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젠 교권까지…수업 간섭과 통제가 ‘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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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4-05-16 00:55본문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하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던 의료체계 전반이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안대로 의사 증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타 많은 문제들의 해결은 도외시하며 압박과 통제 일변도의 드라이브로 의사집단 전체의 반발과 사기 저하를 초래하면서 문제 해결이 더욱 요원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일이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올해 교육부의 훈령 개정으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교수학습평가계획’의 양식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이에 대한 교육(지원)청 등의 컨설팅(?)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게 수많은 행정업무를 부과하긴 했어도 교권의 본질인 수업과 평가까지 간섭과 통제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선을 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 용인의 한 중학교 연구부장은 양식 변경과 컨설팅을 반영하니 13과목밖에 안 되는 평가계획 문서가 무려 500여쪽에 이른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한다. 번문욕례 사례다. 다른 지역의 한 교사는 ‘적확’이란 말도 몰라 ‘정확’으로 고치라는 컨설팅단의 전문성이 의심스럽다며 누가 점검했느냐에 따라 컨설팅 결과가 다 다른데 따라야 하느냐고 호소한다. 다른 교사는 수업과 평가의 세부 사항까지 통제받고 강요당하는 교권 훼손의 모멸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사실 교사가 이렇게 과도한 서류작업을 강요받으면 정작 학습지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줄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더구나 성취기준을 건건이 ‘문자 그대로’ 적용하게 하는 처사는 사안을 크게 보는 통찰과 다른 과목과의 융합 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교육도 조장한다. 문서에 과도한 정보를 담아 공개하게 하면 그걸 바탕으로 정보를 얻은 학원의 대비를 받은 학생이 매우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새롭고 창의적인 교육활동보다는 민원 방지와 통제, 그리고 문서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관료주의적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러한 상황에 현재 교사들은 의사들처럼 적극적인 저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작년 서이초 사건 등을 통해 이미 사기가 저하될 대로 저하된 상황이라 그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 해주고, 대신 교육에 두던 관심을 퇴직 준비나 퇴직 이후에 쏟기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간 정부 및 관료 주도의 발전국가 모델이 한국 사회의 초고속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문턱을 넘은 지금 그러한 상명하복의 지시와 통제 중심의 모델은 수명을 다했음도 분명하다. 정부나 관료가 사안을 모두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사회의 복잡성이 증대했을 뿐 아니라 양 외에 질까지 담보하려면 일선의 자율성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교실혁명 선도교사’ 3만4000명을 양성하겠다는 교육부의 홍보 포스터가 내려왔다. 여타 많은 문제들의 해결은 도외시하며 교사에 대한 압박과 동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관료주의의 전형으로 의대 2000명 증원과 비슷한 결이다. ‘학교당 2~3명’ 숫자를 찍어 톱다운 방식으로 할당하여 선도교사 모집을 밀어붙이면, 게다가 합의되거나 검증된 바 없는 디지털 수업 방식으로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면, 새 시대에 맞게 교사의 주도성과 전문성이 살아나고 수업과 평가가 혁신되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 발상이 무섭다.
이런 홍위병 양성식 톱다운을 통해 과연 선진국형 교육 시스템 마련이 가능한가? 도리어 무모한 접근으로 의료 부문에 이어 교육 부문마저 형해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개봉 22일째인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 시리즈 최초로 ‘트리플 천만’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이날 오전 <범죄도시 4>는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었다. <범죄도시 2> <범죄도시 3>에 이어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넘은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트리플 천만’을 기록한 연작 영화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가 유일했다.
<범죄도시 4>는 전편들보다 빠르게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 2>(1269만명)는 개봉 25일, <범죄도시 3>(1068만명)은 32일째에 1000만을 넘겼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었던 <범죄도시 1>(688만명)을 포함하면 시리즈 전체 누적 관객 수는 4000만명을 넘어선다. <범죄도시 4>의 1000만 관객 달성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대부분의 극장에서 거의 모든 스크린을 <범죄도시 4>에 몰아줬다. 비슷한 시기 개봉해 경쟁이 될 만한 국내외 영화도 없었다. ‘대박’ 아니면 ‘쪽박’으로 양극화된 최근 영화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흥행할 것이 확실한 영화와 맞붙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해진 탓이다. 당분간 <범죄도시 4>의 스크린 싹쓸이가 지속될 걸로 보여 최종 관객 수가 얼마나 될지도 관심을 끈다.
