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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라고 모욕 안 당하는 사회를”···주거 사각지대 청년들이 바라는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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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4-03-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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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겨울, 7년 차 직장인 박혜빈씨는 직장 생활로 모은 돈과 대출받은 돈을 합쳐 대전에 전셋집을 마련했다. 월세살이를 반복해오던 박씨가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력으로 마련한 첫 공간이었다. ‘이제는 돈을 조금씩 모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런 박씨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전세로 옮긴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지난해 10월, 살고 있는 집이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짜고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을 받긴 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박씨는 정부는 피해 임차인에게 대출만 제안하고, 정치권은 여야 남 탓만 하면서 전세사기를 이슈로 소비하고 인스타 좋아요 구매 있다라면서 총선에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각 당에 청년 세대를 위한 세입자 중심의 주거 안정 정책을 수립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지역 10평 이하·보증금 5000만원 이하 주택의 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이후 신축한 월셋집은 2년 사이 월세가 3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학가에 있는 6평 월셋집은 대학가가 아닌 곳보다 월세가 약 5만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국회에서는 앞다퉈 ‘실거주 의무 유예’와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라며 세입자도 동네와 도시를 구성하고 있지만, 집 소유권을 가진 이들의 권한만 대변된다라고 했다.
사회초년생 박혜연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절한 집주인과 좋은 집이라는 말만 듣고 계약했다. 이후 벽지 한구석을 뜯어보니 여러 겹의 벽지가 나왔다라면서 집주인에게 알렸더니 ‘원래 그런 것이다. 벽지를 뜯어보지 않으면 되지 않냐’는 식의 답만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벽지 뒤에 곰팡이가 피고, 하수구에서 냄새가 역류할 때마다 ‘다음 집은 괜찮기를, 내가 좀 더 똑똑해져서 속지 말아야지’라고 되뇐다고 했다.
성공회대 재학생 최보근씨는 대학생들은 기숙사비가 올라도, 통금이나 벌점 등 인권침해를 당해도 ‘전세사기는 없으니까’라며 기숙사 입사 신청을 한다라고 했다. 최씨는 6개월마다 다시 입사 신청을 하고 탈락하지 않을까 봐 마음 졸여야 한다.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없더라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들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보증금 상한을 주택가격 70% 이하로 규제하고, 갭 투기 근절을 위해 보증금에 대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는 등의 규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에 요구했다. 또 현행 최저 주거기준은 가구원 수당 바닥면적과 부엌 등 필수시설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라며 위생·환경·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임대주택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삭감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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