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형보다 90%인 ‘조롱성 혐오’ 더 위험…방치 땐 파멸의 길 갈 수도”[논설위원의 단도직입]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7-22 04:43본문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에 이어 배재고 야구부의 ‘5·18 비하 응원’이 한국 사회에 던진 파문이 크다. 학자 등 전문가들은 물론 시민들도 우리 공동체의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이주민이나 중국인을 향해 분출되던 혐오가 공동체 내부를 겨냥했고, 어린 학생과 기업·소비자들을 배경으로 발화한 때문이다. 혐오가 이제 우리 일상 공간에 폭넓게 번져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법학자로 혐오 문제에 천착해온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를 지난 16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홍 교수는 “대한민국 공동체에서 ‘이제 혐오는 안 된다. 특정한 집단·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개인의 내면에 머물러야 할 혐오가 사회 속으로 외면화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지금 우리 공동체에 묻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극단적 혐오 표현이 더 문제냐, 조롱성 혐오 표현 같은 게 사회적으로 퍼지는 게 더 문제냐’ 했을 때 어떤 면에선 후자가 더 큰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점차 그쪽으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어떤 사회 문제는 공동체가 경각심을 갖고 경계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혐오 표현처럼 선악의 선을 교묘히 넘나들며 공동체의 윤리적 토대를 침식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같은 날 프랑스 아비뇽에선 한강 작가가 배재고 파문에 대해 “우리가 ‘혐오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고 문제적인 것’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한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했다. 홍 교수와 한강 작가의 문제의식이 많이 닮아 있다. 결국 혐오를 막는 데 가장 큰 적은 ‘무뎌지는 것’이다. 홍 교수는 “지금 그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안심하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 배재고 ‘5·18 비하 응원’ 파문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함께 혐오 문제가 시민의 공론장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단 문제의 본질이 뭔가를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합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팀을 징계한 건데 심판 불복, 경기 방해로 6개월 출전정지를 했습니다. 문제의 본질에 맞지 않는 징계를 내린 거죠. 사람들 반응도 마찬가지인데요. 조롱 구호를 외치는 관행이 문제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지도자나 어른이 잘못한 거다’라고 합니다. 다 맞는 얘기일 수 있지만 2010년대 이후 계속 불거져온 혐오 문제가 이제 수면 위로 등장한 사건입니다. 이걸 혐오 문제로 정확하게 보지 않으면 유의미한 결론이 도출되기가 어려워요.”
- 어떤 부분을 심각하게 보시는지요.
“혐오의 성격을 가진 조롱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1차적으론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모욕일 수 있지만 사실 5·18 피해자들, 유족들, 호남인들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조롱입니다. 온라인에서나 얘기되던 것들이 기업 마케팅이나 야구 경기장 같은 데서 발화하기 시작했다는 게 심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특별한 목적의식은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이야기한다는 건 누구나 쉽게 그런 발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건 해도 되는 문제’가 돼버립니다.”
- 시민들이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혐오 표현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표적 집단을 공격하는 겁니다.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일이 일상화하고 그래도 되는 일로 생각되면 언젠가는 그 공격이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도 향할 수 있는 겁니다. 집단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고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문제로 커지기 전에 지금이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절박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하지만 ‘도대체 풍자와 조롱·혐오는 어떻게 나눌 거냐’거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혐오가 조롱의 형태로 바뀌었다. 밈 형태로 소비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혐오를 어떤 법으로 기준을 정해 규제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실제 누리꾼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상징적 장치를 통해 혐오를 확산시키고 있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더라도 형사처벌이나 일베 게시판 폐쇄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이지, 혐오에 대응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혐오 표현을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대응일 수 있습니다. 스포츠계, 학교, 기업 차원에서 혐오를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건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게 아닙니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곤란합니다.”
