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문화와 삶]노란 리본은 오늘도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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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04-23 02:24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친구들과 만날 때면 대화 도중 ‘옛날’이 자주 소환되곤 한다. 옛날에는 그랬었잖아. 옛날이랑 달라졌네? 같은 형태로 주로 쓰인다.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전을 가리키는 옛날이다. 옛날을 많이 쓰면 쓸수록 기성세대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친구가 이렇게 고쳐 말한다. 그냥 속 시원히 꼰대라고 이야기해. 우리도 옛날에 선생님들을 가리켜…. 말을 잇지 못하는 이유가 느닷없이 선생님이 떠올라서는 아닐 것이다. 또다시 말 속에 옛날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옛날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옛날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어제의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못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지난주의 만남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공원에서 만난 아이는 숙제 다 했느냐는 아빠의 물음에 옛날에 다 했어요!라고 대답한다. 진작을 강조하는 과장법일 테지만, 이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영화는 옛날 영화가 되고 출간된 지 두세 달이 지나면 신간은 구간의 자리로 밀려난다. 그 틈을 비집고 새로운 것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옛날에 머물지 않으려고, 옛날로 밀리지 않으려고 하릴없이 몸과 마음만 바빠진다.
얼마 전엔 ‘어제가 옛날이다’라는 표현을 접했다. 변화가 매우 빨라 짧은 시간 사이의 변화가 아주 크다라는 뜻이라 한다. 어제가 옛날이니 그제는 고릿적일 것이다. 나도 모르게 과거의 유행어가 튀어나오면 낡은 옛말을 쓰는 늙은 사람 취급을 받는다. 옛날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복고풍의 상점을 찾지만, 옛날 사람이 되는 일은 적극 거부한다. 이런 식이라면 옛날이야기는 설화로, 옛정은 전생의 감정으로 거슬러 올라갈지도 모른다. 상대가 가리키는 옛날과 내가 떠올리는 옛날 사이에 시차가 있는 것도 문제다. 누군가한테는 옛날이 내게는 얼마 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각자의 옛날이 동상이몽의 풍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옛날이라는 단어는 오묘하다. 그것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일컫기도 하고 소싯적이나 한창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유행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이에게 작년 이맘때 산 옷은 옛날 옷처럼 느껴질 것이다. 밀물 들 듯 쏟아지는 뉴스에 허우적대다 보면 지난 총선도 옛날 일 같다. 어젯밤 상념이 오늘 아침 희소식에 자취를 감추면 그것은 곧장 옛날 생각이 된다. 조선시대도 옛날이고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도 옛날이다. 첫사랑은 늘 옛사랑 같고 얼마를 살았든 고향 집은 옛집이다. 몸은 옛날 같지 않고 옛날에 품었던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근사하게 느껴진다. 옛날은 환상을 자극하면서 못다 이룬 것들을 눈앞에 와르르 쏟아낸다. 옛날 앞에서는 누구나 속수무책이 된다.
이분되지 않을 자유
4월의 흔한 풍경
남자를 배신한 자, 누구인가
10년 전 그제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아직도?라고 묻는 이에게 여전히라고 답하고 싶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가 화두에 오른 자리가 있었다. 옛날 일이잖아.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지. 누군가가 그 말을 받았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문제가 해결되어야지. 시곗바늘이 돌아간다고 무조건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 그는 옛날이 되지 못한 옛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이 옛날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상실의 고통과 슬픔 안에서 시간은 낡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시간 경과와 상관없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을 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제의 일을 짊어지고 사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강산이 변하는 동안 어떤 감정은 더욱 진해지기도 한다. 내가 그 안에 적극적으로 머물고 있다면 제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한들 옛날은 없다. 매일매일 진해진 감정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노란 리본은 오늘도 노랗다.
디에셋펀드 상품 30개서 ‘사고’고지 없이 투자자 모집 이어가대표는 사과문 낸 뒤 연락 두절담보물 검수 등도 ‘의혹투성이’투자자들 대표의 ‘사기’ 의심
수익률 14%를 앞세워 투자자를 모집해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에서 6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투자 자금을 모은 온투업체 대표는 차주가 잠적해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연락 두절 상태이고,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며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돼 금융당국도 수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2022년 5월 금융위원회에 온투업체로 등록된 디에셋펀드는 수입축산물을 담보로 차주가 대출을 신청하면 펀딩 금액 1억8000만~2억5000만원, 3~4개월 만기의 수익률 14% 상품을 출시해 투자 자금을 모았다. 상환 재원은 축산물 판매 수익금으로 마련됐고, 개인투자자는 동일 차주에 대해선 500만원, 총금액 3000만원 한도로 투자할 수 있었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필요한 차주에게 대출해주고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2020년 관련 법이 시행되며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필요한 차주에게 온투업체가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자금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P2P(개인 간 거래) 금융으로도 불린다.
