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지적 시의적절…총선 공천 문제에 정책 이슈는 가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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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4-03-17 07:08본문
공천 관련 오피니언 칼럼, 민주당과 국민의힘 ‘13대 1’ 야당 비판 압도적의대 증원 관련, 의료공백·공공시스템 등 해법과 대안도 심층 취재 당부K팝 ‘탈케’ 매거진L, 팬덤 상업적 이용 지적보다 산업 방향성 짚었으면
전세사기 피해 지원 금융서비스 시스템 한계 지적, 경향의 의지 돋보여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 지적, 꾸준히 다룬 RE100 탄소중립 기사 좋아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2024년 3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신임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회의에 김봉신(여론조사기업 메타보이스(주) 이사),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김지원(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이승환(한국공인회계사회 선임),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조상식(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경향신문에서는 구혜영 정치부문장이 함께했다.
위원들은 22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을 강조한 <기후정치 캠페인>, 그린벨트 해제 이슈를 다룬 <자연손실 평가 보고서> 등이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4월 총선 관련 기사는 거대 정당의 공천에 집중하면서도 공천 문제의 원인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향신문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제시하면서 정책 총선을 주도하길 기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의대 증원 이슈는 증원 규모 뒤에 가려진 본질을 잘 짚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의료공백 피해 최소화,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 등 의료 갈등의 해법·대안을 심층적으로 다뤄줄 것을 당부했다.
■정연우 = 경향신문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중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만드는 데 기여해왔다고 평가한다. 한국 사회 미디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경향신문이 덜 기울어지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3기 출범한 독자위원회가 경향신문이 더 신뢰받는 공론장을 열고,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이승환 = 2월29일자 ‘여적’ <반노동과 흑자, 쿠팡의 두 얼굴>은 쿠팡이 흑자를 달성하면서 유통 강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모든 언론이 칭찬한 와중에 쿠팡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지적한,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였다. 같은 날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 무력화시킨…SGI의 ‘공문 한 장’> 기사도 금융서비스 시스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없는 현실을 조명해 약자 편에 설 때 집요한 경향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반면, 2월23일 기사는 아쉬웠다. 반도체 산업 전망은 2월 내내 뜨거운 화두였는데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라 냉정한 시각이 필요했음에도 ‘삼성도 잘하고 있다’ 정도에 그쳤다. 2월4일 <더 높아진 ‘장벽’ 들고 오는 트럼프, 리스크 커지는 한국 경제> 기사는 미국 대선과 우리의 경제적 손실보다 중국의 피해 여부에 포커스를 맞췄다. 2월13일 <세계 4위…매장 수로 증명된 ‘얼죽아’의 나라>에선 신세계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뒤 매장 수는 늘었지만 이익률은 줄 수밖에 없으니 이런 부분을 들여다봤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2월20일자 조태형 기자의 포토다큐 <어쩌다 슬픈 짐승이 되었네 어쩌나 헤어지자 하는데>를 인상 깊게 봤다.
■김지원 = 2월 정치 기사는 공천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중요 어젠다가 소외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 2월13일자 ‘손제민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이민청은 필요…이번 설립안은 껍데기만 있고 내용은 없다>는 제목의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 인터뷰는 다문화 이슈를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서 좋았지만 이자스민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의대 증원 기사를 읽다 보면 답이 없어 답답하고 다들 비슷한 논조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월26일자 <‘책임’ 묻기도 어렵다…의료공백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기사는 의료공백 피해의 책임을 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 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끝내고 말았다. 언론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담론을 먼저 제시할 때이다. 2월26일자 유아 성교육 특집 인터뷰 <‘딩동댕 유치원’이 변하는 이유?…성교육은 정치교육>은 <딩동댕 유치원>의 새로운 시도, 의미에 그치지 않고 선정성 걱정도 부분적으로 해소해줬다. 이번 매거진L 기사가 아쉽다. 특히 3월1일자 탈케 관련 <빛나는 K팝, 빚내는 ‘덕질’…‘탈케’ 고민합니다>는 팬덤을 ATM 취급하는 문화산업의 배신감을 지적했는데 관련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드래그퀸 기사 <美한국계 드래그퀸 Kimchi 내 꿈은 르네상스 인간>도 김치라는 이름이 도구적으로 소모됐고, 드래그퀸이라는 정체성을 지우면 그냥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 스토리일 뿐이다. 드래그퀸은 그보다 큰 의미가 있는 퀴어문화의 중요한 부분인데 그냥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으로 묶어버려 아쉬웠다.
