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여왕, 아는 맛 + 짜릿한 맛 = 신선하게 맛있다 ‘눈물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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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4-03-23 10:41본문
‘불행한 가족사’ 지닌 재벌 3세착하지만 할 말 하는 사원 결혼희귀병 시한부 선고 소재까지
제사상 차리는 재벌가 사위들로맨스 공식 ‘계급’으로 비틀어성별 전복·사회 ‘미러링’ 소비
<눈물의 여왕>은 클리셰로 가득한 드라마다. 일단 주인공이 성격 나쁜 재벌 3세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불행한 가족사를 갖고 있다. 얼음 같은 그의 마음을 녹인 건 밝고 착하지만 또 할 말은 하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사원이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하지만, 재벌 3세가 갑자기 희귀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도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 가능한 이야기 구조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은 이 모든 클리셰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첫 회 5.9%였던 시청률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4회에서는 13%로 뛰었다.
<눈물의 여왕>은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을 쓴 스타 작가 박지은의 세 번째 ‘여왕’ 시리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클리셰적 요소를 과감하게 비틀어버리는 방식으로 오히려 클리셰를 소비하는 영리함을 보여주고 있다.
뼈대 있는 가문 제사 준비는 남자가
<눈물의 여왕>이 첫 번째 비튼 것은 성별이다. 드라마 속 재벌 3세는 홍해인(김지원), 여자다. 밝고 착한 사원은 남자, 백현우(김수현)다. 백마 탄 왕자님을 백마 탄 공주님으로 바꾼 것일까? 그렇게만 설명하기엔 전복의 스케일이 조금 크다.
해인의 집안 제사를 준비하는 장면엔 이 집안 사위들이 총출동한다. 하버드에서 화학 전공을 한 사위가 동그랑땡이 속까지 잘 익었는지 살피고,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온 사위가 음식 모양을 손보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앞 조형물을 세운 이름난 건축가 집안 출신 사위는 동그랑땡을 예쁜 모양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다.
해인의 남동생은 매형들이 구워놓은 동그랑땡을 집어 먹으며 왕가나 뼈대 있는 좋은 가문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남자 손으로만 제사 준비를 했대라는 말을 보탠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주는 명절에 일만 하는 며느리, 얄밉게 한마디 하는 시누이의 구도를 남자 버전으로 바꾼 것이다.
어떤 장면은 마치 사회를 ‘미러링’한 것처럼 직접적이다. 온 가족이 모인 티타임에서 해인과 현우에게 어서 애를 가지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해인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가만히 있는데, 그 말에 안절부절못하는 쪽은 현우다. 재벌 부회장인 현우의 장인은 이미 ‘홍수빈’이라는 미래의 외손녀 이름까지 지어놨다.
현우가 조심스럽게 백수빈이 아니라 홍수빈인가요 묻자 정색하며 엄마 성 붙이는 거 혹시 별로인가? 호주제도 폐지가 됐고 아빠 성만 따르는 거 난 굉장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말한다.
성 역할 반전을 가능하게 한 ‘계급’
드라마는 단순한 성별 전복으로만 읽히진 않는다. 애초에 이런 성별 전복이 가능한 것은 여성인 해인의 ‘계급’이 남성인 현우보다 높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계급은 돈이다. 과수원도 하고 소도 키우고 슈퍼마켓도 운영하는 현우네도 그 동네에서는 나름 유지 집안이다. 현우는 서울대 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실력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있는 변호사다. 전형적인 ‘개천에서 난 용’이다. 하지만 해인이 속한 세계에서 현우네 집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현우 역시 용은커녕 자기들 뒤치다꺼리나 해주는 사람일 뿐이다. 하버드나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남성, 높은 학력, 괜찮은 직업 같은 전통적인 무기들이 돈이라는 계급 앞에서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
이런 설정을 제외하면 <눈물의 여왕>은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해인은 헬리콥터를 타고 현우를 찾아와 절대 당신 눈에서 눈물 나게 안 해 같은 대사를 치고, 매형을 무시하는 남동생을 남편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보지 않는 순간에 호되게 제압한다. 현우 역시 전형적인 ‘후회남주’(여주인공에게 잘못을 저지른 뒤 나중에 후회하는 남자주인공)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인기 있는 남자 캐릭터다.
