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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에디터의 창] 윤 대통령, 4월의 서늘한 공기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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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4-04-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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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다시, 결국 윤석열이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총선의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이 섰다. 의지대로 섰다기보다, 자의 반 타의 반 불려나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선거 국면 초반 거친 이념적 발언을 전보다 삼가는 등 나름의 로키 행보를 했지만, 윤 대통령은 심판 여론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이 거셀 때 한숨 돌렸을 터지만, 찰나의 순간이었을 뿐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도저히 적절해 보이지 않는 몇몇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들끓는 심판 여론을 누르진 못했다. 유권자의 격노한 민심 앞에 격노의 아이콘이 무기력하게 서 있는 모습에서 권력무상을 곱씹게 된다.
정치권 인사들은 채모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도피성 출국,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이 심판론에 불을 붙였다고 분석한다. 의료파업 장기화, 대통령이 들었던 대파 한 단을 탓하는 사람도 있다. 대파 격파쇼를 벌인 여당 후보가 여권 전체를 격파했다는 농담도 들었다. 일각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현란한 말발이 한풀 꺾인 것도 원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며,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국면을 애초부터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난폭하고 거칠고, 내키는 대로 국정운영을 해온 윤 대통령이 선거 국면에서 조용히 묻어가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 아닐까.
특히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을 내건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윤 대통령에게 치명타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투표로 뽑힌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것은 역풍을 맞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윤석열 정부에 분노하고 민주당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이 심판을 위해 조국 칼을 택했다. 조 대표가 내로남불로 비판받고,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오히려 검찰총장 윤석열에 의해 가족까지 털린 조 대표가 복수 서사를 완성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을 통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들은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야박하고 미운 대통령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비쳤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밑천 삼아 대통령까지 됐으나, 집권 후 지극히 사적인 행태로 일관했다. 명품백 수수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린 아내를 감싸고, 검찰 식구들의 실책은 덮었다. 공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검찰 출신 최측근들은 좋은 지역구를 받았다. 검찰 식구가 비례대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나자 화풀이하듯 특보로 임명했다. 전제군주라도 되는 듯 여당에 개입했으며, 정경유착 우려를 비웃듯 대기업 총수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9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느 것 하나 대통령 책임 아닌 것이 없었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였다고 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책임지는 리더가 아니었다. 이태원 참사로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참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고, 정부에선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것뿐일까. 각종 사건·사고나 정책 실패에도 전 정부 탓을 하거나, 일선 공무원을 꾸짖었다. 책임지지 않는 리더를 믿고 따를 국민은 없다.
봄이 왔지만, 봄이 아니다. 윤 대통령에게는 따뜻한 4월의 공기도 살을 에는 차가움으로 느껴질지 모른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영화 <타짜>의 명대사는 윤 대통령 심정과 딱 들어맞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윤 대통령은 영화 속 타짜처럼 눈보다 빠른 손도 없고 밑장빼기를 들키지 않을 능력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 4월의 서늘한 공기를 기억하라
왜 성범죄자를 변호했나
ELS에는 ‘깨알 글씨’라도 있었나
그간의 정책 실패와 인사 참사를 시시콜콜, 구구절절 따지자는 게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품위, 상식을 무시하고, 공정과 상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형해화한 윤 대통령에게 국민들은 지금 책임을 묻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박절하지 못해 명품백을 받았고 대통령은 그런 아내에게 박절하지 못했지만, 국민들은 박절하지 못했던 대통령 부부에게 박절할 준비가 돼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윤 대통령은 4월의 서늘한 공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대구시는 ‘2024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어린이 분야와 청소년 분야 각 3권, 성인 분야 4권 등 10권을 뽑았다. 대구지역 도서관의 도서 추천을 시작으로 대표사서로 구성된 도서추천단 심의를 거쳐 온라인 시민투표 및 도서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어린이 분야에는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 <동백나무가 웃다>, <약밤나무의 백 년 이야기> 등 3권이 선정됐다. 청소년 분야는 <고요한 우연>, <비스킷>, <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 등 3권이 선정됐다. 끝으로 성인 분야는 <가녀장의 시대>, <거인의 노트>, <오늘 보는 그제 뉴-쓰>, <축복을 비는 마음> 등이다. 대구시는 2016년부터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해 왔다.
2024 올해의 책은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작은도서관·도심 서점 등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심 대형서점에서는 10% 현장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5일 열린 선포식에서는 각 분야별 선정도서를 시민에게 소개하고 북콘서트를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반기에는 올해의 책으로 구·군 작은도서관과 초·중·고 독서동아리에서 독서릴레이를 진행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캠핑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시민이 독서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소중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데 대구시가 힘이 되겠다면서 많은 분들이 대구 올해의 책을 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작가의 tvN <눈물의 여왕>에는 두 세계가 있다. 홍해인(김지원)을 비롯한 대기업 퀸즈그룹 일가가 사는 퀸즈타운, 홍해인의 남편 백현우(김수현)가 나고 자란 시골마을 용두리. 회장 부인 제사 때문에 일가가 모이는 것만으로도 언론사들이 빗속을 뚫고 모여들 정도로 퀸즈타운이 세상의 중심이라면 용두리 청년 춘식(박정표)은 요즘 유행하는 MBTI에도 무지하다. 이질적이면서 물리적으로도 구분되는 공간으로서의 두 세계가 등장하고 서로 조우하며 서사를 만들어내는 건 박지은의 주요 모티브다.