- 기술 변화와 함께 혐오·조롱 표현이 급속히 확산하고 과격해지는 걸 보면 국가의 개입이 완전히 배제돼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혐오 표현의 양상을 봐야 합니다. 해악이 큰 선동형 혐오 표현이 있고, 중간 수위 혐오 표현이 있고, 또 농담이나 조롱성으로 발화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건 선동형 혐오 표현입니다. 문제는 이건 전체의 10%도 안 된다는 거죠. 그러면 나머지 90%의 혐오 표현에 대해선 별도 대책이 있어야 해요. 논의가 ‘형사처벌을 할 거냐 말 거냐’로 갈 경우 혐오 대응이 이 10%를 어떻게 할 거냐의 문제로만 좁혀질 수 있어 우려하는 겁니다. ‘극단적 혐오 표현이 더 문제냐, 조롱성 혐오 표현 같은 게 사회적으로 퍼지는 게 더 문제냐’ 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후자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혐오의 경우 기존 법체계로 포착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혐오가 진화하는 양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지난해 내신 책에서 ‘지금은 혐오와 차별의 시대’라고 하셨습니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혐오와 차별은 편견에 기반하는데, 편견이 이전에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데 편견이 있더라도 발화하거나 실행에 옮기는 건 금기시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그런 편견을 드러내도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제일 먼저 터져 나온 게 이주자 반대 또는 반(反)다문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지금은 일간베스트 같은 특정 커뮤니티가 아니라 영향력 있는 상당수 익명 커뮤니티들이 모두 혐오와 차별 문화에 물들었다고 할 정도로 확산됐습니다. 민주화 이후에는 이 혐오와 차별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병리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 온라인에서 머물던 혐오가 오프라인으로 확산하게 된 계기 같은 게 있을까요.
“온라인에서 얘기하다 보면, 가상 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면화되고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 것 아닌가’ 자신감이 붙기도 합니다. 그러다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일베나 반다문화 커뮤니티가 성장하면서 혐오 문화가 확산했는데 일베가 오프라인으로 등장한 건 (2014년) 세월호 단식농성장에서 벌였던 폭식농성이거든요. 당시 너무 당당하게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잖아요. 온라인에서 확산하면 언젠가는 오프라인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당초 홍 교수는 표현의 자유에 관심이 많았고, 그 예외로서 혐오 표현 문제를 연구했다. 그러다 2010년대 초 일베 문제가 불거진 것이 당시로선 국내에 드문 혐오·차별 연구자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됐다. 법학자 입장에서 혐오·차별 자체가 법으로 규제할 필요와 한계 사이 경계선상에 있는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고,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너무도 중요한 이슈가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연구뿐 아니라 여러 사회적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부터 규제라든지 액션이 있어야 했는데, 우리 사회가 좀 안일했다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근데 ‘온라인에서 규제를 어떻게 할 거냐’라고 하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온라인상의 문제가 현실 세계로 등장했을 때 어떻게 정확하게 선을 그어줄 것이냐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그에 대응하는 법과 정책이 있었나 하면 그렇지 않았거든요. 대표적으로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지 못했어요. 온라인에서의 혐오가 사회로 확장돼도 막을 수 있는 법과 정책이 부재한 겁니다.”
- ‘혐오 확산의 키는 정치가 쥐고 있다’는 말씀의 의미이신 것 같네요. 그렇게 보면 정치 문화와 혐오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만 그런 건 아닙니다만, 좀 극단적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부분도 있고, 상대를 타도나 절멸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굉장히 강해요. 팬덤 정치나 확증편향 이런 것도 심각합니다. 이런 정치 문화가 혐오 문화라고 바로 얘기할 수는 없어도, 혐오가 확산하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거꾸로 대화와 토론, 양보와 관용의 정치가 있는 곳에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형성되기 어려운 거죠.”
- 한국만 아니라 혐오를 이용한 정치가 기승을 부리게 되는 원인은 뭘까요.
