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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제작 [박민지 디자이너의 옷 잘 입는 공식]심심하던 여름 룩, 짜임새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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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6-07-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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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제작 짚·왕골·야자잎 등으로 짜 여름 느낌 ‘물씬’휴양지선 큰 토트형, 도심에선 중간 사이즈표면 거칠어 섬세한 원단 옷과 매칭 땐 주의
여름 옷차림에는 계절을 단번에 말해주는 아이템이 있다. 리넨 셔츠, 흰 팬츠, 샌들, 그리고 라피아 백이다. 옷을 갖춰 입었는데도 어딘가 답답해 보이고, 서머 룩처럼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손에 라피아 백 하나를 들면 분위기가 바로 달라진다. “지금 이 옷차림은 여름이다”라는 신호가 된다.
라피아 백, 이른바 서머 바스켓 백은 이름보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가방이다. 남프랑스의 오후, 시장바구니, 휴양지, 흰 셔츠에 데님을 입은 모습, 가벼운 원피스와 플랫슈즈. 이 모든 장면을 하나로 묶어주는 아이템이 바로 짚으로 짠 여름 가방이다. 라피아는 라피아야자의 잎에서 얻는 천연 섬유다. 햇볕에 말린 식물 섬유 특유의 건조한 질감과 가벼움이 있어 여름 모자와 바구니, 가방의 대표적인 소재로 쓰여왔다. 우리가 흔히 라피아 백이라고 부르는 가방은 엄밀한 소재명이라기보다 자연 소재를 엮어 만든 여름 가방 전체를 가리키는 말에 가깝다. 그래서 라피아 백에는 진짜 라피아뿐 아니라 스트로(밀짚), 라탄(왕골), 야자잎, 종이 섬유로 만든 바스켓 백까지 포함되곤 한다.
라피아 백이 패션의 언어로 자리 잡는 데에는 제인 버킨의 영향이 컸다. 트레이드 마크인 ‘에르메스’ 버킨 백 이전, 그에게는 둥근 바스켓 스타일 라피아 백이 있었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도, 짧은 여름 드레스를 입은 날에도, 때로는 조금 더 차려입은 옷에도 바구니를 들었다. 원래 장을 보거나 피크닉을 갈 때 쓰던 생활용품이었지만, 제인 버킨의 손에 들리자 그것은 전혀 다른 물건처럼 보였다. 꾸미지 않은 듯하면서도 세련되고, 실용적인 듯하면서도 낭만적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가방이 완벽하게 실용적인 물건은 아니라는 데 있다. 입구가 벌어져 있는 디자인도 많고, 각이 살아 있는 바스켓은 몸에 착 감기지 않는다. 비 오는 날에는 조심해야 하고, 표면의 거친 짜임은 섬세한 옷감에 닿았을 때 올을 건드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라피아 백은 여름마다 다시 돌아온다.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옷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계절감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같은 흰 셔츠와 베이지 팬츠라도 어떤 가방을 드느냐에 따라 인상은 달라진다. 검은 가죽 토트백을 들면 단정하고 도시적인 차림이 되고, 라피아 백을 들면 한결 여유로운 서머 룩이 된다. 그래서 라피아 백은 휴양지에서만 필요한 가방이 아니다. 여름의 도심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 주말 외출, 전시장 방문, 점심 약속, 가벼운 여행길에도 두루 어울린다.
오늘날 라피아 백은 가격대도, 형태도 매우 넓다. ‘자라’나 ‘H&M’ 같은 SPA 브랜드에서도 매년 선보이고, 동남아 여행지의 시장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반대로 명품 브랜드는 로고와 가죽 트리밍을 더해 고가의 시즌 백으로 내놓는다. 이때 가격을 가르는 것은 소재 자체의 희귀성만이 아니다. 얼마나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였는지, 손잡이와 몸판의 연결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현대적인 비례와 색감, 세심한 마감이 더해지면 가격은 올라간다. 라피아 백은 결국 짜임의 완성도와 디자인의 균형이 값을 만든다.
대표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브랜드로 ‘센시 스튜디오(Sensi Studio)’가 있다. 센시 스튜디오는 식물 섬유 수공예 기법인 스트로 위빙 기술을 바탕으로 모자와 가방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화사한 색감의 토트백, 형광색 포인트를 더한 디자인 등 밝고 경쾌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소박한 바구니형 가방보다 조금 더 장식적이고 활기 있는 여름 가방을 찾을 때 눈여겨볼 만하다. 전통적인 수공예를 바탕으로 하지만 결과물은 꽤 현대적이다.