외계인과 지구인 스타의 로맨스를 그린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선 다른 별과 지구라는 두 세계가 등장하며, 역시 인어와 인간의 종을 뛰어넘는 만남을 그린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선 바다 세계와 육지가 만난다. 상상의 세계와 조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tvN <사랑의 불시착>은 주인공 윤세리(손예진)가 예기치 않게 북한에 떨어지며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을 통해 로맨스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이분화된 박지은 월드의 원형은 ‘여왕 시리즈’ 첫 작품 2009년작 MBC <내조의 여왕> 속 퀸즈푸드 사원 부부들이 사는 퀸즈팰리스와 사원 부부임에도 그곳에 입주하지 못한 천지애(김남주), 온달수(오지호) 부부가 사는 자하슈퍼 근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동네일 것이다.
돈이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되고 온갖 권모술수가 횡행하는 세계와 사람의 정취가 남아있는 세계의 노골적인 대비. 15년이 흘러 등장한 세 번째 ‘여왕 시리즈’ <눈물의 여왕>의 퀸즈타운과 용두리는 퀸즈팰리스와 자하슈퍼 간 거리와 이질감을 스케일만 키워 그대로 옮긴 듯하다. 이 구도 내에서 <눈물의 여왕>은 전작들에서 이분화된 세계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다양한 정서들까지 드라마에 담아내려 한다. 그렇다면 <눈물의 여왕>은 박지은 작가에게 성공과 명성, 비평적 찬사까지 안겨준 <내조의 여왕>의 업그레이드 버전일까. 그랬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16부작 중 딱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이 드라마는 <내조의 여왕>의 하위 버전조차 되지 못하는 자기 복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질적 공간으로 분리된 두 세계그 한가운데를 가르는 계급의 강‘내조의 여왕’ ‘사랑의 불시착’ 등전작 인물·사건 ‘코드화’ 재생산실없이 웃고 통쾌하겠지만 그뿐파편적인 이미지만 남은 세계 돼
두 세계의 모티브가 반복되긴 하지만 세계 간 위계는 드라마마다 다르다. 퀸즈팰리스와 자하슈퍼를 가르는 가장 큰 축은 계급이다. 이 두 세계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구체적이고 단단한 모양을 갖출수록 퀸즈푸드 사장 허태준(윤상현)과 천지애 사이의 연애 감정은 빤한 ‘줌마렐라’ 스토리가 아닌, 어떤 삶과 행복의 형태를 추구하고 선택할 것이냐는 실존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퀸즈타운과 용두리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계급의 강이 존재하며, 데릴사위 현우는 매순간 해인의 가족에게 무시당하고 배제당하며 현우 가족 역시 사돈으로서 존중받지 못한다. 당연히 실존적 질문이 따른다. 현우가 이혼을 다짐하는 <눈물의 여왕> 첫 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하는 듯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엉뚱하게도 여기서 현우를 같은 배우가 연기했던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으로 만들려 한다. 해당 작품에서 도민준의 별과 지구는 서로 독립적인 세계이며 도민준은 지구의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초월적 이방인이다.
지구에 불시착한 도민준이 그러하듯, 제목부터 ‘불시착’인 <사랑의 불시착>에서의 세리가 그러하듯, <눈물의 여왕>에서 현우와 결혼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탄 해인이 용두리에 착륙하며 하늘에서 강림하는 이미지를 반복한 건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는 마치 별세계의 신비한 이방인처럼 등장한다. 둘의 계급적 차이는 현실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별과 지구, 바다와 육지처럼 서로 독립적인 풍경으로 그려진다. 다만 능력자는 하늘에서 내려온 해인이 아니다. 두 세계의 조우 이후 세리를 쫓아 남한에 온 리정혁(현빈)이 오롯이 사랑만으로 무적의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마중 나온 헬기를 타고 다른 세계에 도착해 초연히 자신과 해인을 지키는 건 현우다. 무시당하는 것과 별개로 그는 이 세계의 불의나 오만에 섞이지 않는다. 그의 계급적 프로필은 수재에 선량하지만 조직문화에 익숙하지 않던 온달수에 가깝지만, 실제 활용되는 방식은 퀸즈팰리스에 섞이지 ‘못했던’ 온달수보단 애초에 섞이지 않는 외계인 도민준에 가깝다.
