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약자를 위한 의료 공공성을 고민해야”…‘의대 증원’ 찬성 의대생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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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03회 작성일 24-03-10 15:41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의과대학생 A씨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의대 증원에 찬성한다. 다만 의대 증원이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 집단사직·의대생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의사 커뮤니티 내에는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존재한다.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계정이 대표적이다.
‘다생의’가 인스타그램에 소개한 모임 취지는 ‘2024년 의대생의 동맹휴학과 전공의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구성원 신원을 철저히 감추는 것을 원칙한다. 다생의 구성원인 A씨와 지난 5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A씨는 사전에 질의를 받은 다음 다생의 구성원들과 토론을 거쳐 답변 내용을 정리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달 20일 시작돼 3주를 넘긴 정부와 의사 간 강 대 강 대치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의 현실’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공공성이란 소수에게 가닿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의료 취약지역 주민과 장애인·이주민·성소수자 등 의료 시스템에서 소외된 환자를 얼마나 다양하게 상정하고 논의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나 교육이 미비해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라며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의료 공백이나 사각지대 문제가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생의 구성원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에만 쏠리는 이목에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 간 힘겨루기에만 관심이 쏠리다 보니, ‘왜 증원이 필요한지’ ‘의료 공공성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의사가 부족하니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넘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일 방법을 더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건강권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탓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의사들이 앞으로 공익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이 가진 오해를 풀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기준 전체 의대생 가운데 요건을 갖춰 휴학을 신청한 비율이 28.7%라고 밝혔다. A씨는 학교가 개강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연기하거나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하고 있어 대부분의 의대에서 학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생의 구성원들은 병원·학교로 돌아오는 전공의·의대생이 적은 이유 중엔 집단행동을 이탈하기 어려운 의료계 내부의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면서도 휴학계를 내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A씨는 2020년 동맹휴학 때 복귀하자고 한 의대생은 그 이후 대학병원에 수련의로 가서도 ‘너 그때 반대했었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의료계는) 의대 동기가 동료가 되고, 대학병원은 직장이 되고, 교수님은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폐쇄적인 사회라며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았을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실존하는 두려움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사 커뮤니티의 폐쇄성은 다생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신상을 극비에 붙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생의는 전체 구성원이 몇명인지도 공개하지 않는다. A씨는 의료계 사람들 개개인은 단일하지 않은데, 현재 의학계에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방법이 없다. 그게 우리가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라고 했다.
우리 국민들이 기다려주지 않고 참지 못하셨을 겁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교육기회 균등’ 토론회. 전문가들이 안전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자 교육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AI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른데 학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학부모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가 담겼다.
교육부 측은 경쟁을 이야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 저희도 원하는 건 핀란드처럼 (숙의해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저희는 인구가 작은 도시국가가 아닌 데다 논의가 길어지면 (다른 나라와)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우리가 표준을 만든 뒤 거듭 수정하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수학·영어 등 과목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 지난해 국회는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명목으로 5333억원 규모의 특별교부금을 교육부에 배정했다. 특별교부금은 국회 견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예산으로 ‘쌈짓돈’이라 불린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학습자료와 지원 기능을 탑재한 교과서를 뜻한다. 이를테면 학생별로 결과를 분석해 속도가 느린 학생에겐 보충학습을, 빠른 학생에겐 심화학습을 맞춤제공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우리 아이 ‘데이터’는 안전한가
‘맞춤형 지원’을 내세운 만큼 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문제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기록에 남겨 어느 범위까지 부모에 알릴 것인지 등 중요한 쟁점이 상당히 생략된 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우선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의 민감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 지난달 5일 또 다른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의 습관, 태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발언은 아이의 움직임이나 시선을 AI 디지털교과서가 추적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정 교수는 아이들의 생활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도 디지털교과서에 담길 수 있는데 이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또 민간 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이 학생들의 데이터를 자체 서비스 개발에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나, 구체적인 관리·감독 가이드라인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나 기업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AI가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편향된 시각이 담긴 학습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AI의 알고리즘 설계 또한 개발자(혹은 정부)의 관점이 ‘무의식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어 AI 디지털교과서 제작사가 설계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각사 교과서의 강점과 약점을 밝혀 교사·학생·학부모가 이름 참고하게 해야한다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교육부는 올해 1월23일 낸 설명자료에서 트레이닝용 데이터는 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개발사에 제공된다 정보 주체가 동의한 범위 내에선 학습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위해 학부모나 교사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I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교육부가 구상하는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 결과물을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푼 수학 문제에서 틀린 유형을 분석해 도움을 주거나,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생활기록부 내용을 작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나온 결과물을 보면 분석 내용이 추상적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정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공개한 기존 AI 생활기록부 분석 내용을 보면 풀지 않은 문제’도 원인을 파악해 올바른 풀이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매일 교육 프로그램에 접속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꾸준히 학습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요 등의 표현이 제시됐다.