수제 가방 브랜드 ‘뮨(MUUN)’은 라피아 백을 조금 더 단정하고 미니멀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일본적 미니멀리즘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가방을 보면 장식보다 형태의 균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손잡이와 몸판의 비례, 안쪽 파우치, 가죽 트리밍 같은 요소가 과하지 않게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휴양지용 가방이라는 인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검은 원피스, 리넨 재킷, 흰 팬츠, 플랫슈즈와 함께 들었을 때 도시의 여름 옷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드래곤 디퓨전(Dragon Diffusion)’은 엄밀히 말해 라피아 백 브랜드는 아니다. 가죽을 손으로 엮어 만든 우븐 레더 백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하지만 여름 가방을 이야기할 때 함께 언급할 만하다. 라피아 백이 주는 자연스러운 짜임의 감각을 가죽으로 옮겨 왔고, 라피아 백의 계절감과 가죽 백의 견고함 사이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죽 소재 특성상 초가을까지 들기에도 적합하다. 라피아 특유의 휴양지 분위기가 조금 부담스러울 때 좋은 대안이 된다.
라피아 백을 고를 때는 먼저 자신의 여름 스타일을 생각해야 한다. 휴양지에서 중심 아이템이 될 가방인지, 도시의 여름 옷차림에도 함께 들 가방인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바닷가와 리조트에는 입구가 넓고 몸판이 큰 토트형이 좋다. 선글라스, 책 한 권, 얇은 카디건, 작은 파우치가 들어가는 큰 바구니형은 여름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반대로 도심에서는 너무 큰 피크닉 바스켓보다는 손잡이가 가죽으로 마감되고 안쪽 파우치가 있는 중간 크기의 가방이 좋다. 물건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옷차림도 한결 정돈되어 보인다. 형태는 너무 흐물거리는 것보다 약간 각이 잡힌 편이 낫다. 여름옷은 소재가 가볍고 실루엣이 느슨해지기 쉬우므로, 가방마저 지나치게 풀어지면 전체 인상이 헐거워 보일 수 있다.
결국 라피아 백은 비싼 가방인지 아닌지보다 자신의 여름 스타일에 맞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잘 고른 라피아 백은 매년 여름 다시 꺼내 들게 된다. 유행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름마다 반복되는 클래식에 가깝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대통령 관저 이전 문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의혹 등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유 위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출석한 유 위원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어떤 점을 소명할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내며 감사원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비리를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2024년 9월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데도 관저 공사를 맡은 경위에 대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5월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가 1차 감사보고서에 대해 ‘조사가 불충분하다’며 추가 조사를 의결하자 그해 8월 2차 감사보고서를 올렸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은 유 의원이 2차 감사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데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차 보고서엔 21그램이 아닌 종합건설업체 A사가 관저 사우나실 등 증축 공사를 담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공사는 21그램이 총괄했고, A사에게 지급된 공사 대금도 21그램으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유 위원이 무자격업체 21그램이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알고도 감사원 직원에게 허위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본다.
유 위원은 또 2023년 3월 당시 관저 감사단장이었던 손모 과장에게 “21그램은 대면 조사하지 말고 서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감사원은 21그램에서 제출받은 서면 답변서에 의존해 1차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유 위원이 2022년 12월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국민감사를 청구한 4건 중에서 ‘관저 예산 남용 의혹’ 등 2건을 기각·각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구체적인 단서도 확보했다. 감사원 실무선에선 예산 의혹 안건도 국민감사 대상으로 올렸지만, 당시 사무총장이던 유 감사위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관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지난달 구속 기소했다.
특검이 ‘관저 이전 조작 감사’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손 과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해야 할 사유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특검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특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사기간은 다음달 23일까지로 늘어난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특검은 오는 24일까지 수사를 마무리 짓고 유 위원 등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는 이름 자체가 문장인 산이 있다. 월류봉(月留峰). 풀어 쓰면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다. 옛사람들은 능선을 타고 기울어가는 달빛이 마치 걸음을 멈추고 이 봉우리에 잠시 머무는 듯하다 하여 이런 이름을 붙였다. 달조차 서두르지 않고 머무는 곳이라면, 사람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영동에는 그런 곳이 유독 많다. 기차가 물을 채우기 위해 잠시 멈추던 급수탑, 신선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강가의 정자, 예인이 발길을 멈추고 호를 지은 폭포, 와인이 시간을 머금고 익어가는 지하 저장고까지. 이번 여름, 서두르지 않고 영동에 머물러보자.
