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상간소송변호사 물량에 죽고 사는 노동자 “그만둬도 갈 곳 없어요”[쿠팡이라는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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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5-12-20 14:27본문
쿠팡은 지난해 택배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자체 물류망과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나간 결과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다. 소비자에게 물건을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것”이라며 “그걸 위해 배송 속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저성과자는 해고하고,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한 대리점은 계약을 해지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노동 강도는 부작용을 낳았다. 전국택배노조에 따르면 2020년부터 5년간 사망한 노동자는 29명으로, 절반 이상이 과로사로 인정받았거나 추정된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쿠팡을 벗어나기 어렵다. 처음에는 쿠팡만 한 일자리가 없어서였지만, 이제는 대안 자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시장 지배력은 일자리 선택지를 좁히고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속도전에 뛰어들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택배기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시장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최소한 반복되는 산재를 막을 제도적 안전망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에서 일했던 A씨는 “쿠팡의 고속 성장은 개인의 삶을 갈아 넣은 결과”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쿠팡이 성장한 이유는 우리가 잠을 안 자서”라는 말이 공공연했고, “범님(김범석 의장)의 오더가 내려오면 기한 내 무조건 해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조직원의 성과가 부족하면 재빠르게 교체 대상이 됐다. 관리자도 예외가 아니다. 관리자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LE)을 받으면 PIP(성과개선계획) 대상자가 되는데, 기존 직급보다 상위 레벨의 목표를 요구한다. A씨는 “처음부터 수행이 불가능한 과제를 주고 통과하지 못하면 나가라는 구조”라며 “일하는 동안 매니저가 6번 바뀌는 걸 봤을 정도로 관리자 교체가 잦았다”고 했다.
성과주의는 배송 현장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쿠팡의 배송 체계는 크게 물류센터를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이후 배송 전 과정을 맡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 나뉜다. 물류센터 인력은 정규직 10%와 일용직·무기계약직 등 비정규직 90%로 이뤄져 있다. CLS와 CFS 두 회사의 직접고용(정규직·기간제·단시간) 인원은 국민연금공단 발표 기준으로 9만명을 넘었다. 이들이 상품을 입·출고하면 위탁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이 밤낮없이 고객 문 앞까지 배송한다.
물류센터에서 2년간 야간조로 일하고 퇴사한 조혜진씨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바로 ‘타겟(목표 물량)’”이라며 “정해진 시간 안에 타겟을 맞추도록 작업을 해내는 것이 관리자들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리자는 ‘걷지 말고 뛰어라’ ‘스캔은 1초에 1개씩 찍어라’ ‘하차 속도 더 빨리 해라’ ‘라인 정리 빨리 해라’ 등의 주문을 끊임없이 방송한다. 작업 속도가 떨어지면 장소를 불문하고 고성과 욕설이 날아온다. 조씨는 주 5~6회 야간노동을 하며 체중이 16kg 줄었다.
물류센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50대 강모씨는 “새벽배송 마감시간에 맞춰 밤새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뛰어다닌다”며 “영하 20도 냉동실에 배치 받아 일하던 날 뒷골이 확 땡겨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쿠팡의 노동 강도는 다른 업체와 비교해도 높다. 오후조로 일했던 B씨는 “다른 물류업체보다 쿠팡의 분위기가 훨씬 공격적”이라며 “관리자가 확성기를 들고 작업장을 돌아다니며 ‘빨리 하라’고 독촉한다”고 말했다. PDA(휴대용 단말기)에는 개인별 작업량과 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돼 노동자들을 압박한다. B씨는 “한 시간에 얼마나 처리했는지 모니터에 그대로 떠서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라는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 학업·육아·본업을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게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사실상 쿠팡뿐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정해윤씨는 “다른 아르바이트는 야간수당이나 주휴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나마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곳이 쿠팡”이라고 말했다. 강씨 역시 “야간조로 일하면 300만원 정도 벌 수 있는데, 이 나이에 이런 일자리는 흔치 않다”고 했다.
쿠팡은 산재를 막기 위해 물류센터 입사 시 특수건강진단을 요구한다. 입사 후에도 매년 두 번씩 검진을 받는다. 심혈관 질환이 감지되면 야간조에 배치받지 못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특수건강검진 전에 혈압약을 ‘따블’로 먹고 가라“는 말이 돌 정도다.
