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언니, 선배들] ② “‘너는 거기까지야’에 반증하려는 분노가 나의 힘” 뮤비 감독 손승희 > 갤러리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갤러리

[여자, 언니, 선배들] ② “‘너는 거기까지야’에 반증하려는 분노가 나의 힘” 뮤비 감독 손승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29 09:40

본문

아이들, 에스파, 아이브, 샤이니, 태연, 박재범, 세븐틴, 크래비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K팝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뮤직비디오(뮤비) 프로덕션 ‘하이퀄리티피쉬’의 손승희 감독(32)이 뮤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올해 경력 6년차를 맞이한 손승희 감독은 열성적인 K팝 팬덤이 ‘믿고 보는’ 뮤비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치열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6년 동안 버틴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경향신문 여성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손승희 감독에게 ‘K팝의 간판’을 만드는 일의 고민과 기쁨에 관해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했고, 손 감독은 흔쾌히 응답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소재 작업실에서 손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은 마침 그가 작업한 세븐틴 신곡 ‘썬더(Thunder)’ 뮤비가 공개되는 날이었다. 작업실 선반에는 그동안 협업한 아티스트의 친필 사인이 담긴 앨범과 뮤비에 사용된 소품이 한가득 놓여 있어 손 감독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한 눈에 보여줬다. 한 구석 마련된 이층 침대는 “바쁠 땐 집에도 못 가는” 생활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숨가쁘게 커리어를 쌓아 올렸음에도 손 감독은 “내가 감독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은 못 했다”고 말했다. 그가 학생이던 시절만 하더라도 롤모델이나 레퍼런스(참고 대상)로 삼을 만한 여성 선배가 업계에 희귀했기 때문이다. 격려보다는 “여자는 감독이 못 된다”는 한계선이 더 뚜렷했던 시절이었다.
그 후 강산이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흘렀고, 손승희 감독은 그 선을 넘었다. 이제 그는 뒤따라 올 이들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존재하고자’ 한다. 불변하는 색채를 담아서.
- 뮤직비디오 감독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고에서 미술을 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다녔어요. 대학생 때 뮤비 프로덕션에서 일도 했죠. 그때까지는 ‘감독을 할 수 있다’라기보다는 아르바이트 느낌이었죠.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 개인사업자 등을 거쳐 하이퀄리티피쉬에 들어와 조감독부터 일했어요. 그러다 입봉(감독으로 정식 데뷔)하게 돼 자연스럽게 뮤비 쪽으로 왔어요. 상업적으로 계약서를 크게 쓰고(손 감독은 이 기준이 대략 제작비 견적 1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진행한 첫 작품은 2021년 공개된 크래비티의 ‘마이 턴(My turn)’이예요.”
- 감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 했나요?
“그때만 해도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여성 감독(디렉터)이 없었어요. 프로덕션에 계속 있으면 PD나 미술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감독은 당연히 저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이 정도로 일했으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존감이 높은 20대는 아니었어요.”
- 어린 시절 꿈도 뮤비 감독이었나요?
“그렇진 않았어요.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 콘텐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는데 특별히 아이돌 뮤비를 찍겠단 생각은 안 했죠. 그렇지만 우린 다 K팝을 보고 자란 세대잖아요. 특정 그룹을 ‘덕질’했다기보다는 아이돌 문화 속에서 살았죠. 방송에 나오는 뮤비나 2PM의 <와일드 바니> 같은 것을 친구들과 함께 봤어요. 여느 십대가 그렇듯 아이돌 문화를 동경했어요. 내가 닿을 수 있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반짝반짝하고 먼 세상이었죠. 아이돌이라고 하면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더 현실감이 없잖아요.”
- 뮤비 감독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직업인데요. 뮤비 감독이 되는 일반적인 경로가 무엇인가요?
“대형 기획사에서 감독을 발굴해 일을 맡기는 게 공식적인 데뷔 경로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은 등용하는 경로가 많아짐과 동시에 더 모호해졌어요. 옛날에는 프로덕션에서 조감독을 하다 감독이 기회를 줘서 입봉했는데, 요즘은 패션필름이나 (일반) 포토, 전시 쪽에서 일하다 기획사 눈에 띄어 올리오는 분들도 있어요. 또래 감독들과 얘기해 보면 전공, 입직 경로가 다 달라요. 아무래도 자기만의 색이 뚜렷하고 독특한 분들이 기획사 눈에 띄는 것 같아요.”
- 업계에서 ‘제작비가 규모있게 들어왔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1억원인 건가요?