기차도 쉬어가던 자리, 추풍령역 급수탑공원
여행의 첫걸음은 추풍령역 급수탑공원에서 시작한다. 경부선 철로 위, 이름 그대로 ‘가을바람 고개’라는 추풍령은 경부선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오르막을 오르던 옛 증기기관차들은 이 고개 어디쯤에서 반드시 숨을 골라야 했다. 그 숨 고르기를 도운 시설이 바로 급수탑이다. 1939년 세워진 이 급수탑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현재 남아 있는 철도 급수탑 중 유일하게 몸체가 사각형이다. 둥근 급수탑들 사이에서 이 네모난 형태 하나가 유독 눈에 띈다.
지금은 증기기관차가 서지 않지만 급수탑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옆으로 공원이 조성됐고, 옛 기차를 전시한 공간과 생태연못, 파크골프장까지 들어섰다. 급수탑 아래 벤치에 앉아 있으면, 예전 이곳에서 물을 채우던 기차와 오늘 이곳에서 걸음을 멈춘 나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둘 다, 다음 고개를 넘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중이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 월류봉
추풍령에서 황간 방향으로 20여분, 원촌리에 접어들면 월류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꼽히는 이 봉우리는 높이 400.7m, 여섯 개의 봉우리가 동서로 이어진 연봉이다. 조선의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10년간 머물며 후학을 가르쳤다는 한천정사가 봉우리 아래 자리한다. 그가 왜 하필 이 자리를 골랐는지는, 초강천 건너편에서 월류봉을 바라보는 순간 이해가 된다. 깎아지른 절벽과 그 아래를 휘도는 물줄기가 그림처럼 겹친다.
월류정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징검다리를 건넌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초강천이 거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다리 한가운데서 모녀가 발을 담그고 잠시 더위를 식힌다. 밤이 되면 이곳은 또 다른 얼굴을 보인다. 음력 보름 전후, 달이 뜨면 수면 위로 비친 달빛이 능선을 따라 흐르듯 진다. 그 광경을 보려고 일부러 밤에 다시 찾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낮에는 물빛을, 밤에는 달빛을 내어주는 봉우리.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곳이다.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강선대
월류봉에서 차로 40분 남짓, 양산면 송호리에 이르면 강선대가 나온다. 양산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이곳은 금강 상류 양강 물속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자리한 육각 정자다. 강선대(降仙臺), 이름 그대로 ‘신선이 내려온 자리’라는 뜻이다. 옛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선녀가 이 강에 내려와 목욕을 하다 물속의 용바위에 놀라 서둘러 하늘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날 이후 이 바위를 강선대라 불렀다.
증기기관차 숨 고르던 추풍령역 급수탑월류봉 휘감은 초강천 수면엔 달빛 비쳐
옥계폭포 낙수 소리에 매미가 화음 얹고‘양산팔경 으뜸’ 강선대엔 옛 문인의 묵향
와인터널서 맛보는 한 잔은 기다림의 맛지친 다리는 레인보우센터에서 풀기로
정자에 오르면 바위와 강물과 소나무가 만든 삼합의 풍경이 펼쳐진다. 강한 양기의 바위와 음기의 물 사이를 노송이 잇는다는 옛말이 그럴듯하게 다가온다. 정자 안에는 조선의 문인 이안눌과 임제의 시가 걸려 있어, 옛 선비들도 이 자리에 앉아 한참을 머물렀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자 위에서 바라보는 강물은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데, 그 소리가 제법 시원하다. 도보로 1~2분 거리에 있는 카페에 들러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사서 다시 정자로 돌아온다. 신선이 노닐던 자리에 잠시 앉아, 커피 한 모금과 강바람을 나눠 마신다.
예인의 발길이 멈춘 자리, 옥계폭포
강선대에서 심천면 방향으로 30여분, 고당리 천모산 골짜기로 접어들면 옥계폭포를 만난다. 박연폭포라고도 불리는 이 폭포는 조선 초기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 선생과 인연이 깊다. 이곳에서 피리를 불다 폭포 아래 바위틈에 핀 난초를 보고 매료돼 자신의 호를 난계(蘭溪)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주차장에서 1분 정도 걸으니 30여m 높이에서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포가 나타난다.
