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이광재냐, 안철수냐···‘천당 아래 분당’ 민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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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1회 작성일 24-03-29 04:39본문
천당 아래 분당, 성남의 강남. 경기 분당의 별명은 모두 ‘살기 좋은 중산층 도시’라는 뜻을 강하게 담고 있다. 고소득 직장인·전문직이 모여 살아 보수 성향이 짙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분당갑은 분당의 북쪽 절반인 야탑·이매·서현동과 판교신도시 일대를 포괄하는 지역구다. 오는 4·10 총선에서는 대선주자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깔끔하게 정돈된 신도시 풍경 아래, 지난 26일 찾은 분당갑의 여론은 복잡하게 무르익고 있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들뜬 한편, 자산가치를 지켜 줄 정치인을 신중히 고르려는 계산도 치열했다. 언론에서는 ‘잠룡급 매치’라는 타이틀을 붙였으나 정작 주민들은 존재감 없다, 생소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지역 연고 없이 거쳐 가는 정치인에 대한 눈초리도 매서웠다.
분당갑은 1992년 이후 열린 9번의 총선·재보궐에서 보수정당 후보를 8번 택할 정도로 보수성이 확연하다. 탄천 공원에서 만난 박모씨(70)는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안 후보)이 본질을 파악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라며 분당은 이미 살기 좋은 곳이다. 안 의원이 지역 현안보다는 중앙 정치에서 큰 일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판교 운중동에서 만난 조모씨(64)는 기독교인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치인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얼마 전 교회에서 단체 관람했다는 그는 우리 신도들은 다 비슷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분당 개신교인 비율은 27%로 전국 평균(19%)보다 높으며 대형교회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3040세대 비율이 높은 판교신도시는 원래 민주당 지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좌우 경계가 흐릿해지는 분위기다. 판교 삼평동에서 악기 레슨을 하는 이모씨(29)는 학부모들이 3년 전만 해도 그쪽(민주당)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라며 재산세 이슈가 커지면서 중도·보수 쪽으로 많이 돌아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이 셋을 키우는 가정주부 이모씨(38)도 맘카페를 보면 예전에는 경기지사를 지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인기가 많았는데 어느 순간 안 의원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똑똑한 기업인 이미지가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이씨 모두 안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세도 강하진 않으나 나름 뿌리 깊다. 1990년대 이주해 온 분당 1세대 중 이른바 ‘신도시 386’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만난 최모씨(57)는 자신을 골수 민주당 지지자라 소개했다. 27년간 이 지역에 살며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해 온 그는 분당은 100% 보수라고 보기 어렵다. 평균 학력도 높아 합리적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은퇴한 김모씨(65) 역시 우리 부부는 줄곧 진보 정당을 지지해왔다라며, 농담조로 사실상 강남 좌파라고 덧붙였다.
좌우 할 것 없이 재건축 이슈는 자가를 가진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최씨는 얼마 전 동네에서 재건축 설명회를 했다며 관심 있게 보면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의결되면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는 용적률·안전진단 규제가 대폭 느슨해졌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최근 이주해 온 30~50대 젊은 주민들은 자산가치에 굉장히 민감하고 정치적 유동성도 큰 중도층 그룹으로 여겨진다. 분당 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향후 30년간 분당의 핵심 어젠다는 재건축이라며 더 진일보한 정책을 내는 후보에게 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안 의원은 너무 중앙정치에 치우치다 보니 볼멘소리가 많았다. 이 후보도 예전의 누구(노무현) 오른팔이었는지 왼팔이었는지 주민들은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왜 여기 왔느냐’라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김씨는 너도 나도 노다지를 캔다는 환상에 젖어 있는 것 같다라며 하지만 분담금 문제 때문에 재건축이 중단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후보들의 공약이 재건축에 집중돼 있어 소외감을 느낀다는 전·월세 거주자들도 더러 있었다.
두 후보의 정치적 배경에는 ‘잘 모른다’는 의견이 많았다. 판교에 살며 금융회사에 다니는 유모씨(39)는 민주당은 반시장주의적이라고 생각한다. 표를 주지 않을 것라면서도 안 의원도 사실 지역에서 한 일은 거의 없다고 인정했다. 야탑동에 사는 정모씨(35)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부모님이 지지하는 안 후보를 찍을 예정이다. 그는 이 후보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었다. 공약도 안 후보와 거의 비슷해 그게 그거구나 싶었다라며 재건축도 관심이 없다. 육아 정책을 인스타 좋아요 구매 많이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년간 분당에 살았다는 야탑역의 한 40대 카페 사장은 이곳 자영업자들은 대출 이자도 못 내리고 경기를 살리지도 못한 윤석열 정부에 불만이 많다라면서도, ‘이 후보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른다.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을)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 측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현역 의원으로서 고향처럼 챙겨 왔다며 분당·판교를 미래 한국의 경제·과학 중심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캠프 측은 중도에 가까운 합리적인 이미지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강원지사를 지내며 쌓은 실력을 앞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여론조사상 안 후보가 우세했으나 최근 이 후보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경기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1일~23일 분당갑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8.4%로 안 후보(40.5%)를 앞섰다. 조사는 응답률 3.4%,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신도시 풍경 아래, 지난 26일 찾은 분당갑의 여론은 복잡하게 무르익고 있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들뜬 한편, 자산가치를 지켜 줄 정치인을 신중히 고르려는 계산도 치열했다. 언론에서는 ‘잠룡급 매치’라는 타이틀을 붙였으나 정작 주민들은 존재감 없다, 생소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지역 연고 없이 거쳐 가는 정치인에 대한 눈초리도 매서웠다.