■박은정 = 2월22일자 경제면 쿠팡의 흑자를 다룬 기사 제목을 <‘노동 탄압’ 구설 속…쿠팡, 첫 ‘연간 흑자’>라고 썼는데 노동 탄압 사건·사고들에 ‘구설’은 맞지 않는 표현이다. 산불 특수진화대를 다룬 단독기사는 산불이 기후위기 상황에 대형화되고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잘 지적했고, 사각지대를 잘 다뤘다.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추진하지 않고 RE100을 지금도 모르는 것 같다는 내용의 <‘슈퍼 을’이 넷제로 요구하는데…거꾸로 가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문제를 지적한 <원전에 4조…윤 정부 에너지 정책 ‘역주행’> 등 박상영 기자가 꾸준히 다루는 RE100 탄소중립 기사도 좋았다. 특히 22대 국회에 기후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기후정치 캠페인 관련 기사가 의미 있었다. 이와 관련해 21대 국회의 기후대응을 평가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2월26일자 자연손실 평가 보고서를 1개면에 할애한 <잘 보전하는 곳에 인센티브를, 보전이 안 되는 곳엔 자연자원총량제를> 등 그린벨트 해제 이슈를 여러 방식으로 여러 차례 다룬 건 시의적절했다. 저출생 관련 기사들 중 3월6일자 칼럼 ‘정희진의 낯선 사이’ <저출산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저출산을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여성들이 자본주의에 대응하는 행위로 보고 ‘저출생’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저출산은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표현이라서 쓰지 않았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내용이었다. 플랫에서 진행하는 ‘엄마성 빛내기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2월14일자 <엄마 성 쓰려고? 굳이?…이런 사회 균열내러 갑니다>도 재미와 의미를 살린 내용이었다. 다만 인스피아 지면의 QR코드가 인식되지 않은 것, 단신으로 나온 디지털성범죄 예방법 게임 기사는 아쉬웠다.
■김봉신 = 총선 기획 중 <성소수자에겐 진보정당이 없다…‘보수’와 ‘더 보수’뿐> 기사는 기획기사인 만큼 성소수자 정치인의 장벽 등을 분석해 더 깊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경향의 정치면을 뒤덮고 있는 건 한동훈 아니면 이재명이다. <진보정당 지지자 자기 목소리 낼 수 있는 세력 뽑아야> 기사는 거대 정당의 대표를 포커싱하는 과정에서 살짝 다룬 정도에 그쳤다. 진보정당이 왜 실패했는지 성찰하고 돌아볼 때 아닌가. 정치 기사 전반적으로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를테면 거대 양당의 밀실·야합 공천 행태가 있다면 그 근본 이유는 정치 혐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유튜버 행태 때문이다. 국민들이 좋은 정치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유를 짚는, 깊이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 2월26일자 <국민의힘 43.5%, 민주 39.5%…1년 만에 역전> 기사는 오차범위 내 대등한 결과인데 오차범위 언급 없이 그냥 역전이라고 했다. 2월26일자 <최고위 보이콧·추가 탈당 시사…파국 치닫는 민주당 공천 갈등> 기사도 그냥 역전이라고 써서 경향은 민주당이 역전당해야 된다고 생각하나 싶을 정도라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3월4일자에는 <국민의힘 46.7%, 민주당 39.1%…1년 만에 오차 밖 역전>으로 썼다. 오차범위 안이거나 대등한 수치는 반드시 오차범위를 언급해야 한다. 의료대란 기사의 경우 병원들이 전문의 대신 전공의로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에 문제가 악화됐고, 정부가 증원 숫자부터 제시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근본 문제를 잘 짚었다.