“전 세계적으로 혐오가 확산한 시기를 보면 대체로 사회·경제적으로 위기가 심화했을 때나, 큰 재난이나 전염병이 퍼지던 때입니다. 사회·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안정된 사회, 공동체 구성원이 행복한 사회에서는 혐오가 확산되기 힘들죠. 그런데 보수든 진보든 전통적인 정치 세력이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틈타 극우가 혐오를 무기로 세력을 넓혀가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문제가 중요한데 사실 1~2년 사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사람들이 혐오와 차별의 유혹을 느끼고 그쪽으로 가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두 가지 고민을 같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 지금 한국 상황이 유럽의 극우 정치처럼 혐오 정치가 본격화한 거로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한국의 보수 정치는 지금 혐오를 이용할 만큼 능수능란한 정치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보수 정치권에서도 혐오 정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난민 반대 집회에 슬쩍 간다거나, 아니면 이주자 혐오 얘기들을 하거나 혐중 시위에 관여하려 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당장) 서구처럼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짧은 시간에 혐오를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가 득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형편은 아닙니다.”
- 혐오나 조롱 문제가 과연 우파만의 문제인지도 의문이 있습니다.
“보통은 극우 세력이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포퓰리즘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포퓰리즘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판단보다 대중의 즉자적 감정에 의존하는 정치이고, 이것이 혐오 감정과 쉽게 연결될 수 있죠. 어떤 쪽이건 포퓰리즘은 혐오나 조롱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정치 문화 자체에 혐오가 기생하기 쉬운 여건이 형성된 셈이고요.”
- 혐오 정치가 진전되는 걸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혐오나 차별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 집단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게 1차적인 출발점이 될 수는 있습니다.”
- 사실 혐오와 차별에 대해 법적·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20년 가까이 강조해오셨는데, 정치권이 책임을 방기한 건가요.
“그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요. 예전에는 ‘보수 개신교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근데 요즘은 정치권에서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인지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한 게 더 문제라고 합니다. ‘또 차별금지법이냐’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법입니다. 이 법조차 제정하지 못한 상황이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혐오와 차별 문제에 우리 정치가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소홀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이 법을 제정해 정치권과 우리 공동체가 혐오와 차별에 적극 대응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혐오에 맞서는 사람들이나 피해 집단에는 큰 힘이 될 것이고, 혐오를 조장하려는 세력의 확장이 억제되는 중요한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 그런데도 왜 정치가 안 움직일까요. 표가 안 되기 때문일까요.
“혐오와 차별 문제가 늘 그렇습니다. 아직은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역사적 경험이나 서구 민주주의 국가를 보면 그러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 우리 상황들을 보면 1년 내에 그런 극단적 상황으로 비화해도 놀랄 일이 아니에요.”
- 스타벅스 사태나 배재고 파문은 마지막 신호 같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적어도 정치권은 그렇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혐오가 확산했을 때 박근혜 정부가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방치했죠. 세월호 농성장에서 폭식농성을 했을 때, 그래도 대통령이 한마디는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고요. 지금이 아주 중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특정한 사건이 터졌을 때 대응을 잘하기만 해도 그 이후 추가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건 좀 막을 수 있었던 경험들이 많습니다.”
- 정치권의 의지가 미덥지 못하다면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시민사회라든지.
“지금 시민들의 혐오와 차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성장해 있습니다. 시민이나 언론은 충분히 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거냐 말 거냐고 했을 때 70% 이상의 시민들이 해야 한다고 답하는 데까지 오게 된 데는 그런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정치권의 가시적인 노력이라든가, 법과 정책이 너무 부재하다 보니까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는 정치가 답을 해줘야 합니다.”
- 고위공직자 혐오 표현 대응 법개정 운동 및 공동행동단에 참여하신 것도 그런 취지인 건가요.
“혐오 표현을 법으로 다 규제하는 건 어렵다고 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고위공직자들이나 정치인의 혐오 표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1차적으로 중요합니다. 지금 논의되는 건 ‘최소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치인의 혐오 표현에 대해선 입장을 낼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최소한 ‘이건 혐오 표현이 맞다’고 확인하고 정치인들이 그런 발언을 하지 말도록 권고해야 합니다. 적어도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의 혐오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히 통제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해요.”
- 실상 정부기관 중 혐오와 차별 문제에 대응하는 기관이 국가인권위인데 제 역할을 하고 있나요.
