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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의 외교만사 外交萬思]중국 양회와 불안한 한·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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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17회 작성일 24-03-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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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이 되는 해이다.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정세의 불확실성, 불안정성, 혼돈이 격화되는 해로 보기도 한다.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연례 정치행사는 3월 초에 1주일 정도 개최되는 양회, 즉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다. 양회는 외부인들에게는 중국의 국내 및 대외정책 방향을 이해하는 창구이며, 국내적으론 중국 지도부의 지향점과 정책을 제시하는 지표가 된다.
양회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총리가 발표하는 정부공작보고와 그 안에 담긴 경제정책의 방향, 양회 중간에 개최하는 중국 외교부장의 외교정책과 대외관계 관련 기자회견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체로 올해 중국의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다. 이는 작년에 국제적으로 크게 유행했던 중국 피크(peak)론이나 중국 위험론에 대한 중국 측의 대응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인정하듯 2023년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였다. 국제적으론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이었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강화되었다.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약화시키려는 서방 강대국들의 노력과 중국 투자 기피현상도 가중되었다. 지정학적 갈등은 분출하였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만 문제 등으로 중국의 군사적 연루와 서방과의 충돌 우려도 컸다. 국내적으론 코로나19 여파로 경제회복은 더디었고, 시진핑 체제가 추구하는 사회주의 이념에 기반한 국내 분배 구조의 조정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그간 누적된 지방정부 부채, 중소 금융기관의 리스크, 실업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시진핑의 이념지향적 정책이 가져온 체제적인 경직성, 외부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의 증가, 재정위기에 몰린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종 권력남용과 실제 수입의 격감 등에 대해 깊은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정적 발전 속 소외층 배려 방점
2024년 양회의 정부공작보고는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중국 지도부의 복안을 보여준다. 올해 5%의 인스타 팔로우 구매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였다. 상기한 여러 난관에도 중국은 지난해 5.2%의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중국 지도부는 급속한 경제성장이나 전환보다는 올해 안정적 운용 속에 발전을 추구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2035년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국은 이 수준의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가능하다. 사회안정을 위해 1200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최소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중국에 긍정적 요소는 국내 내수시장 규모가 이미 중국 경제의 90% 이상을 차지해, 외부 자극에 취약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광 발전 등 3대 신흥 산업의 수출은 30% 이상 증가를 낙관하고 있다. 이들 항목은 세계 시장에서 이미 주도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올해 정책들은 급속한 발전 속에 소외된 계층과 민생에 대한 배려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채무문제 완화, 저렴한 주택 공급 강화, 생태환경 개선, 사상 최대의 곡물 생산 유지, 기초 양로금 및 의료보험금 확대를 통해 국내 정치·경제·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이 제시한 중국 외교의 목표는 분명하다. 안정 속 발전이라는 경제 목표 달성과 민생경제에 도움이 되는 국제환경 조성과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23년 11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합의한 미·중관계의 안정적 유지를 지지할 것이다. 불안정성이 극대화될 트럼프보다. 바이든 정부의 관리되는 장기 경쟁 정책을 선호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장기 경쟁에서 다음 4가지 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첫째, 정치체제의 내구성과 안정성, 둘째,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동질성, 셋째, 정치지도자와 중간 관리들의 질적 우수성, 미래 산업인력의 확보에서의 우위, 넷째, 서방의 기독교적 이원론보다는 다원적이고 포용적인 전통이 국제관계에서의 과비용 초래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한·중, 외교 접점 거의 없어 보여
2024년 중국 외교의 중점은 유럽과의 관계 및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통칭)에 놓일 것이다.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질서가 무너져 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이다. 그들에게 러시아의 안보적 위협은 실재하고, 미국에 대한 신뢰는 크게 약화되었다. 경제 디플레이션의 압박은 정치 위기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체제적 우려는 크지만, 실제 경제적 협력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제조업 역량, 기후변화와 생태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기존 유엔 원칙의 중시와 영향력, 글로벌 시장의 유지 지지, 러시아에 대한 견제 역량 등을 바탕으로 접근을 강화할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그 수와 경제적 잠재력으로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의 핵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스스로 그 일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은 주요 20개국(G20), 페루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카자흐스탄은 상하이 협력기구,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주관할 예정이다. 중국이 제안하는 새로운 국제관계, 인류 운명공동체와 그 내용을 담은 글로벌 안보 구상·문명 구상·발전 구상의 주 대상은 글로벌 사우스이다.
경제가 안보다
슈퍼 선거의 해에 불안한 한국호
조화와 균형의 대외전략을 추구하자
시진핑 시기 중국 외교는 주변국 관계를 그 어느 정부보다 중시하고 있다. 주변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미·중 전략경쟁 시기 미국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완화하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안정적 경제발전을 위한 외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지속적으로 대한반도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았다.
중국의 갈등 기피적인 대외정책 정향에도 불구하고 왕이 부장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면, 예외적으로 한·중관계는 전망이 어둡다.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외교에 이념과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중국에 비우호적이라 보고 있다. 왕이는 냉전적 사고로 대립과 대항을 강조하는 정책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고, 남북이 안보문제를 서로 해소하는 방안이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라 주장하였다. 자유를 기치로 하고, 당당한 중국 외교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와의 접점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한·중은 서로 관계 개선이 급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미국 우위를 확신하는 윤석열 정부나, 미·중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보는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인 것처럼 본다. 금년은 한·중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들어서게 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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