마동석은 <부산행>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과 더불어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모두 6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다. <범죄도시>의 주연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이 시리즈가 8편까지 기획돼 있다고 했다. 그는 1~4편을 <범죄도시> 세계관의 1부로, 5~8편을 2부로 계획하고 있다. 2부의 시작인 <범죄도시 5>는 2026년 공개 예정이다.
올해 들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에 이어 <범죄도시 4>가 두 번째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봉했던 작품 중 1000만 영화는 모두 33편이고, 그중 한국 영화는 24편이다.
우버·도어대시 등 애플리케이션(앱)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 뉴욕시 배달라이더들은 지난해 12월 큰 변화를 겪었다. 뉴욕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보장이 이뤄진 도시가 됐기 때문이다. 6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배달라이더들은 여전히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이긴 하지만 최저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시간당 17.96달러였던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은 연간 생계비 상승분이 반영돼 지난달 19.56달러로 인상됐고, 내년 4월부턴 19.96달러로 오른다. 팁을 제외한 최저임금은 배달시간뿐 아니라 대기시간(on-call time)을 고려해 결정된다. 노동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수리비, 연료비 등 업무상 비용도 반영한다.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중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위험한 노동을 감내했던 배달노동자들이 배달라이더노조(Los Deliveristas Unidos)를 결성한 뒤 얻어낸 성과물이다. 배달라이더노조는 저임금 이주노동자들이 조직화를 통해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한 ‘노동자 정의 프로젝트(Worker’s Justice Project)’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 1일 배달라이더노조 위원장인 구스타보 아흐체, 노동자 정의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가브리엘 몬테로와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테말라 출신인 아흐체 위원장은 2004년 뉴욕에서 살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배달라이더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 보장 이후 팁 감소 유도 등 플랫폼 기업의 보복 조치에 맞서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뉴욕시 배달라이더들이 최근 최저임금을 보장받게 됐다.
구스타보 아흐체(이하 아흐체)=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배달라이더노조 조직을 시작했다. 노조의 가장 큰 성과는 팁에 주로 의존했던 배달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보장을 얻어낸 것이다. 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업체들의 방해로 거의 1년가량 지연된 끝에 지난해 12월 초부터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업체들은 (최저임금 시행 이후) 노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블랙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강력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 뉴욕시 배달라이더 규모는 어떻게 되나.
가브리엘 몬테로(이하 몬테로)=6만5000명가량의 앱 기반 배달노동자가 있다. 정확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중 75%는 유색인종 이민자로 추정된다.
- 당초 뉴욕 배달라이더는 지난해 1월부터 최저임금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플랫폼 업체들의 로비, 소송 등으로 시기가 늦춰졌다. 업체들이 최저임금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몬테로=최저임금 보장이 플랫폼 업체 이윤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우버·도어대시 등의 비즈니스 모델은 노동자 안전·존엄보다 최대한 많은 부를 뽑아내는 데 초점을 둔다. 이들 업체가 배달라이더를 노동자가 아니라 ‘독립 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로 분류하기 위해 로비를 벌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는 사업에 필요한 장비와 위험을 배달라이더 스스로 감당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기업은 이런 구조를 만든 뒤 배달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경쟁시켜 저임금을 유도한다.
- 배달라이더노조는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몬테로=코로나19 팬데믹 중 배달 앱 이용이 급증하면서 노동자들은 매우 낮은 수수료를 받고 위험한 노동을 해야 했다. 이는 노동자들의 조직화 필요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조직화된 배달 노동자들은 5년간 권리를 보장받고 사고, 살인 등에 맞서기 위해 행진하고 집회를 열었다. ‘배달 노동자가 식당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에서 시작한 캠페인은 점점 더 확산됐다. 배달라이더노조는 끊임없이 거리에서 배달 노동자들과 만나 단결해서 싸워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필수 노동자’인 배달 노동자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저임금은 항상 기본적인 요구였다. 조직이 커지고 시 의회를 우군으로 확보할 힘이 생기면서 최저임금 보장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
- 지난해 말 최저임금 보장이 된 이후 배달라이더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몬테로=뉴욕시 소비자·노동자 보호국에 따르면 최저임금 시행 이후 앱 기반 배달 노동자 전체가 주 평균 1630만달러를 더 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실질적 혜택이 되고 있다.