주 연구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기존 교육 프로그램들이 내놓은 분석결과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교사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며 과연 추상적인 피드백을 보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주 연구위원은 AI 디지털교과서를 두고 교사와 교과서 제작사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 연구위원은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교과서와 달리 수업의 다양성, 역동성을 모르고 만들면 안 되는 형태인데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어떻게 제작되느냐에 따라 교사의 수업 주도권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주 연구위원은 학습과정 통제권이 교사나 학생이 아니라 개발자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교사는 일종의 큐레이터가 될 수 있고, 진도에 맞춰 학습기기에 데이터를 넣어주는 새로운 노동에도 동원된다고 했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원치 않을 때 다른 방법으로 학습할 권리가 주어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종이 교과서를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선택권을 줄지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디지털기기 활용, 학습격차 우려도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명분은 개별화·맞춤형 교육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21년 공저자로 참여한 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대목도 개별화·맞춤형 교육이다.
이날 발제자·토론자들은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정 배경이 좋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게 나온 선행 연구들이 있다며 부모의 조력 등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의 효과도 보게 되는데, 이를 두고 과연 맞춤형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맞는 말씀이고 학습 주도성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학습효과의 격차도 있을 것이라며 학생 주도성, 교사 주도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내년에 도입할 AI 디지털교과서로 학생들의 생체 추적 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등의 장치를 도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AI 디지털교과서의 최종 검정 시점인 11월까지 우려점에 대해 기술 검정을 철저하게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 공교육 전반에 개혁을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사직·의대생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의사 커뮤니티 내에는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존재한다.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계정이 대표적이다.
‘다생의’가 인스타그램에 소개한 모임 취지는 ‘2024년 의대생의 동맹휴학과 전공의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구성원 신원을 철저히 감추는 것을 원칙한다. 다생의 구성원인 A씨와 지난 5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A씨는 사전에 질의를 받은 다음 다생의 구성원들과 토론을 거쳐 답변 내용을 정리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달 20일 시작돼 3주를 넘긴 정부와 의사 간 강 대 강 대치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의 현실’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공공성이란 소수에게 가닿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의료 취약지역 주민과 장애인·이주민·성소수자 등 의료 시스템에서 소외된 환자를 얼마나 다양하게 상정하고 논의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나 교육이 미비해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라며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의료 공백이나 사각지대 문제가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생의 구성원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에만 쏠리는 이목에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 간 힘겨루기에만 관심이 쏠리다 보니, ‘왜 증원이 필요한지’ ‘의료 공공성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의사가 부족하니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넘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일 방법을 더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집단행동이 시민들의 건강권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탓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의사들이 앞으로 공익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이 가진 오해를 풀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기준 전체 의대생 가운데 요건을 갖춰 휴학을 신청한 비율이 28.7%라고 밝혔다. A씨는 학교가 개강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연기하거나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하고 있어 대부분의 의대에서 학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생의 구성원들은 병원·학교로 돌아오는 전공의·의대생이 적은 이유 중엔 집단행동을 이탈하기 어려운 의료계 내부의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면서도 휴학계를 내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A씨는 2020년 동맹휴학 때 복귀하자고 한 의대생은 그 이후 대학병원에 수련의로 가서도 ‘너 그때 반대했었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의료계는) 의대 동기가 동료가 되고, 대학병원은 직장이 되고, 교수님은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폐쇄적인 사회라며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았을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실존하는 두려움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사 커뮤니티의 폐쇄성은 다생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신상을 극비에 붙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생의는 전체 구성원이 몇명인지도 공개하지 않는다. A씨는 의료계 사람들 개개인은 단일하지 않은데, 현재 의학계에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방법이 없다. 그게 우리가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라고 했다.
