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영방송 이사 교체 돌입한 ‘2인 방통위’, 방송장악 폭주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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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06-29 15:19본문
열 달 넘게 ‘2인 체제’로 운영 중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KBS·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임원 선임계획을 의결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야당이 전날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내달 4일 안에 처리하겠다고 하자, 임원진 교체 절차를 바로 개시한 것이다. 방통위의 이런 움직임은 KBS에 이어 MBC·EBS까지 방송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엄포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 탄핵안을 공식화한 전날 오후 9시쯤 공지됐다. 통상 매주 수요일 열리는데, 앞당긴 것이다. 회의에는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MBC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지만 각하됐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에 관한 개정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논의되고 있으나, 현행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는 게 방통위의 당연한 책무라 임명 절차를 늦출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이 허울이 아니라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고, 입법 절차·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방문진은 오는 8월12일, KBS는 8월31일, EBS는 9월14일 현 이사진 임기가 만료된다. 혹여 이사 선임이 늦어진다면, 기존 이사들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면 된다. 그런데도 이사 공모 절차에 돌입한 것은 탄핵안이 가결돼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기 전 비정상적인 ‘여권 인사 2인’ 체제 아래서 정권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 이사를 교체하려는 조처로 봐야 한다. 그간 방통위 운영에 대해 법원이 두차례나 그 ‘위법성’을 지적한 것도 무시한 셈이다.
‘2인 방통위’의 독주는 탄핵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2인 체제 방통위가 부당하다며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을 서둘러온 터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사장 선출 방법 등을 규정한 이 법은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와중에 국회에서 위원장 탄핵안이 가결되면, 방통위는 어차피 정상운영이 어렵다. 김 위원장도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꼼수 사퇴’의 길을 따라가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방통위원장의 직무는 방송의 독립과 중립성 확보이지 이렇게 훼방을 놓으라는 게 아니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과 여야가 추천하는 3명 등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관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로 운영되며 공영방송을 권력의 나팔수로 만든다는 비판이 커져 왔다. 그 속내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대통령 뜻을 받들어 방송을 입맛대로 부리자는 심산일 것이다. 이 모든 파행은 윤 대통령이 국회 몫 추천 위원을 원천봉쇄하면서 빚어졌다. 그러니 그 책임은 온전히 윤 대통령의 몫이 됐다. 도대체 언제까지 방통위를 식물위원회로 만들 셈인가.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방통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방통위 역시 위법적 행태와 반민주적인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
‘인사이드 아웃2’ 새 캐릭터 불안기쁨의 역할은 성장하면서 줄어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불가능에 절망보다 가능한 성취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에는 전편에 없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어린이였던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만 있었는데 속편에서 청소년이 된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는 불안, 당황, 따분, 부럽, 추억이 불쑥 출현한다. 따분은 소파에 누워 세상사를 냉소한다. 부럽은 큰 눈을 반짝이며 무언가를 선망한다.
무엇보다 2편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는 감정은 불안이다. 통상 ‘불안’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뉘앙스와 달리,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은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불안은 미래의 부정적인 결과를 모두 그린 뒤 이에 대비하게 한다. 고등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떡하나,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실력을 발휘 못해 팀에 뽑히지 않으면 어떡하나…. 라일리의 불안은 또래 청소년이 쉽게 가질 법한 것들이다. 이 영화에서 불안은 얼핏 빌런처럼 보이지만, 창작진은 불안도 폭주하지 않고 적당한 발언권을 가진다면 한 사람의 자아 형성에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취직 시험에 대한 불안이 없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테고, 건강에 대한 불안이 없다면 건강검진을 소홀히 할 것이다. 우리는 기쁨과 슬픔과 불안과 따분이 두루 섞인 자아를 형성해 간다. 시기나 타고난 성향 같은 것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 모든 감정들이 ‘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주목할 것은 성장하면서 기쁨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전편은 기쁨이 얼핏 부정적으로 보이는 슬픔의 역할을 제한하려다 실패하고 결국 상대를 인정하는 과정을 그렸다. 후속편에서도 기쁨은 불안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다가 오히려 본부에서 추방당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쁨은 라일리를 움직일 주도권을 잃는다. 가족 애니메이션답게 해피엔딩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삶의 기쁨이 줄어든다는 메시지는 꽤 우울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삶의 감정들을 돌아봤다. 지금 내 안에는 어떤 감정이 얼마나 많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 자라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었나. 아빠와 함께 나들이 가서 사 먹은 아이스크림 하나, 유치원 선생님의 칭찬 하나에 하루 종일 기뻐했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 기쁨의 몫은 조금씩 줄어든다. 기쁨이 역할을 하기 위해선 더 많고 복잡한 조건이 필요해진다. 때로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 요구될 때도 있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에 살아야,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직장을 구해야,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야 할 수도 있다.
