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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거수기’ 5대금융 사외이사, 견제·감시 기능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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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24-03-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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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활동한 사외이사 가운데 지난해 이사회에서 결의된 162건의 안건 중 반대표를 행사한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활동을 견제·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의 역할이 여전히 경영진의 찬성 ‘거수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5대 금융지주가 공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 한 해 모두 37명의 사외이사가 각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금융그룹별로 사외이사 인원은 KB 7명, 신한 9명, 하나 8명, 우리 6명, NH농협 7명으로 이들은 각 금융지주가 1년간 개최한 총 68차례의 이사회에서 총 162건의 ‘결의안건’을 논의했다. 이 중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수정·조건부 가결된 3건을 포함해 162건 안건 모두 전원 찬성으로 이사회에서 가결됐다.
각 금융지주 전반의 각종 거래 위험을 인식·측정·감시·통제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신한금융은 위험관리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각 위원회를 이룬 3~4명의 사외이사들은 여기서도 안건들에 100% 찬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부각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관한 논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지난해 인스타 팔로우 구매 평균 보수는 7531만원으로, 시급으로 따지면 평균 약 20만원을 받았다. H지수 ELS 손실 규모가 가장 큰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의 보수가 1억원이 넘었다.
최근 각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 총 인원을 늘리고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처럼 사외이사들의 감시·견제 기능이 유명무실한 상황에서는 이같은 개선안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선정 절차에서 경영진에 우호적이고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 인사들이 주로 추천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관행이 지속된다면 전체 인원을 늘리거나 여성 비중을 높이는 것만으론 내부통제 강화 등 실제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각 금융지주들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과한 법률에 따라 구성한 이사회 내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최종 임명한다.
하 교수는 사외이사 구성과 활동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주주·시민사회 등 경영진 외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사외이사진 성과 평가에도 이해관계자들의 객관적 평가를 반영해야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각 금융지주 사외이사 대다수는 전문성·기여도 등 지표 평가 결과 ‘최우수’ ‘최고 수준’ 등 평가를 받았다. 사외이사 평가는 주로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다수 금융지주의 대주주인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가 사외이사의 경영 견제·감시 소홀을 문제삼지 않는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독립성 문제와 결부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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