속도전은 로켓배송 마지막 단계에서 절정에 이른다. 소비자가 자정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현관문 앞에 물건이 도착하는 새벽배송을 위해 사실상 ‘구역별 성과 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쿠팡은 전국을 배송구역으로 나눠 대리점에 위탁하고,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을 실시해왔다. 과로사 논란이 일자 제도를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서비스수준계약(SLA)으로 이름만 바꿔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선식품 배송량이 늘면서 프레시백 회수·세척 부담도 커졌다.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쿠팡 택배노동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는데, 이 중 2.6시간은 분류 작업, 56분은 프레시백 정리와 반품 처리에 쓰고 있다. 한 택배기사는 “배송 물건은 두 개인데 프레시백 회수는 12개인 날도 있다”며 “점점 요구하는 일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보상은 오히려 줄고 있다. 주간배송 기사 C씨는 쿠팡이 공격적으로 택배기사를 영입하던 2020년께 경쟁업체에서 이직했다. 기존보다 높은 수입을 듣고 옮겼는데, 갈수록 요구하는 업무는 늘고 보상은 줄고 있다. C씨는 “처음에는 배송량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그것도 없어지고, 건당 수수료도 3년간 4~5번은 깎였다”며 “같은 구역에 물건이 많아져서 시간당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할 수 있으니까, 아파트는 배송이 편하니까 등 갖은 핑계를 대며 수수료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당 평균 수수료는 지난해 775원에서 올해 729.8원으로 떨어졌다. 작년과 같은 임금을 받으려면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들에게 쿠팡 외 대안은 딱히 없다. 쿠팡이 배송 시장의 다른 일자리를 빼앗아왔기 때문이다. C씨는 “지금 쿠팡을 그만둬도 갈 곳이 없다”며 “물류가 쿠팡으로 쏠리면서 다른 택배사는 물량 자체가 줄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택배기사에게 물류량은 생계와 직결되는 절대적 기준이다. 지난해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2.7%, 택배 시장 점유율은 37.6%로 모두 1위다. 노동자에게도 쿠팡의 ‘락인 효과’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소비자 수요를 독점하면 기업은 노동자를 더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노동 강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되, 최종 수입은 약간 높게 설정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면 산업재해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쿠팡의 성공은 업계 전체를 속도전으로 밀어넣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올해부터 주 7일 배송을 도입했다. 노동계는 반강제적 주말 배송과 휴일 근무수당 미지급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반발한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쿠팡이 365일 배송과 새벽배송 도입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면서 전체 택배기사들의 노동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노사정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는 과로 방지를 위해 주 60시간 근무 제한과 분류 작업 배제에 합의했지만, 쿠팡은 이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한국 사회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장 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반복되는 산재를 막기 위해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본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특정 기업에서 이처럼 많은 산재와 과로사 의혹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며 “야간노동 규제,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배송 마감·평가 제도의 개선, 최소한의 소득이 보장되는 임금·수수료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고용 형태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노동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일용직·플랫폼 노동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 안으로 포섭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노동시간 상한과 야간·연장근로 기준이 분명해지고, 과도한 물량 배정이나 속도 압박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산재가 발생했을 때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묻기도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한 시대가 끝났다. 지난 12월14일(한국시간) 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새터데이 나이트 메인 이벤트에서는 프로레슬러 존 시나의 은퇴 경기가 진행됐다. ‘마지막 순간은 바로 지금(the last time is here)’이라는 슬로건의 은퇴 투어를 선언하고 올 한 해 다양한 대립과 경기를 만들어온 그는, 마지막 상대가 된 군터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자신의 운동화와 손목밴드를 링 중앙에 놓고 링 바닥에 입 맞추고 레슬러로서의 23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앞서 나는 한 시대가 끝났다는 표현을 썼다. 아마 딱히 여기에 이견이 있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당장 프로레슬링 전체 역사를 통틀어 헐크 호건,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 더 록과 함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꼽히는 슈퍼스타인 동시에 이들을 통틀어서도 WWE라는 단체에 가장 꾸준히 헌신해온 그에게 WWE는 Greatest of all time이란 호칭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정말 한 시대가 끝난 건, 그저 업계 최고의 선수가 은퇴해서만이 아니다. 존 시나는 단체의 챔피언으로서 간판으로서 감당해야 할 무게의 상한선을 본인 이전과 이후를 가를 만큼 높였다. 존 시나의 시대가 끝난 이후의 질문은 그만큼 인기 있는 스타, 시청률과 굿즈 판매량을 책임지는 레슬러가 나올 수 있느냐는 것이 아니다(물론 단체의 명운이 걸릴 만큼 중요하다). 진짜 질문은 시나처럼 부담의 무게를 견뎌내고 이겨내 쇼에서 말하는 서사와 가치를 사람들이 진심으로 믿게 만들 수 있느냐는 거다.
