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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한옥마을만 안다고요? 떠오르는 ‘핫플’ 도서관 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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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4-03-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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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를 만든 건 마을 도서관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책’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의 책사랑은 유별난데, 특히 공공도서관에 애정이 깊다. 도서관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 도서관은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지금,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전주는 그 해답을 찾기에 알맞은 도시다. 전주를 찾을 때마다 한옥마을만 둘러봤다면 올봄 전주 도서관 여행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전주 태생 작가 최명희(1947~1998)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 지닌 땅’이라 묘사했다. 어떤 수난에도 꽃을 피워내는 힘을 가진 생명의 땅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주는 우리 역사 중앙 무대에 자주 등장한다. 후백제 견훤은 전주에 마지막 수도를 세웠다. 고려시대 지방행정 요지에 있었던 12목 중 하나도 전주목이다. 전라도는 전주목과 나주목의 두 권역을 합친 것이다. 조선시대 전주는 왕실의 뿌리였다. 전주 경기전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졌다. 전라와 제주의 최고 행정기관인 전라감영은 500년 내내 전주에 있었다. 조선시대 전주는 가호 수 기준 한양, 평양과 함께 3대 도시로 꼽혔다.
그렇기에 일제는 조선왕조의 근간인 전주를 탄압했고, 전주의 선조들은 일제에 맞섰다. 전주한옥마을 자체가 항일운동의 증거다. 전주읍성 밖에 머물던 일본인들은 1911년 말 남문을 제외한 성곽이 모두 철거되자 전주 중심부로 거주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전주의 선비와 주민들은 동쪽 일본인 거주지의 반대편인 서쪽에 한옥을 짓고 집단으로 일제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전주한옥마을이 생긴 이유다.
시민들은 지금도 민족 자긍심을 품은 ‘꽃심’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전주가 가진 ‘문화의 힘’을 이용해서다. 조선시대 호남 행정중심지였던 전주에서는 서예, 공예, 음식, 소리 등 다양한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이 지역에선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가량이 생산됐다. 전주한지는 왕실의 진상품이자 외교 문서로도 사용됐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서고 또한 전주에 있었다.
현재 전주는 ‘책의 도시’로 진화 중이다. 독서문화를 한옥마을처럼 전주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공도서관이다. 전주시는 크고 작은 20여곳의 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전주 구석구석에 스며든 작은 도서관들은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주민들의 의견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일례로, 2021년 문을 연 작은 도서관인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학산과 맏내호수가 어우러진 곳에 지어졌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울어진 경사 그대로 도서관을 설계했다.
숲속 작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콘셉트를 정하고 ‘시집’ 특화 도서관으로 꾸몄다. 시집으로만 서고를 채운 도서관에서는 매달 시인 초청 강연이 열린다. 박금주 도서관 운영자는 나무를 베지 않고 도서관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 자체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전국 최초 시집도서관인 이곳은 주민은 물론 여행객들이 조용히 사색을 즐기는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고 했다.
전주의 크고 작은 도서관은 마을 구석구석 숨은 명소에 지어졌다. 주민들에겐 ‘사랑방’이자 여행자들에게는 ‘핫플’ 그 자체다. 한옥마을에서 전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면, 도서관에서 전주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유다.
전주는 도서관을 테마로 여행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서관 여행 전용 버스에 탑승하면 도서관 여행해설사가 전주의 문화와 도서관에 관해 설명해준다. 매주 토요일 하루코스(1회)와 반일코스(2회)로 구성된 7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하루코스는 매월 1·3·5주의 책문화 코스와 2·4주의 예술문화 코스로 운영된다. 책문화 코스는 전주의 책문화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도서관을 여행하며 전주한지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다가여행자도서관, 한옥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전주천년한지관을 방문한다. 예술문화 코스에서는 전주의 예술문화를 담고 있는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금암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연화정도서관, 팔복예술공장 등이 포함됐다.
반일코스도 다채롭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떠나는 이야기코스, 국제그림책도서전이 열리는 전주를 만나는 그림책코스, 연령 제한으로 인해 평소 출입하기 힘든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비밀코스, 도심 속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정원코스로 운영된다.
굳이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도서관 중 몇 곳을 골라 방문해도 좋다. 한옥마을을 찾는다면 한옥마을도서관을 추천한다.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리모델링해 2022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열림공간, 채움공간, 체험공간 등 3개 동으로 구성됐다. 여행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감성을 채우며 쉼을 얻을 수 있도록 여행자 쉼터도 마련됐다.
서학동에 있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예술’을 테마로 꾸며졌다. 원래 도서관 건물은 오래전 의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후 카페와 갤러리로 사용된 건물을 시에서 매입해 2022년 예술 도서관으로 탄생시켰다. 마을 예술가들이 직접 도서관을 꾸몄다.
