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 [단독]구속영장 발부·기각, 판사 따라 천차만별…“기준 달라 주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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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5-10-24 03:14본문
22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대법원 법원행정처 통계를 확인해 본 결과, 구속영장 기각률(전체 구속영장 청구 인원 중 기각된 비율)은 법원별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지난 1~6월 전국에서 기각률이 가장 높은 법원은 서울중앙지법으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954건 중 297건(31.1%)이 기각됐다. 반면 전주지법은 총 361건 중 44건(12.2%)이 기각됐다. 두 법원의 기각률 격차는 2배 이상이었다. 지난해엔 서울중앙지법(36.2%)과 제주지법(11.5%)의 기각률이 3배 넘게 차이 났다.
연도별 격차도 컸다.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30.0%였던 기각률이 2022년 19.8%로 낮아졌다가 2023년 22.5%, 2024년 36.2%로 크게 늘었다. 지난 1~6월 기준으로는 31.1%가 기각됐다. 부산지법에서도 2021년 14.8%였던 기각률이 2023년 25.5%로 늘었다. 전국 법원의 최근 5년간 평균 구속영장 기각률도 높아졌다. 2021년 17.8%, 2022년 18.6%, 2023년 20.5% 2024년 23.0%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 1~6월 기준 21.0%에 달했다.
형사소송법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 또는 도망하였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구속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런데 이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법원이나 판사에 따라 편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구속영장 전담 판사는 전국 법원에 각 2~4명씩 있다. 1년 근무한 뒤 보직이 변경된다. 이 때문에 영장 전담 판사의 성향에 따라 구속 여부가 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펴낸 연구논문 ‘검찰과 법원의 구속영장신청 및 발부기준 차이와 해결방안’에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수사기관과 법원의 입장이 다르고 법관 개인에 따라 발부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구속영장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영장 기각시 현재의 관행처럼 간략하게 한두 줄로 기재하지 말고 자세하게 판단에 이르게 된 사유를 기록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란 사건 관련 피의자들에 대해선 법원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법원은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최새얀 변호사는 “구속 자체는 공권력에 의해 인신을 구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속 비율이 높아지는 게 좋다는 건 당연히 아니다”라면서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라는 기준이 판사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고, 주관적 판단이라는 것도 심증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 가담자들의 경우 당시 법적인 절차를 위반했다는 사실이 너무 자명하고, 증거 인멸 정황도 명백히 드러나는데 법원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최근 영장 기각은 단순히 구속 여부를 넘어 내란 행위 자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한 논리”라며 “이런 판단이 특정판사의 개인적 일탈을 넘어 사법부에 전체에 깔려 있는 내란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사법부의 독립’이나 ‘특별재판부의 위헌성’을 운운하기에 앞서 내란 재판과 관련된 국민들의 불신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대립되는 사건 등에 대해서는 영장 재판 결과에 대해 의견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구체적 사안의 성격,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병상태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되므로 전국 법원 간 영장 발부·기각률이 일률적으로 통일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인신구속 사무의 처리에 관한 대법원 재판예규를 통해 ‘증거 인멸 염려’와 ‘도망 염려’를 심사할 때 고려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매년 영장전담법관에 대한 실무 연수와 세미나 등을 열어 편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시민덕희>를 며칠 전 찾아봤습니다. 2016년 경기도 화성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보이스피싱 범죄에 전 재산을 잃은 세탁소 주인 ‘덕희’가 경찰의 미온적인 대응에 분노해 스스로 범죄조직 총책을 검거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덕희가 총책을 잡을 수 있던 건 그녀에게 사기를 쳤던 ‘재민’이 “경찰에 신고 좀 해달라”며 구조를 요청해왔기 때문인데요. 덕희는 재민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콜센터’를 찾아내서 재민을 구출해내고, 범죄조직 ‘총책’을 잡게 됩니다.
대학생이었던 재민은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중국 칭다오로 건너갔지만 현지 조직에 납치·감금돼 보이스피싱 범죄를 강요당한 것이었는데요. 우리는 재민을 피해자로 봐야할까요, 아니면 범죄자로 봐야 할까요? 최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국인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처럼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들을 온전한 피해자로 볼 수 있냐는 시각이 있는 건데요. 오늘 점선면에서는 ‘캄보디아 송환자는 피해자인가, 범죄자인가’ 논란에 대해 짚어볼게요.