“1억원 정도가 되면 세트도 만들 수 있고 카메라 장비나 스태프를 쓸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요. 친한 선후배에게 촬영, 조명 등을 부탁하는 게 아니라 업계 프로를 고용할 수 있는 견적이 갖춰지면 그게 입봉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그 선이 대략 1억원인 것이죠. 저도 ‘마이 턴’ 이전까지 힙합 등 뮤비 수십개를 만들었거든요.”
- 뮤비 한 편이 나오기까지 몇 명이 일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기획사에서 연락이 오면 일정을 맞춰보고 기획에 들어가요. 오늘 공개되는 뮤비는 지난 2월부터 작업에 들어갔어요. 보통은 프리 2달, 촬영 3~4회차, 후반 작업 한두달 해서 4달 정도가 걸려요. 크레딧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50~60명이고요. 현장에는 매니지먼트 인원들까지 다 포함해서 60~100명 정도가 있어요.”
- 의뢰인을 만족시켜야 하는 프리랜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솔로 뮤비를 하면 거의 아티스트와 소통한다고 볼 수 있고요. 그룹 뮤비는 기획사와의 소통이 중요해지죠. 기획사별로 원하는 색이 무척 달라요. 예를 들면 한 기획사가 좋아했던 느낌이 다른 기획사와는 전혀 맞지 않는 거예요. 회사 체계나 의사결정 구조가 다 다르기 때문에 매일 직장 상사가 바뀌는 느낌이죠. 기획사마다 뮤비에 있어서 원하는 취향이나 감도가 달라서 그걸 맞추는 게 어려워요. 감독이라는 직업 자체가 본질적으로는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해요. 스태프, 아티스트, 기획사와의 소통이 쉽진 않지만 계속 하면서 성장하고 있어요.”
- 어떤 디테일까지 신경을 쓰나요?
“아이돌은 각자 ‘왼쪽 얼굴이냐, 오른쪽 얼굴이냐’가 있어요. 멤버마다 어느 쪽 얼굴을 자신있어하는지가 다 달라요. 예를 들어 포인트를 준다고 하면 왼쪽이 자신있는 멤버는 헤어와 메이크업으로 왼쪽을 강조하죠. 피어싱을 쓴다고 해도 마찬가지예요. 걸어가는 장면인데 왼쪽 얼굴이 아니라 오른쪽 얼굴이 보이게 세트를 만들어 놓으면 다 뒤집어서 촬영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요. 그러니 애초에 멤버별로 왼쪽, 오른쪽 표를 받아서 외워요. 아티스트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뮤비의 본질이니까요.”
- 뮤비에 들어가는 의상, 소품 등 어디까지 감독이 직접 하나요?
“제약이 없고 감독이 어디까지 집요한지에 달렸어요. 저는 의상이나 가발 같은 것도 제안하는 편이고 소품을 직접 만들 때도 있어요. ‘여기까지가 감독의 역할이야’라는 한계를 잘 안 둬요. 소품이 중요한 장면이면 포스터를 직접 만들면서 ‘이스터 에그’(깜짝 요소)를 심기도 하고요. 샤이니의 키씨처럼 의상에 관심이 많은 아티스트면 거기에 맞추고요. 감독이 의상에 손을 못 대게 하는 기획사도 있어서 전부 달라요.”
손승희 감독은 입봉 후 약 40편의 뮤비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 중 걸그룹 아이들과 ‘톰보이(Tomboy)’, ‘누드(NxDe)’, ‘퀸카(Queencard)’, ‘슈퍼레이디(Super Lady)’ 등을 연속으로 작업한 것이 커리어의 상징처럼 거론된다. ‘톰보이’는 멤버 탈퇴 후 공백기에 처했던 아이들이 우려를 날려버리고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작품이었다. 뒤이은 ‘누드’는 ‘섹스 심볼’로만 대상화됐던 마릴린 먼로를 향한 시선을 뒤집어 ‘나 자신의 모습으로 사랑받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한 그룹이 성장 서사를 구축하는 과정에 뮤비 감독은 어떤 역할을 했을지 궁금했다.
- 아이들의 색을 어떻게 담고자 했나요?
“첫 만남에서부터 색이 만들어졌던 건 아니었고 여러 작업을 하면서 색이 나온 것 같아요. 라포(친밀함)가 쌓이면서 멤버들의 관계성이나 캐릭터를 알게 됐어요. 뮤비를 만들기 전에 그 그룹의 이전 뮤비, 자체 콘텐츠를 비롯해 그들이 나온 쇼츠나 예능을 보면서 공부해요. 이 멤버의 매력은 이것이다, 이 멤버는 시크한 성격이다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들어가야 하거든요. 아이들과 작업하던 당시만 해도 슈화씨는 노출과 탈색을 하지 않는 멤버였어요. 이런 캐릭터성을 알아야 ‘뮤비를 위해 이번에는 해보지 않겠니’라는 설득을 할 수 있어요. 인간 대 인간으로 멤버들을 설득하고 풀어가는 과정이죠. 팬들 사이에선 (탈색 소식이) 큰 화제가 됐어요.”