분당갑은 1992년 이후 열린 9번의 총선·재보궐에서 보수정당 후보를 8번 택할 정도로 보수성이 확연하다. 탄천 공원에서 만난 박모씨(70)는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안 후보)이 본질을 파악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라며 분당은 이미 살기 좋은 곳이다. 안 의원이 지역 현안보다는 중앙 정치에서 큰 일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판교 운중동에서 만난 조모씨(64)는 기독교인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치인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얼마 전 교회에서 단체 관람했다는 그는 우리 신도들은 다 비슷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분당 개신교인 비율은 27%로 전국 평균(19%)보다 높으며 대형교회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3040세대 비율이 높은 판교신도시는 원래 민주당 지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좌우 경계가 흐릿해지는 분위기다. 판교 삼평동에서 악기 레슨을 하는 이모씨(29)는 학부모들이 3년 전만 해도 그쪽(민주당)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라며 재산세 이슈가 커지면서 중도·보수 쪽으로 많이 돌아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이 셋을 키우는 가정주부 이모씨(38)도 맘카페를 보면 예전에는 경기지사를 지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인기가 많았는데 어느 순간 안 의원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똑똑한 기업인 이미지가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이씨 모두 안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세도 강하진 않으나 나름 뿌리 깊다. 1990년대 이주해 온 분당 1세대 중 이른바 ‘신도시 386’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만난 최모씨(57)는 자신을 골수 민주당 지지자라 소개했다. 27년간 이 지역에 살며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해 온 그는 분당은 100% 보수라고 보기 어렵다. 평균 학력도 높아 합리적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은퇴한 김모씨(65) 역시 우리 부부는 줄곧 진보 정당을 지지해왔다라며, 농담조로 사실상 강남 좌파라고 덧붙였다.
좌우 할 것 없이 재건축 이슈는 자가를 가진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최씨는 얼마 전 동네에서 재건축 설명회를 했다며 관심 있게 보면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의결되면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는 용적률·안전진단 규제가 대폭 느슨해졌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최근 이주해 온 30~50대 젊은 주민들은 자산가치에 굉장히 민감하고 정치적 유동성도 큰 중도층 그룹으로 여겨진다. 분당 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향후 30년간 분당의 핵심 어젠다는 재건축이라며 더 진일보한 정책을 내는 후보에게 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안 의원은 너무 중앙정치에 치우치다 보니 볼멘소리가 많았다. 이 후보도 예전의 누구(노무현) 오른팔이었는지 왼팔이었는지 주민들은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왜 여기 왔느냐’라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김씨는 너도 나도 노다지를 캔다는 환상에 젖어 있는 것 같다라며 하지만 분담금 문제 때문에 재건축이 중단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후보들의 공약이 재건축에 집중돼 있어 소외감을 느낀다는 전·월세 거주자들도 더러 있었다.
두 후보의 정치적 배경에는 ‘잘 모른다’는 의견이 많았다. 판교에 살며 금융회사에 다니는 유모씨(39)는 민주당은 반시장주의적이라고 생각한다. 표를 주지 않을 것라면서도 안 의원도 사실 지역에서 한 일은 거의 없다고 인정했다. 야탑동에 사는 정모씨(35)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부모님이 지지하는 안 후보를 찍을 예정이다. 그는 이 후보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었다. 공약도 안 후보와 거의 비슷해 그게 그거구나 싶었다라며 재건축도 관심이 없다. 육아 정책을 인스타 좋아요 구매 많이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년간 분당에 살았다는 야탑역의 한 40대 카페 사장은 이곳 자영업자들은 대출 이자도 못 내리고 경기를 살리지도 못한 윤석열 정부에 불만이 많다라면서도, ‘이 후보에 대해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른다.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을)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 측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현역 의원으로서 고향처럼 챙겨 왔다며 분당·판교를 미래 한국의 경제·과학 중심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캠프 측은 중도에 가까운 합리적인 이미지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강원지사를 지내며 쌓은 실력을 앞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여론조사상 안 후보가 우세했으나 최근 이 후보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경기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1일~23일 분당갑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8.4%로 안 후보(40.5%)를 앞섰다. 조사는 응답률 3.4%,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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