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 최초, 한국인으로 두번째…베를린 필하모닉 데뷔한 지휘자 김은선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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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04-23 15:22본문
베를린 필하모닉은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이다. 이곳의 포디움에 서는 것은 많은 지휘자들의 영예다. 지금까지 한국인으로는 정명훈만이 베를린필 정기연주회에서 지휘했다.
김은선(44)은 두번째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김은선은 18~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필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했다. 프로그램은 쇤베르크(1874~1951) 오페라 <기대>와 라흐마니노프(1873~1963) 교향곡 3번이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으나 전혀 다른 음악 성향을 보인 작곡가의 곡을 조합한 도전적 프로그램이었다.
21일 베를린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김은선은 첫 연습 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연주회도 뒤로 갈수록 질이 좋아졌다. 왜 베를린필이 세계 최정상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선은 무대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앞으로 할 음악만 집중했다고 했지만, 공연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성공적이었다고 짐작할 만한 에피소드는 있었다. 교향곡 악장 사이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클래식 연주회의 관례인데, 이번 연주에서는 몇 차례나 박수가 나왔다고 한다. 베를린필 관객들이 관람 매너를 몰랐을 리 없다. 김은선은 연주에 감동이 됐으니 박수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리허설과 연주를 거치며 베를린필 시스템의 우수성을 느꼈다고 한다. 악장, 수석 같은 각 섹션 리더들의 호흡이 잘 맞고, 그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훌륭했어요. 지휘자 입장에서 하고 싶은 것을 전달하면, 리더들끼리 이를 전하면서 호흡을 맞추더라고요. 지휘자의 방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주어진 디렉션 안에서 최대한을 끌어내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게 일류 오케스트라다’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베를린필 지휘 데뷔를 앞두고도 마음가짐은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자란 작곡가가 악보에 쓴 것을 실제로 구현하며, 2차원을 3차원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며 다른 연주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악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김은선은 악보와 작곡가를 연구하기 위해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공부해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선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인 키릴 페트렌코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2011년 페트렌코가 리옹 오페라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주할 때 김은선은 어시스턴트를 했다. 이후 페트렌코의 리허설, 연주회마다 찾아가 영감을 받았다. 김은선은 연주자는 각자 이상을 향해 간다. 물론 이상이 현실이 될 수는 없지만,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페트렌코는 내가 생각하는 한계, 이상을 점점 높여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선은 연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다 4학년 때 지휘를 시작했다. 연세대 대학원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2021년부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첫 여성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의 첫 여성 음악감독 기록이기도 하다.
‘백인 노년 남성 지휘자’의 이미지가 강고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아시아 여성 지휘자’는 보기 드물다. 김은선은 미국에서도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말했다. 서양 지휘자든 동양 지휘자든, 아니면 일반 회사에서든 리더십 포지션에 여성이 올라간 게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것도 100여년밖에 안됐죠. 사회 변화가 일어나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20여년 전 제가 지휘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내가 해도 되나’ 할 정도였으니까요. 앞으론 젊은 지휘자, 여성 지휘자가 많이 나올겁니다. 여러 콘서트 가면 젊은 여성 어시스턴트가 많아서 저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김은선은 7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를 맡아 베를린필에서 연주했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한국 팬들에게도 들려준다.
▼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han.kr
김은선(44)은 두번째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김은선은 18~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베를린필 정기 연주회에서 지휘했다. 프로그램은 쇤베르크(1874~1951) 오페라 <기대>와 라흐마니노프(1873~1963) 교향곡 3번이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으나 전혀 다른 음악 성향을 보인 작곡가의 곡을 조합한 도전적 프로그램이었다.
21일 베를린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김은선은 첫 연습 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연주회도 뒤로 갈수록 질이 좋아졌다. 왜 베를린필이 세계 최정상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선은 무대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앞으로 할 음악만 집중했다고 했지만, 공연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성공적이었다고 짐작할 만한 에피소드는 있었다. 교향곡 악장 사이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클래식 연주회의 관례인데, 이번 연주에서는 몇 차례나 박수가 나왔다고 한다. 베를린필 관객들이 관람 매너를 몰랐을 리 없다. 김은선은 연주에 감동이 됐으니 박수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리허설과 연주를 거치며 베를린필 시스템의 우수성을 느꼈다고 한다. 악장, 수석 같은 각 섹션 리더들의 호흡이 잘 맞고, 그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훌륭했어요. 지휘자 입장에서 하고 싶은 것을 전달하면, 리더들끼리 이를 전하면서 호흡을 맞추더라고요. 지휘자의 방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주어진 디렉션 안에서 최대한을 끌어내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게 일류 오케스트라다’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베를린필 지휘 데뷔를 앞두고도 마음가짐은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자란 작곡가가 악보에 쓴 것을 실제로 구현하며, 2차원을 3차원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며 다른 연주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악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김은선은 악보와 작곡가를 연구하기 위해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공부해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은선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인 키릴 페트렌코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2011년 페트렌코가 리옹 오페라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주할 때 김은선은 어시스턴트를 했다. 이후 페트렌코의 리허설, 연주회마다 찾아가 영감을 받았다. 김은선은 연주자는 각자 이상을 향해 간다. 물론 이상이 현실이 될 수는 없지만,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페트렌코는 내가 생각하는 한계, 이상을 점점 높여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선은 연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다 4학년 때 지휘를 시작했다. 연세대 대학원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2021년부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첫 여성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의 첫 여성 음악감독 기록이기도 하다.
‘백인 노년 남성 지휘자’의 이미지가 강고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아시아 여성 지휘자’는 보기 드물다. 김은선은 미국에서도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말했다. 서양 지휘자든 동양 지휘자든, 아니면 일반 회사에서든 리더십 포지션에 여성이 올라간 게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것도 100여년밖에 안됐죠. 사회 변화가 일어나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20여년 전 제가 지휘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내가 해도 되나’ 할 정도였으니까요. 앞으론 젊은 지휘자, 여성 지휘자가 많이 나올겁니다. 여러 콘서트 가면 젊은 여성 어시스턴트가 많아서 저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김은선은 7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를 맡아 베를린필에서 연주했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한국 팬들에게도 들려준다.
▼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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