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삶]이분되지 않을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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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24-04-11 01:38본문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 손꼽히는 정지용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다. 설령 그를 잘 모른다 해도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향수’의 구절만큼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몇년 전, 정지용의 문학을 주제로 하여 학위논문을 쓰던 때에는 시인이 멀게만 느껴졌었다. 현대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정지용은 다작하였고, 일본어와 한자, 영어로도 글을 썼기에 연구자의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의 나는 다수의 작품과 방대한 양의 선행 연구를 읽어내며 문학사적 의미를 유추하는 데 급급했다.
오랜 시간 그를 연구하다 보니, 최근에는 관점이 달라졌다. 글 뒤에 살아 숨 쉬는 한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지용은 문학이 예술성과 자율성, 정치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염결한 시인임에도, 일제강점기에는 검열과 탄압을 견뎌야 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소위 ‘빨갱이’로 몰려 곤욕을 치러야 했다.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광복을 맞이하여 이제는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뻐하던 그가 해방 이후에도 사상 검열에 시달리며 추구하고자 했던 문학과 멀어져야만 했다는 점이다.
해방기 정지용은 외세 개입을 차단하고 통일된 민족 국가를 건설하기를 원했으며, 일본에 부역했던 반민족행위자를 강력히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고자 했다. 그는 정치 현실에 적극 개입하되 특정 이념에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휩쓸리지 않으며 균형감각을 유지하려 애썼다. 당시 그의 행보를 좌익 또는 우익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데 연구자들은 의견을 모은다. 그럼에도 1949년, 정지용은 월북했다는 루머에 휩싸여 동리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 6·25 전쟁 이후 정지용이 실종되자 월북 작가로 오인된 그의 작품은 1988년 해금 전까지 출판 금지된다. 북한에선 반대로, 1990년대 복권 전까지, 정지용을 ‘부르주아 반동작가’로 비판해 왔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정지용이 자신이 교육과 문학에 힘써온 한 명의 시민일 뿐임을 호소할 때,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하게 되어 선전 및 선동에 동원될 때, 그가 느꼈을 설움과 무력감이 온전히 전해져 안타까웠다.
작품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논하는 일을 우선시했던 내가 이젠 글 뒤에 쓸쓸히 선 한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은 연구자가 된 것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작가로서 양심을 지키려던 이의 고투를 살피며, 해방 이후에도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음에 통탄했다. 정지용의 해방기 산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는 시적 사명을 강요하기보다 시적 자유를 먼저 보장해달라 외치며 조선이 조선끼리 싸우는 기이한 광경에 분개했다. ‘옳은 예술’을 추구했으나 고초를 겪다 수감되기까지 했던 정지용과 그에게 드리운 낙인을 어떻게든 벗겨보려 했던 그의 가족이 역사의 상흔을 떠안은 채 고통받는 모습은 마주하기 힘든 것이었다.
4월의 흔한 풍경
남자를 배신한 자, 누구인가
‘혹시나’의 힘
그와 함께 잡지 ‘문장’을 꾸려나갔던 소설가 이태준은 정지용과 달리 월북하는데,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태준은 당이 강제하는 방향대로 작품을 쓰는 일을 거부하다 숙청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상호의 회고(중앙일보, 1993·6·15)에 따르면, 이태준은 ‘작가의 양심을 뭉개고 개인숭배에 앞장서는 변절 작가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이념 대립의 비극적인 역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선거철인 지금도 많은 이들이 좌파 아니면 우파라는 식의 편 가르기를 하며 서로를 비방하는 데 열을 올린다. 자유롭고도 아름다우며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예술을 추구했던 작가들은 불필요한 대립에 휘말리어 비극적인 말로를 맞았다. 우리가 잃은 것, 여전히 잃어가고 있는 것, 앞으로 잃어갈 것은 어쩌면 이분법적으로 분류되지 않고 의견을 말하고 쓸 자유일지도 모른다. 어떤 주장이 충분히 검토되기 전에 당파의 논리로 환원되지 않도록, 무의미한 이항대립에서 벗어난 생산적인 상호보완이 필요한 때다.
