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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의 공수처 흔들기, 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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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4-03-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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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호주대사로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사에 대해 수사팀이 제반 수사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서 사건 관계인 측과 협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19일 밝혔다. 전날 이 전 장관 출국 허락 여부를 놓고 반박·재반박 하며 대통령실과 충돌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모양새가 돼 바로잡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권이 공수처에 이런저런 말과 압박을 하고 있지만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전 장관 출국이 공수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환기했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심을 받는 ‘핵심 피의자’다. 이런 사람에게 호주대사라는 감투까지 씌워가며 출국시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런데 이 전 장관의 ‘도피 출국’에 비난 여론이 일자 대통령실은 애먼 공수처를 끌어들여 거짓 해명을 했다. 이 전 장관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검토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문제없음’으로 규정한 것이다. 월권이자 수사 방해이고, 위법 행위다. 공수처법 제3조는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 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출국을 묵인하고 방관해온 국민의힘도 공수처 흔들기에 인스타 팔로워 구매 동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수처가 (이 전 장관에)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호주대사 임명을 취소하면 되는 일인데, 엉뚱하게 공수처에 이 전 장관의 국내 소환을 압박한 것이다.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공수처에 대한 정권의 간섭과 압력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 외엔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윤석열 정권이 해병대원 사망 관련자를 축소하기 위해 수사를 담당한 박정훈 대령을 옭아매고,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면서 스릴러 영화에 나올 법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했다. 최근 박 대령은 지난해 8월 자신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 소속 검사를 고소하기까지 했다. 이번 사건으로 공수처의 존재 이유는 명확해졌다. 공수처는 주권자인 국민을 바라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이 전 장관과 그 배후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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