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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품권현금화 [세상 읽기] 최민희 논란과 청탁금지법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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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10-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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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품권현금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 예식장에서 열린 딸의 결혼식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최 의원은 “결혼식은 딸이 정한 일정이며,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첩장도 돌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피감기관에서 보낸 화환이 즐비했고 일부 기관에서는 축의금까지 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특히 직무 관련자로부터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100만원의 축의금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돼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 최 의원실은 “상임위 관련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과 평소 친분에 비춰 관례를 넘은 금액의 축의금은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며 “명단 확인 뒤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직무 관련 여부를 불문하고 1회 100만원, 동일인으로부터 연간 300만원을 초과해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으며, 직무 관련이 있다면 100만원 이하라도 과태료 및 징계 대상이다. 다만 법은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경조사 목적’의 예외를 두어 음식물 5만원, 선물 5만원(농수축산물은 평시 15만원, 명절 전후 30만원), 경조사비 5만원(화환 10만원)까지 허용한다. 문제는 이 ‘예외 조항’에 대한 오해다. 한도만 지키면 결혼식 축의금이니 괜찮다, 화환은 관행이다라는 인식이야말로 법의 취지를 무너뜨린다. 인허가·단속·감사·계약·평가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금액과 무관하게 금지된다. 스승의날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일도, 담임교사 결혼식에 학부모가 축의금을 내는 일도 허용되지 않는 이유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 율기조에서 경고했다. “선물로 보내온 것은 비록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이미 사사로운 정이 행해진 것이다.”
청탁금지법 위반 제1호 재판의 사례는 ‘떡 한 상자’였다. 고소인이 조사 일정을 조율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담당 경찰에게 한도 내였던 4만5000원 상당의 떡을 보냈지만, 법원은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단 한 번의 예외라도 법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청렴 강사로 여러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한다. 한 기관은 매년 세 차례씩 3년째 강의를 맡고 있다. 올해 첫 강의 날, 담당자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말을 듣자 마음이 흔들렸다. “5만원 한도 내에서 조의를 표하는 게 예의 아닐까?” 그러나 나는 보낼 수 없었다. ‘청렴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이기 때문이었다.
청탁금지법은 ‘받지 말라’는 금지 조항을 넘어, ‘받았을 때 즉시 거부·반환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라’는 절차를 명시한다. 국회의원도 예외가 아니다. 최 위원장이 피감기관의 화환이나 축의금을 인지했다면 즉시 반환하고 국회의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번에 뒤늦게 반환을 결정한 것은 다행이지만, 신고 의무까지 이행해야 ‘위반 상태’가 해소된다. 법은 받은 공직자뿐 아니라 거부·반환하더라도 제공자에게도 제재를 부과한다.
이번 논란에서 보듯이 “본인이 요구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는 해명은 공직자의 윤리 감각과는 거리가 멀다. 청렴은 국민이 공직자에게 부여한 신뢰의 경계선을 지키는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국회의원이 명심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피감기관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경조사비, 화환, 명절 선물도 받을 수 없다. 그것이 법이며 최소한의 도리다.
이순신 장군이 성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전술뿐 아니라 청렴에 근거한 리더십 덕분이었다. 그가 훈련원 감독관으로 있을 때 우의정이 그의 화살통을 탐내자 이렇게 답했다. “제가 이것을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이로 인해 대감과 제가 더러운 소리를 들을까 두렵습니다.” 그 한마디에 법보다 깊은 신뢰의 윤리가 담겨 있었다. 청탁금지법은 단지 금품을 막는 울타리가 아니라, 국민이 공직자를 믿게 하는 약속이다. 청렴은 정치의 품격이고, 신뢰는 그 품격이 시작되는 자리다. 공직의 무게는 특권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 지켜야 할 약속의 무게다.
1776년은 자유주의 정치경제 사상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며, 어쩌면 원년(元年)일지도 모른다. 미국 독립선언서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모두 이해에 출간됐기 때문이다. 전자는 자유주의 정치 질서를 구현하는 원형이라고 할 미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는 문서다. 후자는 자유주의 경제 질서가 어떤 가치를 담고 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문서다. 그런데 이 1776년에는 결을 달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다.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이 상품화 단계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결을 달리한다’고 하는 것인가? 자유주의가 그려내는 사회의 비전과 산업혁명이 그려내는 사회의 비전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18세기 말의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마치 같은 뿌리에서 나온 쌍생아처럼 말하곤 하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이는 큰 문제가 있는 관점이다. 미국 독립선언서와 미국 헌법, 그리고 <국부론> 모두가 산업혁명 이전의 농경 사회, 기껏해야 농업과 상업이 공존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담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인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그리고 소유권이 보장된다면 이들이 각자 재능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고, 또 이러한 개개인의 행복이 이루어질 때 그것이 하나로 합쳐져서 사회 전체의 조화를 가져온다는 ‘자연적 질서’와 ‘자연적 권리’의 체제. 이것이 바로 두 문서에 공히 나타난 자유주의 사상의 비전이며, 이는 아직 기계제 대공장이 나타나기 이전인 18세기 ‘수공업’ 시대의 반영물에 불과하다.