김선영 드라마 평론가는 <눈물의 여왕>은 어떤 성별 위계구도보다 계급이 더 우선되는 사회를 보여준다. 성 반전도 재미있지만, 어떤 계급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 반전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로맨스 공식’을 완전히 꿰고 있는 작가가 클리셰를 굉장히 잘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제사상 차리는 재벌가 사위들로맨스 공식 ‘계급’으로 비틀어성별 전복·사회 ‘미러링’ 소비
<눈물의 여왕>은 클리셰로 가득한 드라마다. 일단 주인공이 성격 나쁜 재벌 3세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불행한 가족사를 갖고 있다. 얼음 같은 그의 마음을 녹인 건 밝고 착하지만 또 할 말은 하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사원이다. 둘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하지만, 재벌 3세가 갑자기 희귀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도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 가능한 이야기 구조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은 이 모든 클리셰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첫 회 5.9%였던 시청률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4회에서는 13%로 뛰었다.
<눈물의 여왕>은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을 쓴 스타 작가 박지은의 세 번째 ‘여왕’ 시리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클리셰적 요소를 과감하게 비틀어버리는 방식으로 오히려 클리셰를 소비하는 영리함을 보여주고 있다.
뼈대 있는 가문 제사 준비는 남자가
<눈물의 여왕>이 첫 번째 비튼 것은 성별이다. 드라마 속 재벌 3세는 홍해인(김지원), 여자다. 밝고 착한 사원은 남자, 백현우(김수현)다. 백마 탄 왕자님을 백마 탄 공주님으로 바꾼 것일까? 그렇게만 설명하기엔 전복의 스케일이 조금 크다.
해인의 집안 제사를 준비하는 장면엔 이 집안 사위들이 총출동한다. 하버드에서 화학 전공을 한 사위가 동그랑땡이 속까지 잘 익었는지 살피고,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온 사위가 음식 모양을 손보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앞 조형물을 세운 이름난 건축가 집안 출신 사위는 동그랑땡을 예쁜 모양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다.
해인의 남동생은 매형들이 구워놓은 동그랑땡을 집어 먹으며 왕가나 뼈대 있는 좋은 가문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남자 손으로만 제사 준비를 했대라는 말을 보탠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주는 명절에 일만 하는 며느리, 얄밉게 한마디 하는 시누이의 구도를 남자 버전으로 바꾼 것이다.
어떤 장면은 마치 사회를 ‘미러링’한 것처럼 직접적이다. 온 가족이 모인 티타임에서 해인과 현우에게 어서 애를 가지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해인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가만히 있는데, 그 말에 안절부절못하는 쪽은 현우다. 재벌 부회장인 현우의 장인은 이미 ‘홍수빈’이라는 미래의 외손녀 이름까지 지어놨다.
현우가 조심스럽게 백수빈이 아니라 홍수빈인가요 묻자 정색하며 엄마 성 붙이는 거 혹시 별로인가? 호주제도 폐지가 됐고 아빠 성만 따르는 거 난 굉장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말한다.
성 역할 반전을 가능하게 한 ‘계급’
드라마는 단순한 성별 전복으로만 읽히진 않는다. 애초에 이런 성별 전복이 가능한 것은 여성인 해인의 ‘계급’이 남성인 현우보다 높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계급은 돈이다. 과수원도 하고 소도 키우고 슈퍼마켓도 운영하는 현우네도 그 동네에서는 나름 유지 집안이다. 현우는 서울대 법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실력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있는 변호사다. 전형적인 ‘개천에서 난 용’이다. 하지만 해인이 속한 세계에서 현우네 집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현우 역시 용은커녕 자기들 뒤치다꺼리나 해주는 사람일 뿐이다. 하버드나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남성, 높은 학력, 괜찮은 직업 같은 전통적인 무기들이 돈이라는 계급 앞에서 아무 힘도 쓰지 못한다.
이런 설정을 제외하면 <눈물의 여왕>은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해인은 헬리콥터를 타고 현우를 찾아와 절대 당신 눈에서 눈물 나게 안 해 같은 대사를 치고, 매형을 무시하는 남동생을 남편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보지 않는 순간에 호되게 제압한다. 현우 역시 전형적인 ‘후회남주’(여주인공에게 잘못을 저지른 뒤 나중에 후회하는 남자주인공)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인기 있는 남자 캐릭터다.
김선영 드라마 평론가는 <눈물의 여왕>은 어떤 성별 위계구도보다 계급이 더 우선되는 사회를 보여준다. 성 반전도 재미있지만, 어떤 계급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 반전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로맨스 공식’을 완전히 꿰고 있는 작가가 클리셰를 굉장히 잘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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