- ‘톰보이’ 속 전복적 여성상, ‘누드’의 마릴린 먼로 재해석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아이들은 전소연씨가 직접 프로듀싱을 하기 때문에 노래를 왜 만들게 됐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었어요. 실제로 전소연씨가 첫 회의에서 자신의 경험을 과감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런 직설적인 것들이 뮤비에 녹아 들어갔어요. ‘누드’는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키워드라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전소연씨가 마릴린 먼로를 오마주하고 싶어해서, 저도 뱅크시나 현대미술 작가를 믹스했죠. 의도, 음악적 코드, 제목과 가사의 의미 같은 이야기를 알면 저도 깊게 들어갈 수 있는데 그렇게 ‘있어빌리티’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 덕분에 뮤비 작업에서 시너지가 났어요.”
- 뮤비에서 바비 인형, 마릴린 먼로, 아르테미스(태연 ‘INVU’) 등이 상징으로 등장했는데요. 구상할 때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창작자라면 다 공감할텐데, 어릴 때 임팩트를 받았던 것들에서 계속 끄집어 낼 수밖에 없어요. 어릴 때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일주일 동안 꿈에 나오고 그러잖아요. 감수성 예민한 시기에 봤던 것들이 머릿 속에 저장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 ‘톰보이(TOMBOY)’나 태연 ‘INVU’를 예로 들면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에서 본 예쁜 여신, 인형 꾸미기처럼 오타쿠적 감성으로 순수하게 동경했던 것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기본적으로 나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걸 해야 멋있는 느낌으로 만들 수 있잖아요. 요즘은 노력해서 뭔가를 본다고 하더라도 휘발성이 짙어진다고 해야 하나, 그때처럼 저장되진 않더라고요.”
- 팬들은 뮤비 속 사소한 것들도 ‘나노 단위’로 해석하잖아요. 팬들의 리액션 비디오나 댓글도 보나요?
“봅니다. 저의 ‘도파민’이죠. 아이들 뮤비처럼 그 그룹의 정체성을 담은 뮤비는 이스터 에그를 많이 심어서 해석의 여지를 크게 열어놓은 편이예요.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캡쳐해서 구체적으로 해석한 걸 보면 되게 재밌어요. ‘이런 의미 아닐까’ 알아봐 주시면 좋고요. 연출하려는 메시지를 대중이 알아봐주는 것이 저를 지치지 않게 하는 지점이예요. 소모되는 영상, 단지 예쁜 영상 화보집이라고 생각하면 지칠 때가 많거든요. 대중이 뮤비로서 그 음악을 기억해줄 때, 뮤비에 담긴 의미로 그 앨범을 바라봐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 K팝 업계는 종종 여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고민을 하나요?
“성적 대상화의 기준은 아티스트의 의지인 것 같아요. 아티스트 스스로 섹슈얼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면 대상화가 아니지만, 아티스트는 원하지 않는데 기획사나 뮤비 감독이 강요하면 대상화와 폭력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사실 성적 대상화 측면에서 아이돌 문화를 보면 비단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성 아이돌도 성적 대상화에 놓이고, 팬덤 문화의 본질이 성적 대상화이기 때문에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문제죠. 아티스트가 하기 싫어하는 일, 커리어나 정체성에 문제가 될 만한 일을 시킨다면 안 되겠지만 이밖에는 갇히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요즘은 섹시함 자체를 콘셉트로 하는 그룹이 (예전에 비하면) 별로 없어요. 여성 그룹이라고 해서 남성 팬층을 타겟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많이 바뀐 점이죠.”
- 뮤비 감독이란 직업도 데뷔보다 생존이 참 힘든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칠 때 감독 손승희를 계속 붙잡아 두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분노. 성차별적인 시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그때만 해도 교수님들이 수업 시간에 ‘나는 여자애들 인사 안 받아. 너네는 어차피 애 낳고 살림할 거잖아’라는 말들을 했어요. ‘여자들은 고점까지 못 올라간다’, ‘쉬운 일만 하다가 힘들면 때려칠 것이다’라는 시대적 가스라이팅이죠. 힘들 때마다 그 말이 떠올라요. 듣기 싫은 차별적인 말, ‘너는 거기까지일 거야’라는 말을 되새김질하면서 ‘아니야’라고 반증하려고 하는 분노가 나의 힘이예요. 내가 정말 여자라서 쉬운 길을 가려고 하는 건가? 내가 남자였더라도 때려치려고 했을까? 이런 생각으로 버팁니다.”