WWE 무대 뒤편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에서 과거 프로레슬링 슈퍼스타 트리플H이자 현 WWE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폴 르벡은 현재 WWE 최강 선역 캐릭터를 맡고 있는 챔피언 코디 로즈에 대해 “그 자리는 이 업계에서 가장 어렵다”고 설명한다. “늘 옳은 일을 하고 시련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남자를 연기하는 일은 까다로운” 일인데, 그걸 보는 이들이 “세상에 저런 영웅이 어딨어?”라 말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게 존 시나가 오랜 시간 감당해야 했던 일이다. 같은 다큐에서 WWE 직원은 코디가 여러 면에서 존 시나 역할을 물려받은 후계자라 설명한다. 심지어 이번 은퇴 투어 기간 동안 존 시나는 거의 20년 만의 악역 전환까지 하며 코디와 대립해 그를 단순한 챔피언이 아닌 자기 뒤를 이을 아이콘으로 만들기 위한 대관식까지 만들어줬다. 하지만 10년 전엔 로만 레인즈에게 그 역할이 부여됐고 그는 단체의 지속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결국 코디가 그 역할을 대체했다. 코디는 현재 챔피언에 오를 자질은 증명했지만 그 위치는 결승선이 아닌 출발선이다. 폴 르벡이 말한 바, 앞으로 이 업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는 위치. 바른 생활 사나이를 연기하는 것은 쉽다. 각본을 통해 승리를 몰아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승리의 가치를 어떻게 믿게 할 것인가. 링 위에서 근육질 상반신을 드러내고 쫄쫄이 타이츠를 입고 뒹구는 남자들의 몸부림에서 어떻게 모두가 인정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영웅이 탄생할 수 있는가.
톱가이로서의 프로레슬러라는 것은 말하자면 한 사람이 록스타이자 슈퍼히어로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에서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퍼포머이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정의를 구현하는 강철 같은 도덕성을 갖춘 동시에, 자신이 소화해야 할 캐릭터와 서사를 현란한 마이크워크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 존 시나에게도 분명 재능이 있었지만 한계도 있었다. 잘생긴 호감형 백인 영웅을 연기할 얼굴과 근육질 몸을 갖췄지만 그 분야의 원형이라 할 헐크 호건만큼 기골이 장대하진 않았다. 키와 체중 대비 최고 수준의 근력으로 체중 200㎏에 달하는 빅쇼를 드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대에 프로레슬링 역사상 최고의 운동 능력을 지닌 브록 레스너가 있었다. 좋은 목소리와 발음, 수준급의 말솜씨가 있었지만 더 록 같은 유행어 제조기 수준은 아니었으며 한때 시나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CM펑크는 2011년 소위 파이프밤이라 불리는 각본과 현실의 경계를 부수는 화끈한 마이크워크로 WWE의 운영을 비난하며 역사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적이나 불화 없이 23년간 단체를 위해 헌신했지만 WWE의 수호신 언더테이커는 30년간 링을 지켰다. 시나는 좋은 자질을 지녔고 단체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챔피언이 되었지만 딱 거기에서 멈출 수도 있었다. 운 좋은 스타와 아이콘 사이의 갈림길. 시나의 위대한 점은 재능으로 채울 수 없는 빈 부분을 자신의 삶 자체로 채웠다는 것이다. 링 위에서 아이들에게 비타민을 섭취하라고 말해주는 헐크 호건은 정작 현실에서 스테로이드 투여 혐의를 받았고 말년까지 사생활 문제가 많았지만, 시나는 깨끗한 사생활은 물론 불치병·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만남을 2016년 기준 500회를 채우며 자신이 말하는 바의 존재가 되고자 했다. 그는 브록 레스너나 골드버그 같은 괴물은 아니었지만 정작 레슬링에 대한 열정이 식은 그 둘이 레슬마니아 20에서 역사에 남을 졸전을 펼치고 링을 떠난 사이 엄청난 체력과 성실한 몸 관리로 WWE 특유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메인이벤터로서 책임을 다했다. 비속어를 적절히 사용하며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낸 더 록과 달리 바른 생활 사나이로서의 핸디캡을 안고 있던 시나는 그럼에도 지루하다는 관중 반응에 굴하지 않고 서사와 대립을 위해 필요한 독백이나 설전 모두를 높은 완성도로 완료했다. 30년 경력 거의 모든 순간 존중과 사랑을 받았던 언더테이커와 달리 시나는 상당 기간 무적 선역의 역반응으로 ‘시나는 재수 없다’는 야유를 들으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팬을 존중했다.