디에셋펀드가 고시한 바에 따르면 2016년 설립 이후 이달까지 1341개의 상품을 출시해 2647억원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5일 출시된 1312호 상품부터 지난 1일 출시된 1341호 상품까지 총 30개 상품의 투자금 61억8000만원은 금융사고로 현재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금융사고 사실이 고지된 것은 지난 5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디에셋펀드는 그간 당사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해오던 차주사들의 연락 두절 및 일부 채무불이행으로 창고 내 담보물 확인 불가 상태라고 밝혔다. 이후 세 차례 추가 공지를 통해 ‘금융사고로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차주를 대상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명의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과문도 냈다.
이후 디에셋펀드 대표이사 조모씨도 투자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 중이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이 찾은 디에셋펀드 사옥은 불은 켜져 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주부터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고 있다. 디에셋펀드 측은 지난 3일 금감원에 금융사고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그 이튿날인 4일에도 투자자를 모집했고, 모집이 완료된 5일에야 사고 사실을 고지했다.
담보물 자체도 의혹투성이다. 투자자 B씨는 대표이사는 자기도 당했다고 하지만, CC(폐쇄회로)TV도 있고 냉동창고도 관리해 확실히 담보물을 관리하고 있다더니 어느 순간 없어졌다는 게 가능한 말이냐고 했다.
실제로 디에셋펀드는 상품 판매 시 담보물에 대한 정기 검수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창고 시찰 사진은 2020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담보 사진은 제공됐지만, 선하증권(화물을 수령·선적했음을 인증하는 증권) 등 주요 내용은 가려져 있어 투자자가 직접 담보물의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향신문은 수차례 디에셋펀드와 대표이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룸’ 메뉴에 가면 ‘사진뉴스’ 항목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사진은 지난해 12월 12일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방문’이 마지막이다. 넉 달 넘게 두문불출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총선 사전투표도 윤석열 대통령과 따로, 비공개로 했다. 4·10 총선에 미칠 ‘김건희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대통령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총선이 끝나자 사정이 달라졌다. 김 여사는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곳곳에서 존재감이 드러난다.
지난 17일 새벽 TV조선과 YTN이 잇따라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유력 검토’ 설을 쏘아올렸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직 인사를 두고 애드벌룬을 띄우다가 여론 봐가며 접는 일이야 흔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공식’ 라인이 ‘공식’ 부인했음에도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들이 ‘검토한 건 사실’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인사·홍보 담당 라인에 있지도 않은 이들이다. ‘비선’ 개입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박영선 전 장관은 MBC 기자 시절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으며 ‘비공식 라인’ 관계자들은 김 여사와 가깝거나 인연이 있다고 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공직기강 문란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인사조치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폐지했던 민정수석실을 법률수석실(가칭)로 바꿔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심을 청취하는 조직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실제 이유가 그렇다면, 폐지하기로 한 시민사회수석실을 없애지 말고 개편하면 될 일이다.
총선 전 거론조차 없던 법률수석을 총선 후 신설하겠다는 건 여소야대 정국을 의식한 ‘방어용’으로 비친다.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디올 백 의혹 특검’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하려는 것 같다. 정작 시급한 특별감찰관·제2부속실 설치는 뒷전으로 미룬 채 세금으로 ‘용산 로펌’을 운영하겠다는 건가.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스토킹 혐의가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불안과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 김 여사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필요하면 (조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현 단계에서 판단하기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법 집행에는 공정·균형·형평이 요구된다. 범죄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입건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피고발인을 입건했으면 피해자 조사도 해야 옳다.
총선 이후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 지검장이 올해 초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려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파다한 터다. 대한민국 국민 중 불소추 특권을 갖는 이는 단 한 명, 현직 대통령 뿐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에 없는 특권을 배우자에게 선물하려 한다.
최근 윤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관저 정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중앙일보). 딱 한 줄이지만, 함의가 작지 않다. 비선 의혹, 관저 정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임기 말, 이런 표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씨를 수사해 탄핵으로 이끈 국정농단 특검팀의 주역이었다. 이런 말들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22일 공식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배우자 카르멘-제오르제타 여사와 함께 입국했다. 김 여사도 정상외교 관례에 따라 공개 석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공식 활동 복귀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51분간의 ‘윤석열 원맨쇼’가 알려준 것들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윤 대통령님!
이재명 대표가 맞닥뜨린 ‘진실의 순간’
이제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할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간 국민의힘 108석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른다. 오산이다. 22대 총선은 끝났고 23대 총선은 윤 대통령 퇴임 후 치러진다. 국정수행 지지율도 취임 후 최저인 23%(한국갤럽)까지 떨어진 터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앞두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는 회담이다. ‘아내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수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천명이 필요하다. 그 한마디야말로 총선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증표가 될 것이다. 국민은 ‘김 여사의, 김 여사에 의한, 김 여사를 위한’ 권력 사유화를 용납하지 않는다.
