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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한 조각이라도 품에 안을 수 있길”…스텔라데이지호 참사 7년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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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4-04-0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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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재용이 추모는 단 한번도 제대로 못했어요. 그런데 헌법학자들이 망자에게도 인격권이 있다는 거예요. 침몰 원인을 밝히려고 뛰어다니느라 바빴는데…. 미수습자인 우리 재용이도 추모받을 권리가 있다는 걸, 그제야 안 거예요.
스텔라데이지호 참사로 실종된 선원 허재용씨 누나 허영주씨가 추모 재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허영주씨는 친구도, 재능도 많았던 재용이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모두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훔쳤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7주기인 31일 실종 선원 허씨의 천도재가 열린 서울 중랑구 보현정사에 추모객 약 50명이 모였다. 허씨의 가족과 친구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산재 피해 유족 등도 참석했다. 절 입구 한켠에는 삼촌 보고 싶어, 네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 꼭 밝힐게, 보고 싶다, 우리 막내 꼭 데려올게 등 추모객들이 쓴 글귀를 담은 쪽지가 붙어있었다.
추모 재단 아래에는 ‘외항상선3급 과정 항해과 허재용’이라 적힌 명찰, 군대에서 허씨가 어머니와 주고 받은 편지, 허씨가 명함을 모아뒀던 담배갑 등 소지품이 놓였다. 어머니 이영문씨는 사진을 보며 흐느꼈다. 허씨가 실종된 이후 태어난 6살 난 조카가 이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닦아 주었다. 추모곡으로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울려퍼졌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2019년 심해 수색 작업이 이루어졌으나, 주검은 수습되지 않았다. 한국인 8명을 비롯한 선원 22명은 여전히 미수습 상태다.
침몰 후 7년이 흘렀지만 허씨 가족들이 매년 돌아오는 3월 31일을 ‘주기’라고 칭한 건 이번이 인스타 팔로우 구매 처음이다. 그간 진실 규명도 유해수습도 이루어지지 않아 추모도 할 겨를이 없었다. 허영주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지방해양안전심판원과 올해 2월 1심 판결에서 선사의 잘못이 인정됐다면서 아직은 마침표를 찍을 때는 아니지만 잠시 쉼표를 찍고 추모도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천도재를 준비한 상화 스님은 지난 3년간 매달 초하루에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다. 상화 스님은 3년 전 ‘아들분이 돌아가셨냐’ 물으니 ‘확실치 않다’고 해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를 할 수 없었다면서 이제라도 영혼을 위로해 다행이지만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을 지워야 억울함을 풀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추모객으로 온 건설 노동자 고 김태균씨 누나 김도현씨는 어머니가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라도 되고 싶다’고, ‘아들의 뼈 한 조각이라도 품에 안고 싶다’고 말하셔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간 허재용님을 고인이라 칭하기도 죄송했는데 제대로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온전히 추모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인 ‘831 사회적 가치연대’ 대표 채경선씨는 먼저 피해를 겪은 사람으로서 가족들을 격려하고 의지가 되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7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 예배에선 정부를 향해 폴라리스 쉬핑(스텔라데이지호 선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허씨의 둘째 누나 허경주씨는 그간 기재부와 외교부는 선사 잘못이 명백하지 않아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이제 정부의 핑계가 사라졌으니 구상권 청구로 2차 심해수색을 실시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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