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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권 얻기가 청약보다 힘드네”…‘140인 193분’ 토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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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7-25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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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주제별 5분 발제 이후학계·유튜버·맘 카페 운영진 등공급 대책 의견 내며 정책 제안도마이크 없이 발언 등 초반 ‘혼란’이 대통령 “팩트 기반해야” 당부“사심 발휘” 발언자 직접 지목도예정 시간보다 1시간 반 더 진행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정책 제안과 이 대통령의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열띤 토론이 벌어지며 당초 예정 시간인 1시간40분을 훌쩍 넘긴 3시간13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부처 장관들을 포함한 정부 측과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 언론인, 유명 유튜버, 부동산·맘 카페 운영진, 공인중개사, 주거 관련 시민단체 등에서 총 140명이 참석했다. 부동산 정책으로 주제를 한정해 대통령이 주재하고 시민이 참여한 토론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스튜디오 무대 스크린에는 파란 바탕에 아파트·빌라 등 여러 주택 모양의 아이콘이 나타난 뒤 ‘나라의 주인과 함께 설계하는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 청사진’이라는 슬로건이 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분위기가 심각하죠”라고 물으며 “심각한 주제일수록 좀 밝은 마음으로 토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첫째로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며 “허위사실에 기반하거나 아니면 가정에 기반해 논쟁하면 싸움밖에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후 토론 진행 중에도 이 대통령은 몇 차례 “팩트부터 확인하겠다”며 발표자나 참석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그간 부처별 토론회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한 국민 의견 수렴 결과를 요약해 발표했고, 전문가들의 주제별 발제가 이어졌다. 공급은 진미윤 명지대 교수, 금융은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세제는 강성훈 한양대 교수가 각 5분씩 발표했다.
이후 토론에서는 발언 희망자가 한꺼번에 손을 들었고 객석에서 마이크 없이 임의로 발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회를 맡은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성숙한 토론 문화를 위해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발언자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후 마이크를 받은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통령이 계신데, 좀 무례하게 말씀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토론 도중 이 대통령은 “사심을 발휘해도 되겠느냐”며 “(광수네복덕방 대표인) 이광수 선생님 한번 발언 기회를 주시라”고 말하는 등 수차례 발언자를 직접 지목했다.
현장 참석자들 토론과 별도로 생중계 중인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에 담긴 제언과 의견도 중간중간 소개됐다. 진지한 토론 속에서 간간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맘 카페 운영진 자격으로 발언권을 얻은 한 남성이 질문을 하자, 이 대통령은 “남성도 맘일 수 있군요”라고 했고, 이 남성은 “그것도 맞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공공임대 주택 확충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토론이 열기를 띠면서 발언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한 참석자는 “대출받는 것보다 발언권 얻는 게 더 힘들다”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도 “아이고, 청약 받기보다 더 힘드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물론이다. 140 대 1”이라고 답해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한 참석자가 “주택 공급의 결실을 맺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속도”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빨리 하겠다. 제가 원래 속도에 빠른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급 대책과 관련한 토론을 하던 도중 “신규 택지를 어디서 발굴할 것이냐, 이게 만만치가 않다”며 “제가 수도권에 헬기를 타고 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토론회 참석자들 중 이 대통령에게 직접정책을 제안한 발언자는 모두 28명이었다.
최근 KTX 복선화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미얀마 출신의 젊은 이주노동자 아웅민우씨의 죽음은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가 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당신의 죽음이 아닌, 사회 깊숙이 은폐된, 나와는 무관한 그들의 죽음이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국인 노동자 사망률의 3배가 넘는 이주노동자들의 죽음 앞에서 과연 그들은 우리의 이웃인지 의문이 든다. 타국에 홀로 와서 비참하게 숨을 거둔 시신은 가족이 오기 전까지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의례도 없이 냉동고 속에 방치된다. 어찌 이토록 비정한가.
그들은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965년 유엔총회가 채택하고 1978년 한국도 가입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1990년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2016년 ‘난민과 이주자를 위한 뉴욕 선언’이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이주노동자의 삶을 보호하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저 협약이고 선언일 뿐 그들을 대하는 구체적인 정책은 각국이 알아서 한다.
국가는 외국자본에는 규제 완화나 세제 혜택을 아낌없이 베풀면서 이주노동자에게는 각종 자격을 요구하고 고용 제한을 가한다. 임금으로 포섭된 그들을 감시와 단속, 처벌로 노동시장의 수요를 적절히 채워주며, 각종 체류자격 제도를 통해 노동력을 극대화시킨다. 노동시장이 양극화나 계층화할수록 이주민은 하층부로 전락한다. 고용한 국가의 안방을 온몸으로 쓸고 닦으며, 더럽고 악취 나는 고된 노동을 대신함에도 자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비난하는 극우파의 정치적 동력으로 이용된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야, 이 ×끼야”로 호명되는 그들은 이름조차 없다.
18~19세기 프랑스혁명과 민족주의의 발흥 속에서 국경을 죄고, 언어를 통일하며, 국민의 정체성을 각인한 상상의 공동체인 국가가 형성됐다. 그런 국민국가의 부국강병에 이바지한 자본은 이제는 국가를 지배해 이주민의 노동환경마저 설계하게 한다. 그들을 상대로 차별과 동화, 편입과 통합 등의 정책이 펼쳐진다. 국법과 치안은 자본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다. 노동자의 표로 권좌에 올라선 정치가들은 자본 앞에서는 90도로 고개를 숙인다. 자본은 국가의 통제마저 뛰어넘는 무정부 자본주의를 추구한다. 아나키즘과 흡사하다. 그러나 자본은 자신에 대한 부정은 물론 불평등과 착취를 거부하는 아나키즘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대와 협동을 통한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그 세계는 이주노동자가 끝내 죽어야만 이뤄지는 꿈이다.
생각해보라. 400만년 전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등장 이래 이주의 역사가 멈춘 적이 있었던가. 이주는 모든 국가의 토대다. 허나 원초적 본능인 노마드(유목민)의 삶을 가둘 수는 없다. 디지털 노마드는 하루에도 수없이 국경을 넘나든다. 인류의 사상과 철학, 지식과 정보는 인공지능 발명 이전부터 국경을 넘나들었다. 산업연수생이니 고용허가제니 하는 제약도 없다. 오직 몸을 가진 인간만이 국경에서 검문받아야 한다. 성자들인 석가와 예수도 살아 있다면 검문을 당해야 한다. 그들도 잉여가치를 생산할 노동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설사 통과해도 성소가 아닌 공장으로 가야 한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막의 베두인족은 자신들의 거처를 방문하는 손님이 그 누구일지라도 극진히 환대한다. 그것은 곧 자신을 환대하는 것과 같다. 사막에서 길을 잃는 것은 곧 죽음이다. 베두인족 자신들도 언젠가는 사막에서 길을 잃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본의 바다에 언제 표류할지 모르는 존재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표류해올 때, 우리가 먼저 손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까지도 우리 부모와 친척들은 머나먼 타국 땅에서 지금 우리의 처분 방식 그대로를 감내하며 살지 않았던가. 함께 사는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과 눈물을 멈추게 하는 것이야말로 환대의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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