■정은숙 = 종이신문을 꼼꼼히 읽는 이유는 출판인이기도 하지만 종이신문이 갖고 있는 편집력 때문이다. 편집력은 사진, 제목, 칼럼을 통해 볼 수 있다. 3월5일자 1면 사진 <나홀로 입학>은 저출생 문제부터 입학생이 없는 157개 학교 문제까지 이 한 컷이 다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2년 특집기사의 사진은 인터뷰이 표정이 너무 밝고 승리의 브이자를 하고 있었다. 참혹하고 심각한 내용의 기사에 이런 사진을 쓰면 곤란하다. 2월28일자 ‘이명희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인터뷰의 <한국 영화들이 훌륭한 이유? 훌륭하지 않은 사회 때문이다>는 제목 때문에 안 읽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공감 표현이 많은 건 물론이고 포스팅 공유가 117개였다. 3월4일자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기사의 제목은 아쉬웠다. 영화 중요성에 비해 <끊어질 듯 이어진 인연…한번쯤 느낄 법한 감정>이라는 제목은 너무 평범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본 푸바오 칼럼이 신선했다. 푸바오 자체를 삶의 철학으로 본 고미숙씨 글과 동물권 관련 문제로 접근한 이영경 기자의 칼럼은 푸바오 현상을 감동을 넘어 다른 의제로 끌어올린 내용이었다. 다른 언론은 출판팀장들의 신간 의견 글이 있는데 정보 가치가 커서 열독률이 높다. 경향도 <책과 삶>이라는 북 섹션에서 왜 이 책을 선별했는지,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의 무엇과 연결하려고 했는지 다뤘다가 사라졌다. <책과 삶>의 지면 제목처럼 책 소식과 함께 삶의 정보,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상식 = 2월의 정치 분야 오피니언을 분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천 비판 글을 비교하니 13 대 1이었다. 국민의힘 비판 사설은 <현역 탈락 ‘제로’, 무감동·무개혁이 한동훈식 공천인가>가 유일했다. 13개가 민주당 공천을 비판한 칼럼이었는데, 신문사로선 외부필진의 글을 받아 싣는 입장이어서 발생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쏠림이 빚어져 아쉬웠다. 내용도 레거시 미디어의 프레임인 친명횡재, 비명횡사, 이재명당, 명문대전, 야권공멸, 비선 밀실공천이란 표현이 13개 칼럼에 동일하게 사용됐다. 대부분 기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치를 논거로 삼았는데 경향신문조차 이러면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일조하는 형태가 된다. 사회면 단독기사 <경찰, ‘윤석열 풍자’ 영상 딥페이크 아니다 검사 결과 받고도 ‘쉬쉬’>는 이슈를 잘 잡았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대 현장 분위기를 취재한 기사, 어떻게 의대공화국으로 변하는지를 다룬 기사는 다양한 분석으로 재미있는 그래픽까지 제공해 흥미로웠다. 사라진 자율형공립고가 이번 정부에서 다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고등학교 서열화 문제를 짚어 맥락을 잘 잡았고, 31개 교육특구사업 정책을 지방대 살리기 효과로 접근한 기사도 유의미했다. 최대 이슈인 초등교육 늘봄학교를 지역별로 정리한 것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이 줄어 교대 분위기가 굉장히 암울하다는 기사는 인구소멸을 극복한 제천시, 화천시 사례 등을 대비하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소리 = 의사 증원 문제는 단순히 숫자만 볼 게 아니라 공공의료 시스템 이야기를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숫자 자체를 늘리는 데 공감하지만 숫자만 늘린다고 많은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까 하는 의문도 있다. 타 전문직종인 변호사의 경우도 로스쿨 제도 도입 후 숫자가 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그냥 숫자만 늘릴 것이 아니라 이와 함께 공공에서 변호사를 잘 활용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등의 의견도 있다. 의료계 이슈도 단순히 숫자만 늘릴 게 아니라 늘어난 의료진을 어떻게 공공에서 활용할 건지,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 문제와 같이 논의되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의료인들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 큰 틀에서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 현재 의료 시스템의 문제가 뭔지,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의사 정원 증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 공공의료 시스템 전반적인 사항을 통합적으로 보고 보도했으면 좋겠다.