호평받고 있는 김기태의 데뷔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팬, 삶이 조금 지겨워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한 30대 후반 여성, 폐광촌 고등학교의 역도 선수가 이 단편집의 주인공들이다. 소설에 ‘보통 사람’이 나온다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겠지만, 김기태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 인물들이 절망하고 고통에 빠져 파국으로 치닫게 두지 않는다.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주인공 권진주와 김니콜라이는 기뻐할 일이 많지 않은 인물들이다. 둘은 고등학교 때 ‘미납자’였다. 부모의 불화 속에 큰 진주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신히 대학을 졸업한 뒤 공무원 시험에 계속 떨어진다. 고려인 니콜라이는 연 소득이 적어 좀처럼 귀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생계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풍족할 가망은 없어 보이는 삶이다. 둘은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았냐?라는 질문에 이르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다고 느낀다. 그래도 작가는 이들이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거나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한다고 적는다. 작가는 이들이 공짜인 섹스를 마음껏 누리게 하고, 다리가 맞지 않는 싸구려 조립 식탁을 고칠 수 있게 하며, 바닥에서도 맛있게 밥을 먹게 한다. 이 젊고 불쌍한 연인에게 한 줌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의지다.
삶이 기쁨만으로 충만할 수는 없겠지만, 기쁨이 없는 삶은 무슨 소용인가. 기쁨이 어린 시절처럼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의지로라도 기쁨을 초대해야 한다. 불가능한 조건에 절망하는 대신, 가능한 성취에 기뻐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강하다.
지난달부터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차량 파손 등 피해를 본 서울 시민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오물풍선 피해조사 신고서 등 양식과 지원 기준을 마련해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을 통해 접수한다고 25일 밝혔다.
‘오물풍선’ 피해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는 현재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발의돼 있으나 서울시는 사안의 시급성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우선 자체 피해 지원 지침을 마련해 지원키로 했다.
또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피해 신고·접수와 조사, 심의위원회 개최, 지원금 지급을 위한 모든 창구는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으로 일원화했다.
이에 지난 5월 이후 ‘오물풍선’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은 피해 사실 조사서와 영수증·견적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금은 조사를 거쳐 지원심의위원회 심의해 오는 8월9일까지 파손에 대한 원상복구비 등을 실비로 보상할 예정이다.
관련 양식은 서울시 홈페이지( 내려받을 수 있다. 이미 피해 사실을 신고했어도 서류 제출은 필요하다.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로 신고·접수된 시민 피해 현황은 차량 유리창 깨짐과 건물 지붕 파손 등 총 10건이다. 인명 피해 사례는 없다.
류대창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은 오물풍선 피해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지침을 마련해 조속히 피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전체회의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 탄핵안을 공식화한 전날 오후 9시쯤 공지됐다. 통상 매주 수요일 열리는데, 앞당긴 것이다. 회의에는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MBC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지만 각하됐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출에 관한 개정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논의되고 있으나, 현행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는 게 방통위의 당연한 책무라 임명 절차를 늦출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이 허울이 아니라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고, 입법 절차·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방문진은 오는 8월12일, KBS는 8월31일, EBS는 9월14일 현 이사진 임기가 만료된다. 혹여 이사 선임이 늦어진다면, 기존 이사들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면 된다. 그런데도 이사 공모 절차에 돌입한 것은 탄핵안이 가결돼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기 전 비정상적인 ‘여권 인사 2인’ 체제 아래서 정권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 이사를 교체하려는 조처로 봐야 한다. 그간 방통위 운영에 대해 법원이 두차례나 그 ‘위법성’을 지적한 것도 무시한 셈이다.
‘2인 방통위’의 독주는 탄핵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2인 체제 방통위가 부당하다며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을 서둘러온 터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사장 선출 방법 등을 규정한 이 법은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와중에 국회에서 위원장 탄핵안이 가결되면, 방통위는 어차피 정상운영이 어렵다. 김 위원장도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꼼수 사퇴’의 길을 따라가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방통위원장의 직무는 방송의 독립과 중립성 확보이지 이렇게 훼방을 놓으라는 게 아니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과 여야가 추천하는 3명 등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관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로 운영되며 공영방송을 권력의 나팔수로 만든다는 비판이 커져 왔다. 그 속내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대통령 뜻을 받들어 방송을 입맛대로 부리자는 심산일 것이다. 이 모든 파행은 윤 대통령이 국회 몫 추천 위원을 원천봉쇄하면서 빚어졌다. 그러니 그 책임은 온전히 윤 대통령의 몫이 됐다. 도대체 언제까지 방통위를 식물위원회로 만들 셈인가.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방통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방통위 역시 위법적 행태와 반민주적인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
‘인사이드 아웃2’ 새 캐릭터 불안기쁨의 역할은 성장하면서 줄어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불가능에 절망보다 가능한 성취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에는 전편에 없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어린이였던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만 있었는데 속편에서 청소년이 된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는 불안, 당황, 따분, 부럽, 추억이 불쑥 출현한다. 따분은 소파에 누워 세상사를 냉소한다. 부럽은 큰 눈을 반짝이며 무언가를 선망한다.