우리 국민들이 기다려주지 않고 참지 못하셨을 겁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교육기회 균등’ 토론회. 전문가들이 안전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자 교육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AI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른데 학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학부모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가 담겼다.
교육부 측은 경쟁을 이야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 저희도 원하는 건 핀란드처럼 (숙의해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저희는 인구가 작은 도시국가가 아닌 데다 논의가 길어지면 (다른 나라와)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우리가 표준을 만든 뒤 거듭 수정하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수학·영어 등 과목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 지난해 국회는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명목으로 5333억원 규모의 특별교부금을 교육부에 배정했다. 특별교부금은 국회 견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예산으로 ‘쌈짓돈’이라 불린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학습자료와 지원 기능을 탑재한 교과서를 뜻한다. 이를테면 학생별로 결과를 분석해 속도가 느린 학생에겐 보충학습을, 빠른 학생에겐 심화학습을 맞춤제공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우리 아이 ‘데이터’는 안전한가
‘맞춤형 지원’을 내세운 만큼 AI 디지털교과서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문제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기록에 남겨 어느 범위까지 부모에 알릴 것인지 등 중요한 쟁점이 상당히 생략된 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우선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의 민감정보가 수집될 수 있다. 지난달 5일 또 다른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의 습관, 태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발언은 아이의 움직임이나 시선을 AI 디지털교과서가 추적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정 교수는 아이들의 생활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도 디지털교과서에 담길 수 있는데 이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또 민간 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이 학생들의 데이터를 자체 서비스 개발에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나, 구체적인 관리·감독 가이드라인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나 기업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AI가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편향된 시각이 담긴 학습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AI의 알고리즘 설계 또한 개발자(혹은 정부)의 관점이 ‘무의식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어 AI 디지털교과서 제작사가 설계하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각사 교과서의 강점과 약점을 밝혀 교사·학생·학부모가 이름 참고하게 해야한다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교육부는 올해 1월23일 낸 설명자료에서 트레이닝용 데이터는 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개발사에 제공된다 정보 주체가 동의한 범위 내에선 학습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위해 학부모나 교사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I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교육부가 구상하는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 결과물을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푼 수학 문제에서 틀린 유형을 분석해 도움을 주거나,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생활기록부 내용을 작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나온 결과물을 보면 분석 내용이 추상적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정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공개한 기존 AI 생활기록부 분석 내용을 보면 풀지 않은 문제’도 원인을 파악해 올바른 풀이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매일 교육 프로그램에 접속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꾸준히 학습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요 등의 표현이 제시됐다.
주 연구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기존 교육 프로그램들이 내놓은 분석결과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교사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며 과연 추상적인 피드백을 보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주 연구위원은 AI 디지털교과서를 두고 교사와 교과서 제작사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 연구위원은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교과서와 달리 수업의 다양성, 역동성을 모르고 만들면 안 되는 형태인데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어떻게 제작되느냐에 따라 교사의 수업 주도권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주 연구위원은 학습과정 통제권이 교사나 학생이 아니라 개발자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교사는 일종의 큐레이터가 될 수 있고, 진도에 맞춰 학습기기에 데이터를 넣어주는 새로운 노동에도 동원된다고 했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원치 않을 때 다른 방법으로 학습할 권리가 주어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종이 교과서를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선택권을 줄지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디지털기기 활용, 학습격차 우려도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명분은 개별화·맞춤형 교육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21년 공저자로 참여한 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대목도 개별화·맞춤형 교육이다.
이날 발제자·토론자들은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정 배경이 좋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게 나온 선행 연구들이 있다며 부모의 조력 등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의 효과도 보게 되는데, 이를 두고 과연 맞춤형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맞는 말씀이고 학습 주도성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학습효과의 격차도 있을 것이라며 학생 주도성, 교사 주도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내년에 도입할 AI 디지털교과서로 학생들의 생체 추적 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등의 장치를 도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AI 디지털교과서의 최종 검정 시점인 11월까지 우려점에 대해 기술 검정을 철저하게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 공교육 전반에 개혁을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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