■정연우 = 세수 56조 손실에 대한 기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약자와 사각지대의 그늘이 얼마나 짙은지를 다뤄서 매우 적절했다. 그런데 예산 삭감 관련 사진이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이 실린 건 아쉬웠다. 2월26일자 <정부 취약계층에 쓸 돈 1조 넘게 안 썼다> 기사는 56조 세수 손실과 관련해 정부가 필수 예산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가 제시됐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용 재판 관련 기사들은 전체적으로 잘 다뤘는데 이제 삼성이 투자를 본격화할 건지를 기대한다는 내용은 재벌 총수들이 죄를 짓고 재판받을 때마다 다뤘던 프레임이라 경향도 그 프레임에 갇힌 건 아닌가 의아했다. 2월6일자 <‘사법 리스크’ 턴 이재용 회장, 이젠 경영능력 시험대>도 ‘삼성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니 잘된 재판’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도 배당보다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문제가 더 핵심이라고 적절하게 짚었다고 본다. 2월22일자부터 하루 한두 건씩 ‘이재명 때리기’가 나와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았다. 공천 잡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공천 시스템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싶다. 한국 정치의 큰 문제는 양당제 때문인데 정작 기사는 양당 중심이다. 총선 기획 첫 기사는 지난해 10월28일 ‘다른 목소리’라는 타이틀의 이태원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참사였다. 올 2월 성소수자를 다룬 내용이 두번째라 너무 간격이 길었다. 총선 기획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큰 틀에서 세부화해 다뤄야 한다. 경향신문이 의제를 쟁점화하고, 여야에 입장을 묻고, 시민들의 판단을 돕는 기획을 선도하길 바란다.
전세사기 피해 지원 금융서비스 시스템 한계 지적, 경향의 의지 돋보여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 지적, 꾸준히 다룬 RE100 탄소중립 기사 좋아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2024년 3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신임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회의에 김봉신(여론조사기업 메타보이스(주) 이사),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김지원(단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이승환(한국공인회계사회 선임),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조상식(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경향신문에서는 구혜영 정치부문장이 함께했다.
위원들은 22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을 강조한 <기후정치 캠페인>, 그린벨트 해제 이슈를 다룬 <자연손실 평가 보고서> 등이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4월 총선 관련 기사는 거대 정당의 공천에 집중하면서도 공천 문제의 원인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향신문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제시하면서 정책 총선을 주도하길 기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의대 증원 이슈는 증원 규모 뒤에 가려진 본질을 잘 짚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의료공백 피해 최소화,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 등 의료 갈등의 해법·대안을 심층적으로 다뤄줄 것을 당부했다.
■정연우 = 경향신문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중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만드는 데 기여해왔다고 평가한다. 한국 사회 미디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경향신문이 덜 기울어지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3기 출범한 독자위원회가 경향신문이 더 신뢰받는 공론장을 열고,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이승환 = 2월29일자 ‘여적’ <반노동과 흑자, 쿠팡의 두 얼굴>은 쿠팡이 흑자를 달성하면서 유통 강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모든 언론이 칭찬한 와중에 쿠팡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지적한,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였다. 같은 날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 무력화시킨…SGI의 ‘공문 한 장’> 기사도 금융서비스 시스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없는 현실을 조명해 약자 편에 설 때 집요한 경향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반면, 2월23일 기사는 아쉬웠다. 반도체 산업 전망은 2월 내내 뜨거운 화두였는데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라 냉정한 시각이 필요했음에도 ‘삼성도 잘하고 있다’ 정도에 그쳤다. 2월4일 <더 높아진 ‘장벽’ 들고 오는 트럼프, 리스크 커지는 한국 경제> 기사는 미국 대선과 우리의 경제적 손실보다 중국의 피해 여부에 포커스를 맞췄다. 2월13일 <세계 4위…매장 수로 증명된 ‘얼죽아’의 나라>에선 신세계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뒤 매장 수는 늘었지만 이익률은 줄 수밖에 없으니 이런 부분을 들여다봤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2월20일자 조태형 기자의 포토다큐 <어쩌다 슬픈 짐승이 되었네 어쩌나 헤어지자 하는데>를 인상 깊게 봤다.