옛날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어제의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못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지난주의 만남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공원에서 만난 아이는 숙제 다 했느냐는 아빠의 물음에 옛날에 다 했어요!라고 대답한다. 진작을 강조하는 과장법일 테지만, 이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영화는 옛날 영화가 되고 출간된 지 두세 달이 지나면 신간은 구간의 자리로 밀려난다. 그 틈을 비집고 새로운 것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옛날에 머물지 않으려고, 옛날로 밀리지 않으려고 하릴없이 몸과 마음만 바빠진다.
얼마 전엔 ‘어제가 옛날이다’라는 표현을 접했다. 변화가 매우 빨라 짧은 시간 사이의 변화가 아주 크다라는 뜻이라 한다. 어제가 옛날이니 그제는 고릿적일 것이다. 나도 모르게 과거의 유행어가 튀어나오면 낡은 옛말을 쓰는 늙은 사람 취급을 받는다. 옛날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복고풍의 상점을 찾지만, 옛날 사람이 되는 일은 적극 거부한다. 이런 식이라면 옛날이야기는 설화로, 옛정은 전생의 감정으로 거슬러 올라갈지도 모른다. 상대가 가리키는 옛날과 내가 떠올리는 옛날 사이에 시차가 있는 것도 문제다. 누군가한테는 옛날이 내게는 얼마 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각자의 옛날이 동상이몽의 풍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옛날이라는 단어는 오묘하다. 그것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일컫기도 하고 소싯적이나 한창때를 가리키기도 한다. 유행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이에게 작년 이맘때 산 옷은 옛날 옷처럼 느껴질 것이다. 밀물 들 듯 쏟아지는 뉴스에 허우적대다 보면 지난 총선도 옛날 일 같다. 어젯밤 상념이 오늘 아침 희소식에 자취를 감추면 그것은 곧장 옛날 생각이 된다. 조선시대도 옛날이고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도 옛날이다. 첫사랑은 늘 옛사랑 같고 얼마를 살았든 고향 집은 옛집이다. 몸은 옛날 같지 않고 옛날에 품었던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근사하게 느껴진다. 옛날은 환상을 자극하면서 못다 이룬 것들을 눈앞에 와르르 쏟아낸다. 옛날 앞에서는 누구나 속수무책이 된다.
이분되지 않을 자유
4월의 흔한 풍경
남자를 배신한 자, 누구인가
10년 전 그제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아직도?라고 묻는 이에게 여전히라고 답하고 싶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가 화두에 오른 자리가 있었다. 옛날 일이잖아.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지. 누군가가 그 말을 받았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문제가 해결되어야지. 시곗바늘이 돌아간다고 무조건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 그는 옛날이 되지 못한 옛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이 옛날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상실의 고통과 슬픔 안에서 시간은 낡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시간 경과와 상관없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을 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어제의 일을 짊어지고 사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강산이 변하는 동안 어떤 감정은 더욱 진해지기도 한다. 내가 그 안에 적극적으로 머물고 있다면 제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한들 옛날은 없다. 매일매일 진해진 감정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노란 리본은 오늘도 노랗다.
디에셋펀드 상품 30개서 ‘사고’고지 없이 투자자 모집 이어가대표는 사과문 낸 뒤 연락 두절담보물 검수 등도 ‘의혹투성이’투자자들 대표의 ‘사기’ 의심
수익률 14%를 앞세워 투자자를 모집해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에서 6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투자 자금을 모은 온투업체 대표는 차주가 잠적해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연락 두절 상태이고,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며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돼 금융당국도 수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2022년 5월 금융위원회에 온투업체로 등록된 디에셋펀드는 수입축산물을 담보로 차주가 대출을 신청하면 펀딩 금액 1억8000만~2억5000만원, 3~4개월 만기의 수익률 14% 상품을 출시해 투자 자금을 모았다. 상환 재원은 축산물 판매 수익금으로 마련됐고, 개인투자자는 동일 차주에 대해선 500만원, 총금액 3000만원 한도로 투자할 수 있었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필요한 차주에게 대출해주고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2020년 관련 법이 시행되며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필요한 차주에게 온투업체가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자금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P2P(개인 간 거래) 금융으로도 불린다.