- 여성 감독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왜 그랬나요?
“12년 전에 비하면 여성 감독이 많아졌어요. 조감독도 훨씬 많고요. 그렇지만 (여전히) 여성들에게 레퍼런스나 롤모델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위인전, 역사책을 봐도 다 남자들 이야기였고 결과적으로 여자들이 같은 스펙을 가져도 남자들보다 꿈을 소극적으로 꿔요. ‘내가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란 야망의 메타인지가 (지나치게) 많이 돼 있는 거죠. 남자애들은 레퍼런스가 많다 보니까 당연히 자기도 저기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대학생 때 당연히 감독이 못 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잘났고 못났고를 떠나 감독이라고 하면 남자들이 하는 일 같았고 여자들에겐 통로가 없어 보였어요. 주변을 봐도 남자애들은 ‘대통령 하고 싶다’ ‘국회의원 하고 싶다’고 해요. 반면 여자애들은 회사에서 승진하는 정도를 꿈꾸지 오너가 되고 싶단 생각까지도 잘 안 해요. 그 ‘꿈의 클래스’가 다른 건 능력치보다는 레퍼런스 유무의 차이인 것 같아요. 여성 창작자가 많이 나올수록 꿈꾸는 이들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K팝 시장이 그렇게 하기에 좋은 판이라고 생각해요.”
- 스스로는 후배들에게 어떤 레퍼런스가 되고 싶은가요?
“지금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질 좋은 레퍼런스라기보다는 양의 레퍼런스라고 생각해요. 좋든 아니든 여성 창작자, 여성 리더가 많이 나와야 돼요. 저도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요?
일례로 남성 스태프들이 여성 감독을 많이 어려워해요. 최근에는 ‘화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여자들이 일 때문에 열받는 모습이 드물기 때문에 딱 그런 모습을 보였을 때 남성 스태프들이 느끼는 임팩트가 더 크다는 거예요. 남성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건 스테레오 타입이지만 여성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 ‘미친 X인가’가 되나봐요. 여성 리더에 대한 레퍼런스가 부족하니까 같은 모습을 보여도 예민 떤다, 신경질 부린다고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떤 사명감을 갖는다기보다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아요. ‘좋은’ 여성 감독이 아닌 여러 종류의 여성 감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K팝 뮤비 감독으로서 ‘여성’이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느낀 적도 있나요?
“항상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 박재범의 ‘맥내스티(McNasty)’ 뮤비를 하면서도 그랫는데, 여성 감독이기 때문에 성적인 부분에서도 가감없이 들어갈 수 있었거든요. 좀더 직접적으로 보여줘도 괜찮은 위치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과감하게 가려고 노력해요.”
손승희 감독에게 ‘최애 작품’을 묻자 “아직까지는 대표작을 과거에 두고 싶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중문화예술은 유행을 창조하고 이끄는 듯 하지만 또 그 유행이 지나면 사그러든다. 그는 그러한 한계를 고민하고 있었다. 창작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원불멸한 가치를 향한 갈망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그는 자기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자기만의 색채를 구축하려고 하는 손승희”라고 답했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휘발되지 않는 나만의 IP(지적재산권)를 갖고 싶어요. 뮤비는 저작권이 나에게 없잖아요. 광고 같은 상업적인 작품이 다 그렇듯이, 예술혼을 불태워서 만들어도 결과적으로 ‘내 것’은 아닌 거예요. 그리고 대중문화예술은 휘발성이 강해서 몇년 지나 보면 촌스러워요. 아무리 그 시절에 메가히트한 작품이라 해도 더 트렌디한 게 나오면서 ‘예전 것’이 되는 게 대중문화의 본질이고 그것을 창피해 할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도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란 고민을 많이 해요. 명작은 수십년 지나고 봐도 촌스럽지 않잖아요. 장편 애니, 영화, 소설, 개인 작업 등 무엇이든 나만의 메시지를 순수하게 보여줄 수 있는 컨텐츠를 죽기 전에 만드는 게 꿈입니다.”
- 뮤비 제작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뮤비라는 분야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글로벌하고 트렌디한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쉽지는 않아도 분명 재밌고 다이내믹한 일이예요. 본인이 창작자로서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면 K팝 뮤비 분야는 굉장히 매력 있으니 젊은 창작자가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힘들지만, 파이팅!”