■김지원 = 2월 정치 기사는 공천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중요 어젠다가 소외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 2월13일자 ‘손제민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이민청은 필요…이번 설립안은 껍데기만 있고 내용은 없다>는 제목의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 인터뷰는 다문화 이슈를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서 좋았지만 이자스민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의대 증원 기사를 읽다 보면 답이 없어 답답하고 다들 비슷한 논조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월26일자 <‘책임’ 묻기도 어렵다…의료공백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기사는 의료공백 피해의 책임을 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 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끝내고 말았다. 언론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담론을 먼저 제시할 때이다. 2월26일자 유아 성교육 특집 인터뷰 <‘딩동댕 유치원’이 변하는 이유?…성교육은 정치교육>은 <딩동댕 유치원>의 새로운 시도, 의미에 그치지 않고 선정성 걱정도 부분적으로 해소해줬다. 이번 매거진L 기사가 아쉽다. 특히 3월1일자 탈케 관련 <빛나는 K팝, 빚내는 ‘덕질’…‘탈케’ 고민합니다>는 팬덤을 ATM 취급하는 문화산업의 배신감을 지적했는데 관련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드래그퀸 기사 <美한국계 드래그퀸 Kimchi 내 꿈은 르네상스 인간>도 김치라는 이름이 도구적으로 소모됐고, 드래그퀸이라는 정체성을 지우면 그냥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 스토리일 뿐이다. 드래그퀸은 그보다 큰 의미가 있는 퀴어문화의 중요한 부분인데 그냥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으로 묶어버려 아쉬웠다.
■박은정 = 2월22일자 경제면 쿠팡의 흑자를 다룬 기사 제목을 <‘노동 탄압’ 구설 속…쿠팡, 첫 ‘연간 흑자’>라고 썼는데 노동 탄압 사건·사고들에 ‘구설’은 맞지 않는 표현이다. 산불 특수진화대를 다룬 단독기사는 산불이 기후위기 상황에 대형화되고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잘 지적했고, 사각지대를 잘 다뤘다.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추진하지 않고 RE100을 지금도 모르는 것 같다는 내용의 <‘슈퍼 을’이 넷제로 요구하는데…거꾸로 가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 문제를 지적한 <원전에 4조…윤 정부 에너지 정책 ‘역주행’> 등 박상영 기자가 꾸준히 다루는 RE100 탄소중립 기사도 좋았다. 특히 22대 국회에 기후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기후정치 캠페인 관련 기사가 의미 있었다. 이와 관련해 21대 국회의 기후대응을 평가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2월26일자 자연손실 평가 보고서를 1개면에 할애한 <잘 보전하는 곳에 인센티브를, 보전이 안 되는 곳엔 자연자원총량제를> 등 그린벨트 해제 이슈를 여러 방식으로 여러 차례 다룬 건 시의적절했다. 저출생 관련 기사들 중 3월6일자 칼럼 ‘정희진의 낯선 사이’ <저출산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저출산을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여성들이 자본주의에 대응하는 행위로 보고 ‘저출생’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저출산은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표현이라서 쓰지 않았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내용이었다. 플랫에서 진행하는 ‘엄마성 빛내기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2월14일자 <엄마 성 쓰려고? 굳이?…이런 사회 균열내러 갑니다>도 재미와 의미를 살린 내용이었다. 다만 인스피아 지면의 QR코드가 인식되지 않은 것, 단신으로 나온 디지털성범죄 예방법 게임 기사는 아쉬웠다.
