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무법인 굳건한 ‘아메리칸 드림’ 물밑선 ‘중국 러브콜’···갈림길 선 인재들 [마가와 굴기 넘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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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07 23:41본문
중국의 기술굴기를 논할 때 이공계 인재 양성이 빠질 수 없다. 중국은 내부에서 인재를 기르는 동시에, 미국 등지에서 기술을 익힌 자국 과학기술 인재를 불러들이는 걸 넘어 해외 인력을 적극 끌어안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카이스트(KAIST)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 카이스트 교수 149명이 중국으로부터 포섭 e메일을 받았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중국의 이 같은 ‘일해보자’는 제안은 대학원생들에게도 향했다.
그러나 중국행은 여전히 쉽지 않은 선택지다. 배신자로 낙인찍히거나 기술 유출 의심을 받기도 해서다. 역사적 맥락도 있다. 한국은 서방국가의 과학기술 패러다임을 충실히 따르며 성장해왔다. 국내 대학 교수진은 미국 및 유럽 출신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정년퇴직 후 중국으로 건너가 연구하는 교수가 많다’는 사실은 요즘 이공계에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포항공대(포스텍) 박사후연구원 A씨(29)는 “중국이 한 분야를 따라잡기 시작하면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기술 경쟁과 국제질서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카이스트 자연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인 마준석씨(29)는 “반도체·인공지능(AI)·통신 인프라와 같은 전략산업은 국가 간 규제와 제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커리어 선택 자체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연동된다”고 말했다. 포항공대에서 반도체 소재를 연구 중인 권민구씨(27)도 “대학원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할 때 미·중 경쟁의 영향이 클 것 같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1~12월 이공계 학부생과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현직자 등 총 16명과 대면·전화·서면 인터뷰를 해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한국 이공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면 및 전화 인터뷰는 각각 약 1시간씩 소요됐다. 인터뷰는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 카이스트와 경북 포항공대에서도 진행했다.
이들은 미국이나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선 인재에 대한 낮은 처우 개선은 물론, 국내로 유턴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도 한국만의 틈새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 미·중 이외 국가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터뷰 참여자의 62.5%(16명 중 10명)는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학창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1명을 제외하곤 모두 미국을 ‘가장 가고 싶은 국가’로 꼽았다. 독일·영국·호주·싱가포르·일본 등이 차순위로 꼽혔다.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건 미국 딱 하나” “의문의 여지가 없이 당연히 미국” 등 미국이 유일한 ‘꿈의 국가’인 사례도 있었다.
미국과 중국으로 선택지를 좁히면 미국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미국, 중국 기업이나 대학 등에서 동시에 영입 제안이 온다면 어디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고 답한 1명을 제외한 15명 모두가 미국행을 택했다. 단, “학교라면 미국을 가겠지만 기업이라면 중국을 가겠다”며 학업과 취업을 분리해 답변한 경우도 있었다.
우수한 연구환경과 높은 성장 가능성, 굴지의 테크 기업 등 미국행을 고려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포항공대 AI대학원 박사과정생인 신경수씨(37)는 “학·석사 때 미국에 다녀왔는데 실력 있는 연구직 종사자가 많아 연구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었다”며 “대부분의 행정 처리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연구 외의 잡무가 적었다”고 했다.
전문직을 그만두고 AI 박사과정 중인 B씨(36)는 “전 세계 뛰어난 사람들이 다 미국에 모이지 않느냐”며 “그래서 한번 구경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연구하는 C씨(33)는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 등 플랫폼 기업들도 데이터센터를 위한 시스템온칩(SoC)을 자사가 설계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 신청 수수료를 대폭 올리는 등 이민자 홀대 정책을 펴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취업을 희망하지만 “트럼프 정부일 때는 미국에 가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나왔다. 미국 비자가 나오지 않아 취업을 포기하고 국내 대기업으로 향한 사례도 있었다.
