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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뱁새와 뻐꾸기 - 인간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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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06-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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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새가 있다. 이른바 ‘탁란종(托卵種)’ 조류이다. 탁란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 없으나,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기생, 번식 행위의 하나로서 조류, 어류, 곤충 등에서 관찰되고 있다. 대표적인 탁란종 조류로 뻐꾸기가 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는 둥지를 치고 알을 낳는다. 4~5알이 들어 있는 뱁새 둥지에 뻐꾸기가 1~2개를 치우고 그 자리에 자기 알을 낳는다. 뻐꾸기알은 뱁새알보다 조금 큰데, 뱁새 부부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을 구분하지 않고 교대로 정성스레 품는다. 먼저 부화한 새끼 뻐꾸기는 뱁새가 없는 틈을 타서 아직 부화하지 않은 뱁새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 땅에 떨어뜨린다. 살아남은 뱁새알 한두 개가 부화에 성공해 둥지 안에는 한동안 뱁새와 뻐꾸기 새끼들이 동서(同棲)하는데, 상대적으로 몸이 크고 적극적인 새끼 뻐꾸기가 어미 뱁새가 물어다 준 먹이 대부분을 받아먹는다. 어미 뱁새가 나간 사이 새끼 뻐꾸기는 둥지에 남아 있는 새끼 뱁새를 밖으로 밀쳐내 드디어 둥지를 독차지한다. 3주가 지나, 성장한 몸이 둥지를 꽉 채운 새끼 뻐꾸기는 둥지 밖 숲으로 나오지만, 보름가량 스스로 먹잇감을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어미 뱁새에 의존한다. 내년 이 시기 새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뻐꾸기는 어미가 되어 다시 이곳을 찾아 제 어미가 그랬듯 뱁새 둥지에 알을 낳을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생존>에 방영된 이야기다. 훌쩍 커버린 새끼 뻐꾸기에게 여전히 먹이를 물어 나르는 작은 몸집의 뱁새가 뻐꾸기를 여전히 자기 새끼인 줄 알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 새끼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하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뱁새에게서 인간(저자)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최근 인공지능에 매료된 인간은 인공지능의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신문기사 등 저작물을 인공지능에 먹이는 일(feeding AI·machine learning)에 몰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이 걸림돌이 되자, 인터넷 크롤링을 통한 저작물의 무단이용을 저작권침해 책임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TDM(Text Data Mining) 면책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혹시 이 작은 어미 뱁새는 자기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먹여 키운 새끼 뻐꾸기가 제 새끼와 알을 둥지 밖으로 밀쳐내 죽였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저보다 훨씬 큰 뻐꾸기가 자기를 보살피고 보호해 주리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인간이 인공지능과 빅테크에 거는 기대처럼 말이다.
속고 속이는 일이 그 시원(始原)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반복되고 있다면 이는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이미 생태계의 한 부분이 된 탁란종의 세계에서 교정(矯正)은 오히려 생태계 교란을 초래할지 모른다. 그런데 인간과 새는 다르다. 인간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교정하는 능력이 있다.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관한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음에도 제동을 걸지 않고 여전히 가속페달만 밟는다면,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당할 수 있다는 임박한 위험 앞에 눈을 감는 것은 아닐까?
작년 말 우려했던 불행한 일이 드디어 발생하고야 말았다.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산업로봇이 프로그램을 점검하던 40대 노동자를 상자로 인식한 나머지 압착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인간의 노동과 창작을 대신하는 뛰어난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데이터로 인식하는 이상 이런 사고의 재발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미 뱁새가 품어 부화하고 정성스레 먹여 키운 뻐꾸기가 어미 뱁새의 다음 세대인 알과 새끼를 죽여도 어미 새는 그 일을 반복한다. 공정이용(fair use)으로도 부족해 TDM 면책이란 인간(저자)의 희생을 통해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갖게 된 인공지능이 미래세대 인류의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인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탁란종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다.
라인업의 변화는 신임 감독이 취임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관건은 변화의 폭이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사진)은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지난 4일 수원 KT전에서 파격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스타감’이라고 점찍은 유로결을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부상에서 갓 복귀한 하주석을 3번 지명 타자로 전진 배치했다. 한화 이적 후 1루수로만 뛰었던 안치홍을 5번 타자 겸 2루수로 과감하게 기용했다.
김 감독은 앞서 3일 취임식에서 어린 선수보단 나이가 더 있는 (베테랑) 선수를 기용하고, 도루가 가능한 발 빠른 선수를 찾겠다며 선수 기용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주력이 좋은 유로결에게 리드오프 임무를 맡기는 등 첫 경기부터 큰 폭의 변화를 시도했다. 당일 한화는 KT를 8-2로 꺾었다.
상위 타선에 배치한 유로결과 하주석의 활약이 도드라졌던 것은 아니다. 다만 ‘깜짝 라인업’은 그 자체로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를 냈다. 새로운 오디션이 열린 셈이다.
김 감독은 5일 수원 KT전에선 신인 황영묵을 1번 타자 겸 2루수로 넣었다. 데뷔 후 처음 톱타자로 출전한 황영묵은 6타수 4안타를 치고 4타점을 수확했다.
사실 황영묵은 이날 엉겁결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요나단 페라자가 부상 여파로 빠지면서 2루수로 출장하려던 안치홍이 지명타자로 이동했고, 황영묵이 대신 들어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린 황영묵은 감독님께서 ‘이런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 때 떠오르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뚝심 야구’로 명장 반열에 오른 지도자다. 믿음이 생기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준다. 두산에선 김현수(현 LG), NC에선 나성범(현 KIA)이란 걸출한 야수들을 키워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를 믿게 되면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그간 중용되지 않았던 유로결이 발탁되고, 베테랑 안치홍이 수비 포지션을 2루수로 옮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불어오는 변화를 감지했다.
정규시즌도 80여경기밖에 남지 않은 터라 주전을 가리기 위한 오디션이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도 짧은 시간 안에 신임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 김 감독의 이유 있는 ‘파격’은 팀 분위기를 바꿔놨다.
김 감독은 5일 수원 KT전이 끝난 뒤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도 빠르게 정리했다. 점수차가 큰 8회말 투수 박상원의 격한 세리머니로 불거진 사건에도 빠르게 KT 더그아웃을 직접 찾아가 내가 잘 가르치겠다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박상원은 6일 경기 전 정경배 수석코치와 함께 KT 이강철 감독과 박경수 주장을 찾아가 사과했다. 김 감독 부임 뒤, 한화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기묘한 자세로 숨진 만삭 아내
■스모킹 건(KBS2 오후 10시15분) = ‘만삭 아내 살해 사건’ 편이 소개된다. 당시 아내는 출산을 한 달 남기고 욕조에서 기묘한 자세로 숨진 채 발견된다. 남편은 아내가 욕조에서 넘어져 질식사한 것 같다고 신고하지만 아내의 몸에 멍과 긁힌 자국 등 타살의 정황이 발견된다. 이후 남편은 캐나다 유명 법의학자까지 동원하여 혐의를 부인한다. 장장 10시간에 걸친 치열한 그날의 공판을 엿본다.
국내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SBS 오후 11시) = ‘복행하라 129편’ 편이 방영된다. 이날 방송은 ‘중국국제항공 129편 추락사고’를 재조명한다. 해당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사고라고 설명한다. 출연진은 참혹한 당시 사고현장을 보고 마치 공포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토록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게 된 그날의 비밀을 함께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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