■김봉신 = 총선 기획 중 <성소수자에겐 진보정당이 없다…‘보수’와 ‘더 보수’뿐> 기사는 기획기사인 만큼 성소수자 정치인의 장벽 등을 분석해 더 깊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경향의 정치면을 뒤덮고 있는 건 한동훈 아니면 이재명이다. <진보정당 지지자 자기 목소리 낼 수 있는 세력 뽑아야> 기사는 거대 정당의 대표를 포커싱하는 과정에서 살짝 다룬 정도에 그쳤다. 진보정당이 왜 실패했는지 성찰하고 돌아볼 때 아닌가. 정치 기사 전반적으로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를테면 거대 양당의 밀실·야합 공천 행태가 있다면 그 근본 이유는 정치 혐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유튜버 행태 때문이다. 국민들이 좋은 정치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유를 짚는, 깊이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 2월26일자 <국민의힘 43.5%, 민주 39.5%…1년 만에 역전> 기사는 오차범위 내 대등한 결과인데 오차범위 언급 없이 그냥 역전이라고 했다. 2월26일자 <최고위 보이콧·추가 탈당 시사…파국 치닫는 민주당 공천 갈등> 기사도 그냥 역전이라고 써서 경향은 민주당이 역전당해야 된다고 생각하나 싶을 정도라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3월4일자에는 <국민의힘 46.7%, 민주당 39.1%…1년 만에 오차 밖 역전>으로 썼다. 오차범위 안이거나 대등한 수치는 반드시 오차범위를 언급해야 한다. 의료대란 기사의 경우 병원들이 전문의 대신 전공의로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에 문제가 악화됐고, 정부가 증원 숫자부터 제시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근본 문제를 잘 짚었다.
■정은숙 = 종이신문을 꼼꼼히 읽는 이유는 출판인이기도 하지만 종이신문이 갖고 있는 편집력 때문이다. 편집력은 사진, 제목, 칼럼을 통해 볼 수 있다. 3월5일자 1면 사진 <나홀로 입학>은 저출생 문제부터 입학생이 없는 157개 학교 문제까지 이 한 컷이 다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2년 특집기사의 사진은 인터뷰이 표정이 너무 밝고 승리의 브이자를 하고 있었다. 참혹하고 심각한 내용의 기사에 이런 사진을 쓰면 곤란하다. 2월28일자 ‘이명희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인터뷰의 <한국 영화들이 훌륭한 이유? 훌륭하지 않은 사회 때문이다>는 제목 때문에 안 읽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공감 표현이 많은 건 물론이고 포스팅 공유가 117개였다. 3월4일자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기사의 제목은 아쉬웠다. 영화 중요성에 비해 <끊어질 듯 이어진 인연…한번쯤 느낄 법한 감정>이라는 제목은 너무 평범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본 푸바오 칼럼이 신선했다. 푸바오 자체를 삶의 철학으로 본 고미숙씨 글과 동물권 관련 문제로 접근한 이영경 기자의 칼럼은 푸바오 현상을 감동을 넘어 다른 의제로 끌어올린 내용이었다. 다른 언론은 출판팀장들의 신간 의견 글이 있는데 정보 가치가 커서 열독률이 높다. 경향도 <책과 삶>이라는 북 섹션에서 왜 이 책을 선별했는지,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의 무엇과 연결하려고 했는지 다뤘다가 사라졌다. <책과 삶>의 지면 제목처럼 책 소식과 함께 삶의 정보,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상식 = 2월의 정치 분야 오피니언을 분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천 비판 글을 비교하니 13 대 1이었다. 국민의힘 비판 사설은 <현역 탈락 ‘제로’, 무감동·무개혁이 한동훈식 공천인가>가 유일했다. 13개가 민주당 공천을 비판한 칼럼이었는데, 신문사로선 외부필진의 글을 받아 싣는 입장이어서 발생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쏠림이 빚어져 아쉬웠다. 내용도 레거시 미디어의 프레임인 친명횡재, 비명횡사, 이재명당, 명문대전, 야권공멸, 비선 밀실공천이란 표현이 13개 칼럼에 동일하게 사용됐다. 대부분 기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치를 논거로 삼았는데 경향신문조차 이러면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일조하는 형태가 된다. 