제22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이 대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된다. 제3지대에서는 개혁신당만 1~3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방송 3사(KBS·MBC·SBS)가 10일 발표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2~14석,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6~19석, 조국혁신당이 12~14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제3지대 정당 중에서는 개혁신당만 1~3석이었을 뿐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는 단 한석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방송 3사는 전망했다.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전체 의석 46개 중 최소 40석, 최대 45석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 예측이 현실화한다면 비례의석을 거대 정당이 독식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직전 총선보다 제3지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제3지대 몫은 총 11석(정의당 5석, 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 3석)이었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가져갔다.
제3지대 정당들의 초라한 성적은 이번 총선 국면에서 이들의 미미한 존재감이 요인이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면서 거대 정당들의 비례 의석 독식이 구조적으로 용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면 모자란 의석의 50%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주는 제도다.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추는 취지지만 거대 양당은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드는 방식으로 의석 손해를 피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라는 구호를 내세운 만큼 제3지대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방송 3사의 예측이 맞다면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 12번인 김윤 후보까지 안정권이며 14번 정을호 후보도 당선권에 든다. 국민의미래는 비례 16번인 안상훈 후보까지 안정권이고 19번 이소희 후보도 원내 진입 가능성이 있다. 조국혁신당의 당선 안정권인 비례 12번은 서왕진 후보이며 14번 김형연 후보까지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개혁신당은 비례 1번 이주영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고 3번 문지숙 후보까지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례대표 선거 개표는 지역구 개표가 모두 마무리된 다음에 시작되며 11일 아침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한 정당이 모두 38개인 탓에 선거 사무원들은 길이 51.7㎝의 투표용지를 손으로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 최종 비례대표 당선자는 11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결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방송 3사의 총선 출구조사는 전국 투표소 1980곳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한 유권자 35만9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는 ±2.9~7.4%포인트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만284명을 대상으로 사전투표 전화 조사도 병행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면접 조사로 실시됐고,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는 ±1.8~5.7%포인트다.
길고양이 독극물 폐사 등 야생 동물 학대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물 학대 범죄 수사를 위한 절차를 만들어놓고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산책로에서 독극물 폐사로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지만 별다른 수사 없이 사체가 유실됐다고 8일 밝혔다. 카라 측은 시민들의 눈에 띄는 장소에서 팔다리를 뻗은 인위적인 자세로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하면 누군가가 길고양이를 죽여 사체를 고의로 전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이 사안을 인지했지만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고자는 독극물로 인한 고의적 폐사가 의심된다며 부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에 사체 처분을 신청했고 이후 사체가 사라지면서 학대 여부를 밝힐 수 없게 됐다. 윤성모 카라 정책변화팀 활동가는 독극물로 인한 사망인지 밝히고자 사체를 돌려받으려 했으나 구청은 수거된 사체가 없다고 해 부검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야생 동물 사체 부검을 거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성북천에서 학대 사망으로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카라 측은 사체가 발견되기 전 인근 고양이 급식소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점을 들어 학대에 의한 사망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경찰은 시민 민원이 잇따르자 부검 의뢰를 받아들였다. 부검 결과 이 고양이는 ‘외부 충격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한 시민이 동물병원에서 부검의뢰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경찰의 이런 대처는 경찰청이 마련한 매뉴얼과 거리가 있다. 2021년 경찰청이 개정한 ‘동물 대상 범죄 벌칙 해설’에는 경찰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 사체 부검 의뢰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활동가는 매뉴얼을 언급하면 그제야 경찰이 태도를 바꾸는 경우도 많다며 자의적으로 부검 의뢰를 거부하거나 사체를 처분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소속 한주현 변호사는 필요할 때 부검을 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경찰에 부검을 요청해도 거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찰 내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모든 부검 의뢰를 현장에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물 학대 관련 해설서가 있지만 현장에서 부검 필요성을 명확히 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면서 동물 학대 특별사법경찰관 등 지자체 차원의 관심과 협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그를 연구하다 보니, 최근에는 관점이 달라졌다. 글 뒤에 살아 숨 쉬는 한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지용은 문학이 예술성과 자율성, 정치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염결한 시인임에도, 일제강점기에는 검열과 탄압을 견뎌야 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소위 ‘빨갱이’로 몰려 곤욕을 치러야 했다.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광복을 맞이하여 이제는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뻐하던 그가 해방 이후에도 사상 검열에 시달리며 추구하고자 했던 문학과 멀어져야만 했다는 점이다.