“혐오와 차별이 중대범죄 못지않은 사회 문제이긴 하지만 범죄 처벌하듯 접근해선 해결되지 않는 문제여서 인권위 역할이 중요합니다. 수단과 방법 자체가 다양합니다. 경찰이나 검찰·법원은 합법과 불법, 일도양단으로 접근합니다. 반면 인권위는 권고도 하고 예방교육도 하고, 정책 수립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다차원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거든요. 다만 지금 인권위가 적격자라고 볼 수 없는 위원장부터 해서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혐오와 차별 문제에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긴 인터뷰의 끝에 홍 교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민주주의라는 게 사실 어느 정도 포퓰리즘적인 경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혐오나 차별은 소수자 이슈여서 관심을 갖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대중 사이에서 잘 안 보이는 문제를 살피는 것도 민주주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금 혐오와 차별 문제에 주목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파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정치가 전향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합니다.”
청년 부부가 비수도권에 정착하는 경우 아이를 낳거나 내 집을 마련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한 청년 부부 10쌍 중 6쌍은 여전히 수도권에 둥지를 트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됐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 여성층에서도 혼인 후 남편 거주지에 따라 회사를 그만두는 ‘경력단절’ 흐름이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공개한 ‘인구동태패널통계로 살펴본 청년층 혼인 후 거주지 이동과 정착’ 보고서를 보면, 결혼 후 비수도권으로 이주해 정착한 청년 부부 중 3년 이내에 아이를 낳은 비율은 70.5%에 달했다.
반면 결혼 후 수도권으로 이주해 정착한 부부가 아이를 낳은 비율은 66.8%에 그쳤다. 비수도권 정착 부부가 아이를 낳은 비율이 3.7%포인트 더 높았다.
비수도권에서 계속 거주하는 경우도 아이를 낳는 비중이 73.2%로, 수도권 거주자(65.3%)보다 높았다.
이는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만 32세에 혼인한 남성(1984~1990년생)과 만 31세에 혼인한 여성(1985~1991년생) 초혼 부부의 혼인 후 거주지 이동, 취업, 출산, 주택 소유 변화를 전수 분석한 결과로 올해 처음 발표됐다.
내 집 마련 가능성 역시 지방이 더 앞섰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 간 경우 결혼 후 3년 내 주택 소유 비중은 24.3%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 이주·정착(23.6%)보다 0.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은 가구도 비수도권의 주택 소유 비중이 37.5%, 수도권은 30.3%였다.
이는 아이를 낳거나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은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여건에도 청년층은 결혼 후 수도권으로 몰렸다. 혼인 후 청년들의 수도권 거주 비중은 56.6%로, 혼인 전 대비 0.7%포인트 늘었다. 비수도권 권역 중에서는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만 유일하게 0.4%포인트 증가했다.
청년들의 57.1%는 결혼 후 시군구를 넘어 거주지를 옮겼는데, 이 중 61.6%는 수도권으로 향했다.
또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층 여성들도 혼인 후 남편의 거주지로 이동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흐름이 두드러졌다.
상시근로 여성 비중은 혼인 전 79.9%에서 혼인 후 65.6%로 14.3%포인트 급감했다. 혼인 전 6.5%에 불과했던 비취업자 비중은 혼인 후 19.0%로, 3배 가까이로(12.5%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상시근로 남성 비율은 결혼 전 83.9%에서 84.4%로 0.5%포인트 늘었고, 비취업자 비중은 4.1%에서 2.8%로 1.3%포인트 줄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기혼 남성의 경우 상시근로자 비중이 결혼 전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커리어 상향 이직’ 기회로 풀이된다. 비수도권으로 갈 때도 감소폭이 0.6%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여성은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이동할 때조차 상시근로자 비중이 17.2%포인트 줄었고, 비수도권으로 갈 때는 27.1%포인트나 급감했다.