WWE 전 경영자였던 빈스 맥맨은 신인 시절 언더테이커에게 조언하며 ‘인식이 곧 현실’이라 말한 바 있다. 바로 그것이 쇼로서의 프로레슬링을 어느 순간 현실로 만들어내는 마법의 비밀이다. 대사와 갈등과 감정 모두 각본에 의해 짜인 것이라 해도, 그 각본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몰입하는 레슬러들의 열정과 헌신에 관중과 시청자가 이입하고 감동할 때, 그 각본은 현실이 된다. 슈퍼히어로 존 시나 역시 그러하다. 그가 말하는 충성, 헌신, 의지, 용기는 그저 대사이자 개념일 뿐이지만, 자기의 반평생을 링 안과 바깥에서 어린이를 위한 슈퍼히어로의 삶에 바친 시나에게서 대중이 영웅성을 인식할 때, 그 모든 개념들은 생생한 현실이 되고 시나는 하늘을 날지 못해도 현실의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 시나를 대표하는 캐치프레이즈인 ‘Never give up’도 마찬가지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말일 뿐이다.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고 하나 마나 한 말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수백명의 희귀병 어린이들을 만나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링 안에서 만난 강적 앞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안티팬의 야유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역할을 다한 시나의 지난 시간들은 ‘Never give up’이란 구호를 누군가의 현실로 만들었다.
아마도 현역인 군터의 경력과 위상을 위한 시나의 배려일 거라 해도, 시나의 은퇴 경기가 그냥 패배도 아닌 항복 선언을 통한 패배라는 것에 대해 많은 팬들이 WWE에 분노하는 건 그 때문이다. 몇년간 경영과 각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폴 르벡도 이날만큼은 온갖 욕을 먹어야 했다. 그저 기대를 배신한 결말이라서만은 아니다. 반쯤 홀가분한 듯 반쯤 체념한 듯한 표정에서 알 수 있듯, 시나의 항복 선언은 그동안 ‘Never give up’이란 말의 무게를 홀로 견뎌내야 했던 오랜 세월의 부담을 내려놓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이콘으로서의 위상을 지켜주는 엔딩은 아닐지언정 그가 짊어졌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작별 인사일 수는 있겠다. 다만 그가 내려놓은 뒤에도 ‘Never give up’이 다시 누군가의 현실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슈퍼히어로의 마지막을 전설로 남기는 대신 WWE는 존 시나의 시대와 그가 만든 현실을 종결했다. 그렇다면 다음 현실은 무엇일까. 아니, 그다음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부디 그럴 수 있길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한 시대가 끝났다. 그것이 곧 새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마을주민들이 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서 30t의 폐기물을 재활용했다.
경기도는 마을주민 공동체 주도로 생활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선정된 ‘자원순환마을’ 18곳에서 30.6t의 폐기물을 분리 배출해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 2~3월 공모를 통해 자원순환마을 18곳을 선정했고, 최대 2000~3000만원을 지원했다.
김포 장기동 바비사랑방은 바비바채(바르게 비우고 바르게 채운다)를 운영해 환경교육과 자원순환제품 사용 활성화를 추진했다.
시흥 장곡동 마을문화교육공동체 ‘담다’ 는 어린이집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원순환교육을 실시하고, 지역축제에서 분리수거 부스를 운영했다.
파주 연풍상인회는 자원순환과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교육하고, 분리수거 배출함을 설치했다.
18개 자원순환마을이 쓰레기 감축에 나선 결과, 12월 기준으로 30.6t의 폐기물을 분리 배출해 재활용했다. 이를 탄소 저감량으로 환산하면 12만7962kg에 달한다.
이와 함께 민관협력 거버넌스 178개를 조성하고, 주민참여 자원순환 프로그램 549회를 운영해 3만4453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도는 지난 18일 열린 ‘자원순환마을 만들기 성과공유회’에서 김포 바비사랑방, 시흥 담다, 파주 연풍상인회와 양평군 증동1리 대아초생태환경위원회 등 4곳을 우수마을로 선정했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자원순환마을 만들기 사업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생활 속에서 순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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