해방기 정지용은 외세 개입을 차단하고 통일된 민족 국가를 건설하기를 원했으며, 일본에 부역했던 반민족행위자를 강력히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고자 했다. 그는 정치 현실에 적극 개입하되 특정 이념에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휩쓸리지 않으며 균형감각을 유지하려 애썼다. 당시 그의 행보를 좌익 또는 우익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데 연구자들은 의견을 모은다. 그럼에도 1949년, 정지용은 월북했다는 루머에 휩싸여 동리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 6·25 전쟁 이후 정지용이 실종되자 월북 작가로 오인된 그의 작품은 1988년 해금 전까지 출판 금지된다. 북한에선 반대로, 1990년대 복권 전까지, 정지용을 ‘부르주아 반동작가’로 비판해 왔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정지용이 자신이 교육과 문학에 힘써온 한 명의 시민일 뿐임을 호소할 때,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하게 되어 선전 및 선동에 동원될 때, 그가 느꼈을 설움과 무력감이 온전히 전해져 안타까웠다.
작품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논하는 일을 우선시했던 내가 이젠 글 뒤에 쓸쓸히 선 한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은 연구자가 된 것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작가로서 양심을 지키려던 이의 고투를 살피며, 해방 이후에도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음에 통탄했다. 정지용의 해방기 산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는 시적 사명을 강요하기보다 시적 자유를 먼저 보장해달라 외치며 조선이 조선끼리 싸우는 기이한 광경에 분개했다. ‘옳은 예술’을 추구했으나 고초를 겪다 수감되기까지 했던 정지용과 그에게 드리운 낙인을 어떻게든 벗겨보려 했던 그의 가족이 역사의 상흔을 떠안은 채 고통받는 모습은 마주하기 힘든 것이었다.
4월의 흔한 풍경
남자를 배신한 자, 누구인가
‘혹시나’의 힘
그와 함께 잡지 ‘문장’을 꾸려나갔던 소설가 이태준은 정지용과 달리 월북하는데,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태준은 당이 강제하는 방향대로 작품을 쓰는 일을 거부하다 숙청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상호의 회고(중앙일보, 1993·6·15)에 따르면, 이태준은 ‘작가의 양심을 뭉개고 개인숭배에 앞장서는 변절 작가가 될 수 없다’고 단호히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이념 대립의 비극적인 역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선거철인 지금도 많은 이들이 좌파 아니면 우파라는 식의 편 가르기를 하며 서로를 비방하는 데 열을 올린다. 자유롭고도 아름다우며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예술을 추구했던 작가들은 불필요한 대립에 휘말리어 비극적인 말로를 맞았다. 우리가 잃은 것, 여전히 잃어가고 있는 것, 앞으로 잃어갈 것은 어쩌면 이분법적으로 분류되지 않고 의견을 말하고 쓸 자유일지도 모른다. 어떤 주장이 충분히 검토되기 전에 당파의 논리로 환원되지 않도록, 무의미한 이항대립에서 벗어난 생산적인 상호보완이 필요한 때다.
