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길 구윤철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숙고 중”···‘50억원’ 현행 유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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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5-08-20 03:59본문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에 대한 정부 입장이 언제 결정되느냐는 질의에 “제가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달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보유액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코스피 5000 시대라는 기조에 역행한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50억원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취지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에서 “다음 주초 정도엔 정부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발언했다. 기재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구 부총리가 민주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 주중 현행 50억원 체제를 유지하는 안을 받아들이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구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당시 완화한 부동산 세제를 원상 복구하는 내용이 이번 세제개편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경제정책을 운용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법인세 인상안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두고는 “지출 측면에서 내년 예산안을 통해 훨씬 더 많이 지원해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구 부총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 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노사 쟁의가 늘어날 것이라는 야당의 질의를 두고는 “노사 간의 정상화 개념도 봐주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업들이 우려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준을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서 과도하게 우려를 증폭하는 것은 오히려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란 봉투법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남용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는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게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두통이 생긴 것만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은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을 하다 체온이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두통은 뇌질환이나 외상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를 뜻한다.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한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과로 등이 원인이거나 때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차성 두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 중 여름의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증 질환으로 뇌수막염이 있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감싸는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뇌수막은 가장 안쪽의 연질막, 중간의 거미막, 바깥쪽의 경질막으로 구성되며, 염증은 주로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의 뇌척수액 공간에서 발생한다. 병원체 감염이 원인이 아닌 비감염성 뇌수막염도 있지만, 감염성 뇌수막염이 더 흔하다. 보통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혈류를 통해 뇌척수액 공간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스트레스·과로 탓 오는긴장형 두통은가장 흔한 일차성 두통
고온다습 날씨엔고열·경련 동반하는뇌수막염 주의해야세균성은 치명률 높아
뇌출혈 부르는 ‘시한폭탄’뇌동맥류도 이차성 두통파열 전 증상 드물지만안검하수·복시 등 ‘신호’
뇌수막염의 가장 주요한 증상은 심한 두통과 갑작스러운 고열이다. 두통만으로 보면 자주 접하는 증상이지만 이에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이 심각하다. 구토와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목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눈부심 증상이 심하게 느껴지며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영유아는 기운이 없거나 보채는 증상이 심해지며 머리 윗부분의 뼈들이 채 닫히지 않은 부위인 숫구멍(대천문)이 불룩해지는 등 특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뇌수막염은 비교적 가벼운 경과를 보이고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처럼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세균성 뇌수막염은 치명률이 높고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며 생존하더라도 청력 손실, 인지기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김태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수막염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약물, 자가면역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세균성 뇌수막염은 매우 빠르게 악화하는 응급질환인 만큼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발병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수액 공급과 해열제 투여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원인일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조기에 광범위 항생제를 정맥으로 투여해야 한다. 고열, 뇌압 상승, 경련 등 증상에 따라 보조 치료도 병행된다. 곰팡이 감염이 원인일 경우엔 항진균제를, 자가면역질환 때문이라면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온이 높은 계절에 걸리기 쉬운 뇌수막염, 그리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뇌동맥류 등 치명적인 질환도 처음엔 두통부터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뇌수막염은 백신 접종으로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므로 특히 영유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라면 접종하는 것이 좋다. 