미·중 패권 경쟁은 중국행을 망설이는 이유로 작용했다. 중국에서 경력을 쌓는다는 것은 향후 미국이나 기타 자유주의 진영 국가에서 일하지 못할 위험 부담을 떠안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포항공대 화학공학 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생인 조성재씨(26)는 “당장 크게 와닿진 않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진로 범위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며 “어느 한쪽을 선택해버린 순간 다른 한쪽에 대한 길은 완전히 차단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중용도(dual-use) 기술 연구·개발(R&D) 참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카이스트 AI 전공 박사후연구원인 D씨(30)는 최근 중국 기업으로부터 ‘같이 연구하자’는 취지의 e메일 2개를 받았다. 그는 “중국 회사에는 웬만하면 답장을 안 한다”며 “겉으로 봤을 때만 IT(정보기술) 회사고, 군사 쪽으로 (기술이) 쓰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화웨이와 인텔리퓨전에서 대학원생들에게 홍보성 e메일을 많이 보낸다고 말했다.
일부는 중국 빅테크 기업 앞에서 ‘X’가 ‘O’로 바뀌었다. 스타트업에서 AI 개발자로 일하는 E씨(29)는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알리바바 정도의 회사에서 저를 쓰겠다 하면 당연히 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구글을 ‘꿈의 기업’으로 꼽은 서버 개발자 F씨(28)는 화웨이에서 입사 제안이 온다면 어떨지 묻자 “좋을 거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를 고려하면 ‘△’가 되기도 했다. F씨는 “해외 경험을 쌓더라도 결국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한국”이라며 “중국에서 일하고 왔다고 하면 평판이 좀 안 좋을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했다.
미·중이 전 세계 인재를 앞다퉈 흡수하는 가운데 한국은 인재 유출 방지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A씨는 “제 주변엔 그렇게 막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떠밀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에 박사후연구원을 나갔다가 한국에는 일자리가 없어 그냥 해외에 정착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AI 등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이공계의 해외 이직은 이미 활발하다. 한국은행 보고서 ‘BOK 이슈노트 2025-36’(박근용 외)에 따르면 링크드인 기반 조사 결과, 2024년 기준 한국 AI 인력의 약 16%가 해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 업종 근로자에 비해 약 6%포인트 높은 수치다.
낮은 처우는 한국 잔류 의지를 꺾었다. 해외 취업을 고려 중인 한 박사과정생은 “한국에선 만족스러운 연봉을 받지 못한다”며 “그 돈을 받고 다닐 거면 (애초에) 유학을 안 가도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의대 쏠림 현상과도 연결된다. 고급 인재들이 기대소득이 높은 의대로 향하기 때문이다. 한 응답자는 “의대하면 확실히 ‘돈을 잘 번다’는 인식도 있다”며 “공대도 전반적으로 대우를 향상시켜주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의대라든지 다른 좋은 데를 갈 실력으로 이공계 대학원에 온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외 연구 경력이 한국에서 연봉을 높이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 서구권 국가에서 한국 기업의 채용설명회를 다녀왔다는 응답자는 “같은 박사인데도 한국에서 뽑히면 1억원, 현지에서 데려가는 조건이면 3억원을 받더라”고 전했다.
부족한 연구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포항공대 화학공학과에서 연구 중인 G씨(25)는 “연구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하면 ‘이걸 그만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톱티어 대학 이외의 대학들에 경제적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씨는 “연구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결국 돈”이라고 했다.
인재 이탈을 원천봉쇄하는 건 비현실적일뿐더러 다양한 연구 경험을 중시하는 이공계 문화와도 맞지 않다. 특히 국내 교수 임용을 꿈꾸는 이공계 학도에게 해외 유수의 과학자들과 연구 성과를 내고 인맥을 쌓는 것은 ‘필수 코스’로 꼽힌다.
