로 내모는가?
지금이야말로 내가 40년 전 꿈꾸었던 세 가지 - 자립과 성장과 연결 - 를 위한 다양한 모색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활동을 창안하고, 마침내 ‘노동이라는 굴레’ 자체로부터 벗어나는 삶의 형식, 이를테면 1980년대에 목놓아 외친 ‘노동해방’의 21세기적 비전은 바로 거기에 있을 터, 단언컨대 이런 비전은 ‘자발적 백수들’로부터 나올 것이다. 고로 백수는 미래다!
대기만성이라는 말로 저를 표현하고 싶어요. 저를 보고 힘을 내시면 좋겠어요.
30대 나이에 전성기를 연 늦깎이 골퍼 배소현(31·사진)이 치열한 연장전 끝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두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다.
배소현은 18일 경기 안산 대부도 더 헤븐CC(파72·668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 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고 4타를 줄여 황유민, 서어진과 공동선두(합계 15언더파 201타로)로 마친 뒤 서어진과 맞붙은 3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고 승리했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거머쥔 그는 시즌 상금 8위(5억1477만원), 대상 6위로 올라섰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7번째 시즌, 통산 154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던 배소현은 그후 3개월 만에 우승을 더해 30대에 첫승과 멀티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첫날 1언더파를 쳐 컷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2라운드에서 코스 신기록(10언더파 62타)을 쓰며 공동선두로 솟구친 배소현은 이날 10번홀까지 4타를 줄인 서어진에 2타 차로 끌려갔으나 12번홀(파3),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황유민과 3명이 공동선두로 마쳤다.
정규라운드 18번홀(파5)에서 투 온에 성공하고도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실패해 연장전으로 끌려갔지만 우승을 놓치진 않았다. 배소현은 황유민이 먼저 탈락한 1차 연장전과 서어진과 둘이 벌인 2·3차 연장전에서 모두 버디를 잡고 승리했다.
배소현은 공식 인터뷰에서 하반기 목표인 2승을 생각보다 빨리 이뤄 기쁘고, 메이저대회 우승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30대 선수가 롱런하려면 비거리가 나가야 한다는 이시우 코치님 말씀에 장타 연습을 신경 쓰고 있고, 지난겨울 전지훈련 때 부족했던 쇼트게임과 퍼트를 많이 보완한 게 2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비교적 늦게 기량을 활짝 꽃피우고 있는 그는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진 않아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조금씩 과정을 얻어나가는 저를 보시고, 골프뿐 아니라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힘을 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교제 폭력 등 주요 현안을 다루는 정부 부처가 정책 결정과 관련한 회의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돼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부처는 주요 회의가 아니다라거나 약식 정리도 회의록이라는 논리로 법을 회피하고 있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 등 주요 정책 현안을 다루는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의 회의록을 남기지 않거나 참석자의 발언이 담긴 형태의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배분하는 대학별 의대 정원배정위원회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입장을 지난 5월부터 고수하고 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난 16일 국회 청문회에서 배정심사위 회의 (참고)자료는 파기했고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회의 결과를 회차별로 정리해 회의 결과 보고서로 정리한 자료가 있다고 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17조는 주요 정책 또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회의의 경우 회의록,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도록 한다. 교육부는 정원배정위가 ‘주요 회의가 아니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의대 증원 규모는 복지부에서 정했고, 교육부의 정원배정위는 주요 정책 결정이 아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는 취지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국회에서 배정위는 법정기구가 아니고 장관의 자문을 위한 임의 기구라고 했다.
정원배정위는 지난 3월15일 첫 회의를 연 뒤 닷새 만에 32개 대학의 의대 정원 배분을 완료해 발표했다. 회의는 세 차례 진행됐다. 의료계 측 대리인단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장관 등을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여가부도 장관이 주재하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록 대신 ‘개최 결과 보고’ 자료만 공개하고 있다. 위원만 28명인 여폭방지위는 여성폭력방지 정책, 제도개선, 사업 분석 등 여성 정책 전반을 다룬다.
이날까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여폭방지위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지만 여가부는 개최 결과 보고 자료만 제출했다. 결과 보고 자료만 봐서는 각 참석자가 어떤 의견을 피력하고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여가부의 개최 결과 보고 자료에는 심의 안건과 ‘스토킹 사각지대 입법 공백 보완 필요’ ‘사이버 공간에서 성적 괴롭힘과 언어적인 성폭력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검토 필요’ 정도의 내용만 주요 의견에 담겼다.
여가부는 회의 일시, 참여 인원, 주요 안건 등을 두루 담아 정리한 것도 회의록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2024년 기록물관리 지침’과 배치된다. 국가기록원 지침은 회의록에 안건별 발언자 이름과 주요 발언 내용, 결정 사항, 표결 내용까지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기준 통합돌봄추진단, 장애인자립추진단 등 22개 TF를 운영했는데 국회에 22개 TF 회의록은 없다고 보고했다.
정부의 회의록 부실 작성 및 비공개 관행이 정책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위원회와 TF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명분쌓기용에 그치기 쉽다는 것이다. 정책 과정의 불투명성을 키울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의 책임을 줄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은 정부가 회의록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수록 형식적 회의였다는 의구심을 키우게 한다며 공무원은 원래 자기 보호를 위해 회의록을 남기려 하는데, 윗선의 책임을 덜기 위해 회의록 부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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