김서영 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수도권으로 이동할수록 여성 상시근로자 비중이 줄어들었고, 남성 상시근로자는 늘어났다”며 “이 같은 이동 패턴은 여성이 결혼 후 남편의 거주지나 직장 인근으로 이사하는 흐름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법학자로 혐오 문제에 천착해온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를 지난 16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홍 교수는 “대한민국 공동체에서 ‘이제 혐오는 안 된다. 특정한 집단·지역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개인의 내면에 머물러야 할 혐오가 사회 속으로 외면화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지금 우리 공동체에 묻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극단적 혐오 표현이 더 문제냐, 조롱성 혐오 표현 같은 게 사회적으로 퍼지는 게 더 문제냐’ 했을 때 어떤 면에선 후자가 더 큰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점차 그쪽으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어떤 사회 문제는 공동체가 경각심을 갖고 경계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혐오 표현처럼 선악의 선을 교묘히 넘나들며 공동체의 윤리적 토대를 침식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같은 날 프랑스 아비뇽에선 한강 작가가 배재고 파문에 대해 “우리가 ‘혐오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고 문제적인 것’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한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했다. 홍 교수와 한강 작가의 문제의식이 많이 닮아 있다. 결국 혐오를 막는 데 가장 큰 적은 ‘무뎌지는 것’이다. 홍 교수는 “지금 그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안심하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 배재고 ‘5·18 비하 응원’ 파문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함께 혐오 문제가 시민의 공론장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단 문제의 본질이 뭔가를 정확하게 보는 게 중요합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팀을 징계한 건데 심판 불복, 경기 방해로 6개월 출전정지를 했습니다. 문제의 본질에 맞지 않는 징계를 내린 거죠. 사람들 반응도 마찬가지인데요. 조롱 구호를 외치는 관행이 문제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지도자나 어른이 잘못한 거다’라고 합니다. 다 맞는 얘기일 수 있지만 2010년대 이후 계속 불거져온 혐오 문제가 이제 수면 위로 등장한 사건입니다. 이걸 혐오 문제로 정확하게 보지 않으면 유의미한 결론이 도출되기가 어려워요.”
- 어떤 부분을 심각하게 보시는지요.
“혐오의 성격을 가진 조롱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1차적으론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모욕일 수 있지만 사실 5·18 피해자들, 유족들, 호남인들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조롱입니다. 온라인에서나 얘기되던 것들이 기업 마케팅이나 야구 경기장 같은 데서 발화하기 시작했다는 게 심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특별한 목적의식은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이야기한다는 건 누구나 쉽게 그런 발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건 해도 되는 문제’가 돼버립니다.”
- 시민들이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혐오 표현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표적 집단을 공격하는 겁니다.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일이 일상화하고 그래도 되는 일로 생각되면 언젠가는 그 공격이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도 향할 수 있는 겁니다. 집단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고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문제로 커지기 전에 지금이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절박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 하지만 ‘도대체 풍자와 조롱·혐오는 어떻게 나눌 거냐’거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혐오가 조롱의 형태로 바뀌었다. 밈 형태로 소비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혐오를 어떤 법으로 기준을 정해 규제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졌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실제 누리꾼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상징적 장치를 통해 혐오를 확산시키고 있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더라도 형사처벌이나 일베 게시판 폐쇄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이지, 혐오에 대응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혐오 표현을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대응일 수 있습니다. 스포츠계, 학교, 기업 차원에서 혐오를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건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게 아닙니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곤란합니다.”
- 기술 변화와 함께 혐오·조롱 표현이 급속히 확산하고 과격해지는 걸 보면 국가의 개입이 완전히 배제돼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혐오 표현의 양상을 봐야 합니다. 해악이 큰 선동형 혐오 표현이 있고, 중간 수위 혐오 표현이 있고, 또 농담이나 조롱성으로 발화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건 선동형 혐오 표현입니다. 문제는 이건 전체의 10%도 안 된다는 거죠. 그러면 나머지 90%의 혐오 표현에 대해선 별도 대책이 있어야 해요. 논의가 ‘형사처벌을 할 거냐 말 거냐’로 갈 경우 혐오 대응이 이 10%를 어떻게 할 거냐의 문제로만 좁혀질 수 있어 우려하는 겁니다. ‘극단적 혐오 표현이 더 문제냐, 조롱성 혐오 표현 같은 게 사회적으로 퍼지는 게 더 문제냐’ 했을 때 어떤 면에서는 후자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혐오의 경우 기존 법체계로 포착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혐오가 진화하는 양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지난해 내신 책에서 ‘지금은 혐오와 차별의 시대’라고 하셨습니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혐오와 차별은 편견에 기반하는데, 편견이 이전에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지 않았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데 편견이 있더라도 발화하거나 실행에 옮기는 건 금기시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그런 편견을 드러내도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제일 먼저 터져 나온 게 이주자 반대 또는 반(反)다문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지금은 일간베스트 같은 특정 커뮤니티가 아니라 영향력 있는 상당수 익명 커뮤니티들이 모두 혐오와 차별 문화에 물들었다고 할 정도로 확산됐습니다. 민주화 이후에는 이 혐오와 차별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병리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 온라인에서 머물던 혐오가 오프라인으로 확산하게 된 계기 같은 게 있을까요.