▶ 이번 [여자,언니,선배들] 어떠셨나요? 입주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공식 유튜브 영상에는 “이 누나 눈이 또 돌아 있네”, “혹시 협박을 받고 있다면 당근을 흔들어 주세요” 등의 댓글이 달린다. 기관사로 입사해 홍보실에서 일하며 ‘미스 기관사’라는 활동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강하영 대리(29)의 이야기다. 영상 속 강하영 대리는 기관사 정복을 입고 춤추고, 연기하고, 때때로 망가진다. 어딘가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일명 ‘맑은 눈의 광인(맑눈광)’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성 기관사는 여전히 드물다. 회사 홍보를 이렇게까지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직원은 더 드물다. 이...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시즌 6로 돌아온 플랫레터!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밀려드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쉽게 흘려보내기 쉬웠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는 여성(F)의 관점으로 금기에 반기를 드는 칼럼 [에프워드]를 넷째 주 화요일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이정표이자 버팀목이 된 여자 선배들의 인터뷰 [여자, 선배, 언니들]을 보내드려요.
[플랫레터 구독하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재판부의 보석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가 보석 조건을 걸어 석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김 전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이 내란 특별검사의 추가 기소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 낸 ‘재판부 기피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의 법원에 낸 모든 신청이 그의 뜻과 달리 막힌 모양새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홍동기)는 김 전 장관 측이 제기한 보석 허가 결정에 대한 항고를 24일 기각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16일 김 전 장관을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보석은 보증금 등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구속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김 전 장관의 보석 조건은 보석 보증금 1억원, 주거 제한 등과 함께 사건 관련자들과 연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김 전 장관 측은 “석방 결정이 아니라 사실상 구속상태를 불법으로 연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항고했다. 구속기간 만기로 석방될 경우 별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데, 보석 석방되면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은 김 전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하므로 피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보석 허가 결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원심 결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가 검찰의 서면 의견서만 검토하고 보석을 인용한 점도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검사가 이미 보석에 관한 의견을 표명한 때에는 재판장이 다시 검사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견청취 절차는 보석에 관한 결정의 본질적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법원 결정으로 김 전 장관에 대한 조건부 보석 석방 결정 효력은 일단 유지되게 됐다. 다만 김 전 장관 측이 재차 불복해 재항고하면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일인 오는 26일까지 대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김 전 장관은 보석 조건 없이 석방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8일 내란 특별검사에 의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이날 김 전 장관 측의 재판부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현행법상 재판 지연 의도가 명백한 기피 신청은 해당 재판부가 바로 기각할 수 있게 돼 있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지난해 불법계엄 전날인 12월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민간인이었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건넨 혐의, 불법계엄 이후인 12월5일 수행비서에게 계엄 관련 자료 등을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 등이다.
김 전 장관은 오는 25일 형사합의25부에서 재구속 여부를 심사받는다. 당초 지난 23일로 심문기일이 잡혔으나 김 전 장관 측이 당일 오전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일정을 미뤘다.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김 전 장관은 6개월 더 구속 상태가 된다.
지방의회는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대의기관이다. 정작 주민은 지방의회를 외면하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외유성 해외연수, 비리 스캔들 보도가 불신의 골을 키운다. 의회 관계자, 전문가들은 현상 이면의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회를 살릴 최우선 과제로 정당공천제 개혁을 꼽는다.
정당공천제는 정당이 공직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심사·추천하는 제도이다. 후보자를 검증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한다는 취지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후보자 검증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당선 후 비리로 낙마해도 정당은 책임지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공천을 미끼로 지방의회 의원을 수족처럼 부린다. 지방의회 의원은 의정활동보다 지역구 국회의원 행사를 쫓아다닌다. 총선 때는 지역구 의원의 선거운동을 해준다. 국회의원은 주민의 기대와 상관없이 본인 선거에 도움이 될 사람을 공천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26일 수도권의 한 기초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는 A씨는 “행정사무감사처럼 일년에 한 번 하는 굵직한 일도 그때 중요한 정당행사가 있으면 당연하듯 미룬다”면서 “고쳐쓰기 힘든 사람을 공천해놓고 주민 눈높이에 맞게 의정활동을 하길 바란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공천을 받으려면 4년 동안 계속 국회의원 행사를 쫓아다니면서 일해주고, 지역구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선거 때 잠깐이 아니라 평소에 쌓아놔야 한다는 의미에서 ‘마일리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정당공천제는 지방의회의 핵심 역할인 지자체장 견제에도 악영향을 준다. 홍 교수는 “민선 6~7기로 오면서 대집행부 질문이 확 줄어드는 경향이 보인다. 같은 당인 데다 당내에서 자신보다 급이 높은 단체장에게 질문을 세게 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호남권의 한 광역단체 의회 의원인 B씨는 “일당독재이고, 선후배 관계이고, 정치적 입장도 비슷해 견제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정당공천제는 정치 신인을 배제하고, 능력 있는 일꾼보다 중앙정치의 충실한 대리인을 우선한다. 그 대가는 지역 정치의 획일화, 정치 무관심이다. 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1년 지방선거 부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홍 교수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원 당선인 중 무소속 비율은 2010년 선거에서 광역 5.3%, 기초 12.1%에서 2022년 0.6%, 5.5%로 급감했다. 광역의원에선 사실상 전멸이다. 반면 상대 후보가 나오지 않아 무투표 당선된 수는 영호남을 중심으로 2018년 85명에서 2022년 483명(광역 108명·기초 375명)으로 급증했다.
