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갈라놓은 전북 민심···김관영 지사 ‘완주군민과의 대화’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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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5-06-29 08:40본문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완주군청을 찾아 유희태 완주군수로부터 군정 현안을 비공개로 보고받았다. 유 군수는 인구 10만명 돌파를 언급하며 시 승격과 수소·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도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통합 문제와 관련해 “군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며 “행정안전부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50%에 미달하면 통합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완주 발전을 위해 군수와 협력하겠다”며 “통합 여부는 군민이 결정해야 한다. 정치 논리보다 경제 논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찬반 양측이 서로를 존중하며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면, 결과를 받아들이는 성숙한 공론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민과의 직접 대화는 또다시 무산됐다. 도청 공무원들이 김 지사를 군청 옆 문예회관으로 안내하려 했으나, 통합 반대 단체와 일부 군민·군의원들이 복도를 막고 진입을 저지했다. 정문 앞에서는 고성과 함께 “김관영은 물러가라”는 퇴진 요구가 이어졌고, 일부 주민은 차량 진출입로를 가로막기도 했다.
완주군의회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유의식 의장을 포함한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문예회관 앞에서 삭발식을 열고 통합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민심을 무시한 일방적 추진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완주의 자치권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앞서 통합 반대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는 통합 반대 머리띠를 두른 주민 수백명이 참석해 “완주를 지키자”, “김관영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현장에는 경찰 기동대가 배치됐고, 김 지사는 결국 문예회관 진입을 포기한 채 군청을 떠났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군민 앞에서 설명하고 목소리를 들으려 했지만, 일부 반대 단체와 군의회의 항의와 면담 거부로 무산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찬반 모두 상대를 존중하며 토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민주주의는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완주군민의 공식·비공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늘리겠다”며 “주민투표 여부는 행안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법 개정 등을 고려하면 9월 말 이전까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주민투표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공론화 일정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음성 번역기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직원은 ‘아이플라이텍’ 제품을 건네면서 “중국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아이플라이텍은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과 이미지 식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기업이다. 표준 중국어와 광둥어·오어·민어·쓰촨방언 등 중국에서 사용되는 5개 언어를 30여가지 외국어로 변환하면서 자막까지 만들어주는 기능을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아이플라이텍은 2019년 다른 중국 기관·통신장비 업체 27곳과 함께 미국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AI 이미지 판독 기술로 신장위구르 지역 무슬림 주민 인권 탄압을 지원한 혐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전쟁 와중 단행된 제재였다. 류칭펑 아이플라이텍 최고경영자는 제재를 뚫고 “중화민족 부흥에 필요한 소프트파워”를 갖추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관영매체 등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정보만 접한다면 신장의 위구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임의적 구금·고문·감시 등의 인권침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2000~2010년대 중국을 불안하게 했던 폭력 소요와 테러, 그리고 국가권력이 응당한 대응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아이플라이텍의 놀라운 성공 바탕에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수집한 감시 데이터가 있다면 여전히 자랑일까’라는 논쟁은 불가능하다.
나아가 중국은 위구르 젊은이에게 중국어 교육을 강화해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드라마 등을 통해 위구르 주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안정’을 되찾은 신장은 중국 주류 사회가 꿈꾸는 ‘아름답고 무해한’ 여행지가 됐다.
소위 ‘테러리스트’ 식별에 사용되던 AI 안면인식 기술은 현재 중국 전역에서 은행 앱 로그인, 아파트 공동현관문 출입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휴대전화 개통 시 반드시 안면인식을 해야 하는 법령도 생겼다. AI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생활 침해나 노인·장애인의 소외 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뤄지며 조금씩 법령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AI가 군사·경찰 기술에 오용될 수 있다는 주제만큼은 금기마냥 공식 토론의 장에서 보기 어렵다.
AI가 ‘문제적 소수집단’을 식별하며 발달해 온 것은 중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뉴욕타임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전부터 가자·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감시하기 위해 AI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 런던 경찰도 지난 5년간 77만건의 얼굴을 스캔했으며 대체로 아랍계 주민들이 대상이었다.
이스라엘은 AI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이란 군 장성과 핵 과학자가 사는 아파트를 미사일로 정확하게 타격했고, 아파트가 무너지며 수많은 민간인들이 함께 숨졌다. 중국이 전쟁 중단을 호소하는 동안 위구르 제재에 동참해 온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수많은 죽음 앞에서 “이스라엘에 자위권이 있다”고 말하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이 우리를 위해 더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서방 인권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인권 문제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는 중국 정부의 논평이 한층 더 답답해질 것 같다.