제22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이 대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된다. 제3지대에서는 개혁신당만 1~3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방송 3사(KBS·MBC·SBS)가 10일 발표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2~14석,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6~19석, 조국혁신당이 12~14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제3지대 정당 중에서는 개혁신당만 1~3석이었을 뿐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는 단 한석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방송 3사는 전망했다.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전체 의석 46개 중 최소 40석, 최대 45석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 예측이 현실화한다면 비례의석을 거대 정당이 독식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직전 총선보다 제3지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제3지대 몫은 총 11석(정의당 5석, 국민의당·열린민주당 각 3석)이었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가져갔다.
제3지대 정당들의 초라한 성적은 이번 총선 국면에서 이들의 미미한 존재감이 요인이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면서 거대 정당들의 비례 의석 독식이 구조적으로 용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면 모자란 의석의 50%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주는 제도다.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추는 취지지만 거대 양당은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드는 방식으로 의석 손해를 피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라는 구호를 내세운 만큼 제3지대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방송 3사의 예측이 맞다면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 12번인 김윤 후보까지 안정권이며 14번 정을호 후보도 당선권에 든다. 국민의미래는 비례 16번인 안상훈 후보까지 안정권이고 19번 이소희 후보도 원내 진입 가능성이 있다. 조국혁신당의 당선 안정권인 비례 12번은 서왕진 후보이며 14번 김형연 후보까지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개혁신당은 비례 1번 이주영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고 3번 문지숙 후보까지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례대표 선거 개표는 지역구 개표가 모두 마무리된 다음에 시작되며 11일 아침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한 정당이 모두 38개인 탓에 선거 사무원들은 길이 51.7㎝의 투표용지를 손으로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 최종 비례대표 당선자는 11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결정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방송 3사의 총선 출구조사는 전국 투표소 1980곳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한 유권자 35만9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는 ±2.9~7.4%포인트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만284명을 대상으로 사전투표 전화 조사도 병행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면접 조사로 실시됐고, 95% 신뢰 수준에 허용오차는 ±1.8~5.7%포인트다.
길고양이 독극물 폐사 등 야생 동물 학대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물 학대 범죄 수사를 위한 절차를 만들어놓고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성북천 산책로에서 독극물 폐사로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지만 별다른 수사 없이 사체가 유실됐다고 8일 밝혔다. 카라 측은 시민들의 눈에 띄는 장소에서 팔다리를 뻗은 인위적인 자세로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하면 누군가가 길고양이를 죽여 사체를 고의로 전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이 사안을 인지했지만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고자는 독극물로 인한 고의적 폐사가 의심된다며 부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에 사체 처분을 신청했고 이후 사체가 사라지면서 학대 여부를 밝힐 수 없게 됐다. 윤성모 카라 정책변화팀 활동가는 독극물로 인한 사망인지 밝히고자 사체를 돌려받으려 했으나 구청은 수거된 사체가 없다고 해 부검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야생 동물 사체 부검을 거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성북천에서 학대 사망으로 의심되는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카라 측은 사체가 발견되기 전 인근 고양이 급식소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점을 들어 학대에 의한 사망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경찰은 시민 민원이 잇따르자 부검 의뢰를 받아들였다. 부검 결과 이 고양이는 ‘외부 충격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한 시민이 동물병원에서 부검의뢰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경찰의 이런 대처는 경찰청이 마련한 매뉴얼과 거리가 있다. 2021년 경찰청이 개정한 ‘동물 대상 범죄 벌칙 해설’에는 경찰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 사체 부검 의뢰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활동가는 매뉴얼을 언급하면 그제야 경찰이 태도를 바꾸는 경우도 많다며 자의적으로 부검 의뢰를 거부하거나 사체를 처분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소속 한주현 변호사는 필요할 때 부검을 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경찰에 부검을 요청해도 거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찰 내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모든 부검 의뢰를 현장에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물 학대 관련 해설서가 있지만 현장에서 부검 필요성을 명확히 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면서 동물 학대 특별사법경찰관 등 지자체 차원의 관심과 협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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