- 최저임금 보장 이후 팁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나.
몬테로=우버·도어대시는 최저임금 시행 이후 앱 주문 초기 단계에서 팁 옵션을 제거했다. 이는 소비자가 배달노동자에게 팁을 주는 것을 더 어렵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실상 최저임금 지급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후 배달노동자가 받는 팁이 줄었다. 팁은 플랫폼 업체의 수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팁을 없애려는 것은 배달노동자의 취약성을 노린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정한 배달노동시장에서 사비로 장비와 모빌리티 기기를 사야 하는 배달노동자에게 팁은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 의회와 함께 팁 투명성 회복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배달라이더노조는 최근 어떤 이슈에 천착하고 있나.
몬테로=네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 뉴욕시와 협력해 최저임금 보장이 확실히 되도록 하고 미보장 시 배달노동자가 임금체불 소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둘째, 플랫폼 업체들이 주문 시작 시 팁 옵션을 없애고 불투명한 임금구조를 만들어 노동자가 소득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하며 부당하게 앱 계정을 정지(사실상의 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 셋째, 팁 투명성 회복을 위한 법안이 지난달 11일 발의됐으며 최저임금 보장에 대한 업체 보복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법안도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배달노동자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이동노동자 쉼터인) 거리 배달 허브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안전 장비, 전기 자전거, 노동자 상해 기금 등의 제공을 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 한국에선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절차가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몬테로=한국 최저임금위원회 입장은 부끄러운 것이며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플랫폼 기업의 욕망에 굴복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정부는 앱 기반 배달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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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배달라이더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흐체=포기하지 말고 우리 일을 존엄하게 하기 위해 싸우자.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모든 나라에서 노동계급을 착취하기 위해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슷한 일이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올해 교육부의 훈령 개정으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교수학습평가계획’의 양식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이에 대한 교육(지원)청 등의 컨설팅(?)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게 수많은 행정업무를 부과하긴 했어도 교권의 본질인 수업과 평가까지 간섭과 통제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선을 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 용인의 한 중학교 연구부장은 양식 변경과 컨설팅을 반영하니 13과목밖에 안 되는 평가계획 문서가 무려 500여쪽에 이른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한다. 번문욕례 사례다. 다른 지역의 한 교사는 ‘적확’이란 말도 몰라 ‘정확’으로 고치라는 컨설팅단의 전문성이 의심스럽다며 누가 점검했느냐에 따라 컨설팅 결과가 다 다른데 따라야 하느냐고 호소한다. 다른 교사는 수업과 평가의 세부 사항까지 통제받고 강요당하는 교권 훼손의 모멸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사실 교사가 이렇게 과도한 서류작업을 강요받으면 정작 학습지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줄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더구나 성취기준을 건건이 ‘문자 그대로’ 적용하게 하는 처사는 사안을 크게 보는 통찰과 다른 과목과의 융합 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교육도 조장한다. 문서에 과도한 정보를 담아 공개하게 하면 그걸 바탕으로 정보를 얻은 학원의 대비를 받은 학생이 매우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새롭고 창의적인 교육활동보다는 민원 방지와 통제, 그리고 문서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관료주의적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러한 상황에 현재 교사들은 의사들처럼 적극적인 저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작년 서이초 사건 등을 통해 이미 사기가 저하될 대로 저하된 상황이라 그저 시키는 대로, 하라는 대로 해주고, 대신 교육에 두던 관심을 퇴직 준비나 퇴직 이후에 쏟기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간 정부 및 관료 주도의 발전국가 모델이 한국 사회의 초고속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문턱을 넘은 지금 그러한 상명하복의 지시와 통제 중심의 모델은 수명을 다했음도 분명하다. 정부나 관료가 사안을 모두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사회의 복잡성이 증대했을 뿐 아니라 양 외에 질까지 담보하려면 일선의 자율성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교실혁명 선도교사’ 3만4000명을 양성하겠다는 교육부의 홍보 포스터가 내려왔다. 여타 많은 문제들의 해결은 도외시하며 교사에 대한 압박과 동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관료주의의 전형으로 의대 2000명 증원과 비슷한 결이다. ‘학교당 2~3명’ 숫자를 찍어 톱다운 방식으로 할당하여 선도교사 모집을 밀어붙이면, 게다가 합의되거나 검증된 바 없는 디지털 수업 방식으로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면, 새 시대에 맞게 교사의 주도성과 전문성이 살아나고 수업과 평가가 혁신되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 발상이 무섭다.