자유주의 정치경제 질서의 비전과 산업 문명의 비전 사이에 내재한 충돌과 모순은 19세기 말에 이르면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운동의 대두, 다른 한편으로는 호전적 제국주의의 발호라는 모습으로 불거져 나왔다.
거대한 기계가 생산의 주역으로서 새로이 등장한 이상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양대 계급의 출현은 필연적이었으며, 그 사이에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도 필연적인 것이었다. 1848년 이후의 유럽과 미국에는 자유주의적인 정치경제 질서가 확산했지만 헌정주의에 입각한 정치 질서와 시장 경제에 입각한 경제 질서는 계급 모순과 불평등이라는 산업 문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노동자들의 사회주의 운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자유주의 질서를 근본부터 위협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산업 문명은 철도와 증기선을 발명하고 철강과 중화학 공업의 발전을 이루면서 서방 강대국들의 군사적·지정학적 갈등의 무대를 좁은 유럽 대륙이 아닌 전 세계로 확장한다. 식민지의 획득과 영토의 팽창은 다시 값싼 원료와 넓은 상품 시장을 확보해 산업의 폭발적 팽창을 가능케 하면서 되먹임 효과를 낳고 격렬한 제국주의적 대립을 배태해 세력 균형과 자유무역 질서를 근본부터 허물게 되며 결국 1차 세계대전으로 귀결된다. 사회주의 운동과 제국주의 팽창은 각각 좌파 세력과 우파 세력에서 자유주의 질서를 공격하는 두 개의 동력으로 자리 잡는다.
결 다른 신자유주의와 디지털혁명
전쟁이 끝나고 1920년대가 되면 자유주의 정치경제 질서의 붕괴를 재촉하는 더욱 극적인 상황이 찾아온다. 지배적인 산업 기술 패러다임이 19세기의 산업 구조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 후반부에 나타난 탱크와 전투기와 잠수함과 독가스는 이제 중화학 공업으로의 산업 기술 전환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사생결단의 문제라는 것을 똑똑히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중화학 공업 전환을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금융·투자 조달, 노사 관계 안정화, 상품·원료 판매망 확보 등이 필요했지만 헌정 질서와 시장 경제라는 자유주의의 정치경제 질서가 담보해줄 수 있는 것들은 아니었다. 중화학 공업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위해서는 적극적 산업 정책과 금융 지배, 노사 관계 집산화, 계획 경제 기능 등을 장착한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경제 질서가 필요했다. 이에 자유주의를 근본부터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정치경제 질서를 수립하지 않으면 산업 문명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우파로부터 강력하게 제기되었고, 이에 근거한 혁명적인 움직임이 각국에서 나타났다.
대공황이 터지자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필두로 자유주의 질서의 붕괴가 전면화됐다. 이 산업 우파들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모두 폐기하고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강력한 국가와 집산주의 체제를 수립해 중화학 공업 전환을 완수하고 미국·영국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육성하자고 했으며, 이것이 나치즘 체제의 중요한 이념적 기초가 된다.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고, 1930년대 말이 되면 전 세계에 민주주의 국가는 몇개 남지 않게 된다. 자유주의는 이렇게 종말을 고했다.
1989년은 (신)자유주의적 세계 질서 수립의 원년이 되는 해일지도 모른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논문이 발표된 것도 이해이기 때문이다. 20세기 내내 자본주의의 경쟁자로 버티던 공산주의가 마침내 무너졌으며, 후쿠야마의 명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이야말로 역사가 마침내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절대 이성의 완성태라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는 지구상의 그 누구도 자유주의 정치경제 질서가 당위성과 현실성을 모두 갖춘 체제라는 주장을 부인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한편 1989년에는 산업혁명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건들도 벌어졌다. 월드와이드웹의 구상이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초 버전과 애플 매킨토시 포터블 컴퓨터가 출시된 것도 이해였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은 ‘결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신자유주의 시대가 표방하는 민주주의 정치 제도와 시장 경제 질서는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이 활동했던 1970년대 이전의 세상을 맥락으로 해서 생겨난 것이었지만, 디지털 혁명은 그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나타날 것임을 암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일국 범위를 넘어선 전 지구적 질서를 야심차게 구상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과 귀결은 서로 전혀 다른 것이었다.
끝없는 진화의 필요성 망각
전 지구적 규모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본과 상품과 사람의 흐름으로 80억 인류의 경제생활을 구성할 것이며, 또한 자유롭게 이동하는 정보와 의견의 흐름으로 각국의 민주주의 정치 질서를 만들어내고 또 지구적 차원의 ‘거버넌스’도 만들어내자는 것이 구상이었지만, 금융 자본주의와 디지털 혁명이 맞물려서 만들어진 산업 문명의 현실은 이런 구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지구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부가 흐르면서 어디라 할 것 없이 불평등은 극심해졌을 뿐만 아니라 그에 맞먹는 ‘사람’의 흐름으로 인해 이민자 문제가 미국과 유럽부터 심각한 문제로 대두돼 각각 좌파와 우파의 주요한 정치적 레퍼토리가 됐다.