한 응답자는 “부동산이랑 똑같다. 서울에 살고 싶어 하듯 더 좋은 일자리에 가고 싶은 것”이라며 “어차피 나갈 사람은 나가는데, 부동산 규제하듯 조이면 한국에 더 돌아오기 싫을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출국을 막는 게 아니라 성공적인 유턴 사례 축적이란 게 다수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롤모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유학이나 취업을 고려하는 이들 대부분은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고 답했다. ‘가족이 한국에 있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국가에서 평생을 사는 건 쉽지 않아서’ 등 이유는 다양했다. A씨는 “해외 기업에 가면 ‘잠시 찍고 오는’ 느낌”이라며 “창업을 하지 않는 이상 국내 대기업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도 있었다. 미국에 박사후연구원으로 가고 싶다는 D씨는 “처음엔 한국 연구자가 미국이라는 메이저 게임판에서 살아남아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며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뭔가 잘 꾸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잔류를 택한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생인 김진유씨(35)는 진행 중인 연구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해외로 나가는 것을 고려해본 적 없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상당한 규모의 국가 R&D 예산이 특정 부처나 기관에서 기획된 과제를 중심으로 소모되고 있으나, 실제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원생과 연구원에게 체감되는 지원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접적 지원이 강화돼야 우수 인재가 연구 현장에 머무를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중 패권 경쟁을 위기로만 볼 게 아니라, 한국의 ‘대체 불가능한’ 기술 영역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건국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H씨(20)는 “한국은 미·중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활발히 교류해야 하고, 한국 자체의 기술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입지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김진유씨는 “미국, 중국과 비교해 한국의 인적·물적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이미 강점을 보유한 문화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거나 배터리, 반도체 공정, 로봇, 의료 AI 등 특정 틈새기술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기초과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AI만 붙이면 과제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고 한다. 정부가 과학기술 육성에 막대한 투자를 해도 반도체나 AI·로봇 등에 비해 기초과학 연구에 돌아가는 돈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뉴욕대 졸업 후 카이스트 생명과학 박사과정 중인 장현수씨(31)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여러 분야에) 분산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장에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기초과학에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실험주기가 긴 기초과학 특성을 고려해 장기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전자 가위나 mRNA 백신도 기초과학에서 비롯돼 발전된 것”이라며 “언제 성과를 낼지 모르는 분야”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총학생회장인 이슬기씨(29)는 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이씨는 “‘세계’를 말할 때 미국과 중국밖에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중 외의 국가들과 맺는 관계를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막연한 위기담론은 경계했다. 그는 “‘지금 기회가 열렸어. 해보자’라는 기대감과 ‘우리는 빨리해내야 한다. 위급하다’는 불안감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했다.
현실적인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루자는 의견도 나왔다. B씨는 “우리가 처음부터 챗GPT를 만들 순 없다”며 “우리 생태계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내수용 AI 개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시는 청소년의 성인 진입을 축하하고,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첫 주민등록증 발급 축하금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는 12월까지 연중 운영된다.
지원 대상은 생애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만 17세 이상 신규 발급 대상자 가운데 신청일 기준 동해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시민이다.
대상자에게는 지역 화폐인 동해사랑상품권(동해페이) 3만 원이 1인당 1회 지급된다.
주민등록증 신규 발급 신청 시 축하금 신청도 동시에 접수된다.
올해 주요 발급 대상자는 2009년생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첫 주민등록증 발급은 성인으로서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청소년들이 동해시의 한 구성원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젊은 이공계 전공자들에게 물었더니 약 60%가 해외 취업(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해외로 나가고 싶은 이유로는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발전한 나라여서’ ‘외국의 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공계 전공자들이 머물 곳을 선택할 때 보다 더 선진화된 연구 환경과 경력 발전 기회가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또 인재에 대한 충분한 대우와 고급 인력의 국내 복귀를 위한 자리 마련, 기초연구 지원, 장기적 관점의 투자 등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1월11일부터 12월18일까지 국내 이공계 전공자 4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에너지(9명)를 비롯해 인공지능(AI·8명), 반도체(8명), 조선(4명), 기초과학(3명), 로봇(2명), 의료바이오(2명), 컴퓨터공학(2명), 통신(1명), 금융공학(1명), 제철(1명), 건축(1명) 등의 전공자가 설문에 참여했다.
응답자 중에는 26~30세(16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31~35세(14명), 21~25세(10명), 18~20세(1명), 36~40세(1명) 등의 순이었다. 대학 재학생부터 석박사과정생, 박사과정 졸업 후 연구원, 직장인 등이 고루 참여했다.
