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뜨거웠던 추억···학전 불 밝힌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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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3-18 22:37본문
공연 시작 시간은 한참 남았지만 공연장 앞은 묘한 흥분이 감돌았다. 예매는 일찌감치 마감됐다. 굿즈로 판매된 티셔츠를 든 채 김광석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는 관객도 있었다.
14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열렸다. 학전 개관 33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곳에 학전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마지막 밤이기도 했다. 입구 옆 게시판 ‘학전 소식’에는 33년간 총 359개의 작품을 기획, 제작해왔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배우, 가수, 연주자, 스태프 등 공연예술인들과 많은 관객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학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가수와 배우들이 연 공연이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유재하 동문회’ ‘학전 배우 데이’ 등의 프로그램이 번갈아 열렸다. 이날은 ‘김민기 트리뷰트’ 공연이었다. 공연을 기획한 가수 박학기와 권진원, 노찾사, 정동하, 알리가 무대를 꾸몄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학전 무대에 선 뒤 이제는 최고 스타가 된 배우 황정민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여러 세대의 관객이 학전에 모였다. 권나은씨(28)는 ‘김민기 세대’는 아니지만 유튜브로 옛 노래들을 접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오늘 들으니 ‘아침이슬’ ‘작은 연못’의 가사가 너무나 좋았다. 요즘 시대에도 맞는 가사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김모씨(57)는 1980년대 중반부터 대학로를 다닌 세대다. 그는 1990년대 학전에서 김광석 공연, <지하철 1호선>을 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학전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딸이 예매해준 티켓으로 왔다며 요즘 대학로에 오면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많아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송예은씨(22)는 안 인스타 팔로워 울 줄 알았는데 가수들이 함께 부른 ‘아침이슬’, 알리가 부른 ‘백구’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샤롯데, 세종문화회관보다 서보고 싶은 무대가 학전이었다며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학전과 같은 공간이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학전은 가수 김민기가 사비를 털어 1991년 3월15일 개관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배출했다. 이 뮤지컬은 공연 횟수 4000회, 누적 관객 70만명을 기록하며 한국 소극장 뮤지컬의 역사에 남았다.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한국의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있는 창작 뮤지컬을 올렸다. 고 김광석의 콘서트도 학전의 대표 공연이었다.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나윤선, 전인권도 학전에서 노래했다. 2004년부터는 <고추장 떡볶이> <우리는 친구다>같이 수익성이 인스타 팔로워 낮지만 어린이 공연문화에 필요한 공연이 열렸다.
만성적인 재정난과 김민기의 투병이 겹치며 학전은 지난해 폐관 소식을 알렸다.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민기는 모두 다 그저 인스타 팔로워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홀로 ‘작은 연못’, 권진원과 함께 ‘이 세상 어딘가에’를 부른 황정민은 학전에서 배우 생활에 필요한 기본기를 배웠다. 학전이 없어져 슬프지만, 여기서 배운 것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의 조경식 총연출은 1990년대 아내랑 ‘광석이 형 공연’이나 <지하철 1호선> 대사를 외울 정도로 봤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수십년 뒤 내가 폐관 공연을 연출하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기도 하고 삶의 기억 일부가 덩어리째 빠져나가는 듯한 상실감도 있다며 김민기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소외된 문화계층을 위한 공연을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학기는 학전은 저희가 첫발을 내디딘 꿈의 장소였다. 거기서 뿌리를 내리고 나무로 성장한 것 같다며 우리 모두는 학전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공간을 임차해 새로 단장한 뒤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학전은 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위원회는 극장 재정비를 거쳐 7월 이후 재개관할 예정이다.
14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열렸다. 학전 개관 33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곳에 학전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마지막 밤이기도 했다. 입구 옆 게시판 ‘학전 소식’에는 33년간 총 359개의 작품을 기획, 제작해왔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배우, 가수, 연주자, 스태프 등 공연예술인들과 많은 관객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학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가수와 배우들이 연 공연이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유재하 동문회’ ‘학전 배우 데이’ 등의 프로그램이 번갈아 열렸다. 이날은 ‘김민기 트리뷰트’ 공연이었다. 공연을 기획한 가수 박학기와 권진원, 노찾사, 정동하, 알리가 무대를 꾸몄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학전 무대에 선 뒤 이제는 최고 스타가 된 배우 황정민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여러 세대의 관객이 학전에 모였다. 권나은씨(28)는 ‘김민기 세대’는 아니지만 유튜브로 옛 노래들을 접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오늘 들으니 ‘아침이슬’ ‘작은 연못’의 가사가 너무나 좋았다. 요즘 시대에도 맞는 가사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김모씨(57)는 1980년대 중반부터 대학로를 다닌 세대다. 그는 1990년대 학전에서 김광석 공연, <지하철 1호선>을 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학전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딸이 예매해준 티켓으로 왔다며 요즘 대학로에 오면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많아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송예은씨(22)는 안 인스타 팔로워 울 줄 알았는데 가수들이 함께 부른 ‘아침이슬’, 알리가 부른 ‘백구’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샤롯데, 세종문화회관보다 서보고 싶은 무대가 학전이었다며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학전과 같은 공간이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학전은 가수 김민기가 사비를 털어 1991년 3월15일 개관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를 배출했다. 이 뮤지컬은 공연 횟수 4000회, 누적 관객 70만명을 기록하며 한국 소극장 뮤지컬의 역사에 남았다.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한국의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있는 창작 뮤지컬을 올렸다. 고 김광석의 콘서트도 학전의 대표 공연이었다.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나윤선, 전인권도 학전에서 노래했다. 2004년부터는 <고추장 떡볶이> <우리는 친구다>같이 수익성이 인스타 팔로워 낮지만 어린이 공연문화에 필요한 공연이 열렸다.
만성적인 재정난과 김민기의 투병이 겹치며 학전은 지난해 폐관 소식을 알렸다.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민기는 모두 다 그저 인스타 팔로워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홀로 ‘작은 연못’, 권진원과 함께 ‘이 세상 어딘가에’를 부른 황정민은 학전에서 배우 생활에 필요한 기본기를 배웠다. 학전이 없어져 슬프지만, 여기서 배운 것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의 조경식 총연출은 1990년대 아내랑 ‘광석이 형 공연’이나 <지하철 1호선> 대사를 외울 정도로 봤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수십년 뒤 내가 폐관 공연을 연출하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기도 하고 삶의 기억 일부가 덩어리째 빠져나가는 듯한 상실감도 있다며 김민기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소외된 문화계층을 위한 공연을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학기는 학전은 저희가 첫발을 내디딘 꿈의 장소였다. 거기서 뿌리를 내리고 나무로 성장한 것 같다며 우리 모두는 학전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공간을 임차해 새로 단장한 뒤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학전은 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위원회는 극장 재정비를 거쳐 7월 이후 재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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