사회면 단독기사 <경찰, ‘윤석열 풍자’ 영상 딥페이크 아니다 검사 결과 받고도 ‘쉬쉬’>는 이슈를 잘 잡았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대 현장 분위기를 취재한 기사, 어떻게 의대공화국으로 변하는지를 다룬 기사는 다양한 분석으로 재미있는 그래픽까지 제공해 흥미로웠다. 사라진 자율형공립고가 이번 정부에서 다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고등학교 서열화 문제를 짚어 맥락을 잘 잡았고, 31개 교육특구사업 정책을 지방대 살리기 효과로 접근한 기사도 유의미했다. 최대 이슈인 초등교육 늘봄학교를 지역별로 정리한 것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이 줄어 교대 분위기가 굉장히 암울하다는 기사는 인구소멸을 극복한 제천시, 화천시 사례 등을 대비하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소리 = 의사 증원 문제는 단순히 숫자만 볼 게 아니라 공공의료 시스템 이야기를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숫자 자체를 늘리는 데 공감하지만 숫자만 늘린다고 많은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까 하는 의문도 있다. 타 전문직종인 변호사의 경우도 로스쿨 제도 도입 후 숫자가 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그냥 숫자만 늘릴 것이 아니라 이와 함께 공공에서 변호사를 잘 활용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등의 의견도 있다. 의료계 이슈도 단순히 숫자만 늘릴 게 아니라 늘어난 의료진을 어떻게 공공에서 활용할 건지,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 문제와 같이 논의되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의료인들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 큰 틀에서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 현재 의료 시스템의 문제가 뭔지,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의사 정원 증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 공공의료 시스템 전반적인 사항을 통합적으로 보고 보도했으면 좋겠다.
■정연우 = 세수 56조 손실에 대한 기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약자와 사각지대의 그늘이 얼마나 짙은지를 다뤄서 매우 적절했다. 그런데 예산 삭감 관련 사진이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이 실린 건 아쉬웠다. 2월26일자 <정부 취약계층에 쓸 돈 1조 넘게 안 썼다> 기사는 56조 세수 손실과 관련해 정부가 필수 예산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가 제시됐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용 재판 관련 기사들은 전체적으로 잘 다뤘는데 이제 삼성이 투자를 본격화할 건지를 기대한다는 내용은 재벌 총수들이 죄를 짓고 재판받을 때마다 다뤘던 프레임이라 경향도 그 프레임에 갇힌 건 아닌가 의아했다. 2월6일자 <‘사법 리스크’ 턴 이재용 회장, 이젠 경영능력 시험대>도 ‘삼성이 투자를 크게 늘릴 것이니 잘된 재판’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도 배당보다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문제가 더 핵심이라고 적절하게 짚었다고 본다. 2월22일자부터 하루 한두 건씩 ‘이재명 때리기’가 나와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았다. 공천 잡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공천 시스템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싶다. 한국 정치의 큰 문제는 양당제 때문인데 정작 기사는 양당 중심이다. 총선 기획 첫 기사는 지난해 10월28일 ‘다른 목소리’라는 타이틀의 이태원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참사였다. 올 2월 성소수자를 다룬 내용이 두번째라 너무 간격이 길었다. 총선 기획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큰 틀에서 세부화해 다뤄야 한다. 경향신문이 의제를 쟁점화하고, 여야에 입장을 묻고, 시민들의 판단을 돕는 기획을 선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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