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법무법인 “세금 꼬박꼬박 내는데 투명인간 취급”…중국동포 유권자들이 보는 6·3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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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4-22 05:55본문
김씨는 장애인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영등포구의 한 구립 사회복지관을 찾았다가 휠체어를 돌려야 했다. 복지관에서 무료 급식을 이용하려면 회원 가입이 필수인데, 이때 ‘장애인 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했다. 한국에 온 지 5년째 되던 2013년, 재외동포와 영주권자(F-5) 등에게도 장애인 등록을 허용하도록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김씨 역시 ‘장애인 등록증’을 받게 됐지만, 문제는 주민등록등본이었다. 중국 국적의 김씨에게 주민등록등본이 있을 리 없다. 김씨는 복지관에 주민등록을 대신하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자가 지난 4월 15일 해당 복지관에 동포들의 무료 급식 가능 여부를 문의하자, 기관 관계자는 “구립 시설이라 주민등록등본이 없으면 이용이 어렵다”며 “영주권자도 귀화 후에야 가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씨가 무료급식을 받지 못하는 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김씨에게 장애인 등록을 허용한 바로 그 장애인복지법은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등을 고려해 장애인 복지사업의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대림동에서 양꼬칫집을 운영하는 김호림 전국동포총연합회 대표는 김씨의 사례를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기자에게 “세금 꼬박꼬박 내며 한국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동포 장애인들이 밥 먹을 곳조차 없어 떠도는 현실은 너무 잔인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정책이 나와야 한다. 지자체만 달라져도 동포 장애인들의 끼니 걱정을 줄일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국적자와 영주권자들이 당당히 이런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시장·도지사, 시·군·구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중국 국적을 비롯한 외국인 유권자가 늘어나자, 국민의힘은 “특정 국가 출신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며 이들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선거권을 축소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과 달리, 동포 사회의 기류는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그동안은 선거권이 있어도 행사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난해 혐중 시위 등을 겪으며 김 대표처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직접 바꿔나가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주간경향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해 선거권을 가진 중국 동포들과 10년 넘게 국내에 장기 거주하면서도 선거권이 없는 동포들을 차례로 만났다. 중국 동포 사회의 팍팍한 일상을 따라가며, 이들에게 왜 자신을 대변할 선거권이 그토록 절실한지, 이들이 요구하는 진정한 ‘생활 정치’의 의미가 무엇인지 짚어봤다.
경로당 못 가는 노인들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동심어린이공원’. 영등포·구로구 일대의 공원들은 대부분 ‘어린이공원’이라는 문패를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놀이터 곁에 경로당과 운동기구까지 두루 갖춘 동네 주민들의 복합 쉼터에 가깝다. 이날 공원 한편에 마련된 배드민턴장에서는 아침부터 중국 동포들이 편을 나눠 제기차기(踢毽子·티젠쯔)에 한창이었다. 족구처럼 네트 너머로 제기를 차넘기는 경기다. 중국 지린성 판스시 출신으로 2007년 방문취업(H-2) 비자로 한국에 온 한윤석씨(66)도 이곳의 단골 멤버다. 막노동과 식당 일을 전전하다 2010년 영주권을 취득한 뒤 마사지사로 일했던 그는 은퇴 후 아침마다 공원으로 출근해 제기를 찬다.
지금이야 웃으며 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 평화로운 공간은 아슬아슬한 갈등과 중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애초 공터였던 이곳에 동포들이 아침마다 삼삼오오 모여 제기를 차자 “어린이공원에서 어른들이 웬 소란이냐”며 선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갈등이 커지자 보다 못한 지역 봉사단체 ‘사랑나눔’의 임명식 회장(63)이 중재에 나섰다. 한국인인 임 회장은 옌볜 출신의 여성과 가정을 꾸렸다.
“하도 민원이 많아서 제가 소음측정기까지 들고나와 아침 소음을 직접 확인해 봤어요. 기준치를 한참 밑도는 생활소음 수준이었거든요. 우리가 같이 사는 이웃에게 이 정도 배려도 못 하나 싶더라고요. 마침 티젠쯔 경기장이 배드민턴 코트 규격과 비슷해요. 그래서 선주민과 구의회를 설득해 아침엔 동포들이 제기를 차고, 이후에는 선주민이 배드민턴을 칠 수 있도록 배드민턴장을 만들어달라고 했죠.” 그 결과, 아침에 동포들이 제기를 차고 공원 전체를 돌며 청소한 뒤 자리를 떠나면, 저녁 시간에는 선주민들이 나와 배드민턴을 치는 ‘공존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모든 공원이 동심어린이공원처럼 해피엔딩을 맞은 건 아니다. 여기서 도보로 20분 떨어진 구로동의 구로리어린이공원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동포 노인들이 모여 카드 게임(포커)을 하고 광장무를 춘다는 민원이 쏟아지자, 구청은 올해 1월 공원 문을 닫고 환경 개선 사업을 벌인 뒤 이용 시간을 오후 8시로 제한했다. 나아가 공원 출입을 ‘만 13세 이하 어린이와 보호자’로만 엄격히 제한하며 사실상 노인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한씨가 “민원이 들어오는 것도 이해는 간다”면서도 “선주민 민원만 듣고 너무 과한 처사를 내린 것 같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사실 동포 중에 은퇴한 노인들은 갈 곳이 없어요. 지자체 예산으로 대한노인회가 관리하는 경로당들은 한국 국적자만 받아주거든요. 대림동에 동포 노인들이 그리 많은데 이들이 맘 편히 모일 곳은 개인이 만든 사설 경로당 단 한 곳뿐이에요. 그러니 갈 곳 없는 노인들이 공원에 모여 놀다가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며 결국 쫓겨나는 신세가 되는 거죠.”