간헐적인 금융위기가 지구 전체를 반복해 휩쓸고 또 여기에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산업 전체의 혁신과 전환이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지상과제가 됐고, 디지털 혁명에서 나타난 인공지능과 로봇은 이제 미국과 중국을 위시해 모든 산업국들이 기꺼이 머리를 숙여 마지않는 ‘청동 염소’ 우상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지능과 로봇의 새로운 산업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헌정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질서를 넘어서야 한다는 흐름이 2020년대 현재 세계 각국에서, 그리고 당혹스럽게도 (신)자유주의 질서의 종주국이라고 할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도 자유주의 체제가 극우 진영의 도전에 봉착해 조만간 권력을 내어줄 위기에 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치경제 체제는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돼 오늘날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디지털 혁명이라는 산업 전환과 그것이 공간적으로 전개된 지구화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제 세계는 바야흐로 탈신자유주의의 흐름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100년의 시차를 둔 1920년대와 2020년대에 나타나는 이 평행성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고전적인 대의제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준칙으로는 산업 문명의 역동성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으며, 그러한 실패가 벌어질 경우 아주 야만적인 세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홉슨과 케인스와 같은 경제학자들, 홉하우스와 듀이와 같은 사회철학자들, 루스벨트와 로이드 조지와 같은 정치가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각자의 영역에서 기존의 자유주의 사상과 질서에 대해 파격적인 혁신과 변모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지적·도덕적 혁신이 영국과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산업사회로의 이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자유주의는 태생적으로 농경 상업 사회에서 형성된 사상이므로 산업사회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게다가 산업사회는 새로운 대규모 기술 혁신이 벌어질 때마다 정치경제 질서는 물론 사회 전반에 총체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돼 있다. 따라서 자유주의 사상이 계속해서 그 소중한 가치인 자유·평등·연대를 현실에 실현할 수 있으려면 산업사회의 변모에 따라 그 자신이 끝없이 진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100년 전 사람들도 알고 있었던 이러한 깨달음이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에 걸쳐 (신)자유주의 질서의 쇠퇴를 보고하고 한탄하는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그것을 어떻게 뿌리부터 개혁해야 자유·평등·연대라는 그 알기의 진리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인가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자유주의의 쇠퇴와 위기는 그 원인이 산업사회의 역동성에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 진정한 원인은 자유주의자들의 교조주의와 나태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2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제47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26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무역 협상과 초국적 범죄조직 대응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세계 경제가 지각 변동에 마주한 지금, 여유롭게 지낼 여유가 없다”며 “아세안은 새로 협력할 용기를 갖는 한편 기존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아세안을 기회로 각국 정상이 미국 측과 관세협상을 벌이거나, 자유무역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의 수출 우회로인 동남아시아 국가(싱가포르 제외)에 19%~40%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미·중 고위급 무역 대표단은 전날부터 27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0% 상호관세를 부과한 브라질과도 무역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는 전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자신의 ‘앙숙’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동을 기대하고 있으며 관세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브라힘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벌이고 무역과 안보 논의를 할 계획이다. 회담에 앞서 이브라힘 총리는 직접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찾아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했다. 말레이시아 환영단이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단에 다가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같은 날 태국·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했다. 양국은 지난 7월 영유권 분쟁과 양국 군 총격을 계기로 일어난 군사 충돌을 멈추기로 합의했다. 미국 측은 자신들의 중재로 국경 지대가 평화로워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캄보디아 야당은 양국 군의 소규모 충돌이 이어지고 있으며 갈등의 근본 원인인 국경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지난 24일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어머니이자 푸미폰 야둔야뎃 전 국왕(라마 9세·1927∼2016)의 부인인 시리낏 왕대비(93)가 서거하면서 이날 태국·캄보디아 평화 협정식에만 잠깐 참석했다가 귀국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한 일정도 취소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태국 내 범죄 단지 문제도 이번 아세안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범죄 단지 운영 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서고 한국 정부도 캄보디아에 범죄조직 단속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상들이 온라인 사기 범죄 근절 방안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오는 27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만나 관련 범죄 공조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아세안은 지난달 ‘국제 범죄 대응 장관급 회의’를 열고 초국적 범죄에 맞서기 위해 범죄 집단의 불법 자금 세탁 방지 실무 그룹을 만들고, 국경 감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인구 140만의 동티모르가 아세안 회원국으로 승인됐다. 이로써 동티모르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 이어 열한 번째 아세안 회원국이 됐다. 지난해 기준 인구 6억8800만명, 국내총생산(GDP) 약 3조9000억달러(5615조원) 규모의 아세안의 영향력은 더울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 호주와 가까운 동티모르는 450년여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75년 독립했고, 다시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2002년 독립했다. 2011년 아세안 가입을 신청했다. 인구 40%가량이 빈곤층인 이 나라에서 최근 동티모르 청년들은 부패한 정부에 항의하며 ‘아시아 Z세대 시위’ 물결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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