여름의 옥계폭포는 유독 생기가 돈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서늘한 공기가 무더위를 밀어낸다. 폭포수가 만든 작은 소(沼) 주변에는 이끼 낀 바위와 물보라가 어우러져 있다. 폭포 소리에 매미 소리가 섞이니 이 계절만의 화음이 완성된다. 국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박연 선생이 이 물소리와 새소리 속에서 가락을 다듬었을 모습을 그려본다. 아마 이곳에서 그는 서두르지 않고 오래 머물렀을 것이다. 물소리를 배경 삼아 잠시 앉아 있으면, 그 마음이 어렴풋이 이해된다.
시간이 멈춘 지하, 영동와인터널
옥계폭포에서 영동읍 레인보우 힐링관광지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420m 길이의 와인터널은 원래 일제강점기에 탄약 저장고로 사용되던 토굴이다. 광복 후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이 굴이 와인터널 공사 중 발견돼 보존됐고, 지금은 수천 병의 와인과 거대한 오크통이 늘어선 저장고로 다시 태어났다. 포도의 고장 영동이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을 반전이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한여름 더위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터널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몸을 감싼다. 포도밭 여행, 세계 와인관, 영화 속 와인, 거울의 방 등 10개의 테마존이 이어지며 포도와 와인의 역사를 눈과 몸으로 체험하게 한다. 영동은 전국 포도밭의 약 7.5%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이자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다. 30곳이 넘는 와이너리에서 빚은 와인들이 이 저장고 안에서 오랜 시간 숙성을 기다리고 있다. 터널 끝 시음장에서 영동 와인 한 모금을 맛본다. 와인이 어둠 속에서 오래 머무는 동안 맛을 완성해가듯, 이 여행도 서두르지 않아야 제맛이 난다는 생각이 스친다.
빛과 물과 바람이 머무는, 레인보우 힐링센터
와인터널을 나와 500m만 가면 레인보우 힐링센터가 나온다. 이름 그대로 ‘힐링’을 테마로 조성된 공간으로, 영동의 자연 요소인 빛·물·바람·돌을 각각의 공간으로 풀어냈다. 이곳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2층 릴렉스룸에는 영동의 특산 광물인 일라이트 온열베드가 있는데 한 번 누우면 일어날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 든다. M층에는 일라이트, 편백, 참숯을 활용한 개인 힐링스파 존이, 지하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힐링풋스파 존이 마련돼 있다. 일라이트볼로 채워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자 온종일 걸어 뻐근해진 다리가 금세 풀린다. 명상의 연못 앞 해먹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시간이 멈춘 듯한 오후, 이곳에서만큼은 시계를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여정의 끝에서 내려다보다, 와인전망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자리는 지난 2월 정식 개장한 와인전망대다.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언덕 위에 세워진 이 전망대는 높이 50m, 와인병을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으로 개장과 동시에 영동의 새 랜드마크가 됐다. 회오리 형태의 계단과 슬로프를 따라 오르면 3층에는 쉬어가기 좋은 전망 공간이, 4층에는 바닥이 유리로 된 스카이워크가 자리한다. 15인승 엘리베이터도 갖춰 어르신과 걸음이 불편한 이들도 편히 오를 수 있다.
지상 43m 높이의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유리 바닥 너머 아찔한 풍경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영동 읍내와 포도밭, 오늘 하루 지나온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 이곳에 오르면 노을에 물든 읍내 지붕들이 붉게 빛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고장이 품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모두가 ‘멈춤’이 만들어낸 풍경들이다. 달도 머물다 가는 곳이라면, 우리도 잠시 머물다 가도 좋지 않을까.
>>> 급수탑공원·월류봉은 무료 입장…둘레길도 걸어봐요
추풍령역 급수탑공원과 월류봉은 입장료가 무료다. 월류봉의 매력을 조금 더 느끼고 싶다면 월류봉 광장에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월류봉 둘레길을 추천한다. 굽이치는 초강천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와인터널과 레인보우 힐링센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 명절 당일 휴무다. 입장은 유료이나 휴대폰으로 디지털관광주민증을 인증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와인전망대는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 휴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입장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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