“계엄에 중국행 비행기 알아봐”
티젠쯔 회원들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었더니 몇몇이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답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이린시 출신으로 2000년에 한국에 온 김승덕씨(55)도 그중 1명이다. 2018년에 영주권을 취득한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선거권이 있었지만, 당시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투표권이 있으면 뭐 해요? 누가 되든 간에 대림동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나 김씨는 12·3 불법 계엄과 이후에 대림동에서 벌어진 극우 세력의 혐중 시위를 지켜보며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계엄 때 ‘이야, 이거 당장 중국으로 가야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윤석열이 또 계엄을 할 거라는 얘기가 있었잖아요. 그게 진짜 성사되는 날엔 (중국) 동포들은 여기서 못 살아요. 솔직히 (12·3 이후) 한 달 동안은 중국 가는 비행기표까지 알아봤어요. 혐중 시위까지 보고 나니, 이제부터는 눈 크게 뜨고 정치에 관심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에게 선거권은 단순히 표를 행사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들을 혐오하고 배제하려는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유일한 무기’이자, 일상의 차별을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다. 김씨는 “내가 1년에 내는 세금만 몇천만원이고 보험료도 꼬박꼬박 다 낸다”며 “의무는 다하는데 권리는 없는, 공원에서마저 쫓겨나야 하는 이런 투명인간 취급이 부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지난 2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른바 ‘외국인 원정 투표 금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영주권 취득 후 3년이던 선거권 부여 기준을 5년으로 늘리고, 선거인명부 작성일 기준 최근 4년간 730일 이상 국내에 체류해야 한다는 요건을 신설했다. 여기에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와 선거권 부여 조약 등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으로만 투표권을 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실상 지방선거 외국인 유권자 중 가장 비중이 큰 중국 국적자를 겨냥한 법안이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우리 동네에 살지 않는 외국인이 동네 일꾼을 뽑는 건 역차별이자 지방선거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승덕씨는 중국인들이 지방선거 때만 입국해 표를 던진다는 식의 ‘원정 투표’ 프레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저도 20년 넘게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이미 한국사회의 일부가 됐습니다.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정치인이란 사람이 왜곡된 주장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교육·보육 정책은 선주민 중심
주간경향은 이외에도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영주권자 박모씨(39)와 연세대에 재학 중인 유모씨(22)의 이야기도 들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씨는 내국인과 똑같이 세금을 내면서도 보육·교육 제도의 문턱은 턱없이 높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선주민들은 당연하게 받는 정부 지원금(약 28만원)을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는 초등생 자녀를 학교에서 오후 7시까지 돌봐주는 ‘돌봄교실’을 신청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포기해야 했다. 재직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익숙지 않은 서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들이 이주민 가족을 위한 세심한 교육·보육 정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 한국으로 온 유씨의 고민은 ‘언어 장벽’과 턱없이 부족한 ‘공적 인프라’였다. 유씨는 “이제는 조선족들도 중국 학교에서 중국어만 배운다. 그래서 나처럼 성인이 되기 전에 중도 입국한 청소년들은 한국말을 잘 몰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쳐주는 공공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는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가 밀집한 영등포구 사선거구(대림1·2·3동, 신길6동)에서는 귀화한 동포 출신 강광빈씨(44)가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당선될 경우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선출직으로 중국 동포가 지자체 의회에 입성하는 첫 사례가 된다. 강 후보에게 왜 국민의힘을 택했는지 물었다.
“대림동에 중국 동포 사회를 대표하는 지역 정치인이 없다는 게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붙였더라고요. 민주당은 그런 게 없었고요.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회와 소통해보니 동포 사회에 상당히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출마를 두고 동포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곤혹스러워하는 이도 많다. 대림동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동포는 “왜 하필 국민의힘인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주당은 동포 출신 후보도 안 내고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앞서 공원에서 만난 한윤석씨와 김승덕씨는 “동포라고 무조건 표를 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대로 된 후보인지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의원 비례대표에 중국 동포 출신의 귀화인 김옥란씨가 예비후보로, 시의원 지역구 출마자로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귀화인 아이수루 현 서울시의원(비례대표)이 금천구 제1선거구(가산동, 독산 1·2·3·4동) 예비후보로 나섰다고 밝혔다. 정의당, 녹색당, 진보당 등 진보 정당은 4월 13일 기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이주민이나 동포 출신 후보를 단 1명도 내지 않았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몰리고 있다.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강남 3구에서 이례적으로 경선이 치러졌고, 국민의힘 출신 인사가 민주당 후보로 영입됐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5개 자치구 대부분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민주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황인식 전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김재원 티엠지홀딩스 대표를 경선에서 꺾고 서초구청장 후보로 확정됐다. 김형곤 강남구의회 의원도 지난 13일 전원근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맞붙어 강남구청장 후보로 선출됐다. 송파구청장 선거엔 예비후보만 5명이 몰렸다.