예술책이 가득한 팽나무동과 갤러리를 품은 담쟁이동이 작은 외부 계단으로 조화롭게 연결된다. 갤러리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럽 카페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정원에서는 야외 소공연 등 마을 행사가 열린다.
여행자를 테마로한 도서관도 전주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주의 떠오르는 명소로 불리는 웨리단길(웨딩의거리)에 있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았다. 여행을 꿈꾸고 설계하는 공간인 지하 1층 ‘다가독(讀)방’, 여행자를 맞이하는 공간 1층 ‘다가오면’, 여행을 소통하는 공간 2층 ‘머물다가’, 새로운 여행의 바람을 담은 공간 3층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노올다가’로 구성됐다. 마치 ‘힙’한 카페처럼 목욕탕을 테마로한 야외 독서 공간 ‘책풍덩’에서는 ‘핫’한 도서관 여행 인증사진도 덤으로 건질 수 있다.
12~16세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추천한다. 전주시립도서관 3층은 어른이 드나들 수 없다. 오직 12~16세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이다. 김미화 전주시립도서관 도서관운영팀장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아이들은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끼인 세대로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낮은 세대라면서 끼어있다는 의미(비트윈)와 10대(틴에이저)를 합쳐 트윈세대라고 칭했다고 설명했다.
공간의 이름은 ‘우주로 1216’. 우리가 주인이라는 의미를 담았단다. 이용자들은 우주를 탐험하는 사람 ‘우주인’으로 통하고, 도서관 사서는 우주인의 조력자이자 우주인이 필요한 것을 구해주는 ‘지구인’이라 부른다. 이 공간 또한 아이들이 직접 공간 워크숍에 참여해 꾸며졌다. 도서관 3층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직접 고른 K팝 음악이 흘러나온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톡톡존’, 나만의 핸드메이드 작품부터 유튜브 콘텐츠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 ‘슥슥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쿵쿵존’, 사색할 수 있는 ‘곰곰존’ 등 공간 구성도 재미있다. 전주 도서관 여행 ‘비밀코스’인 이곳은 여행 프로그램 신청자에 한해 토요일에만 외부인 참관을 허용한다.
우주로 1216의 사서이자 지구인 ‘루나’는 아이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올해 1월 2일 도서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초등학교 5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이 입구에 줄을 서 있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은 도서관인데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것 같다고 말한다고 했다. 전주는 도서관에서 미래의 ‘꽃심’을 키우고 있었다.
☞알고가세요
전주 도서관 여행/ 매월 1일에 다음 달 도서관 여행을 신청할 수 있다. 전주시립도서관 누리집(lib.jeonju.go.kr)을 참고하면 좋다. 매주 토요일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여행자들은 맘에 드는 도서관 몇 곳만 선택해 따로 둘러봐도 좋다.
가는길/ 서울에서 전주까지 KTX가 운행된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을 돌아보려면 택시를 이용하거나 전주역 쏘카존에서 공유차를 빌리는 것이 좋다. 전주역사 주차장과 인근에 쏘카존이 5곳이나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4시간 기준 경차 대여료가 1~2만원 선이라 비용 부담도 적다. 쏘카 앱에서 KTX는 물론 숙소도 예약할 수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가능한 빠른 시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한 사실을 공개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납치문제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나의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대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일 모두 최고 수준에서 직접 소통이 이어지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은 것에 주목한다.
김 부부장 담화를 보면 아직 교섭에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측 요구를 전부 수용할 순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기싸움 차원일 수도 있다. 양국은 2002년,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으로 큰 틀의 관계 정상화 원칙을 마련했지만 오랫동안 납치문제에 가로막혀 있다. 2014년 5월 스톡홀름에서 북한이 납치문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일본과 합의했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논의가 멈췄다.
이번 북·일 교섭이 어떻게 귀결될지는 알 수 없다. 일본이 한·미·일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입장차를 어떻게 좁힐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양측 다 관계개선 필요를 느끼고 있고, 양 정상이 의지를 보이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북·일관계가 언젠가는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본으로선 자신들의 식민지배와 침략 역사에서 유일하게 남은 과거사 청산을 해야 한다. 일본이 남북관계 개선의 고비마다 발목을 잡아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문제는 한국의 대응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국은 유독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 정부 내에서 핵 무장한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화를 모색하는 목소리가 나와 한·미 간에 방법론적 간극이 생길 기미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난해 대만 발언 이후 한·중관계가 악화돼 대북 협력이 원활하지 않다. 탈냉전 후 러시아와 누려온 우호 관계는 적대 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진지한 북·일 교섭마저 이뤄지면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한국이 부지불식간에 ‘외교적 미아’로 향해 가는 건 아닌지 자문해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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