또 손을 자주 씻고 기침을 할 때 소매로 가리는 등의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면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된다. 김태원 교수는 “뇌수막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질환으로 예방접종과 조기 진단, 신속한 치료가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평소와 다른 양상의 두통을 비롯해 고열, 경련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질환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머릿속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두통이 발생하는 질환도 있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한순간 혈관이 터지면 치명적인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란 별명이 붙었다. 혈관이 자라며 부풀어오르는 동안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사망률이 50~60%에 달하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문제는 매우 심한 두통으로 심각성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뇌동맥류가 터진 이후라는 점이다. 뇌 내부의 지주막이라는 공간에서 출혈이 발생하면서 뇌 전체에 피가 퍼지고 뇌압이 상승한다. 극심한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의식 저하 등도 이때부터 나타난다. 신동성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주막하 출혈을 경험한 환자들은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극심한 두통’이라고 표현한다”며 “한 번 터지면 생존하더라도 회복이 어렵고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크게 흔들릴 수 있지만, 터지기 전에 발견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막하 출혈로 뇌는 직접적인 손상을 입고, 이어 혈관이 쪼그라드는 혈관 연축과 뇌척수액 통로에 피가 고이는 수두증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혈관이 위축되면 뇌 혈류가 급격히 줄어 뇌부종·뇌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두증도 뇌압을 높여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한 번 파열되면 수술로 뇌출혈을 막았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뇌 손상을 회복하기 어려워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뇌동맥류의 두통은 아예 경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뇌동맥류는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예방법은 없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월경이 완전히 끝난 여성일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을 보호해주던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45~50세 이상 여성 중에서 뇌동맥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뇌동맥류는 대부분 뇌혈관이 부풀고 있음을 의심할 만한 뚜렷한 증상도 없이 진행되므로 미리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다만 부푼 혈관이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면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뇌동맥류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검사로 살펴보고 만일 크기가 4㎜ 이상의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방법으로는 동맥류를 혈관 바깥쪽에서 클립으로 집어 혈류를 차단하는 클립 결찰술, 부푼 혈관 안에 금속 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하는 코일 색전술 등이 있다. 신동성 교수는 “뇌동맥류 파열은 갑자기 찾아오므로 터지기 전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며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혈압을 관리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 나이 여섯 살에는 구멍 난 양말을 스스로 꿰매 신을 수 있었다. 어른들은 입이 마르도록 나의 재주를 칭찬했지만, 다른 칭찬 거리가 생기자마자 바느질 실력을 뽐내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제 나는 어른이고 자립생활자이며 자칭 수리·수선가이지만, 바느질 실력은 여섯 살 무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칫하면 바늘을 부러뜨리는 힘만이 내 성장의 증거다. 더는 칭찬을 바라고 바느질하는 일은 없다. ‘참하다’ ‘맏며느리감이다’ ‘시집 잘 가겠다’ 이런 칭찬을 받기에는 바느질 땀이 삐뚤빼뚤하고, 흔히 그런 칭찬을 하는 사람들의 기준에는 내 나이가 차다 못해 넘쳐서다. 그런데 ‘시집’ 안 간 덕분으로 ‘내 집’에서 내 뜻대로 엉성한 바느질을 하고 있자면, 그 노동이 그리 지겹지만은 않은 것이다.
어떤 날은 동거인과 각자 바느질감을 들고 앉아서 장편 드라마를 보며 바느질을 한다. 동거인인 이다 작가는 자수가 특기라 손수건에 귀여운 자수를 놓거나, 지워지지 않는 얼룩 위에 멋진 자수를 놓아서 옷을 되살려 입는다. 그와 달리 나는 주로 기능적인 수선을 한다. 너무 큰 베갯잇을 줄이거나, 떨어진 단추를 다시 달거나, 옷의 밑단을 줄이는 일 등이 내 몫이다. 손에 땀이 많은지라 엄지와 검지에 고무로 된 골무를 끼고 바늘을 잡는다. 눈에 잘 안 띄는 곳은 박음질로 튼튼히 꿰매는 데 주력하고, 헐거운 인형에 솜을 넣을 때는 실이 보이지 않도록 공그르기로 마감한다.
어제는 지인의 부탁으로 가방을 수선했다. 작고 귀여운 배낭인데, 어깨끈이 합성 가죽이라 오래 버티지 못하고 껍질이 흉하게 벗겨졌다. 무겁고 불편한 가죽끈 대신 내구성이 좋은 웨빙끈(납작하게 짜인 끈)을 구했다. 해체하기 전 가방의 구조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어깨끈을 뜯어내며 가방 내부를 살펴보는데, 복잡한 봉제선을 원단 조각으로 덮어 깔끔하게 마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물건은 해체할 때 비로소 그것의 가치를 깨닫는다. 가격이 얼마인가를 떠나서, 그 물건이 제작되기까지 인류사에 누적된 기술이라든지, 깔끔한 마감 속에 감춰진 노동자의 숙련도와 솜씨를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가방을 만드는 현장을 상상해볼까. 몰두한 사람은 말이 없고, 직물이나 가죽을 밟는 노루발(원단을 잡아주는 재봉틀의 부품)이 드르륵 바삐 움직인다. 꿰인 실을 한 땀 한 땀 놓치지 않고 엮어내야 하므로 노동자의 눈은 돌아가는 재봉틀보다 매섭고 빠르리라.
“아얏!”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고 나의 현실을 직시한다. 맺히는 핏방울을 무식하게 입으로 쪽 빨아내고 밴드를 매서 지혈한다. 대수롭지 않게 작업은 계속된다. 웨빙끈에 끈 길이를 조절하는 금속 고리를 끼우고 원래 모양대로 고정한다. 고리에 새겨진 브랜드 로고가 제대로 바깥쪽을 향하고 있는지도 잘 확인했다. 완성하고 보니 합성 가죽으로 된 끈보다 훨씬 깔끔해 보인다. 받은 사람이 메자마자 편안할 수 있도록 어깨끈 길이를 처음과 같이 조절하며 생각했다. 내 바느질 실력은 이 정도로 충분한 것 같다고.