디에셋펀드가 고시한 바에 따르면 2016년 설립 이후 이달까지 1341개의 상품을 출시해 2647억원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5일 출시된 1312호 상품부터 지난 1일 출시된 1341호 상품까지 총 30개 상품의 투자금 61억8000만원은 금융사고로 현재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금융사고 사실이 고지된 것은 지난 5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디에셋펀드는 그간 당사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해오던 차주사들의 연락 두절 및 일부 채무불이행으로 창고 내 담보물 확인 불가 상태라고 밝혔다. 이후 세 차례 추가 공지를 통해 ‘금융사고로 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차주를 대상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명의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과문도 냈다.
이후 디에셋펀드 대표이사 조모씨도 투자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 중이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이 찾은 디에셋펀드 사옥은 불은 켜져 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주부터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사기를 의심하고 있다. 디에셋펀드 측은 지난 3일 금감원에 금융사고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그 이튿날인 4일에도 투자자를 모집했고, 모집이 완료된 5일에야 사고 사실을 고지했다.
담보물 자체도 의혹투성이다. 투자자 B씨는 대표이사는 자기도 당했다고 하지만, CC(폐쇄회로)TV도 있고 냉동창고도 관리해 확실히 담보물을 관리하고 있다더니 어느 순간 없어졌다는 게 가능한 말이냐고 했다.
실제로 디에셋펀드는 상품 판매 시 담보물에 대한 정기 검수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창고 시찰 사진은 2020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담보 사진은 제공됐지만, 선하증권(화물을 수령·선적했음을 인증하는 증권) 등 주요 내용은 가려져 있어 투자자가 직접 담보물의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향신문은 수차례 디에셋펀드와 대표이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룸’ 메뉴에 가면 ‘사진뉴스’ 항목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사진은 지난해 12월 12일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방문’이 마지막이다. 넉 달 넘게 두문불출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총선 사전투표도 윤석열 대통령과 따로, 비공개로 했다. 4·10 총선에 미칠 ‘김건희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대통령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총선이 끝나자 사정이 달라졌다. 김 여사는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곳곳에서 존재감이 드러난다.
지난 17일 새벽 TV조선과 YTN이 잇따라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유력 검토’ 설을 쏘아올렸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직 인사를 두고 애드벌룬을 띄우다가 여론 봐가며 접는 일이야 흔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공식’ 라인이 ‘공식’ 부인했음에도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들이 ‘검토한 건 사실’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인사·홍보 담당 라인에 있지도 않은 이들이다. ‘비선’ 개입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박영선 전 장관은 MBC 기자 시절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으며 ‘비공식 라인’ 관계자들은 김 여사와 가깝거나 인연이 있다고 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공직기강 문란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인사조치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폐지했던 민정수석실을 법률수석실(가칭)로 바꿔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심을 청취하는 조직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실제 이유가 그렇다면, 폐지하기로 한 시민사회수석실을 없애지 말고 개편하면 될 일이다.
총선 전 거론조차 없던 법률수석을 총선 후 신설하겠다는 건 여소야대 정국을 의식한 ‘방어용’으로 비친다.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해병대 채 상병 특검’, 김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디올 백 의혹 특검’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하려는 것 같다. 정작 시급한 특별감찰관·제2부속실 설치는 뒷전으로 미룬 채 세금으로 ‘용산 로펌’을 운영하겠다는 건가.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스토킹 혐의가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불안과 공포감을 느껴야 한다. 김 여사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필요하면 (조사)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현 단계에서 판단하기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법 집행에는 공정·균형·형평이 요구된다. 범죄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입건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피고발인을 입건했으면 피해자 조사도 해야 옳다.
총선 이후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 지검장이 올해 초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려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설이 파다한 터다. 대한민국 국민 중 불소추 특권을 갖는 이는 단 한 명, 현직 대통령 뿐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에 없는 특권을 배우자에게 선물하려 한다.
최근 윤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관저 정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중앙일보). 딱 한 줄이지만, 함의가 작지 않다. 비선 의혹, 관저 정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임기 말, 이런 표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씨를 수사해 탄핵으로 이끈 국정농단 특검팀의 주역이었다. 이런 말들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22일 공식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배우자 카르멘-제오르제타 여사와 함께 입국했다. 김 여사도 정상외교 관례에 따라 공개 석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공식 활동 복귀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51분간의 ‘윤석열 원맨쇼’가 알려준 것들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윤 대통령님!
이재명 대표가 맞닥뜨린 ‘진실의 순간’
이제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할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간 국민의힘 108석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른다. 오산이다. 22대 총선은 끝났고 23대 총선은 윤 대통령 퇴임 후 치러진다. 국정수행 지지율도 취임 후 최저인 23%(한국갤럽)까지 떨어진 터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앞두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는 회담이다. ‘아내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수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천명이 필요하다. 그 한마디야말로 총선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증표가 될 것이다. 국민은 ‘김 여사의, 김 여사에 의한, 김 여사를 위한’ 권력 사유화를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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