정당공천제를 개혁해 상향식 공천구조를 만들든가, 당장 어렵다면 책임정치라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은 “잘못 공천해서 폐를 끼쳤으면 그 정당에서 재보궐 선거 비용을 내고,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 그게 정당공천책임제”라면서 “이것만 되도 좋은 인물을 공천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당 허용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홍 교수는 “정당을 설립하려면 5개 이상 시도에 시도당을 설치해야 한다. 이 규정을 없애 지역정당이 생기면 중앙정당과 경쟁 구도를 만들고 능력 있는 정치 신인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행부와 비교해 취약한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권한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사권이 독립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예산·조직권을 쥔 단체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사례처럼 의회와 대립하는 구청장이 사무처 직원을 원대 복귀시키면서 의회 사무가 마비되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다.
정책지원을 위해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을 두도록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지방자치 30년째인데 지방공무원에 ‘의회직렬’ 자체가 없다. 홍 교수는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하위 조직으로 남아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방의회 난맥상을 풀 열쇠는 오히려 정당공천제 등 중앙정치의 개혁에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인상으로 저렴하게 보려고 계정공유를 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기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유튜브 유료이용권(계정공유)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피해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4일 밝혔다.
광고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유료서비스 가격이 지난해 43% 인상됨에 따라 이용자들 사이에서 월 4000~5000원 정도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계정공유 서비스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 한달에만 유튜브 계정공유 서비스 관련 피해 접수건수는 58건에 달했다. 이는 올해 1~6월 전체 피해 접수(97건)건수의 59.8%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주요 플랫폼은 ‘쉐어JS’로 31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세이프쉐어도 10건이 접수됐다. 피해 이용자 다수가 1년 이용권을 구매한 후 1~4주 내에 계정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온라인 이용에 익숙한 20~40대 피해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가 많이 접수된 쉐어JS는 기간만료가 도래한 소비자들에게 최근 계정 관리 안전성을 이유로 1년 이용권으로만 연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후 현금결제를 유도한 뒤 돈을 받아내고 1~4주 만에 서비스를 중단·잠적하는 방식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튜브 계정공유 서비스 판매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만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요금제’에 가입한 후 계정공유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가족구성원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최대 5인까지 계정을 공유할 수 있어 일반 유튜브 유료요금제 대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에도 유사 피해 급증으로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오픈마켓에 관련 판매를 중단하도록 조치했으나, 음지화된 방식으로 영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반복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유튜브 계정 공유 서비스는 한국에는 제공되지 않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요금제’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구글의 이용정책 위반 등의 사유로 언제든 이용이 중단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관련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ecc.seoul.go.kr)나 전화(02-2133-4891~6)로 상담신청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제공되지 않는 서비스를 우회해 이용하는 계정공유 이용권은 기업의 정책과 이용약관을 위반한 것으로, 언제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유사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강화도 필요하지만, 국내 소비자도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했어요.” “다시는 안 할게요.” “내가 통제할 수 있으니까 참견하지 마세요.”
남경필 은구(NGU) 대표의 장남이 남 대표에게 했다는 말들이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남 대표의 아들은 두 차례 마약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8년에는 마약 밀반입과 투약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2023년 9월에는 대마 흡입과 필로폰 투약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마지막 신고는 남 대표가 직접했다. 아들의 의지로, 가족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들이 수감된 후 마약치유운동 단체인 은구(NGU)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는 남 대표를 지난 23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만났다.