이번 설문 결과, 42명 중 25명(59.5%)이 다음 진로로 해외 취업이나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취업하고 싶은 분야의 연구가 해당 국가에서 더 발달해서’(7명)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국 회사 경력을 쌓고 싶어서’(5명), ‘해외에 살아보고 싶어서’(4명), ‘취업하고 싶은 분야가 한국에 없거나 부족해서’(2명), ‘외국 회사에서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어서’(2명) 등의 순이었다. 해외 취업·이직 고려에 금전적 보상뿐만 아니라 연구환경 같은 비금전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싶은 이유로는 ‘언어나 문화가 다른 생활환경에 살고 싶지 않아서’(20명 중 17명·85%)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 잔류를 희망하는 이공계 전공자들은 경향신문이 진행한 대면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나고 자라 문화가 익숙하며 가족과 친구, 동료가 있는 한국에 머물고 싶다고 응답했다. 외국에 나갔다가 국내로 돌아오고 싶은 바람을 가진 전공자들도 같은 이유를 들었다. 이공계 보상체계와 연구환경 등을 개선하면 한국 잔류·귀국 희망자도 늘어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설문 응답자 42명 중 30명은 현재 학업·현업 이후 다음 진로에서 연구·취업하고 싶은 분야로 현재와 같은 전공을 선택했다. 연구·취업하고 싶은 분야로는 AI가 12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4명은 현재 다른 분야를 전공 중이다. 에너지(10명·23.8%)와 반도체(9명·21.4%)도 선호가 높았다.
이공계 전공자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높은 소득’(21명·50%)이었다. 이어 연구환경(10명·23.8%), 고용안정성(9명·21.4%) 등의 순이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의 57.2%(24명)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두는 이유(중복응답)로는 ‘한국의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쳐서’(17명·56.7%)가 가장 많이 꼽혔고, ‘전공한 분야의 발전, 정책 등에 영향을 미쳐서’(16명·53.3%), ‘취업, 연구, 이직 등 개인적 삶에 영향을 미쳐서’(13명·43.3%) 등이 뒤를 이었다.
미·중 경쟁에서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2명 중 21명은 ‘매우 크다’, 10명은 ‘크다’고 했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로는 AI(29명·69%)가 압도적이었고, 다음은 반도체(10명·23.8%)였다.
한국의 이공계 인재 양성 교육 정책에 대해선 12명이 ‘매우 못함’, 17명이 ‘못함’이라 평가했다(0점 매우 못함~5점 매우 잘함). ‘매우 잘함’을 선택한 응답자는 없었다.
한국의 첨단 과학기술 산업 현장 지원 정책에 대해선 30명이 ‘못함’(‘매우 못함’ 11명, ‘못함’ 19명)이라고 응답했다. 첨단 과학기술 연구 현장 지원 정책은 28명이 ‘못함’(‘매우 못함’ 11명, ‘못함’ 17명)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 심각성을 두고는 33명이 ‘심각하다’(‘심각’ 23명, ‘매우 심각’ 10명)고 답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이공계 전공자들의 구체적인 생각을 듣기 위해 서술형 질문 항목도 포함했다. 이공계 인력 양성과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다수의 응답자가 높은 연봉과 노동환경 및 처우 개선을 꼽았다.
한 응답자는 “애국심만을 강조하는 게 아닌 그에 합당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의 현재 AI 지원은 하드웨어적 측면(GPU 확보 등)에 집중돼 있다. 중국의 딥시크는 고급 인력이 하드웨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예를 보여준다. 고급 인력 양성에 더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급 인력을 양성해 이들이 해외에서 연구한 후 국내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한국 첨단 과학기술 연구·산업 현장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연구비 및 연구수당, 인프라를 증액·증축할 것을 바랐다. 한 응답자는 “연구직에서 해외 박사, 해외 박사후연구원 경력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해외(특히 미국)의 강한 연구력을 반영한다.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싶다면 국내 대학원·연구소의 질적 환경 및 대중적인 평판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기초과학 연구 지원 및 장기적인 신뢰 기반 투자, 실패에 투자하는 여유 등도 제언했다.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은 어떤 외교적 입장을 취해야 할까. 다수(25명 중 11명)는 “두 나라 중 한쪽에 치우치는 외교보다는 중립외교를 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동맹국으로서의 지원은 미국으로부터 충실히 받음과 동시에, 자주적 기술 발전을 확보하려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두 나라가 하지 못하고 있는 기술 우위 확보, 기술 자립을 통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7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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