이런 홍위병 양성식 톱다운을 통해 과연 선진국형 교육 시스템 마련이 가능한가? 도리어 무모한 접근으로 의료 부문에 이어 교육 부문마저 형해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개봉 22일째인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 시리즈 최초로 ‘트리플 천만’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이날 오전 <범죄도시 4>는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었다. <범죄도시 2> <범죄도시 3>에 이어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넘은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트리플 천만’을 기록한 연작 영화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가 유일했다.
<범죄도시 4>는 전편들보다 빠르게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 2>(1269만명)는 개봉 25일, <범죄도시 3>(1068만명)은 32일째에 1000만을 넘겼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었던 <범죄도시 1>(688만명)을 포함하면 시리즈 전체 누적 관객 수는 4000만명을 넘어선다. <범죄도시 4>의 1000만 관객 달성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대부분의 극장에서 거의 모든 스크린을 <범죄도시 4>에 몰아줬다. 비슷한 시기 개봉해 경쟁이 될 만한 국내외 영화도 없었다. ‘대박’ 아니면 ‘쪽박’으로 양극화된 최근 영화 시장의 상황을 반영해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흥행할 것이 확실한 영화와 맞붙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해진 탓이다. 당분간 <범죄도시 4>의 스크린 싹쓸이가 지속될 걸로 보여 최종 관객 수가 얼마나 될지도 관심을 끈다.
마동석은 <부산행>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과 더불어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모두 6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다. <범죄도시>의 주연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이 시리즈가 8편까지 기획돼 있다고 했다. 그는 1~4편을 <범죄도시> 세계관의 1부로, 5~8편을 2부로 계획하고 있다. 2부의 시작인 <범죄도시 5>는 2026년 공개 예정이다.
올해 들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에 이어 <범죄도시 4>가 두 번째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봉했던 작품 중 1000만 영화는 모두 33편이고, 그중 한국 영화는 24편이다.
우버·도어대시 등 애플리케이션(앱)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 뉴욕시 배달라이더들은 지난해 12월 큰 변화를 겪었다. 뉴욕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배달라이더 최저임금 보장이 이뤄진 도시가 됐기 때문이다. 6만5000명으로 추정되는 배달라이더들은 여전히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이긴 하지만 최저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시간당 17.96달러였던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은 연간 생계비 상승분이 반영돼 지난달 19.56달러로 인상됐고, 내년 4월부턴 19.96달러로 오른다. 팁을 제외한 최저임금은 배달시간뿐 아니라 대기시간(on-call time)을 고려해 결정된다. 노동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수리비, 연료비 등 업무상 비용도 반영한다.
배달라이더 최저임금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중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위험한 노동을 감내했던 배달노동자들이 배달라이더노조(Los Deliveristas Unidos)를 결성한 뒤 얻어낸 성과물이다. 배달라이더노조는 저임금 이주노동자들이 조직화를 통해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한 ‘노동자 정의 프로젝트(Worker’s Justice Project)’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 1일 배달라이더노조 위원장인 구스타보 아흐체, 노동자 정의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가브리엘 몬테로와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테말라 출신인 아흐체 위원장은 2004년 뉴욕에서 살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배달라이더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 보장 이후 팁 감소 유도 등 플랫폼 기업의 보복 조치에 맞서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뉴욕시 배달라이더들이 최근 최저임금을 보장받게 됐다.