유럽이 빠르게 더워지면서 그동안 다른 대륙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에어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에어컨은 에너지 낭비이자 미국식 사치품’이라고 여겨 온 유럽의 전통적 가치관과 충돌한다. 더위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가 정치 논쟁으로 번지면서 에어컨 보급 문제가 유럽의 주요 정치 의제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월 유럽 전역이 폭염으로 달아오르면서 에어컨을 둘러싼 인식이 갑자기 정치적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에어컨 의제를 가장 먼저 띄운 건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다. RN의 간판인 마린 르펜 하원 의원은 지난 6월30일 엑스에 “프랑스가 전국적인 냉방 장비 구축 계획을 펼쳐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집권하자마자 이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프랑스 공공시설 전반에 냉방 장비가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위선을 비판했다.
극우 정치인이 던진 화두는 순식간에 정치권을 달궜다. RN의 동맹 세력인 공화국권리연합(UDR)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곧바로 주요 공공장소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르펜 의원이 에어컨 구매에만 치중한다며 도시 녹지 확대와 건물 단열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보수 성향 일간지 르피가로는 사설에서 “국민을 땀 흘리게 하는 것은 학습을 방해하고 노동 시간을 줄이고 병원을 마비시킨다”며 에어컨 공약을 옹호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리베라시옹은 에어컨이 “거리에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귀중한 에너지를 집어삼키는 환경적 괴물”이라고 반박했다. 에어컨 논쟁이 ‘극우는 찬성, 진보는 반대’로 갈라지는 정치적 양극화 양상을 띠는 것이다.
영국에서도 에어컨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최근 4년 연속 기록적 폭염을 겪고 있는 영국에서 에어컨 보급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생활 편의 차원을 넘어 정치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건축 규정은 에어컨 같은 능동적 냉방 기기를 설치하기 전에 반드시 창문 배치 개선 등 수동적 냉방 방안을 먼저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에어컨 설치 절차가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한다.
잭 랭킨 영국 보수당 의원은 “역대급 더위에 직면한 나라에서 여전히 가정에 에어컨 설치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터무니없다”면서 “환경 광신도”와 “시대에 뒤떨어진 간섭 규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극우 포퓰리즘 성향인 영국 개혁당의 지아 유수프 전 대표도 “탄소 제로라는 제단 위에서 영국 국민을 죽게 할 것”이라고 정부를 겨냥했다. 반면 녹색당·자유민주당 등 중도파는 특정 조건을 전제로 에어컨 설치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영국 정치 지형에서도 에어컨에 친화적일수록 우파 진영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이런 정쟁의 배경에는 에어컨을 선호하지 않는 문화적 인식과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설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정과 건축물 구조 등으로 인해 냉방 장비 보급률이 현저히 낮다는 현실이 있다. 프랑스의 에어컨 보급률은 25%에 불과하다. 그나마 상점이나 사무실은 설치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교육기관 보급률은 10%에도 못 미친다.
영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주택의 에어컨 설치 비율은 20%가 되지 않는다. 런던 지하철 내부 온도가 ‘가축 수송’ 법정 한도인 30도를 넘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2023년 EU 가정의 에너지 소비 중 난방에 사용된 비율은 62.5%였던 반면 냉방에 사용된 비율은 1% 미만이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그간 에어컨은 휴양지 호텔에나 있는 사치품이나 과도한 전력을 소비하는 미국의 기호품으로 인식됐다”면서 “탄소 제로 목표와는 거리가 먼, 개인적 안락함만 추구하는 물건으로 금기시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에어컨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가전업체 마이디어는 프랑스 내 에어컨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히타치는 프랑스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2016년 14%에서 2020년 25%로 늘었으며 2035년에는 프랑스 가정의 절반이 에어컨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프랑스 전역이 4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 시달린 탓이다. 지난 11일 보르도는 41.6도 기록했으며 베르주라크와 코냑, 생지롱 등지도 사상 최고 기온을 새로 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에어컨 문제가 정치적으로 소모될수록 지속 가능한 해법 마련은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념 대립에 휘말린 정치적 접근은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고 정책 추진을 지연시켜 기후 변화 대응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에어컨 문제는 흑백논리로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취약계층에는 꼭 필요하지만 모든 곳에 설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과학적 근거와 장기적 관점에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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