“온라인에서 얘기하다 보면, 가상 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면화되고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 것 아닌가’ 자신감이 붙기도 합니다. 그러다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일베나 반다문화 커뮤니티가 성장하면서 혐오 문화가 확산했는데 일베가 오프라인으로 등장한 건 (2014년) 세월호 단식농성장에서 벌였던 폭식농성이거든요. 당시 너무 당당하게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잖아요. 온라인에서 확산하면 언젠가는 오프라인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당초 홍 교수는 표현의 자유에 관심이 많았고, 그 예외로서 혐오 표현 문제를 연구했다. 그러다 2010년대 초 일베 문제가 불거진 것이 당시로선 국내에 드문 혐오·차별 연구자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됐다. 법학자 입장에서 혐오·차별 자체가 법으로 규제할 필요와 한계 사이 경계선상에 있는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고,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너무도 중요한 이슈가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연구뿐 아니라 여러 사회적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부터 규제라든지 액션이 있어야 했는데, 우리 사회가 좀 안일했다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근데 ‘온라인에서 규제를 어떻게 할 거냐’라고 하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온라인상의 문제가 현실 세계로 등장했을 때 어떻게 정확하게 선을 그어줄 것이냐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그에 대응하는 법과 정책이 있었나 하면 그렇지 않았거든요. 대표적으로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지 못했어요. 온라인에서의 혐오가 사회로 확장돼도 막을 수 있는 법과 정책이 부재한 겁니다.”
- ‘혐오 확산의 키는 정치가 쥐고 있다’는 말씀의 의미이신 것 같네요. 그렇게 보면 정치 문화와 혐오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만 그런 건 아닙니다만, 좀 극단적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부분도 있고, 상대를 타도나 절멸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굉장히 강해요. 팬덤 정치나 확증편향 이런 것도 심각합니다. 이런 정치 문화가 혐오 문화라고 바로 얘기할 수는 없어도, 혐오가 확산하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거꾸로 대화와 토론, 양보와 관용의 정치가 있는 곳에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형성되기 어려운 거죠.”
- 한국만 아니라 혐오를 이용한 정치가 기승을 부리게 되는 원인은 뭘까요.
“전 세계적으로 혐오가 확산한 시기를 보면 대체로 사회·경제적으로 위기가 심화했을 때나, 큰 재난이나 전염병이 퍼지던 때입니다. 사회·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안정된 사회, 공동체 구성원이 행복한 사회에서는 혐오가 확산되기 힘들죠. 그런데 보수든 진보든 전통적인 정치 세력이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틈타 극우가 혐오를 무기로 세력을 넓혀가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문제가 중요한데 사실 1~2년 사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사람들이 혐오와 차별의 유혹을 느끼고 그쪽으로 가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두 가지 고민을 같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 지금 한국 상황이 유럽의 극우 정치처럼 혐오 정치가 본격화한 거로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한국의 보수 정치는 지금 혐오를 이용할 만큼 능수능란한 정치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보수 정치권에서도 혐오 정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난민 반대 집회에 슬쩍 간다거나, 아니면 이주자 혐오 얘기들을 하거나 혐중 시위에 관여하려 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당장) 서구처럼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짧은 시간에 혐오를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가 득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심할 형편은 아닙니다.”
- 혐오나 조롱 문제가 과연 우파만의 문제인지도 의문이 있습니다.