유력 정치인이었던 남 대표는 처음 장남이 마약에 손을 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자기도 어떻게 ‘수습해 보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창피했고, 당황했고, 화가 났다”며 “내가 해결을 해보려고 한 게 몇 년 걸렸다. 그게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야단도 쳐보고, 의심도 해봤지만 아들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약물 쇼크로 정신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까지 생겼다.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그 순간을 겪고 나서야 그와 아들은 자수와 신고를 했다. 사회에서 격리돼서라도 단약을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남 대표는 “비전문가끼리 해결하려다 보면 애들은 거짓말을 하고 부모는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분노를 표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가족 간 신뢰나 유대감까지 다 깨진다”며 “그러다 아이가 집을 나가고 관계가 끊어지면 아이는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중독은 병이다. 주변과 전문가에게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아이도 가족도 내 힘으로, 우리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걸 인정하는 게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포기하지 않는다(Never Give Up)’는 영어 문장의 앞글자를 따서 은구라고 단체의 이름을 지었다. 유튜브로 매주 주말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마약중독에서 벗어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구 아프리카TV)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마약 중독자들이 지역에 정착해 치료를 받을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지방자치단체, 대학병원, 기업들과 함께 도모하고 있다.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는 방법도 궁리 중이다.
남 대표는 마약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처벌도 필요하지만 치료와 재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약 예방부터 재활까지 전담할 ‘마약청’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해외에는 대마가 합법이거나 파티용 마약이 자연스러운 곳도 있어 어떻게 마약 제안을 거절할 건지부터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교육 부처, 수사기관, 복지부 등 다양한 부처가 마약청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약사범은 2015년부터 지속해서 증가하다 2023년 최초로 2만명을 넘어섰다. 마약사범의 연령은 낮아져 2005년 30명 수준이던 10대 마약사범은 2023년 1477명에 달했다.
남 대표는 ‘결핍의 사회’가 각종 중독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등만 기억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열등감, 결핍을 가지게 된다”며 “마약, 알코올, 도박, 성행위 등으로 결핍을 해소하려 하지만 결국 해소는 안 되고 점점 갈급해지면서 어린아이들까지 중독의 굴레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마약 중독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치료 전문가들은 마약 범죄의 암수율(드러나지 않는 범죄 비율)을 최소 20배로 본다. 국내에서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여하는 중독자는 약 70만~8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민 100명 중 1명은 마약 중독일 수 있다는 말이다. 남 대표는 “제가 5선 의원에 도지사까지 했는데, 우리 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요즘은 아파트를 보면 저 중에 누구 하나는 마약하고 있겠네,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얘기를 전하고자 은구 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 남 대표는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감호를 받는 장남을 만나고 왔다. 그는 “많이 좋아졌다. 보니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신에게 ‘우리 아들 좀 변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는데 정작 바뀐 건 나”라며 “아들을 야단만 치다가 이제는 조건 없이 믿고 사랑하고 응원해준다. 그걸 아이가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마약 사범 절반은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 중독자도, 중독자의 주변인도 반복해 절망하고 지치기 쉽다. 남 대표는 이런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아들이 10월에 출소하는데, 안 그러길 바라지만 또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실수한다. 우리 주변에 담배를 수십 번쯤 끊는 사람, 매년 금연 다짐하는 사람 얼마나 많나. 다만 아들이 이제는 ‘아빠 나 마약 또 하고 싶네’ 혹은 ‘아빠 나 사실 어제저녁에 너무 약 하고 싶어서 했어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 같으면 욕하고 화냈겠지만 이제는 ‘그래? 어떡하지? 우리 같이 고민해 보자’ 이럴 수 있다. 그걸 열어 놓는 순간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가입 성남음주운전변호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전주 센트럴에비뉴원 마사지구인 수원이혼소송변호사 수원불법촬영변호사 변호사마케팅 분당강제추행변호사 상간소송변호사 의정부법률사무소 당일폰테크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인터넷가입 수원성범죄전문변호사 용인대형로펌 용인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법무법인 인스타 팔로워 구매 청주이혼전문변호사 수원불법촬영변호사 인스타 팔로워 용인음주운전변호사 용인강간변호사 용인이혼전문변호사 분당강간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용인불법촬영변호사 이혼 의정부소년범죄변호사 재산분할 네이버 상위노출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네이버마케팅 seo최적화 용인변호사 조정이혼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수원성추행변호사 의정부변호사 안양법무법인 성남성범죄전문변호사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변호사마케팅 수원음주운전변호사 변호사마케팅 인스타그램 팔로워 용인성추행변호사 구리학교폭력변호사 용인성범죄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학교폭력변호사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인터넷비교사이트 의정부형사변호사 인터넷설치현금 용인이혼변호사 의정부변호사 의정부변호사 수원형사변호사 안산이혼변호사 문해력강의 인터넷가입현금지원 