강남 3구는 보수 강세 지역이다. 통상 후보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3곳 모두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초구청장 후보인 황인식 전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하다 여당에 영입됐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선거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보니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운 구의원·시의원 후보들이 민주당으로 옮겨오는 경우가 있다”며 “당도 이번 기회를 외연 확장의 계기로 보고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 25개 구 중 현재 국민의힘이 단체장을 맡은 14곳을 포함해 보수 강세 지역까지 대부분 탈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25곳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에서 승리했을 때와 비슷한 구도라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히 한강을 따라 형성된 8개 자치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격전지로 보고 공을 들이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최근 용산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강태웅 용산구청장 후보를 공개적으로 띄운 것이 대표적이다. 정 서울시장 후보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성동구청장 선거에도 예비후보만 6명이 뛰어들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마(포)·용(산)·성(동)도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25개 자치구 중 최소 20~21곳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후보 구인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 강세인 노원구청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한 명도 없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현역 구청장이 있는 동작구·영등포구에서도 후보자 구인난으로 추가공모를 진행했다. 인물난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25개 지역 중 9곳에서 현역 구청장을 단수공천했다. 민주당 현역 단수공천이 3명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구인난을 겪으면서 시의원·구의원 후보 고갈도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구청장이 있는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3인 선거구에서는 통상 2인을 공천하는데 국민의힘은 2명 추천조차 버거운 상황”이라며 “구의원 공천이 많아야 선거운동원도 늘고 서울시장 선거에도 도움이 되는 구조인데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공화당 중심의 미국 내 보수진영과 더욱 단단히 공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일정을 연장하며 만난 미 정부 측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고, 방미 기간 당내서 제기된 비판과 거취 표명 요구를 일축했다. 당내에선 “장 대표 방미를 당무감사해야 한다” “2선도 아닌 5선은 후퇴해야 할 정도”라는 반응이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8박10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장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 핵·미사일을 비롯한) 위기 국면에 양국 정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안보협력조차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해 많은 미국 측 인사들이 깊은 우려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흔들리는 한·미동맹을 지탱할 신뢰의 토대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국민의힘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제가 직접 미국과 소통하며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절대 가치로 여기는 강성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방미 기간 우편투표 제한을 지지해온 조 그루터스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만난 바 있다. 부정선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우편투표 인정 범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지지한 인사다.
장 대표는 귀국을 늦추고 만난 미국 측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외교 관례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 대표의 당초 방미 계획은 2박4일 일정이었다. 장 대표는 방미 기간 당내서 “돌아오면 거취 잘 고민하길 바란다”(배현진 의원) 등의 사퇴 요구가 나온 데 대해 “저는 당원들이 선출한 대표”라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장 대표는 “해외여행 화보 찍냐”(김종혁 전 최고위원) “엄중한 시기에 희희낙락하냐”(주호영 의원)와 같은 비판이 나온 김민수 최고위원과의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 기념사진에 대해선 “의회 공식 일정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잠깐 기다리는 사이에 찍은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제 방미 성과 전체를 덮어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친한동훈(친한)계를 겨냥해 역공을 펼쳤다. 장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원 중인 진종오 의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해당 행위인지를 파악하라고 당무감사실에 지시했다. 앞서 진 의원은 무소속 신분인 한 전 대표의 선거를 돕기 위해 부산 북갑 지역에 거주할 집을 알아보고, 당의 무공천을 주장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제1야당으로서 보궐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서 당선시키는 게 당의 기본 책무”라며 북갑 무공천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또 서울시당위원장인 친한계 배 의원이 자신의 거취 표명을 압박한 데 대해 “서울시당 공천과 관련해 여러 논란과 잡음이 있다. 그럼에도 저는 그분의 거취 이야기를 안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서울시당의 공천안 182건 가운데 이의신청이 접수된 18건에 대한 의결을 보류했다. 배 의원은 “한시가 급한 후보들 발목잡기가 3주차에 접어든다”며 “목요일 최고위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당내선 장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에 ‘꼴도 보기 싫다’ ‘영국으로도 한 바퀴 돌려라’며 장 대표에 대한 분노와 비아냥이 넘친다”며 “2선도 아니고 5선은 후퇴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친한계 박정하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장 대표의 방미를 두고 “당에 누를 많이 끼쳤다.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방미가) 옳은 것인지 당무감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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