“보통은 극우 세력이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포퓰리즘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포퓰리즘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판단보다 대중의 즉자적 감정에 의존하는 정치이고, 이것이 혐오 감정과 쉽게 연결될 수 있죠. 어떤 쪽이건 포퓰리즘은 혐오나 조롱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정치 문화 자체에 혐오가 기생하기 쉬운 여건이 형성된 셈이고요.”
- 혐오 정치가 진전되는 걸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혐오나 차별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혐오를 선동하는 정치 집단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게 1차적인 출발점이 될 수는 있습니다.”
- 사실 혐오와 차별에 대해 법적·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20년 가까이 강조해오셨는데, 정치권이 책임을 방기한 건가요.
“그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요. 예전에는 ‘보수 개신교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근데 요즘은 정치권에서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인지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한 게 더 문제라고 합니다. ‘또 차별금지법이냐’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법입니다. 이 법조차 제정하지 못한 상황이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혐오와 차별 문제에 우리 정치가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소홀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이 법을 제정해 정치권과 우리 공동체가 혐오와 차별에 적극 대응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혐오에 맞서는 사람들이나 피해 집단에는 큰 힘이 될 것이고, 혐오를 조장하려는 세력의 확장이 억제되는 중요한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 그런데도 왜 정치가 안 움직일까요. 표가 안 되기 때문일까요.
“혐오와 차별 문제가 늘 그렇습니다. 아직은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역사적 경험이나 서구 민주주의 국가를 보면 그러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 우리 상황들을 보면 1년 내에 그런 극단적 상황으로 비화해도 놀랄 일이 아니에요.”
- 스타벅스 사태나 배재고 파문은 마지막 신호 같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적어도 정치권은 그렇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혐오가 확산했을 때 박근혜 정부가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방치했죠. 세월호 농성장에서 폭식농성을 했을 때, 그래도 대통령이 한마디는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고요. 지금이 아주 중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특정한 사건이 터졌을 때 대응을 잘하기만 해도 그 이후 추가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건 좀 막을 수 있었던 경험들이 많습니다.”
- 정치권의 의지가 미덥지 못하다면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시민사회라든지.
“지금 시민들의 혐오와 차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성장해 있습니다. 시민이나 언론은 충분히 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거냐 말 거냐고 했을 때 70% 이상의 시민들이 해야 한다고 답하는 데까지 오게 된 데는 그런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정치권의 가시적인 노력이라든가, 법과 정책이 너무 부재하다 보니까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는 정치가 답을 해줘야 합니다.”
- 고위공직자 혐오 표현 대응 법개정 운동 및 공동행동단에 참여하신 것도 그런 취지인 건가요.
“혐오 표현을 법으로 다 규제하는 건 어렵다고 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고위공직자들이나 정치인의 혐오 표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1차적으로 중요합니다. 지금 논의되는 건 ‘최소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치인의 혐오 표현에 대해선 입장을 낼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최소한 ‘이건 혐오 표현이 맞다’고 확인하고 정치인들이 그런 발언을 하지 말도록 권고해야 합니다. 적어도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의 혐오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히 통제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해요.”
- 실상 정부기관 중 혐오와 차별 문제에 대응하는 기관이 국가인권위인데 제 역할을 하고 있나요.
“혐오와 차별이 중대범죄 못지않은 사회 문제이긴 하지만 범죄 처벌하듯 접근해선 해결되지 않는 문제여서 인권위 역할이 중요합니다. 수단과 방법 자체가 다양합니다. 경찰이나 검찰·법원은 합법과 불법, 일도양단으로 접근합니다. 반면 인권위는 권고도 하고 예방교육도 하고, 정책 수립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다차원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거든요. 다만 지금 인권위가 적격자라고 볼 수 없는 위원장부터 해서 여러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혐오와 차별 문제에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긴 인터뷰의 끝에 홍 교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민주주의라는 게 사실 어느 정도 포퓰리즘적인 경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혐오나 차별은 소수자 이슈여서 관심을 갖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대중 사이에서 잘 안 보이는 문제를 살피는 것도 민주주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금 혐오와 차별 문제에 주목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파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정치가 전향적인 태도를 가졌으면 합니다.”
