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의 옆집물리학]일주일은 왜 7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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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4-03-29 00:32본문
아침에 해 뜨고 다음날 다시 해 뜰 때까지가 하루다. 지구 어디서나 오래전부터 하루라는 시간의 길이를 이용했다. 보름달부터 다음 보름달까지 몇번의 하루가 있는지 세면 약 30이다. 대부분 문명에서 한 달의 길이가 30일 정도로 정해진 이유다. 매일 아침 어느 방향에서 해가 뜨는지 살피면 365일 정도를 주기로 해 뜨는 위치가 다시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한 달, 그리고 한 해의 길이는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두 천체인 해와 달이 알려준다.
또 다른 흥미로운 주기가 일주일이다. 기독교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6일에 걸쳐 만들어내고 다음날인 7번째 날에는 쉬었다고 적혀 있지만, 일주일이 왜 하필 7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는 아무리 하늘을 관찰해도 알 수 없다. 물리학자 다카미즈 유이치의 책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에서 월화수목금토일의 순서로 반복되는 7일로 일주일이 정해진 재밌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구약 성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수메르에서 이어진 바빌로니아 문명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살던 이들 고대인은 하늘을 유심히 관찰해 다섯 개의 밝은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찾아냈다. 당시의 우주 모형에 따르면,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정지해 있고, 가까운 순서로 달, 수성, 금성, 해, 화성, 목성, 그리고 토성이 각각의 고유한 원 궤도를 따라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 바빌로니아의 지구 중심 체계에서 먼 천체부터 적으면 토목화일금수월이 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이들은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었고 시간마다 지구에서 먼 천체부터 차례로 이름을 붙였다. 3월28일 1시가 목이라면 2시는 화, 3시는 일에 대응한다. 7개의 천체가 7시간마다 반복되니 1시가 목이면, 8시와 15시, 그리고 22시도 목이고, 다음날인 29일의 첫 시간은 금으로 시작한다. 이들 고대인은 특정 날짜의 이름으로 그날의 첫 시간에 붙여진 천체의 이름을 이용했다. 목 다음이 금이듯이, 날짜가 하루 지날 때마다 토목화일금수월에서 세 칸씩 이동해서, 금 다음엔 토, 토 다음엔 일의 순서로 이어진다. 결국 월화수목금토일의 순서를 얻게 된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일주일의 길이와 순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유산이다. 우리나라의 요일 이름은 서양의 체계를 수용한 일본을 거쳐 19세기 말 유입되었다. 세계 어디서나 월화수목금토일은 일곱 개의 천체에서 비롯한다.
월요일은 영어로 Monday, 일요일은 Sunday다. 각각 달과 해가 어원이다. 화요일 Tuesday, 수요일 Wednesday, 목요일 Thursday, 그리고 금요일 Friday의 어원은 북유럽 신화다. 내가 몇년을 거주했던 스웨덴에서 목요일(Thursday)은 Torsdag이다. 천둥 번개를 만들어내는 신 토르의 날이라는 뜻이다. 북유럽의 토르는 로마의 주피터에 대응한다. 목성이 영어로 주피터고 목요일이 토르의 날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되먹임
행복, 애쓰지 않으면 머물 수도 없다
마야 역법의 독특한 세계
우리 선조도 주기적인 휴일이 있었을까? 전통문화에서 중요한 주기는 7일이 아닌 열흘이었다. 개화기 신문 한성순보의 발간 주기 열흘, 우리가 한 달을 열흘로 나눠 초순, 중순, 하순으로 부르는 것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월간지 ‘민속소식’에 소개된 태종실록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관료들에겐 ‘순휴일’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10일마다, 한 달에 세 번 휴무일이 있었다. 10일의 주기는 프랑스 혁명 이후 역법에도 잠깐 등장했다. 한 해를 똑같이 30일로 이루어진 12개의 달로 나누고, 남는 5, 6일은 축제일로 했다. 30일 한 달을 10일로 이루어진 세 개의 일주일로 나눴고, 10으로 끝나는 날은 휴일, 5로 끝나는 날은 반휴일로 했다. 10진법을 기준으로 한 프랑스 공화력은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지 얼마 후 폐지된다.