분당강제추행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네이버 상위노출 수원강간변호사 https://bestreviewing.com 수원성범죄변호사 분당불법촬영변호사 빠른이혼 네이버 상위노출 수원성범죄변호사 성남법무법인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인터넷비교사이트 수원강제추행변호사 인터넷설치현금 용인상간소송변호사 용인강간변호사 용인성추행변호사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천안폰테크 중고트럭매매 장기렌트비교 의정부변호사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수원음주운전변호사 의정부상간소송변호사 위자료 용인이혼전문변호사 성남법무법인 홈페이지 노출 용인성범죄전문변호사 분당성추행변호사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인터넷가입 홈페이지 상위노출 부산폰테크 용인이혼변호사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수원법률사무소 성남음주운전변호사 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평화동 맛집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성남성범죄전문변호사 수원음주운전재범변호사 수원변호사 전주 효자동 센트럴에비뉴원 상간남소송 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수원형사전문변호사 수원법률사무소 수원이혼변호사 폰테크 당일폰테크 네이버마케팅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용인변호사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수원성범죄변호사 인천공항주차장 안양법무법인 효자동 코오롱하늘채 성남대형로펌 용인성범죄변호사 분당강제추행변호사 남양주법무법인 백링크 수원성추행변호사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의정부상간소송변호사 수원법률사무소 전주 고기집 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수원형사전문변호사 네이버마케팅 양육권 당일폰테크 수원이혼변호사 상조내구제 의정부변호사 분당성추행변호사 의정부성범죄변호사 피망머니상 성남법무법인 폰테크 평화동 목살 전주 평화동 삼겹살 남양주음주운전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제주폰테크 상조내구제 의정부법무법인 사이트 상위노출 용인이혼전문변호사 대구폰테크 용인촉법소년변호사 수원스토킹변호사 부천이혼전문변호사 남양주학교폭력변호사 변호사마케팅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효자동 코오롱하늘채 전주 센트럴에비뉴원 중고화물차매매 수원법률사무소 용인성추행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조정이혼 안양상간소송변호사 수원형사변호사 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성남이혼전문변호사 안산학교폭력변호사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수원법률사무소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수원법률사무소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용인성범죄전문변호사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의정부법률사무소 국민연금 납부액 조회 네이버마케팅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남양주학교폭력변호사 인스타 좋아요 성남학교폭력변호사 내구제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안양대형로펌 용인성범죄변호사 수원학교폭력피해자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수원형사전문변호사 전주 평화동 목살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인스타그램 좋아요 구매 수원형사전문변호사 아이폰 콘텐츠이용료 협의이혼 수원변호사 수원폰테크 포천학교폭력변호사 의정부이혼변호사 수원성범죄변호사 광주폰테크 안양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형사변호사 네이버마케팅 안산음주운전변호사 코오롱하늘채 수원소년사건변호사 울산폰테크 상간녀소송 수원형사전문변호사 수원변호사 인터넷가입 분당불법촬영변호사 인스타 팔로워 구매 홈페이지 상위노출 의정부법률사무소 제주폰테크 전주 효자동 센트럴에비뉴원 용인이혼전문변호사 수원불법촬영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부산폰테크 수원법무법인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안양학교폭력변호사 화성음주운전변호사 특수폭행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용인성추행변호사 의정부대형로펌 구리학교폭력변호사 네이버 상위노출 전주 평화동 맛집 수원법무법인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구리학교폭력변호사 성남성범죄변호사 백링크 인터넷설치현금 인터넷가입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성남이혼전문변호사 안산이혼전문변호사 용인형사변호사 수원음주운전변호사 의정부변호사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변호사 용인음주운전변호사 용인성범죄전문변호사 전북공연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부산이혼전문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협의이혼 사이트 상위노출 안양음주운전변호사 인천탐정사무소 남양주법무법인 분당불법촬영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 전주 평화동 맛집 변호사마케팅 폰테크 ">재산분할 인스타캣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용인성범죄변호사 인스타 좋아요 구매 가전내구제 안산학교폭력변호사 수원폰테크 홈페이지 상위노출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수원법무법인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 인터넷비교사이트 의정부법무법인 인천폰테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인터넷가입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수원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장기렌트카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부산폰테크 대전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의정부변호사 용인소년범죄변호사 성남상간소송변호사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의정부변호사 분당불법촬영변호사 사이트 상위노출 이혼전문변호사추천 인터넷가입 의정부성범죄변호사 #김포공항주차대행 김포공항주차대행 용인음주운전변호사 인스타 팔로워 구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수원폰테크 안양학교폭력변호사 수원형사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안산이혼전문변호사 당일폰테크 피망머니 의정부형사변호사 용인이혼전문변호사 인스타그램 좋아요 전주 센트럴에비뉴원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인터넷가입 분당성추행변호사 의정부법률사무소 안양대형로펌 상조내구제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수원성범죄변호사 https://cmaxfanatics.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53
어제
135
최대
2,948
전체
512,731

그누보드5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