위구르 학자 숀 로버츠는 위구르 문제는 중국 ‘시진핑 체제’의 권위주의만이 아니라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 명목으로 벌어진 “국제 규범을 무너뜨리려는 병폐”도 반영돼 있다고 했다. “아름답고 무해한 신장”과 자국 AI 기술에 자부심을 느끼는 중국 여론이 일정 정보통제의 결과라면, 자유롭게 정보가 유통되는 사회에서 사람 죽이는 AI에 대한 열광과 증오의 연쇄는 대체 무엇의 결과란 말인가.
경찰청이 국정기획위원회에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 제도를 개선하는 ‘경찰영장검사’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 20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경찰에 소속된 변호사가 검찰을 통하지 않고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경찰영장검사 제도에 관한 내용을 보고했다. 경찰 소속 변호사가 ‘경찰 검사’(police prosecutor)가 돼 영장을 청구한다는 취지다.
이 제도는 2021년 12월2일 경찰청과 한국비교형사법학회가 공동으로 연 ‘수사권 개혁에 따른 강제수사절차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소개됐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영미권 국가에 이런 제도가 운영 중이고, 국내에서도 군검사·특별검사·공수처검사 등 검찰청 소속 외의 검사 제도가 존재하며, 이들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실현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 경찰검사가 영장을 청구해도 법원에서 필요성을 심사를 할 수 있고,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를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은 검찰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장심의위원회’ 제도의 대안 중 하나로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의위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청구하지 않을 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영장 청구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구다.
다만 이런 보고 내용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정기획위에서는 경찰에 과도한 권한이 주어진다는 우려와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영장검사 제도는 경찰청이 국정기획위에 보고한 전체 내용 중 극히 일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영장검사를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한마음금융’ 등 옛 배드뱅크에서 인수받아 관리하고 있는 장기연체채권이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조원 가량은 20년이 넘은 오래된 채권인데도 캠코는 소멸시효를 연장하고 외부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추심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캠코의 위탁을 받은 민간 회사의 불법 추심 문제도 거론해 향후 설립될 배드뱅크에선 기존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식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캠코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캠코가 보유한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국민행복기금’(구 신용회복기금) 채권은 총 33만8389명분, 5조297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 중 20년 이상 연체된 초장기채권만 19만7938명분, 3조3050억원 가량이다.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국민행복기금은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장기연체채권들을 매입해 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캠코 산하에 설립됐던 채무조정기구다. 현재 이들 사업은 모두 종료됐으나, 소각 대상이 아니거나 채무조정 약정에 따라 변제 일정이 잡힌 채권을 캠코가 이어받아 관리하고 있다
금융 시민단체들은 채무자들의 회생을 목표로 사업을 벌인 캠코가 연체 이후 20~30년이 넘은 현재까지 추심을 이어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장기 연체 채권들은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경우가 많아 소각을 통해 재기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캠코 측은 “상환 능력이 없다면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채권을 소각하지만, 소득이나 재산이 확인되는 등 상환능력 부재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다면 ‘도덕적 해이’ 등을 고려해 채무 관계를 임의로 종결시킬 수 없다”며 “다만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에 맞는 선별적 채권 관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은 캠코가 추심 실무를 실적 중심의 민간 신용정보회사에 위임하다보니 불법적 추심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금융 시민단체 ‘롤링주빌리’의 유순덕 상임이사는 “상담사례 중에는 소득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명의상 20% 지분을 보유한 중고차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캠코로부터 채무조정을 거절당한 경우도 있었다”며 “그의 추심을 맡은 위탁 업체는 하루 3차례 이상 개인 휴대폰으로 추심을 하는 등 개인채무자보호법을 위반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캠코 측은 위탁 추심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캠코 관계자는 “고령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 계층은 위탁 추심 대상에서 제외하고, 위탁사 자격제한 요건은 명문화했으며, 상시적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과잉추심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장기연체채권에 대한 위탁 추심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추심업체에 들어가는 재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가 외부 업체 추심으로 들인 비용은 2021년 185억5400만원에서 지난해 279억5900만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최근 5년간의 총비용은 1176억원 가량이었다.
최근 새 정부가 캠코를 통한 배드뱅크를 또다시 추진하면서 캠코의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식을 둔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남근 의원은 “채무자들의 고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려면 그간 이어졌던 배드뱅크 운영 방식의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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