무엇보다 2편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는 감정은 불안이다. 통상 ‘불안’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뉘앙스와 달리,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은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불안은 미래의 부정적인 결과를 모두 그린 뒤 이에 대비하게 한다. 고등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떡하나,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실력을 발휘 못해 팀에 뽑히지 않으면 어떡하나…. 라일리의 불안은 또래 청소년이 쉽게 가질 법한 것들이다. 이 영화에서 불안은 얼핏 빌런처럼 보이지만, 창작진은 불안도 폭주하지 않고 적당한 발언권을 가진다면 한 사람의 자아 형성에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취직 시험에 대한 불안이 없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테고, 건강에 대한 불안이 없다면 건강검진을 소홀히 할 것이다. 우리는 기쁨과 슬픔과 불안과 따분이 두루 섞인 자아를 형성해 간다. 시기나 타고난 성향 같은 것에 따라 그 비율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 모든 감정들이 ‘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주목할 것은 성장하면서 기쁨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전편은 기쁨이 얼핏 부정적으로 보이는 슬픔의 역할을 제한하려다 실패하고 결국 상대를 인정하는 과정을 그렸다. 후속편에서도 기쁨은 불안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다가 오히려 본부에서 추방당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쁨은 라일리를 움직일 주도권을 잃는다. 가족 애니메이션답게 해피엔딩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삶의 기쁨이 줄어든다는 메시지는 꽤 우울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 삶의 감정들을 돌아봤다. 지금 내 안에는 어떤 감정이 얼마나 많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 자라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었나. 아빠와 함께 나들이 가서 사 먹은 아이스크림 하나, 유치원 선생님의 칭찬 하나에 하루 종일 기뻐했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 기쁨의 몫은 조금씩 줄어든다. 기쁨이 역할을 하기 위해선 더 많고 복잡한 조건이 필요해진다. 때로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 요구될 때도 있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에 살아야,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직장을 구해야,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야 할 수도 있다.
호평받고 있는 김기태의 데뷔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팬, 삶이 조금 지겨워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한 30대 후반 여성, 폐광촌 고등학교의 역도 선수가 이 단편집의 주인공들이다. 소설에 ‘보통 사람’이 나온다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겠지만, 김기태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 인물들이 절망하고 고통에 빠져 파국으로 치닫게 두지 않는다.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주인공 권진주와 김니콜라이는 기뻐할 일이 많지 않은 인물들이다. 둘은 고등학교 때 ‘미납자’였다. 부모의 불화 속에 큰 진주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신히 대학을 졸업한 뒤 공무원 시험에 계속 떨어진다. 고려인 니콜라이는 연 소득이 적어 좀처럼 귀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생계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풍족할 가망은 없어 보이는 삶이다. 둘은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았냐?라는 질문에 이르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다고 느낀다. 그래도 작가는 이들이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거나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한다고 적는다. 작가는 이들이 공짜인 섹스를 마음껏 누리게 하고, 다리가 맞지 않는 싸구려 조립 식탁을 고칠 수 있게 하며, 바닥에서도 맛있게 밥을 먹게 한다. 이 젊고 불쌍한 연인에게 한 줌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의지다.
삶이 기쁨만으로 충만할 수는 없겠지만, 기쁨이 없는 삶은 무슨 소용인가. 기쁨이 어린 시절처럼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의지로라도 기쁨을 초대해야 한다. 불가능한 조건에 절망하는 대신, 가능한 성취에 기뻐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강하다.
지난달부터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차량 파손 등 피해를 본 서울 시민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오물풍선 피해조사 신고서 등 양식과 지원 기준을 마련해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을 통해 접수한다고 25일 밝혔다.
‘오물풍선’ 피해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는 현재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발의돼 있으나 서울시는 사안의 시급성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우선 자체 피해 지원 지침을 마련해 지원키로 했다.
또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피해 신고·접수와 조사, 심의위원회 개최, 지원금 지급을 위한 모든 창구는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으로 일원화했다.
이에 지난 5월 이후 ‘오물풍선’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은 피해 사실 조사서와 영수증·견적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금은 조사를 거쳐 지원심의위원회 심의해 오는 8월9일까지 파손에 대한 원상복구비 등을 실비로 보상할 예정이다.
관련 양식은 서울시 홈페이지( 내려받을 수 있다. 이미 피해 사실을 신고했어도 서류 제출은 필요하다.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로 신고·접수된 시민 피해 현황은 차량 유리창 깨짐과 건물 지붕 파손 등 총 10건이다. 인명 피해 사례는 없다.
류대창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은 오물풍선 피해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지침을 마련해 조속히 피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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