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 자격으로 캄보디아에 다녀온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금됐던 우리 청년 3명을 구출했다”면서 구출된 청년 사진을 올렸습니다. 직후 한 캄보디아 교민이 SNS에 ‘구출된 청년들은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촉발됐는데요. 이 교민은 “피해자가 아니라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지난 18일 캄보디아 현지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을 국내로 압송한 것을 두고 야당은 “구조가 아니라 범죄자 이송”이라며 비판에 나섰어요.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논평에서 “국민이 원하는 건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 귀환인 만큼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청년을 구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납치된 국민을 구조해오랬더니 구금된 범죄자를 데려왔다. 문신을 보고 국민이 놀랐다”고 비판했어요.
지난 18일 송환된 한국인 64명에만 한정해 보면 수사당국은 피해자보단 범죄 피의자에 훨씬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21일 64명 가운데 59명이 구속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미한 범죄자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청구되진 않죠.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로맨스스캠, 주식리딩방, 보이스피싱, 조건만남 사기 등에 연루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64명 중 상당수는 한국행을 거부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국에서 받을 처벌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캄보디아 현지 교민들은 범죄인 줄 알면서도 돈을 노리고 가담한 청년들도 적지 않다고 말하는데요. 한인구조단 활동을 하며 400명이 넘는 한국인을 구출해낸 전대식 아시아한상 캄보디아 연합회 부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3년 전만 해도 속아서 오는 애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범죄인 걸 다 알고 온다. 돈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통장을 비싼 값에 팔 목적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한 사례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조직은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등으로 얻는 범죄수익금을 입금받기 위해 ‘장집’(대포통장 모집책)을 통해 ‘장’(통장)을 모집한다고 해요. 통장을 판매하려면 계좌 명의자가 직접 캄보디아에 가서 통장을 범죄조직에 넘긴 뒤 자금세탁이 끝날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합니다. 통장에 입금된 돈을 명의자가 빼돌리지 못하도록 ‘감금’되는 건데요. 이후 자금을 세탁하고 무사히 빠져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감금돼 고문당하면서 사기 범죄를 강요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인 줄 전혀 모르고 취업사기에 속아 납치된 사례들도 확인되고 있어 모든 이들을 ‘범죄자이자 피해자’로 몰긴 어렵습니다. 한 30대 여성이 ‘일본어 통역을 구한다’는 제안에 캄보디아로 향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낯선 남성 3명에게 휴대전화와 여권을 빼앗기고 성인방송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로 알려졌어요. 캄보디아에 가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불법 대부업자의 말에 속아 피해자가 된 경우도 적지 않고요. 캄보디아 사례는 아니지만, 중국 유명 배우 왕싱이 태국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말을 듣고 태국에 갔다가 중국계 범죄조직에 납치된 사례도 있죠.
국민의힘은 “국민이 원하는 건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 귀환”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정부가 현지에서 구출해낸 한국인들 중에서 ‘무결한 피해자’만 골라 데려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상당수는 범죄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니까요. 일단 한국으로 송환해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정부의 의무입니다. 범죄인 줄 알고 간 사람들을 전세기까지 띄워서 구출해와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범죄에 가담했으니까 이들은 가혹한 고문·폭행 등을 당하다가 범죄단지 소각장에서 불태워지는 ‘개죽음’을 당해도 싼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범죄자이든 피해자이든 국민의 생명은 똑같이 소중하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한다면 또 다른 사기범죄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는 효용도 있고요.
왜 청년들이 ‘오징어 게임’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더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 일확천금과 인생역전을 노리며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하죠. 캄보디아로 향했던 이들은 대부분 지방에 거주하는 2030 무직 청년들입니다. 지방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고, 집값은 평생의 월급을 다 모아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올랐습니다. 청년들은 이런 현실을 ‘역전’하기 위해 빚을 내 코인 투기를 하고, 캄보디아로 향한 건 아닐까요. 또한 절박함이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눈을 가린 건 아닐까요. “국가와 사회는 이들의 절망을 모른 체 해선 안 된다”고 경향신문은 지적합니다. 청년들이 캄보디아로 내몰린 배경에는 지방의 양질의 일자리 부족, 수도권·지방 양극화, 부의 양극화 등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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