하루, 한 달, 한 해는 해와 달이 알려주어 오래전부터 어디서나 널리 이용한 시간의 단위지만, 일주일은 천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지구 중심 체계에 천체가 일곱 개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당시에 다섯 개의 행성 중 수성을 빠뜨렸다면 일주일이 6일이 되어 우리가 더 자주 휴일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고대인이 천왕성을 넣어 일주일이 8일이 되었을 수도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익숙하다고 해서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도 그렇다.
또 다른 흥미로운 주기가 일주일이다. 기독교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6일에 걸쳐 만들어내고 다음날인 7번째 날에는 쉬었다고 적혀 있지만, 일주일이 왜 하필 7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는 아무리 하늘을 관찰해도 알 수 없다. 물리학자 다카미즈 유이치의 책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에서 월화수목금토일의 순서로 반복되는 7일로 일주일이 정해진 재밌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구약 성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수메르에서 이어진 바빌로니아 문명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살던 이들 고대인은 하늘을 유심히 관찰해 다섯 개의 밝은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찾아냈다. 당시의 우주 모형에 따르면,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정지해 있고, 가까운 순서로 달, 수성, 금성, 해, 화성, 목성, 그리고 토성이 각각의 고유한 원 궤도를 따라 지구 주위를 회전한다. 바빌로니아의 지구 중심 체계에서 먼 천체부터 적으면 토목화일금수월이 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이들은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었고 시간마다 지구에서 먼 천체부터 차례로 이름을 붙였다. 3월28일 1시가 목이라면 2시는 화, 3시는 일에 대응한다. 7개의 천체가 7시간마다 반복되니 1시가 목이면, 8시와 15시, 그리고 22시도 목이고, 다음날인 29일의 첫 시간은 금으로 시작한다. 이들 고대인은 특정 날짜의 이름으로 그날의 첫 시간에 붙여진 천체의 이름을 이용했다. 목 다음이 금이듯이, 날짜가 하루 지날 때마다 토목화일금수월에서 세 칸씩 이동해서, 금 다음엔 토, 토 다음엔 일의 순서로 이어진다. 결국 월화수목금토일의 순서를 얻게 된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일주일의 길이와 순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유산이다. 우리나라의 요일 이름은 서양의 체계를 수용한 일본을 거쳐 19세기 말 유입되었다. 세계 어디서나 월화수목금토일은 일곱 개의 천체에서 비롯한다.
월요일은 영어로 Monday, 일요일은 Sunday다. 각각 달과 해가 어원이다. 화요일 Tuesday, 수요일 Wednesday, 목요일 Thursday, 그리고 금요일 Friday의 어원은 북유럽 신화다. 내가 몇년을 거주했던 스웨덴에서 목요일(Thursday)은 Torsdag이다. 천둥 번개를 만들어내는 신 토르의 날이라는 뜻이다. 북유럽의 토르는 로마의 주피터에 대응한다. 목성이 영어로 주피터고 목요일이 토르의 날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되먹임
행복, 애쓰지 않으면 머물 수도 없다
마야 역법의 독특한 세계
우리 선조도 주기적인 휴일이 있었을까? 전통문화에서 중요한 주기는 7일이 아닌 열흘이었다. 개화기 신문 한성순보의 발간 주기 열흘, 우리가 한 달을 열흘로 나눠 초순, 중순, 하순으로 부르는 것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월간지 ‘민속소식’에 소개된 태종실록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관료들에겐 ‘순휴일’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10일마다, 한 달에 세 번 휴무일이 있었다. 10일의 주기는 프랑스 혁명 이후 역법에도 잠깐 등장했다. 한 해를 똑같이 30일로 이루어진 12개의 달로 나누고, 남는 5, 6일은 축제일로 했다. 30일 한 달을 10일로 이루어진 세 개의 일주일로 나눴고, 10으로 끝나는 날은 휴일, 5로 끝나는 날은 반휴일로 했다. 10진법을 기준으로 한 프랑스 공화력은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지 얼마 후 폐지된다.
하루, 한 달, 한 해는 해와 달이 알려주어 오래전부터 어디서나 널리 이용한 시간의 단위지만, 일주일은 천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지구 중심 체계에 천체가 일곱 개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당시에 다섯 개의 행성 중 수성을 빠뜨렸다면 일주일이 6일이 되어 우리가 더 자주 휴일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고대인이 천왕성을 넣어 일주일이 8일이 되었을 수도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익숙하다고 해서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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