구스타보 아흐체(이하 아흐체)=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배달라이더노조 조직을 시작했다. 노조의 가장 큰 성과는 팁에 주로 의존했던 배달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보장을 얻어낸 것이다. 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업체들의 방해로 거의 1년가량 지연된 끝에 지난해 12월 초부터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업체들은 (최저임금 시행 이후) 노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블랙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강력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 뉴욕시 배달라이더 규모는 어떻게 되나.
가브리엘 몬테로(이하 몬테로)=6만5000명가량의 앱 기반 배달노동자가 있다. 정확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중 75%는 유색인종 이민자로 추정된다.
- 당초 뉴욕 배달라이더는 지난해 1월부터 최저임금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플랫폼 업체들의 로비, 소송 등으로 시기가 늦춰졌다. 업체들이 최저임금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몬테로=최저임금 보장이 플랫폼 업체 이윤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우버·도어대시 등의 비즈니스 모델은 노동자 안전·존엄보다 최대한 많은 부를 뽑아내는 데 초점을 둔다. 이들 업체가 배달라이더를 노동자가 아니라 ‘독립 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로 분류하기 위해 로비를 벌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는 사업에 필요한 장비와 위험을 배달라이더 스스로 감당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기업은 이런 구조를 만든 뒤 배달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경쟁시켜 저임금을 유도한다.
- 배달라이더노조는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몬테로=코로나19 팬데믹 중 배달 앱 이용이 급증하면서 노동자들은 매우 낮은 수수료를 받고 위험한 노동을 해야 했다. 이는 노동자들의 조직화 필요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조직화된 배달 노동자들은 5년간 권리를 보장받고 사고, 살인 등에 맞서기 위해 행진하고 집회를 열었다. ‘배달 노동자가 식당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에서 시작한 캠페인은 점점 더 확산됐다. 배달라이더노조는 끊임없이 거리에서 배달 노동자들과 만나 단결해서 싸워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다. ‘필수 노동자’인 배달 노동자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저임금은 항상 기본적인 요구였다. 조직이 커지고 시 의회를 우군으로 확보할 힘이 생기면서 최저임금 보장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
- 지난해 말 최저임금 보장이 된 이후 배달라이더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몬테로=뉴욕시 소비자·노동자 보호국에 따르면 최저임금 시행 이후 앱 기반 배달 노동자 전체가 주 평균 1630만달러를 더 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실질적 혜택이 되고 있다.
- 최저임금 보장 이후 팁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나.
몬테로=우버·도어대시는 최저임금 시행 이후 앱 주문 초기 단계에서 팁 옵션을 제거했다. 이는 소비자가 배달노동자에게 팁을 주는 것을 더 어렵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실상 최저임금 지급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이후 배달노동자가 받는 팁이 줄었다. 팁은 플랫폼 업체의 수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팁을 없애려는 것은 배달노동자의 취약성을 노린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정한 배달노동시장에서 사비로 장비와 모빌리티 기기를 사야 하는 배달노동자에게 팁은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시 의회와 함께 팁 투명성 회복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배달라이더노조는 최근 어떤 이슈에 천착하고 있나.
몬테로=네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 뉴욕시와 협력해 최저임금 보장이 확실히 되도록 하고 미보장 시 배달노동자가 임금체불 소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둘째, 플랫폼 업체들이 주문 시작 시 팁 옵션을 없애고 불투명한 임금구조를 만들어 노동자가 소득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하며 부당하게 앱 계정을 정지(사실상의 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 셋째, 팁 투명성 회복을 위한 법안이 지난달 11일 발의됐으며 최저임금 보장에 대한 업체 보복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법안도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배달노동자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이동노동자 쉼터인) 거리 배달 허브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안전 장비, 전기 자전거, 노동자 상해 기금 등의 제공을 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 한국에선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절차가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몬테로=한국 최저임금위원회 입장은 부끄러운 것이며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플랫폼 기업의 욕망에 굴복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정부는 앱 기반 배달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낡은 노동법에 난 구멍 메워가는데…여전히 ‘뻥’ 뚫린 한국
산후조리원에서도 노트북 열고 일했다
비임금노동자 847만명…커지는 노동법 사각지대
- 한국의 배달라이더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흐체=포기하지 말고 우리 일을 존엄하게 하기 위해 싸우자.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모든 나라에서 노동계급을 착취하기 위해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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