서사와 캐릭터의 정합성이 아닌 코드의 조합. 여기서부터 박지은 작가의 자기 복제는 작품을 내부에서 좀먹기 시작한다. 그의 전작의 흔적들을 <눈물의 여왕> 곳곳에서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퀸즈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해인 가족 간 눈치 싸움과 음모의 개입은 <사랑의 불시착>에서의 역시 퀸즈그룹 일가인 세리 가족의 경영권 다툼과 거의 동일하며, 철부지 홍수철(곽동연)이 성격 드세고 주먹부터 나가는 누나 해인에게 꼼짝 못하는 남매 관계에선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차윤희(김남주)와 차세광(강민혁) 남매가 보인다. 퀸즈그룹을 노리는 윤은성(박성훈)이 홍만대(김갑수) 회장에게 몰래카메라를 숨긴 그림을 선물해 정보를 획득하는 것과 <별에서 온 그대>에서 악역 이재경(신성록)이 몰래카메라를 부착한 곰인형으로 천송이(전지현)를 감시하는 것의 유사성도 눈에 띈다. 이 자체가 잘못이나 한계는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각각의 코드가 모여 하나의 핍진한 서사적 세계를 구성하지 못하고, 그저 편의적으로 조합된다는 것이다. 모함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단 한 명 팬의 선의라도 고마운 천송이가 곰인형 선물을 기꺼이 받는 것과 비교해, 도청을 비롯한 보안에 민감한 홍만대가 아무 의심 없이 그림 선물을 방 중앙에 걸어놓는 것이 동일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무기력한 데릴사위 역할을 하며 떠날 생각만 하던 현우가 해인의 시한부 판정 소식에 갑자기 도민준 같은 로맨틱 히어로가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이혼하고 재벌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던 강력한 동기는 1화 만에 아무런 딜레마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고, 지고지순한 순정남이자 가장 강력한 수호자가 된다. 그것은 한 복잡한 인간의 다면적 모습보다는, 그동안 박지은이 전작들에서 보인 ‘로코 남주’의 모든 역할을 코드별로 수행하는 것에 가깝다. 결혼을 후회하며 술 마시고 징징대는 귀여움, 처가 제사상 준비를 능숙하게 지휘하는 코믹함, 이혼을 결심하던 싸늘함, 해인 없이는 살 수 없다던 눈물의 고백, 해병대 특수경호대 출신의 무력, 자신에 대한 증오로라도 살길 바라며 떠는 위악, 은성에게 경고하는 강인함 등은 배우 김수현의 여전한 연기 차력쇼 안에서 그 순간마다는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지만 그것들은 현우라는 한 인간의 정합적인 프로필을 이루지도, 유의미한 서사적 변곡점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그의 위악이 만들어내는 갈등은 한 회를 채 넘기지 못한 채 둘 사이의 오피스 코미디로 전환되며, 은성의 음모를 턱밑까지 추격해 분쇄 직전까지 가지만 홍만대 일가의 허술함 때문에 무위로 돌아간다. 계급적 한계에 부딪히던 현우를 도민준 같은 능력자로 부각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가장 쉬운 길은 해인을 제외한 퀸즈 일가를 평균 이하의 얼간이들로 그려내는 것이다. 그들 역시 어떠한 동기와 개연성 없이 그저 싸가지 없음과 어리석음, 후회라는 코드를 기계적으로 수행할 뿐이다.
반환점을 돌아 경영권을 잃은 퀸즈 일가가 현우네에 의탁하며 드디어 퀸즈타운과 용두리 두 세계가 동등하게 조우했지만 조금도 기대가 되지 않는 건 그래서다. 용두리는 현실의 자하슈퍼가 아닌 퀸즈 일가 모두가 불시착한 <사랑의 불시착>의 낭만화된 북한이 될 것이고, 신세 역전이라는 코미디 코드 안에서 두 세계를 나누던 계급의 구획은 유야무야될 것이다. 현우와 현우 어머니를 괄시하던 김선화(나영희)는 창피를 당할 것이고, 수철은 까불다가 철이 들 것이며, 홍범자(김정난)는 ‘용두리 오은영’ 영송(김영민)에게 반할 것이다. 자주 실없이 웃기고 가끔 통쾌하겠지만 그뿐이다. 이들의 역할극은 현실 세계를 재현하지도 못하지만, 가상의 세계 역시 재현하지 못한다. 세계와 서사 없는, 그저 아는 맛을 위한 코드화된 사건의 반복과 연속이 있을 뿐이다. 퀸즈팰리스와 자하슈퍼 사이에서 지위 상승을 욕망하면서도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고민하고 갈등하던 군상들의 복잡하고 풍부한 세계는 15년이 지나 어떠한 깊이도 없이 파편적인 이미지만 남은 세계가 되었다. 물론 익숙한 재미와 이벤트를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 <눈물의 여왕>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김수현의 연기 차력쇼와 역시 뛰어난 연기력의 김지원이 온갖 명품으로 표현하는 해인의 화려함, 빈센조(송중기)의 맥락 없는 카메오 출연 등은 서사적 연속성은 없어도 도파민은 충분히 자극한다. TV로부터 바라는 것 혹은 추구하는 것이 딱 거기까지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명민하던 창작자가 스스로를 복제하며 돌고 돌아 종착한 이 여정이 퇴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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