청년 부부가 비수도권에 정착하는 경우 아이를 낳거나 내 집을 마련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한 청년 부부 10쌍 중 6쌍은 여전히 수도권에 둥지를 트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됐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 여성층에서도 혼인 후 남편 거주지에 따라 회사를 그만두는 ‘경력단절’ 흐름이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공개한 ‘인구동태패널통계로 살펴본 청년층 혼인 후 거주지 이동과 정착’ 보고서를 보면, 결혼 후 비수도권으로 이주해 정착한 청년 부부 중 3년 이내에 아이를 낳은 비율은 70.5%에 달했다.
반면 결혼 후 수도권으로 이주해 정착한 부부가 아이를 낳은 비율은 66.8%에 그쳤다. 비수도권 정착 부부가 아이를 낳은 비율이 3.7%포인트 더 높았다.
비수도권에서 계속 거주하는 경우도 아이를 낳는 비중이 73.2%로, 수도권 거주자(65.3%)보다 높았다.
이는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만 32세에 혼인한 남성(1984~1990년생)과 만 31세에 혼인한 여성(1985~1991년생) 초혼 부부의 혼인 후 거주지 이동, 취업, 출산, 주택 소유 변화를 전수 분석한 결과로 올해 처음 발표됐다.
내 집 마련 가능성 역시 지방이 더 앞섰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 간 경우 결혼 후 3년 내 주택 소유 비중은 24.3%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 이주·정착(23.6%)보다 0.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은 가구도 비수도권의 주택 소유 비중이 37.5%, 수도권은 30.3%였다.
이는 아이를 낳거나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은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여건에도 청년층은 결혼 후 수도권으로 몰렸다. 혼인 후 청년들의 수도권 거주 비중은 56.6%로, 혼인 전 대비 0.7%포인트 늘었다. 비수도권 권역 중에서는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만 유일하게 0.4%포인트 증가했다.
청년들의 57.1%는 결혼 후 시군구를 넘어 거주지를 옮겼는데, 이 중 61.6%는 수도권으로 향했다.
또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층 여성들도 혼인 후 남편의 거주지로 이동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흐름이 두드러졌다.
상시근로 여성 비중은 혼인 전 79.9%에서 혼인 후 65.6%로 14.3%포인트 급감했다. 혼인 전 6.5%에 불과했던 비취업자 비중은 혼인 후 19.0%로, 3배 가까이로(12.5%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상시근로 남성 비율은 결혼 전 83.9%에서 84.4%로 0.5%포인트 늘었고, 비취업자 비중은 4.1%에서 2.8%로 1.3%포인트 줄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기혼 남성의 경우 상시근로자 비중이 결혼 전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커리어 상향 이직’ 기회로 풀이된다. 비수도권으로 갈 때도 감소폭이 0.6%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여성은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이동할 때조차 상시근로자 비중이 17.2%포인트 줄었고, 비수도권으로 갈 때는 27.1%포인트나 급감했다.
김서영 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수도권으로 이동할수록 여성 상시근로자 비중이 줄어들었고, 남성 상시근로자는 늘어났다”며 “이 같은 이동 패턴은 여성이 결혼 후 남편의 거주지나 직장 인근으로 이사하는 흐름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파양보호소 남양주학교폭력변호사 서초구하수구막힘 남성진변호사 상간녀위자료 검사출신변호사 이혼소송 울산이혼전문변호사 안양음주운전변호사 김해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성남성범죄변호사 용인이혼전문변호사 분당불법촬영변호사 용인검사출신변호사 핑크티켓 이혼변호사 광진변기막힘 홈페이지 상위등록 안산이혼전문변호사 용인변호사 수원변호사 대구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네이버 상위노출 용인형사변호사 강동하수구막힘 사이트 상단노출
- 이전글이혼변호사 ‘육휴 자유롭게 사용’ 비정규직·5인 미만 업체선 아직 30%대 26.07.22
- 다음글[사설]이번엔 외교원 해킹, 피해 규모조차 모른다니 26.07.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